어른은 어떻게 돼? (각자의 속도로, 서로의 리듬으로 | 박철현 에세이)

어른은 어떻게 돼? (각자의 속도로, 서로의 리듬으로 | 박철현 에세이)

$13.61
Description
“도쿄에 살고 있습니다. 아, 애는 넷이구요.”
오늘도 한 걸음, 천천히 성장하는 도쿄 미우네 일상다반사
각자의 속도로, 서로의 리듬으로, 그렇게 어른이 된다

“그러니까 이 책을, 독자들은 ‘17년 전에 일본 땅에 도피성 유학을 떠난 한국인 청년이 일본 여자를 만나 결혼하고 이 직업 저 직업을 전전하다가 시간이 흘러 중년의 아저씨가 됐는데 어라? 식구가 네 명이나 늘었네? 돈도 잘 못 버는 것 같은데 이 아저씨 이제 어떡하지? 이번 생은 망해야 정상인데, 어? 잘 살고 있네’라는 느낌으로 읽어주신다면 무지하게 감사하겠다.”(프롤로그 중에서)

박철현 에세이 《어른은 어떻게 돼?》는 도쿄 사는 여섯 식구의 다정한 가족 이야기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를 닮은 유쾌한 가족의 사랑이 무겁지 않게, 일상의 풍경이 힘겹지 않게 펼쳐진다. 저널리스트, 술집 주인을 거쳐 지금은 인테리어 업체(노가다) 대표를 맡고 있는 아빠 박철현.
사회 통념이라는 잣대로 보면 ‘성공한 삶’의 범주와 거리가 멀지만 자기 나름의 길과 궤적을 따라, 매일을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그는 아버지가 되고,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어른은 어떻게 돼?》에는 한국인 아빠 박철현 외에 일본인 엄마 미와코, 네 아이 미우, 유나, 준, 시온이 등장한다. 떠들썩한 동시에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이 가족의 이야기는 총 4부, 32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 속에서 가족은 만나고, 관계를 맺고, 성장하며, 때로는 이별한다.
이 가족의 일상 속 작고 소중한 발견을 통해 독자는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어른은 이렇게 각자의 속도로, 서로의 리듬으로, 한 뼘씩 되어가는 게 아닐까 하고.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천천히 한 걸음 내딛는 속에서 변화가 일어난다고 저자는 담담하게 말하는 것 같다.
책 제목이기도 한 “어른은 어떻게 돼?”는 첫째 딸 미우의 질문이다. 아빠 박철현은 대답을 망설인다. “어 그거? 아빠도 잘 모르겠는데?” 우리 모두 겪어서 알고 있다. 스무 살이 넘으면 저절로 어른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다만 하나는 분명하다.
어른이란 매일의 일상 속에서 배우고 발견하고 깨달아가며 어느새 ‘되어가는’ 거라는 걸. 그 과정을 의미한다는 걸. 저자는 이야기한다. 우리 함께 지내온 13년 시간 속 이야기들을 펼쳐보자. 거기에 힌트가 있지 않을까, 라고.
저자

박철현

1976년2월생.중앙대영화학과를졸업하고2001년도일.저널리스트,술집주인을거쳐현재인테리어업체대표를맡고있다.페이스북프로필‘노가다뛰는칼럼니스트’에걸맞게2년째여섯가족의일본생활이야기를신문에기고하고있다.
아내미와코와의결혼기《일본여친에게프러포즈받다》를썼다.나이로치면어른이다.하지만미우,유나,준,시온네아이를기르며그들과더불어,지금여기에서도성장하고있다고느낀다.
첫째딸미우를낳았을때만해도“애가애를낳아서어쩌려고그러냐”라는말도들었던것같은데지금은아무도그런말을하지않는다.여전히모자람이많지만한집안의들보정도의역할은하고있는것같다.
아이였던나를그렇게만들어준아이들과아내미와코에게고마운마음을전한다.고레에다히로카즈감독의영화제목처럼,그렇게우리는함께어른이되어가는중이다.또한그렇게‘한사람의몫’을찾아가는중이다.‘그렇게’의다양한이야기를책에담았다.

목차

프롤로그
등장인물소개

1부만남
1화아이가넷“우와!장사가그렇게잘돼요?”
2화캐릭터도어쩜이렇게뚜렷할까?“난정연짱이제일좋아!”
3화공부는숙제까지만“아!아빠도공부안했어?”
4화노느라너무바쁜거아냐?“힘들어도재밌으니까좋아.”
5화자기소개“다카하시미우입니다.하지만박미우이기도해요.”
6화아빠직업?“신문에글도쓰고,인테리어도하고,술집도하고그래.”
7화우에노에서“울지마라.아버지가그렇게약하면안돼.”

2부관계
8화유치원가는길“지금은아빠하고있으니까아빠가조금더좋아.”
9화가난한동네여행“가다가좋은데있으면서자.”
10화기분좋아지는물음“비교가뭐야?”
11화우리집로컬룰“코푼건네가빨아야지.왜나한테주냐?”
12화세번째결혼기념일“아내선물로한대살까하는데요.”
13화크리스마스선물“오차랑자동차가뭔상관인데?”
14화당해낼재간이없네“아빠피곤한건잘알겠어.하지만다른사람들도피곤해.”
15화하이쿠수업“아빠는한국인이잖아.당연히모를수있지.”
16화자원봉사를왜이리많이해?“보육원아이들이좋아하니까.”
17화지진훈련가족여행“아빤잠만잤잖아.무효로하고새로가자.”
18화고가네이공동체“유치원은아이들이사회에첫발을내딛는곳입니다.”

3부성장
19화신년의의식‘건강한아이元?な子’,‘꿈의실현夢の?現’
20화준의KY회복기“죽고싶다는말,안할게.약속해!”
21화미우의평창동계올림픽후기“아참,참고로한국은17개메달을획득했어요.”
22화아이의성장을지켜본다는것“신기하네.왜그때안뛰었지?이렇게즐거운데.”
23화왜소프트볼부했어?“무슨소리야?아빠랑매주했잖아!”
24화한사람의몫“아빠한테소설을하나써줄까해.”
25화‘사랑해요’의의미“아이시테루는닭살돋지만‘사랑해요’는한국어잖아.”
26화꿈“아빠나연극해도돼?”

4부독립
27화마이홈“그게왜부러운데?”
28화이별“할아버지잘가요.저쪽세상아름답대요.”
29화그렇게어른이된다“야마노보리山登り즐거웠어!하지만이제끝났다!”
30화졸업식“치마저고리를입으려고!어때?멋지지?!”
31화드라이브의종착지“이렇게앉아있으니마치시간이멈춘느낌이야.”
32화헤어지는법“난우리아이들이우리를보낼때울지않았으면좋겠어.”

에필로그
편집후기

출판사 서평

“꿈은파티시에,취미는캐치볼.”
미우네가족을소개합니다

이이야기의실질적주인공은첫째딸미우이지만독자각자의위치와관점에따라엄마이자아내미와코의마음으로,누나와동생에끼인셋째준의마음으로,아빠이자서술자박철현의눈으로따라갈수도있다.우선그가소개하는가족의모습을들여다보자.

첫째딸다카하시미우(박미우),현재고가네이미나미중학교1학년.특기는달리기취미는캐치볼.장래희망을물어보면“그거내가원한다고되는게아니잖아”라며약간의반항끼를보이는나이가되었지만이내“음…파티셰”라고수줍게말하기도한다.
둘째딸다카하시유나(박유나),언니를챙기고동생을돌보는중간보스.장래희망은그림그리는사람.작화법책을도서관에서빌려와전부베낄정도의열성.
셋째아들다카하시준(박준),레고마스터를꿈꾸는태권소년.누나들의사랑을빼앗아간막내와사이가안좋았지만어느순간극복했다.
넷째아들다카하시시온(박시온),질풍노도의최초반항기3세를웃어가며그냥넘겨버렸고바깥만나가면사랑받는다.유치원에서는몇몇여자아이들의애정공세에시달린다.
아내다카하시미와코,탁월한지도력으로네명의자식과부족한남편과함께지내준다.온갖능력의소유자인데특히옷,잡화만들기나이발등의능력은소비절약의일등공신이되었다.단운전대를잡으면사람이변한다.

“신기하네,왜그때안뛰었지?이렇게즐거운데.”
아다치미츠루의청춘만화처럼,매일한뼘씩크는아이들

“이책은내가썼지만많은부분은매일의일상에서소중한이야기들을제공해준나의가족에게빚진바크다.네아이에게참고맙다.공부를안하고매일같이노니쓸거리가풍성했다.시키지도않은자원봉사를하고,동네축제에도열성적으로참여했고,새벽에는학교소프트볼부연습을하러나섰다.
심지어그들이하는공부나숙제도글의소재가됐다.”(등장인물소개중에서)

미우,유나,준,시온네아이들은공부하는학원에다니지않는다.부모가공부하라는말도안한다.다만신문에글도쓰고인테리어도하고술집도하는아빠를보고커서그런지,알아서흥밋거리를찾아나선다.그덕분에책도나올수있었다고저자는이야기한다.
시키지도않은자원봉사를왜이리많이하냐는아빠의질문에그저“보육원아이들이좋아하니까”라고대답하는아이,달리기경기에서뛰지않아걱정했던아이가수년이흘러“신기하네,왜그때안뛰었지?이렇게즐거운데”라며성장한모습들,그리고영화를전공한아빠가이루지못한꿈을대신도전하며“아빠나연극해도돼”라고질문하는순간까지.일상속에서한뼘씩천천히성장하는이야기들에매료되고만다.
아다치미츠루의만화《H2》나고레에다히로카즈영화에나올법한아이들의모습들.그런만화와영화를보면서늘부럽다는생각을해온독자라면,이일상속에서발견하고건진소중한이야기와목소리들에설레임과이끌림을느끼게된다.

에피소드하나
“아빠직업?신문에글도쓰고,인테리어도하고,술집도하고그래.”
되고싶은어른은되지못했지만불행하지않습니다

하루는도쿄의유흥가우에노에서술집을운영하던저자가인테리어업체로직장을옮긴즈음딸미우가하소연한다.“그러면안되는데...친구들이랑나중에우에노공원놀러가면아빠가게가서노래부르기로했단말이야.”미우의친구들도덩달아말을보탠다.“네,진짜그러기로했어요.미우가아빠상술집마스터겸칼럼니스트라고.”둘은술집을계속해달라는간절한눈빛을보낸다.술집마스터라는직업,사회적지위가높고자랑할만한것이아니지만아이들은전혀구애받지않는다.오히려아이들은더좋아한다.친구아빠직업이의사인데하나도재미없다고,미우가부럽다고.아이들은직업의귀천을모른다.귀천을알려주고‘너는저렇게되지마라’,‘공부하지않으면저렇게돼’라는말을하고차별의기준을설정하는건다어른들이다.편견없이세상을바라보고있다고자부하는저자조차술집마스터나노가다가아니라‘칼럼니스트’를고집해왔던터라,아이가부모를성장시키기도한다는말이퍽와닿는다.저자는그날밤페이스북프로필을바꾼다.‘노가다뛰는칼럼니스트’로.

에피소드둘
“다카하시미우입니다.하지만박미우이기도해요.”
가르치지않아도배우는아이들,아이들에게배우는아빠

아이들은한국인아빠,일본인엄마의성을동시에쓴다.박미우이기도하고다카하시미우이기도한것이다.이름은정체성이라고도할수있는것인데이와관련해미우가보여준,무겁지않지만오래생각해볼에피소드가있다.일본에서는혼혈을보통‘하프half’라고표현한다.절반씩피가섞였다는건데이하프라는표현이부정적의미라고받아들여져요즘엔하프대신‘더블double’이라는표현을의식적으로쓰는매체나사람들이늘고있다고한다.박철현의네아이들도당연히더블전도사다.미우나유나클래스에는더블에해당하는아이들이두셋씩반드시있다.누가봐도더블의외모를한미우친구카렌이집에놀러온날,러시아엄마와일본인아빠사이에태어난아이인데둘의대화가꽤재밌다.
발단은카렌이미우에게“너정말하프야?”라고물은데서시작됐다.카렌입장에서는외모상순수한일본인과아무런차이가안나는미우가‘혼혈’이라는게믿겨지지않은듯물은것인데이질문에미우가“응.근데하프아니고더블이맞아”라고답한것이다.카렌이되묻는다.“왜더블이야?하프아닌가”“하프는2분의1이잖아.더블은2이고.”“그런가”“카렌은2분의1이좋아?2가좋아”“당연히2가좋지.”“그럼앞으로더블이라고말해.너러시아어하지”“응.엄마한테배워서조금하지.”“봐봐.일본어도하고러시아어도하니까더블이잖아.”“와!진짜그러네!”
옆에서듣고있던저자박철현마저설득된다.누가가르쳐줬냐는아빠의물음에“아니.그냥평소내생각”이라고대답하는미우.설명하기어렵고,아이들에게괜한짐을지운거같아미안해했던박철현.이름이니정체성이니무겁게만생각해왔던문제를,그걸직접겪고생활하는딸미우는이렇게유연하고솔직하게다가간것이다.편견이나동정어린시선,차이와차별하는마음에대해다시금생각해보게된다.

“아이들의독백을대화로,좋은질문으로이끌어주는것
그것이아빠의최선이라고생각합니다.”
나날의용기를북돋는담백하고건강한가족의일상

책에서저자박철현의목소리보다돋보이는건그의시선이다.저자가아예보이지않는에세이는아니지만그는주인공보다는아이들의뒤,주변부에서고자한다.이글은전적으로저자의관점에서바라본가족의세계이지만,그는일방적으로판단하거나옳고그름을가르지않는다.대신처음만나는세계에대한호기심으로가득차있고호기심에의해서다음스텝을밟고움직여가는아이들을투명한렌즈로비출뿐이다.좋은질문으로이끌어주고용기를북돋고.그것이아빠의역할이라고그는여긴다.아이들의일상을그리는것,그들곁에서가만히바라보는것,그들목소리에귀기울이는것,이를통해독백을대화로만드는것그게최선이라고그는이야기한다.
《어른은어떻게돼?》에담긴일상의에피소드속에커다란불행이나중대한사건은부각되지않는다.다만우리모두가겪어온것처럼어려움과즐거움,그걸경험하고교훈을발견해가는이야기들이잔잔하게스며있다.그속에서박철현이라는아버지역시한뼘성장한다.아버지는당연하게주어지는것이아니라함께시간을보내고아이의정서와공명하고사건사고를옆에서바라봐주는시간속에서완성된다는것을,그는깨닫는다.사회가바라는기준보다는자기뿌리를단단히하고자기일과삶게충실하려애쓰는모습도읽힌다.이게성장이아니면무엇일까?늘남과비교당하고괴로워했던그는이제한집안의가장으로,한사람의어른으로성장한다.그런이야기이다.이가족의담백하고건강한일상을통해한걸음나아갈용기를얻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