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경성제국대학의 초대 총장으로 취임한 ‘동양철학자’ 핫토리 우노키치(服部宇之吉)는 1926년 4월 경성제국대학 시업식(始業式)에서 식민지 ‘제국대학’의 출발을 알리는 유명한 연설을 하였다.
국가주의 이념을 특별히 강조하는 훈사(訓辭)에서, 그는 경성제국대학의 사명이 ‘각 방면에서 조선 연구를 행하여 동양문화 연구의 권위가 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연설은 식민지기의 ‘조선학’ 연구 곧 조선의 역사와 철학, 문학 그리고 제반 사회현상에 관한 연구와 관련해서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의미 있는 맥락을 환기시키고 있다. “경성제대에서 동양학이라는 이름으로 제도화한 조선학!” 이 단순한 사실에 대한 지적이 환기하는 문제의식은, 하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
우선 ‘경성제대’도 ‘동양학’이라는 각각의 대상도 그 이름이 환기하는 것 이상으로 복합적인 맥락 속에 놓여있을 뿐더러, 경성제대와 동양학이 하나의 시공간 위에 놓이게 되면서 더욱 다양한 의미를 생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제국대학에 대한 것이다. 제국대학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근대대학의 모듈과 같은 것으로서, 20세기 들어 일본 내지에서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으로 그 전형이 전파되었다.
하지만 제국대학이 식민지에 들어오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식민지대학으로 설립된 제국대학은 식민지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 여기에 동양학이라는 딜레마가 또 하나 얹혀지게 된 것은 더욱 예사롭지 않다.
잘 알다시피, 19세기 서구 제국이 전지구로 확장되면서,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이라는 사회과학의 3분과 학문이 정립됨과 아울러 인류학 혹은 동양학이라는 또 하나의 분과가 제국을 지탱하기 위하여 추가되었다.
여기서 동양학이란 말 그대로 동양을 연구하는 학문이지만, 동양은 인류학의 탐구대상으로부터 제외된 지역일 따름이었다. 인류학과 동양학의 연구대상이 되는 지역에 사회과학의 3분과학문이 적용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식민지대학으로서의 경성제국대학에서 영위하는 동양학 연구란 무엇인가? 제국 일본은 사회과학의 3분과 학문이 탐구할 수 있는 ‘문명지역’이지만, 야만의 식민지에서는 동양학이나 인류학만이 성립할 수 있을 뿐 사회과학의 3분과학문은 성립 불가능한 것은 아닌가?
과연 그렇다면, 즉 식민지 경성제국대학의 법문학부에 설치된 학과들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 것인가? 또 조선학이나 중국학이라는 이름으로 추구되는 동양학은 과연 무엇인가? 조선이나 중국과 일본은 전혀 무관한 대상인가? 제국 일본과 식민지 조선은 과연 어떤 관련을 가지는 것인가?
경성제국대학에 법문학부가 설립되면서, 조선에서의 근대학문은 조선학이라는 이름으로 태동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제도화되기 시작한 조선학은 경성제국대학 주변에서 형성되고 있던 ‘학계’라는 이름의 장(場)을 중심으로 흥성하였다.
하지만 조선학은 동양학이라는 이름으로 제국대학에서 출발하여 제도화한 것이 아니던가? 이런 딜레마를 제쳐두고 한국의 근대학문은 운위될 수 없다. 이제 경성제국대학, 동양학, 조선학이라는 대상을 직시할 때가 되었다. 우리의 목표는 소박하게나마 이를 감히 시작해보는 것이었다. (책머리에 中)
국가주의 이념을 특별히 강조하는 훈사(訓辭)에서, 그는 경성제국대학의 사명이 ‘각 방면에서 조선 연구를 행하여 동양문화 연구의 권위가 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연설은 식민지기의 ‘조선학’ 연구 곧 조선의 역사와 철학, 문학 그리고 제반 사회현상에 관한 연구와 관련해서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의미 있는 맥락을 환기시키고 있다. “경성제대에서 동양학이라는 이름으로 제도화한 조선학!” 이 단순한 사실에 대한 지적이 환기하는 문제의식은, 하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
우선 ‘경성제대’도 ‘동양학’이라는 각각의 대상도 그 이름이 환기하는 것 이상으로 복합적인 맥락 속에 놓여있을 뿐더러, 경성제대와 동양학이 하나의 시공간 위에 놓이게 되면서 더욱 다양한 의미를 생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제국대학에 대한 것이다. 제국대학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근대대학의 모듈과 같은 것으로서, 20세기 들어 일본 내지에서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으로 그 전형이 전파되었다.
하지만 제국대학이 식민지에 들어오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식민지대학으로 설립된 제국대학은 식민지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 여기에 동양학이라는 딜레마가 또 하나 얹혀지게 된 것은 더욱 예사롭지 않다.
잘 알다시피, 19세기 서구 제국이 전지구로 확장되면서,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이라는 사회과학의 3분과 학문이 정립됨과 아울러 인류학 혹은 동양학이라는 또 하나의 분과가 제국을 지탱하기 위하여 추가되었다.
여기서 동양학이란 말 그대로 동양을 연구하는 학문이지만, 동양은 인류학의 탐구대상으로부터 제외된 지역일 따름이었다. 인류학과 동양학의 연구대상이 되는 지역에 사회과학의 3분과학문이 적용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식민지대학으로서의 경성제국대학에서 영위하는 동양학 연구란 무엇인가? 제국 일본은 사회과학의 3분과 학문이 탐구할 수 있는 ‘문명지역’이지만, 야만의 식민지에서는 동양학이나 인류학만이 성립할 수 있을 뿐 사회과학의 3분과학문은 성립 불가능한 것은 아닌가?
과연 그렇다면, 즉 식민지 경성제국대학의 법문학부에 설치된 학과들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 것인가? 또 조선학이나 중국학이라는 이름으로 추구되는 동양학은 과연 무엇인가? 조선이나 중국과 일본은 전혀 무관한 대상인가? 제국 일본과 식민지 조선은 과연 어떤 관련을 가지는 것인가?
경성제국대학에 법문학부가 설립되면서, 조선에서의 근대학문은 조선학이라는 이름으로 태동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제도화되기 시작한 조선학은 경성제국대학 주변에서 형성되고 있던 ‘학계’라는 이름의 장(場)을 중심으로 흥성하였다.
하지만 조선학은 동양학이라는 이름으로 제국대학에서 출발하여 제도화한 것이 아니던가? 이런 딜레마를 제쳐두고 한국의 근대학문은 운위될 수 없다. 이제 경성제국대학, 동양학, 조선학이라는 대상을 직시할 때가 되었다. 우리의 목표는 소박하게나마 이를 감히 시작해보는 것이었다. (책머리에 中)
경성제국대학과 동양학 연구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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