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그동안의 시가 마음에서 시작해 자연으로 건너갔다면, 이번 시집은 반대의 길을 걸었다. 이슬 한 방울, 개미 한 마리, 벌새의 심장 박동수 같은 낱낱의 사실에서 먼저 멈춰 서고, 그 사실이 스스로 뜻을 열어 보일 때까지 오래 들여다보았다. 아는 것을 확인하기보다, 몰랐던 것에 놀라고 싶었다.
그래서 어떤 시는 짧고, 어떤 시는 문법을 흩트려놓았다. 백합의 향기가 실은 거세당한 몸에서 나온다는 것을, 나이아가라 폭포가 삼백 년째 뒷걸음질쳐왔다는 것을 알고 나면, 오래 써온 비유로는 그 놀라움을 다 담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이 시집은 무겁지만은 않다. 라면 한 그릇에 호랑이가 되어보기도 하고, 잠자리에게 사냥법을 배우기도 한다. 110편을 지나오며, 관찰과 여백, 진지함과 웃음이 나란히 걸어가는 시집이 되었으면 했다.
그래서 어떤 시는 짧고, 어떤 시는 문법을 흩트려놓았다. 백합의 향기가 실은 거세당한 몸에서 나온다는 것을, 나이아가라 폭포가 삼백 년째 뒷걸음질쳐왔다는 것을 알고 나면, 오래 써온 비유로는 그 놀라움을 다 담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이 시집은 무겁지만은 않다. 라면 한 그릇에 호랑이가 되어보기도 하고, 잠자리에게 사냥법을 배우기도 한다. 110편을 지나오며, 관찰과 여백, 진지함과 웃음이 나란히 걸어가는 시집이 되었으면 했다.
풀잎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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