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사의 지평에서 민주주의를 다시 본다 (양장본 Hardcover)

민중사의 지평에서 민주주의를 다시 본다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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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한·일 민중사 연구자들(한국 역사문제연구소 민중사반·일본 아시아민중사연구회)의 두 번째 공동 연구 성과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된 공동 연구의 대주제는 〈역사적 민주주의〉로, 그 취지는 제도적 민주주의를 민중사적 지평에서 상대화·역사화하여 민주주의 내실화 방도를 강구하자는 것이었다.
공동 연구를 기반으로 3개의 부를 만들고, 여기에 한·일 양국 연구자의 글들을 각각 세 편씩 배치하였다. 제1부 〈새로운 주체, 새로운 테마〉에서는 기존 제도적 민주주의에 더해, 그 외곽에서 새롭게 대두되는 민주주의적 주체와 테마를 다룬 글들을 선정하였다. 제2부 〈민주주의와 소수자 정치〉에서는 민주주의라는 제도 아래서 소수자 정치가 어떤 차원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다룬 글들을 배치하였다. 제3부 〈민주주의 경험과 기억의 민주주의〉에서는 말 그대로 민주주의 경험과 기억의 문제를 다룬 글들을 모았다.
한·일 양국 연구자들 모두 각자의 민주주의 문제 상황을 진지하게 인식하고 그 난점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 책은 바로 그 흔적이며, 앞으로를 위한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저자

역사문제연구소민중사반,아시아민중사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민중사반은1986년창립된사단법인역사문제연구소의연구반으로서2005년가을에결성되었다.역사문제연구소의한·일민중사연구교류를담당할단위로서시작하여차차독자적인반으로성장했다.민중사반반원들은다양한전공과연구주제를가지고있지만,역사적사실과사건을‘민중’이라는회로를거쳐본다는문제의식을공유한다.반원들은집합주체인‘민중’뿐만아니라‘민중’내부의관계를상대화하려고노력하였고,최근에는마이너리티와‘지역’이라는,새로운주체와장소그리고테마를방법으로삼은연구를수행하고있다.
민중사반은‘새로운민중사’에대한고민을담아『민중사를다시말한다』(역사비평사,2013)를출간하였고,아시아민중사연구회와의연구교류를『민중경험과마이너리티:동아시아민중사의새로운모색』(경인문화사,2017)으로정리하였다.반내연구팀인사북팀은『1980년사북:항쟁과일상의사회사』(선인,2021)를간행하였다.

목차

책을시작하며_『민중사의지평에서민주주의를다시본다』간행에즈음하여(장용경)

제1부새로운주체,새로운테마

매인몸,식민지여성신체의종속과탈주(장원아)
머리말/종속의구조화와차단된선택지/종속상황의인식과개선의모색/맺음말

1980년광주항쟁과도시빈민-어디서와서어디로사라졌는가(이정선)
머리말/1960~70년대도시빈민집단거주지의형성/도시빈민의광주항쟁참여양상/
항쟁이후,사라진사람들/맺음말

지역민주주의운동과제로서의환경문제-도쿄인근의고가네이지역을사례로(나카지마히사토)
머리말/제2차세계대전후의민주주의운동·경제성장·환경문제/1960~70년대일본의사회변동/
‘산타마문제조사연구회’의노가와환경보전운동/맺음말

제2부민주주의와소수자정치

‘재외동포’와‘민족자결’을통해본민주주의의범위와주체-패전직후의오키나와를사례로(우에치사토코)
머리말/오키나와와‘민주주의’:선행연구로부터/근대오키나와사람들의이동/‘민족자결’과주체의문제/맺음말

민주주의국가에서소수자권리를둘러싼여러문제-나리타공항문제의역사에서얻는교훈(아이카와요이치)
머리말/연구대상의정의/인문과학및사회과학은나리타공항반대운동을어떻게파악해왔는가-국내외주요선행연구/
산리즈카투쟁의전사(前史)/지역개황/각의결정직후의지역동향/진정·청원형저항에서실력저지로(1967년10월~1971년9월)/
대립의격화와장기화(1971년10월~1990년)/대립의역사적근원을찾는대화의시도/맺음말

마이너리티의민주주의경험-재일대한기독교회(KCCJ)의사회운동을중심으로(정계향)
머리말/해방후재일조선인교회의재건과에큐메니칼운동/선교방향의변화와북미시찰/1970년대이후KCCJ의사회운동/맺음말

제3부민주주의경험과기억의민주주의

민주적인대동세상을향하여-홍성담과광주자유미술인협의회를중심으로(이나바마이)
머리말/광주민중항쟁전야-광자협결성/광주민중항쟁과문화선전대/판화운동과광주시민미술학교/광주의작가-목격자들/광자협에서시각매체연구소로/오월판화집『새벽』/맺음말-민주주의에대한메시지

오키나와의역사경험과민주주의정치문화(다카에스마사야)
머리말:한국의독자들에게/개요/선행연구정리/선거로부터오키나와정치를생각한다/맺음말

해방이후민주화운동과동학농민전쟁-포섭과저항의이중주(홍동현)
머리말/해방직후민주국가건설운동과민주혁명으로서‘동학혁명’-저항기억의소생/1960~70년대박정희의한국적민주주의와‘동학혁명’-저항기억의포섭/1980년대민주화운동과민중주체로서의‘동학농민혁명’-저항기억의회생/맺음말:100주년이후국가에위탁해버린저항기억

책을마치며_민주주의를생각하는한일민중사연구의길(김아람)
민중사의지평/민주주의,민중사로어떻게볼것인가?/민중사의지평에서다시볼수있는민주주의

출판사 서평

“이책의중요한인식관심의하나는한국의민주주의가제도적이고절차적인민주주의를넘어새로운주체및테마로그경계를확장해야할때라는인식이었다.최소한이것들이문제로서대두되었다는점,그리고이문제를해결하는정도에따라한국민주주의의미래가달라질것이라는점을확실하게인식하는것은중요하다.
다른하나의관점은소수자정치의구체적양상에대한인식이었다.앞서새로운주체·테마가제도적민주주의의확장에시선을두었다면,소수자정치는소수자의자기결정권과그것의다수자와의관계성에더큰관심을두었다.
마지막인식관심은과거의경험재현과관련된민주주의문제이다.과거에대한모든기억이민주주의적인것은아니다.그렇기에과거에대한기억이정치화되어있는지금이야말로과거에대한민주주의적재현이어떻게가능할것인가를물어야할시점이다.
한·일양국연구자들모두각자의민주주의문제상황을진지하게인식하고그난점을타개하기위한노력을기울였다는점,그리고이책은바로그흔적이라는점을강조하고싶다.”

한·일민중사연구자들의공동연구성과
민중사의지평에서민주주의를어떻게역사화하고확장할것인가?

‘민중사’의지평에서한·일양국의연구자들이교류하고연대하며역사를인식한다면어떤가능성을찾을수있을까?
역사문제연구소민중사반과일본아시아민중사연구회는20여년넘게매년공동워크숍을개최하며교류를지속해왔다.2010년대후반,두모임은공동연구주제로〈역사적민주주의〉를설정했다.한·일양국의보수화,사회경제적양극화,차별의심화등현실의위기를맞닥뜨리며민주주의를다시보자는취지였다.4년에걸쳐연구발표를진행했고,이를기반으로‘새로운주체,새로운테마’,‘민주주의와소수자정치’,‘민주주의경험과기억의민주주의’라는3개의부를만들고9편의글을선정해책으로묶었다.
다양한주체와가치가얽히고설킨현재의시대에,국경을넘으려애쓴공동연구성과와민중사의지평을제시하고〈역사적민주주의〉에대한고민을독자들과나누려한다.

민주주의의경계에문제제기하고
소수자정치와역사기억·재현의가능성을묻는다

1부‘새로운주체,새로운테마’에서는,민주주의가제도적·절차적차원을넘어새로운주체및테마로경계를확장할필요가있다는문제를제기하며관련역사와그인식을점검한다.과거에‘민중’을발견해왔던인식에서는잘보이지않았던성산업종사여성이지닌복합적정체성(장원아)·1980년5월광주민중항쟁에서의빈민과그를둘러싼사회적폭력(이정선)등주체의문제,개발의역사에서부차적인것처럼생각된환경문제(나카지마히사토)가민중사에서엄연히존재했음을알수있고,그속에서민주주의문제를질문하게되는것이다.
2부‘민주주의와소수자정치’는기존의한·일민중사공동연구(『민중경험과마이너리티』,경인문화사,2017)의문제의식을이어받아,소수자정치가민주주의와결부된구체적양상을통해소수자의자기결정권및다수자와의관계성을짚는다.특히민족국가적층위와소수자문제는과거와현재를아울러살펴야할중요할쟁점이다.아시아태평양전쟁후오키나와인들의중층적정체성(우에치사토코),재일조선인사회운동사와교회의연결(정계향),나리타공항부지를둘러싼50년이상의운동으로현재진행형인산리즈카투쟁의역사(아이카와요이치)를통해민주주의의범주와작동방식을비판적으로검토한다.
3부‘민주주의경험과기억의민주주의’에서다루는쟁점은기억의전승과공유이다.민중경험은현실의요구와조응하며역사로구성되어왔다.3부로묶인글은광주민중항쟁을경험한미술가들의운동과경계의확장(이나바마이),오키나와의미군기지반대운동에도불구하고선거로표출되는모순적·복합적인민의(다카에스마사야),동학농민전쟁의기억을둘러싼권력의포섭및활용(홍동현)을다룬다.이는민중사가어떤의미로현재에위치하는지물으며,민중운동의기억을문제시하고현재와연루된과거의의미에대한자각을촉구한다.

“지금,여기의민중사”의지평에서
민주주의를다시본다

역사연구의시각과방법은현실사회의변화와밀접하게맞물려있다.민중개념은1980년대한국의민주화과정속의시대적산물로등장했고,역사연구에서지배에저항하는민중사연구가이루어졌다.그러나2020년대현재의민중사연구는과거의민중사를치열하게성찰하고,새로운관점과방법으로역사를서술하려는시도를하고있다.사회는변화했고,문제의식은다각화되었으며,자료범위는확장되었기때문이다.또한달라진현실속에서기존의민중상및역사쓰기에대한비판과고민이계승되고구체화되어왔다.
민주주의를다시보려는민중사의문제의식은민주주의에관한전제를정치체제로부터탈피시키고,사회적문제와일상의삶을포착하는데있다.또한소수자혹은마이너리티의존재를어떻게포착할것인지에서나아가역사에서주체가누구인지전복적으로사고하려는데에이르고있다.민중사의시각에서는민주주의를고정적이거나완성된체제로보지않는다는것또한강조할필요가있다.사회적폭력을시야에두면,민주주의는민족·국가만을주어나배경으로두고설명할수없다.민중사의시각에서는이러한권력차원에서의억압과폭력을더욱치밀하게연구하면서도그에동조하거나방관했던사회의폭력을함께시야에두고자했다.
현실의문제를정치적구조나제도적민주화만으로해소하기어려운조건속에서민중사의주체들에게서무엇을볼수있을까.정치·사회적폭력과불평등까지사방이종속적인상황처럼보일수도있지만,그속에서도다채로운모습으로삶을살아가며때로주체적으로상황과조건을바꾸고자애쓰기도하고,스스로를공동체의일원으로인식하며관계속에서존재하며,혹은고뇌하고갈등하며현실을살아간장면들을민중사에서발견한다.이러한복합적·모순적인삶의양태와다양한행보를드러낼수록민주주의의실현이결과가아닌끊임없는과정임을알수있다.
현재의민중사연구는민중이나민중사의범주나의미를단순한이분법이나위계로설명하지않는다.민중의운동을성공과실패로단순히구분하지도않고,고정적인민주주의의경험이나상징으로만분석하지않는다.현실의요구에대처하는과정에서운동은조정되기도하고,예상치않은변화를가져오기도한다.복잡할수밖에없는'민중'의위치와의식을탐구하는작업을통하여이책은민주주의는일국사적경계속사건으로서의운동이나선거로이룰수있는목적지가아니라,변화하는과정과민중의삶속에서계속나타나고경합했던가치로서의미를부여할수있다고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