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소녀들 ('스펙터클 경성'에서 모던걸은 왜 못된걸이 되었나)

불량 소녀들 ('스펙터클 경성'에서 모던걸은 왜 못된걸이 되었나)

$24.60
Description
미디어가 만들어낸 근대 조선의 마녀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을 비난의 대상으로 보는 문화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비롯되었을까? 근대 문화사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온 한민주 교수가 『불량 소녀들』에서 그 기원을 추적한다. 저자는 한국 사회에 팽배한 성차별적 시선과 여성 혐오의 시작이 1920~30년대 스펙터클한 경성의 거리라고 이야기하면서, 경성이 스펙터클한 거리로 바뀌어가는 과정에서 각종 매체가 여성을 어떻게 재현하고 있었는지 시각문화의 다양한 이론을 통해 살핀다.

1920~30년대 경성은 시각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다. 1920년대 조선의 여성들은 유행을 좇아 새로운 의복과 장신구로 자신들의 외양을 꾸미기 시작했다. 이들은 세습적 신분이 아닌 장식을 통해 스스로를 남과 차별화하는 방식으로 정체성을 형성해갔다. 그러나 식민지 조선에서 모던하게 보임으로써 근대성을 체현하려 한 ‘모던걸’은 ‘못된걸’, ‘뺏걸’, 즉 ‘불량소녀’로 번역되고 이미지화되어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반복적으로 각인되었다.

이처럼 미디어는 신여성의 이미지에 성적 의미를 부여하거나 신여성을 흥미로운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여성의 외모는 물론이고 직업과 소비 취향, 취미 같은 것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평가의 대상이 되었는데, 이 책은 어떻게 지금까지도 그 같은 기준으로 여성을 평가하고 비난하는 행태가 남아 있는지 알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도 중요하게 볼 수 있다. 미디어가 모던걸을 ‘불량’으로 이미지화하는 과정을 살피는 동시에 여전히 여성을 소비의 대상이자 비난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자각하게 한다.
식민지라는 상황에서 듣도 보도 못한 근대의 것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혼돈의 시기였던 1930년대의 조선. 따라야할 여성상을 제시해놓고 거기에 순응한 모던걸들을 ‘불량소녀들’로 폄하한 사회의 모순으로 인해 모던걸들은 ‘현모양처’ 이데올로기를 주입받아 가정으로 다시 되돌아가야만 했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는 국가주의적, 가부장적 사고방식으로 여성의 신체를 대하고 있다. 이 책에 담긴 만문만화, 광고, 표지화 등의 이미지로 대표되던 시각적 자료들이 동영상으로 대체되고 있는 지금 우리가 어디에 와 있는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살펴보고 더는 이러한 이유로 상처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저자

한민주

저자한민주는2005년서강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문학평론가로활동하며서강대학교와홍익대학교등에서강의를했다.현재근대여성과학문화사에관한저서를출간준비중이며아동과학문화사에대한연구를진행하고있다.저서로는《낭만의테러:파시스트문학과유토피아적충동》,《명랑한멜랑콜리》,《권력의도상학》과공저인《문학과과학I:자연·문명·전쟁》,《문학과과학II:인종·마술·국가》,《문학과과학III:영혼·생명·통치》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그녀는스캔들과함께왔다

1부군중의욕망을자극하는시각문화
1장근대도시경성의스펙터클
2장대로문화와여성산책자
3장‘모던걸/못된걸(badgirls)’,거리의스펙터클

2부신여성상
1장직업부인
2장레뷰걸
3장마네킹걸
4장애활(愛活)소녀
5장스포츠걸

3부근대장식의정치경제학
1장상업디자인의문화정치
2장실내장식과소비주의,가정의정치학

에필로그되돌아오는착한여자와나쁜여자

출판사 서평

숏컷에진한립스틱,짧은치마에하이힐로무장한근대최초의센언니들이온다!

1930년대경성에모던걸이등장했다.이들은직업을가지든,쇼핑을하든,여가를즐기든,그밖에무엇을하든‘불량소녀들’이라폄하되었다.모던걸은왜못된걸이된걸까?국문학을전공하고《낭만의테러:파시스트문학과유토피아적충동》,《명랑한멜랑콜리》,《권력의도상학》등의책을통해근대문화사에대한연구를꾸준히진행해온한민주교수가경성의모던걸들에대한책을출간했다.새책《불량소녀들》에서저자는1930년대경성이스펙터클한거리로바뀌어가는과정에서각종매체가여성을어떻게재현하고있었는지시각문화의다양한이론을통해살핀다.이책을통해한국사회의‘여성혐오’가언제,어디서,어떻게비롯되었는지그기원을추적하다보면비로소우리가어디에와있는지,어디로나아가야하는지그방향이보일것이다.

1.스펙터클경성의모던걸은왜못된걸이되었을까?
-1930년대경성의미디어가만들어낸‘불량소녀들’의이미지를분석한다

‘불량소녀들’은스펙터클의경성거리를활보하던모던걸들의다른이름이다.1920~30년대경성은시각적으로큰변화를맞이하고있었다.전기가널리보급되며밤낮의구분이사라지고,화려한쇼윈도를갖춘고층백화점이등장하였으며,대규모박람회가개최되고꽃구경이유행하는등사시사철구경거리가끊이지않는도시가되었다.그뿐만아니라이모든것을이미지화해대중에게전달하는각종미디어도등장했다.
이책은모던걸을‘불량화’한가장큰요인이바로경성의시각적변화라는인식에서출발한다.시각문화의발달은조선의대중을빠르게구경거리에중독되게만들어놓았기때문이다.이런분위기에서당시미디어가주목했던가장핫한구경거리가‘불량소녀들’이었다.가부장사회였던조선에서여성들이집밖으로나왔다는사실만으로도충분한화젯거리가되었다.게다가단발에양장도모자라짙은립스틱에여우털목도리까지두른채거리를활보하는여성이라니.
저자는지그프리트크라카우어의‘장식모티프’에착안해구경꾼이된근대대중이개개인의여성들을‘집단적인장식’물로만들어갔다고말하며이때사용된‘불량’이라는장식의이미지에는시대의욕망이투영되어있다는점을강조한다.다시말해‘불량’이라는수사는보기좋은‘구경거리’나‘가정주부’의역할에서벗어나려는여성들에게가부장사회가붙인꼬리표였던것이다.
이책은미디어가모던걸들을유형화하고재현하는방식을분석하여‘불량’이란수사의허황됨을지적하는한편,그를이용해집밖으로나온여성들을다시집으로돌려보내려했던사회의가부장적무의식을포착한다.1930년대의조선은식민지라는상황에서듣도보도못한근대의것들을받아들여야하는혼돈의시기였다.혼란과불안에눈이먼조선이란가부장적사회가구조적인문제에는눈감은채‘불량’이라는수사를남발하며여성들개개인의방종만지적했기에모던걸들은‘현모양처’이데올로기를주입받아가정으로다시되돌아가야만했던것이다.

2.2017년한국의‘노라’들이더는상처받지않는사회를위하여
-한국사회에팽배한성차별적시선과여성혐오의기원을추적한다

일찍부터횡행하던여성혐오가문제시된것은비교적최근의일이다.‘강남역묻지마살인사건’이페미니즘리부트현상을불러일으키면서사회에팽배한각종혐오발언이나사건들에대한문제의식이싹트는한편페미니즘책이쏟아져나오기시작한것이다.문제의해결방법을찾는것은그문제의원인을알고이해하는데에서시작되기때문이다.한국사회의‘노라’들이처한상황을타개하기위해서는,그들이어떻게그런상황에처했는지를알아야한다.
이책은미디어들이그린여성의이미지를토대로현재한국사회에팽배한‘여성혐오’의기원을추적할수있는책이라는점에서의미있다고할만하다.여성의외모는물론이고직업과소비취향,취미같은것들에이르기까지모든것이평가의대상이된것이언제부터였는지,어떻게지금까지도그같은기준으로여성을평가하고비난하는행태가남아있는지알수있는자료라는점에서도중요하다.

3.이미지로만남은그때그시절‘불량소녀들’과직접대면할기회
-당대의만문만화,잡지,신문기사등풍부한시각자료를통해본모던걸의모습

이책에서글못지않게중요한역할을하는것이시각적자료들이다.미디어에의해만들어진‘불량’이란이미지를분석하는책인만큼각장마다쓰인방대한도판은그자체만으로도미디어가어떻게여성을소비해왔는지충분히파악할수있는것들이다.이처럼각장마다고르게쓰인시각자료들은글을이해하는데도움을줄뿐만아니라1930년대경성의모습혹은경성의거리를거닐던모던걸들의모습을구체적으로상상해볼수있게만들어준다.
특히당시에도잡지표지를장식한것은주로온갖유행하는장식품으로치장한이국적인외모의여성이었는데,이는1930년대조선사회가생각한‘이상적인여성’의이미지를독자들이직접확인하고현재와비교해볼수있다는점에서주목할만하다.게다가이는따라야할여성상을제시해놓고거기에순응한모던걸들을‘불량소녀들’로폄하한사회의모순이가장극적으로드러나는부분이다.
결국이책은미디어가모던걸을‘불량’으로이미지화하는과정을살피는책인동시에여전히여성을소비의대상이자비난의대상으로여기고있는우리사회의현실을자각하게해주는책이다.여전히국가주의적,가부장적사고방식으로여성의신체를대하는현실말이다.만문만화,광고,표지화등의이미지로대표되던시각적자료들이동영상으로대체되고있는요즘,훗날우리가여성을대하는방식은경성이여성을대하던방식과똑같이여겨지지는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