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엮음:김수현 서울대학교에서가야금을전공하였고중앙대학교에서음악학전공석사학위,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중앙대학교겸임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학술연구교수,단국대학교동양학연구원연구교수를역임했다.한국의근대음악사와전통음악이론인악률론을전문으로연구하고있다. 현재민족문화유산연구소소장과단국대학교동양학연구원연구원이며,중앙대학교와성균관대학교대학원에서강의하고있다. 그동안낸편저로는『근대음악기사자료집』1~10권(공편,2008),『제국의억압과저항의사회사』(공저,2011),『조선시대악률론과시악화성』(2012),『경기음악Ⅱ』(공저,2013),『지영희를말한다』(공저,2016),『선교장과관동사대부가의삶』(공저,2019),『북한의민족음악유산』(공저,2021),『조선의악률론과근대의음악론』(2021),『애국과독립을노래하라』(공저,2022),『다시부르는독립의함성-항일노래600곡집』(공편,2022),『북한의공연예술기관』(공저,2023),『시나위의전통과현대적계승』(엮음,2023),『근대민족음악유산창가집연구』(공저,2024)등이있다. 주요논문으로는「악학궤범권1에나타난중국음악이론의주체적수용」(2012),「근대시기전통음악장르용어에관한연구」(2012)등수십편이있다.최근에집중하고있는애국창가,항일노래와관련된논문으로는「사료로보는애국가짓기와부르기의역사」(2021),「일제강점기음악통제와애국창가탄압사례」(2021),「항일·독립운동가로부른학도가류연구」(2021),「북간도광성중학교발행『최신창가집(부악전)』(1914)수록창가연구」(2022)등이있다.
1국가12국기가3대한소년기개4수절5권학16동지7애국18애국29대한혼10만나생각11죽어도못놓아12자유113거국행14한반도15모란봉16애국317건원절18제국역사19야구20전진121격검22우승기23표의24희망25제국지리26권학227병식행보28운동129경성130작대31보국32감은33학도134관물생심35운동236독립37망향38학도239국민140혈성대141혈성대242운동343부모은덕44운동445국민246학생전진47입은하나48학교기념49작별50깊이생각51행선52의무53단군54고별가55애국가56성57농민58상사59경성260건원절경축61운동562격양63졸업164민충정공추도65국문창립기념66등산167애국468불여귀69시유변천70정신71모험맹진72애국573기차74애국675까마귀176까마귀277책지세78맹진79효효80관동팔경81조상을해82찬양은덕83학생추도84졸업285영웅모범86애국787소천88청산89권학390수학여행91갈지라도92나의학교93단군기념94운동695졸업396전진297조선혼98사시경99환영1100사계절101운동7102여름의자연103권학4104영웅추도105운동8106세계지리107양춘가절108강해109단심110동주상제111추경112등산2113심주114학도3115농부116자유2117청년득심118행보119야소군병120콜럼버스121해122청년학우123환영2124학우125복수회포126고학127석음128태평양행129춘유130체육131공부132학생애국133귀안134선우135사의은1136사의은2137소제138시계139인택140조기141직업142월143신년144나의가정145조춘146자장147군148유희진행149조국생각150국가2151접152경부철도
110년만에독립운동가들이필사해펴낸노래집을녹음하여복원하다!북간도국자가소영자라는마을에는두만강을넘어온조선인이모여살기시작했다.마을이생기고시장이생기고학교도생겼다.1912년그곳에서이동휘(李東輝),계봉우(桂奉瑀)등독립운동가가광성학교라는민족학교를만들었다.그학교에서교사들은우리민족의역사와언어,문화를노래로가르치려고창가집하나를만들고자했다.먼저일제의강제병합이전부터불러왔던애국가,독립가,항일가,자유가,학도가,운동가등을수집했다.그중152곡을선별하여한곡마다여러절의가사를달아일일이악보를손으로그리고,부록으로서양음악이론도넣어246쪽분량의필사원고를등사해서발행했다.이름은평범하게『최신창가집』으로지었지만,발행일도정확히‘四二四七年(1914)7월25일로쓰고소영자광성중학교(小榮子光成中學校)라는발행처를적어판권을쓰고야심차게책을펴내었다.창가는당시유행했던서양식곡조에계몽적,애국적내용을담은노래다.여러사람이함께부르기위해지었고주로학교에서불렀다.이노래들을모아놓은가사집이나악보집이창가집이다.또당시새로운문물,풍조,제조,행위등에붙이는‘최신’이라는말도유행했다.그런유행속에서생겨난노래책이었기에광성학교『최신창가집』은이상준이펴낸『최신창가집(전)』(1918)과동일한이름을갖고있다.광성중학교『최신창가집』발행자들은이창가집을광성학교학생만이아니라다른학교에서도,또학생의부모와형제들,조선인이라면누구라도보고배울수있도록조선인서점에서판매하도록했다.책이서점에서팔리기시작하자일본총영사관에서는불온서적으로간주해압수하고발간과판매를금지하였다.학교도폐교되었다.일제는이창가집이단순한노래책이아니라민족의식과항일의식을고취시키는큰불씨가될것을잘알고있었다.이후이창가집을소지하는것자체가위험한일이되었다.사람들은이책을스스로불태우고버렸다.창가집을만들기보다차라리외우고입으로전하는방법을택했다.노래를읊조리면서나라잃은분노를삼키고조국에대한그리움을달랬다.시대가점점더험악해지고일제에의해희생되는가족과동지가늘어갈수록노래는더욱더절절하게그들의마음을울렸다.그렇게고난에찬시대가가고30년이지나서야광복을이루었다.광복은되었지만,이창가집을찾으려는노력은없었고,당시불렸던노래들은오랫동안잊혔다.그러다가일본외무성압수문서에서다시발견되었다.광복50년만이었다.아이러니하게도햇빛한점없는압수문서창고에수감되었던덕분으로압수된지80년만에오롯이다시우리에게올수있었다.국가보훈처는이창가집을영인하여세상에내놓았다.하지만우리는이창가집에담긴소리를여전히들어볼수없었다.그렇게또30년이흘러갔다.이제드디어오랜우여곡절속에광성학교『최신창가집』은110년만에『1914북간도의노래』라는이름으로다시세상에그소리를드러낼수있게되었다.암울한시절에도우리민족의기상과긍지를끝끝내지키고자했던선조들의정신이생생한가사와선율로오늘우리의귀와마음을적시게된것이다.나의스승노동은선생님은2016년12월2일에운명하셨다.돌아가시기불과며칠전병상에누워계신선생님을찾아갔을때였다.병원침대머리맡에놓고교정을보던『항일음악330곡집』을보여주시며기쁨에찬목소리로“이책이이제곧나올거야”라고하셨다.그모습이아직도생생하다.젊은시절한국의근대음악사연구를하고싶어노동은선생님의제자가되길자처하였고그후박사학위를받았다.하지만정작선생님이궁극적으로연구하려던분야가무엇이었는지모르고있었다.이『항일음악330곡집』에실은수십곡의광성학교『최신창가집』노래가얼마나중요한위치를차지하고있었는지도그때는몰랐다.지난몇년간,한국의근대음악사연구에평생을바쳐온노동은선생님의유물과유산들이가치있게소용되도록이관처를물색하고이관을추진하느라정신없이움직여왔다.그사이『항일음악330곡집』이유작으로출판되었다.그런계기와인연으로항일음악연구팀에들어가게되었다.이분야의연구를시작하면서광성학교『최신창가집』을만나게되었다.뒤늦게서야이창가집의가치를깨달으며전율이일었다.감동에젖어악보도그려보고가사도반복해읽고써보면서연구도하고논문도발표하게되었다.하지만글과논문만으로는일반사람들이이유물의가치를온전히느낄수없을것같았다.연구의한계를느꼈다.이노래의의미를제대로되새기고우리선조의뜨거운정서를느끼려면실제소리가반드시있어야했다.그게아니라면,아무리악보집을내고논문을발표한들별소용이없을것같았다.책에담긴152곡의소리를대중에게직접들려주어야겠다고마음을먹었다.다행히2023년경기문화재단에서모집한‘일제잔재청산및항일추진공모사업’에지원,선정되어이책에담긴노래들을실제소리로되살리고자한바람을마침내이룰수있었다.이작업을기꺼이함께해준든든한후배권용만,신성은과김연수님에게감사드린다.연주에참여해주신장호영,여정윤,권휘수,윤세영,권세인님,깨끗한음원을만들어준이한용님에게도감사드린다.보기불편한원문악보를편하게볼수있도록정성스럽게152곡을여러차례사보하고일일이QR코드를만들어준정수민님,꼼꼼히교정을봐준김현수,황봉덕님,어려운진행을기꺼이맡아준문정아님에게고마움을전한다.마지막으로[불여귀]의1절부터3절까지고대의전설이4절의안중근에게연결되어있음을일깨워주시며어려운한문투와고어들을읽어주면서교정을함께해주신이충구,김재열선생님두어른의애정어린관심에고개숙여감사드린다.이창가집에무엇이들어있는지궁금할것이다.이제들어보면알수있다.“철사주사로결박한줄을우리의손으로끊어버리고”“절박정황급하지만”,“긴날이맞도록생각해도”“내가내나라를사랑하지누가내나라를사랑해”“내가가면영갈소냐”“잊었나잊었나합병한수치를”같은가사를들어보라.그러면,우리의선조들이그큰압박과번뇌속에서도이를악물고서로를독려하고,두려움을떨치고,깊은어둠을꿋꿋이헤쳐나간그모습이눈앞에펼쳐질것이다.그리고자신도모르게울컥해질것이다.2024년05월15일고기동에서김수현이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