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의 여행법 (끊임없이 책을 떠올리며 틈나는 대로 기록한 26일간의 인도 스리랑카 여행)

책벌레의 여행법 (끊임없이 책을 떠올리며 틈나는 대로 기록한 26일간의 인도 스리랑카 여행)

$17.00
Description
40여 년 동안 고전과 역사를 연구한 학자의 눈에 비친 새롭고 낯선 인도와 스리랑카!
둘째가라면 서러운 책벌레 강명관 교수의 인도·스리랑카 여행기 『책벌레의 여행법』. 2016년 1월 11일부터 2월 5일까지 인도와 스리랑카를 여행한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젊은이가 아니기에 예민한 감각으로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에 감동받지는 않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여행지를 둘러보며 중심을 잃지 않는 자세로 새로운 문물을 바라보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저자가 느낀 소중한 경험들을 모두 담아냈다.

책벌레답게 저자의 여행에는 시종일관 수많은 책들이 함께 했다. 물론 이 책들은 여행지에 실제로 들고 다닌 책이 아니라 저자의 머릿속에 있는 것이다. 세계사 속 인도의 역사를 살펴보는 데 꼭 필요한 《세계사 편력》이나 간디를 언급할 때마다 등장하는 《간디 자서전》과 《힌두 스와라지》, 인도 사상의 뿌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마하바라타》와 《바가바드기타》, 한국인 저자 정호영이 명쾌하게 정리한 인도 교양서 《인도는 울퉁불퉁하다》 등 책을 좋아하는 사람라면 여행하면서까지 책을 떠올리는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함께 웃음 짓게 된다.
풍부한 문화유산과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세계적 관광지인 광활한 아대륙 인도와 동양의 진주 스리랑카. 저자는 이 책에서 폐허만 남은 비자야나가르 왕국의 수도 함피, 남인도 최대의 힌두교 성지 미낙시 사원, 기원전 3세기에 지은 스리랑카 최초의 불교 사원 이수루무니야 사원 등 다양한 유적지와 그 주변에 펼쳐진 환상적인 풍광을 소개한다. 여행자만이 체험하고 전해줄 수 있는 사소하지만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마치 바로 옆에서 들려주듯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어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저자

강명관

공부를직업으로택했고취미또한독서이기에평생책과함께하는삶을살고있다.주로공부방책주산실(冊酒山室)에서읽고쓰는일을한다.평소시간이날때는보수동책방골목에서책을뒤적이지만,노동이주는피로가쌓여아무일도할수없을때는훌쩍여행을떠난다.여행자가되어문득떠오르는문장을붙잡고,낯선문화를관찰하며이미읽은책과곧읽을책을떠올리고,손바닥만한수첩에쉼없이메모하며생각을정리하는일을즐긴다.그렇게여행하고돌아와다시일상을살아갈힘을얻는다.
부산대학교한문학과교수로있다.2008년제8회지훈국학상,2010년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간행물문화대상을수상했다.지은책으로《조선후기여항문학연구》,《조선의뒷골목풍경》,《공안파와조선후기한문학》,《농암잡지평석》,《책벌레들조선을만들다》,《열녀의탄생》,《그림으로읽는조선여성의역사》,《조선에온서양물건들》,《신태영의이혼소송1704~1713》,《독서한담》,《허생의섬,연암의아나키즘》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여정도

1월11일출발:세번째혹은마지막인도여행
1월12일뭄바이:간디의물레
1월13일고아:자비에르를이끈힘
1월14일고아:인도의언어
1월15일함피:폐허가된왕국의수도
1월16일함피:사원과종교
1월17일마이소르:인도의화장실
1월18일마이소르:위세품과권력
1월19일코치:소박한아방궁
1월20일코치:완벽한자유를누리는직업
1월21일바르칼라:타율적인간을생산하는교육
1월22일바르칼라:종교의식의의미
1월23일칸냐쿠마리:수고에따른릭샤비용
1월24일마두라이:아내의선물을빼앗을권리
1월25일푸두체리:사상동지들의공동체
1월26일마말라푸람:기계와노동해방
1월27일첸나이:그들만의공간
1월28일아누라다푸라:소수자차별
1월29일아누라다푸라:울기좋은땅
1월30일폴로나루와:돌기둥과나지막한담
1월31일담불라:종교와무소유
2월1일캔디:붓다의치아와칼슘조각
2월2일피나왈라,갈레:제국주의의유산
2월3일갈레:아들을위한100루피
2월4일갈레,콜롬보:평화로운해변
2월5일도착:새로운여로에서다

출판사 서평

낯선거리를걸으면서도늘책을떠올리는어느활자중독자의인도·스리랑카문견록
텍스트를엄밀하게분석하는성실한연구자로이름난한문학자강명관의인도·스리랑카여행기.저자는자신을그저‘여행지를무심히지나친단순한여행객’이라고말하지만낯선곳을거닐며사람과물정을살피는그의글에는날카로운단상과통찰이가득하다.특히늘책과함께하며연구하는한문학자답게그의여행기는인도·스리랑카의역사와문화에관한책이야기를흥미진진하게펼쳐보인다.여행자만의특권으로무심한듯남긴그기록을따라가다보면어느새낯선장소로떠나길꿈꾸는자신을발견하게될것이다

1.책을좋아하는사람이라면공감하고웃음짓는책벌레의여행
이책의특징1
책벌레의머릿속에는늘책생각뿐이다.오죽하면‘책만읽는바보’라는의미의간서치(看書癡)라는말이있을까.부산대학교한문학과강명관교수가바로이런사람이다.공부를직업으로선택한교수이기에,그의일상은책을읽으며연구하고그렇게얻은지식을사람들에게가르치는노동으로꽉차있다.취미또한독서인그는평소분야를가리지않고다양한책을읽는다.심지어잠깐시간이날때에도보수동책방골목에서헌책을뒤적이기를즐긴다.그렇게고전에서,책에서,책방골목에서발견한이야기들을엮어《독서한담》이라는독서에세이까지썼으니,그의책사랑은두말할필요가없을것이다.
둘째가라면서러운책벌레강명관교수가2016년1월11일부터2월5일까지인도와스리랑카를여행한이야기를책으로엮었다.책벌레답게그의여행에는시종일관수많은책들이함께한다.물론이책들은여행지에실제로들고다닌책이아니라그의머릿속에있는것이다.세계사속인도의역사를살펴보는데꼭필요한《세계사편력》이나간디를언급할때마다등장하는《간디자서전》과《힌두스와라지》,인도사상의뿌리를들여다볼수있는《마하바라타》와《바가바드기타》,한국인저자정호영이명쾌하게정리한인도교양서《인도는울퉁불퉁하다》등그의여행기에등장하는책들은인도를이해하는데꼭필요한추천도서목록이라고할수있을정도다.힌두교사원의수많은신상들을보고의미를알수없는점을아쉬워하며이에관한책을보리라다짐하는등앞으로읽어야할책을정리하는일도잊지않는다.이정도면구제불능의책바보라고할수있지않을까?책을좋아하는사람라면여행하면서까지책을떠올리는그의이야기에공감하고,함께웃음짓게된다.
저자강명관교수는텍스트를엄밀하게분석하기로유명한내로라하는한문학자이자《조선의뒷골목풍경》,《책벌레들조선을만들다》,《조선에온서양물건들》등독자들의꾸준한사랑을받는책들을출간해온베스트셀러저자다.그렇지만여행기집필은그에게도새로운도전이자모험이었다.환갑을넘은나이에처음여행기를출간하게될줄은생각하지못했지만,인도·스리랑카여행이그에게전해준경험과느낌이그만큼소중했기때문에용기를냈다.젊은이가아니기에예민한감각으로사소한것들하나하나에감동받지는않았지만,자신에게맞는속도로여행지를둘러보며중심을잃지않는자세로새로운문물을바라보고받아들일수있었다.꼼꼼하게관찰하고쉼없이메모하여흩어지는생각을기록한것또한특별한경험이었다.사실여행기를출간한것도그렇게메모를했기에가능했다.저자는여행기를쓰지않았다면몰랐을재미있고매력적인이여행법을독자들에게도조심스레권한다.

이곳저곳돌아다니며낯선경광과문화를접해놀라기도하고,때로는높은곳에올라아득히먼곳을바라보며삶의무의미함을새삼느끼기도하였다.그러다머릿속에문득떠오르는생각,혹은스쳐지나가는낱말과문장들을붙잡기도했다.2014년부산국제영화제에갔다가산손바닥만한작은수첩(내가가장좋아하는수첩!)에나만아는방식으로메모하고,저녁에숙소로돌아와짬을내어정리했다.태블릿PC와롤형태의키보드를가지고갔는데,메모한내용을정리하기에아주그만이었다.……
괴로웠던것은워낙싼숙소들에묵었던탓에대부분의경우간단한테이블조차없었다는것이다.바닥에앉아의자를탁자로삼은경우도있었고,전화기를올려놓는작은나무상자같은것을침대위에올리고태블릿PC를두드린적도있었다.하지만그런과정조차큰즐거움을가져다주었다.메모할생각이없었다면범상하게그냥스치고지났을것들을꼼꼼하게관찰하게되었던것이다(혹여행을하시는분들이있다면여행기를써볼것을정중하게권한다).정말이지새로운체험이었다.귀국후인도에관한책을도서관에서빌리고도서관에없는책은사들이기도했다.여행전네루의《세계사편력》등인도에관한책을읽고인터넷에서정보를찾기도했지만,여행지에서본것들을이해하기에는턱없이부족했기때문이다.한동안그책들을읽으면서무척즐거웠다.
_〈2월5일도착:새로운여로에서다〉중에서(355~357쪽)

서두에서도말한바와같이,이책에는새로운정보가없는것은물론이고새로운깨침도없다.내가한모든이야기는성인과현인,시인과작가와학자,나와같은수많은범인들이이제까지말해온것들의범위안에있다.그러니나에게무슨새로운깨침이있을수있겠는가.청년이라면자신이살던익숙한곳을뒤로하고낯선시공간을향해떠나는것이정해진이치다.젊음을소진한그는어른이되어깨침과함께돌아올것이다.이와같은이치로,여행역시사람에게새로운깨침을가져다주는법이리라.하지만나는이미젊은이가아니다.
_〈2월5일도착:새로운여로에서다〉중에서(357쪽)

2.낯선사회를매개로나와세상을성찰하는인문학자의여행
이책의특징2
강명관교수는자신을그저‘말을달리며산을스쳐지나가듯무심히지나친여행객’이라고말한다.하지만40여년동안고전과역사를연구한학자의눈에비친인도와스리랑카는새롭고낯설다.특히그가인도의상징인간디를사유하는방식과태도는무척흥미롭다.뭄바이의간디기념관마니바반을찾은그는간디가제안한베틀과물레사용은거의효과가없었다고말한다.간디는베틀과물레를통한노동을기반으로인도가독립해야한다고주장했으나,실제로간디의물레가영국수입직물을거의대체할수없었을것이라는의미다.그리고한발더나아가간디의물레는물질주의로부터의독립을상징하지만그를떠받드는지금의인도는그의정신을얼마나계승하고있는지,그를그저내셔널리즘으로소비하고있지는않은지묻는다.간디가힌두교의분열을걱정하여불가촉천민의고통을외면한점,일반인에게는거의불가능한가난과브라마차리아(성적금욕)을선택하고아내에게다른사람들의선물까지받지못하게한점등간디를직접비판하는부분은정확하고날카롭다.
인도·스리랑카의사회와문화,역사를이야기할때에도저자의통찰이빛난다.그는인도에여전히남아있는카스트제도는이익을얻는집단이있는한쉽게없어지지않을것이며,“카스트가없어진다면,아마도그것은상층카스트의양보도하층카스트의저항도아닌오직자본에의해이루어질수있는일일것”이라고말한다.스리랑카갈레해변의장대낚시는이미어업이아니라공연으로변해있었다.저자는자본주의에의해본질이바뀐이상황에비판적인입장을취하면서도이것이정말비판할일인지되묻는다.이처럼유적지에서,관광지에서그가보여주는단상과사유는낯선사회를매개로자신과세상을성찰하는의미있는여행법이다.서두에서그는이제연암처럼새로운공간을경험하는여행은사라진지오래됐다고했지만,낯선문화를접하면서자신만의눈으로세상을읽어가는그의모습은연암을닮았다.

간디는암베드카르의주장이수용되어불가촉천민이정치적권리를행사할수있게되면힌두교에커다란분열이생길것이고,그것은자살행위와다를바없다고주장했다.자신은불가촉천민들이이슬람교로개종하든그리스도교로개종하든전혀개의치않지만,인도가분열되어힌두교의저력이뿌리째흔들리는것만큼은참을수없다고말한다.‘불가촉천민’의정치적권리를옹호하는사람들가운데는인도를전혀모를뿐더러오늘날의인도사회가어떻게서있는지를모르는사람이많다는것이간디의주장이었다.
간디의말은정말놀랍다.차별받는불가촉천민의고통보다‘힌두교의분열’이더걱정이란말인가.‘힌두교의저력이뿌리째흔들리는것’이바로그힌두교에의해수천만명의사람들이일상적으로차별과학대,가난에시달리는것보다더중요한문제라는것인가.도대체종교가먼저인가,인간이먼저인가.세계의근원을이해하는종교가있다할지라도,그것이인간을차별하는논리를만들어낸다면,그종교는불필요할뿐아니라사악한것이기도하다.이점에서나는양보할생각이전혀없다.
_〈1월12일뭄바이:간디의물레〉중에서(37~38쪽)

이곳은바다에박은말뚝에나무를가로로대어거기에엉덩이를걸치고낚싯대를드리우는장대낚시로알려진곳이다.사진을보면광활한바다를배경으로앉아있는낚시꾼의모습에고적한아우라가감돈다.약간은낭만적이기도한데,그것이그들에게는생업이라니,한편으로는짠한느낌도들었다.하지만이곳에직접와보니실제상황은딴판이다.어부들이바닷가에막대기수십개를꽂아놓고,그앞에있는풀로덮은오두막에서고기를낚는것이아니라관광객을낚는다.어부들은오두막에서관광객을기다리다가,원하는사람이있으면모델이되어준다.
사진찍는비용은1인당200루피다.그돈을받고외막대기에낚싯줄을드리우는포즈를취하는것이다.고기가잡힐리없다.생업이어업에서공연으로바뀐것이다.본질을버리고이미지만팔때,원래의행위는의미를잃어버린다.중국계림의가마우지물고기잡이역시생활의맥락에서떨어져나와돈벌이의맥락속으로들어가버렸다.속이메슥거린다.나는생업이보고싶은것이지쇼를보고싶지는않다!하지만다시생각해보면이생각도잘못된것이아닐까?원래의콘텍스트에서떨어져나와상품이된것은카타칼리나스리랑카댄스도다를것이없을것이다.그것은관광이라는새로운콘텍스트에놓여생업이된것이아닌가?
_〈2월2일피나왈라,갈레:제국주의의유산〉중에서(341~342쪽)

3.설렘과감동,휴식을주는환상적인인도·스리랑카여행
이책의특징3
광활한아대륙인도와동양의진주스리랑카.두나라는풍부한문화유산과천혜의자연환경을가지고있어수많은사람들이찾는세계적관광지다.이책에도폐허만남은비자야나가르왕국의수도함피,남인도최대의힌두교성지미낙시사원,기원전3세기에지은스리랑카최초의불교사원이수루무니야사원등다양한유적지와그주변에펼쳐진환상적인풍광이소개되었다.미낙시사원의고푸람이나마말라푸람에서본아르주나의고행상을설명하는저자의목소리에는새로운세상을만나는사람의설렘이가득하다.그리고그곳에서만난소박하고선량한사람들,때로는의뭉스럽게시치미를떼며돈을좀더벌려고하는사람들의이야기등은여행자만이체험하고전해줄수있는사소하지만흥미로운에피소드다.마치바로옆에서이야기를들려주는듯한저자의여행기를읽다보면당장이라도일상에서벗어나훌쩍여행을떠나고싶어질것이다.

고푸람은힌두교의만신전이다.시바와비슈누,브라흐마등트리무르티를이루는세신과그들의아바타,그들과결혼한여신들,자식신들,부하신들,수행하는요기등등신과신을섬기는존재들이총집합한곳이다.……
도대체건물의문에이렇게신상의집합으로이루어진채색탑을올리는것을누가처음생각했을까.나는이런건물을상상할수없었다.아니,어지간한유적지의어떤건물을봐도그것은나의상상력안에있는것이었다.그다지이질감을느끼지않았던것이다.피라미드앞에섰을때도거대하다는느낌이들긴했지만,워낙사진으로TV로보던것이어서인지별로충격을받지않았다.이집트하트셉수트여왕의장제전앞에서그정연한아름다움에큰감동을받았지만역시이질감은없었다.그것은도리어오늘날의건물같았다.하지만미낙시사원의고푸람은다르다.아무리기억을더듬어도찾을수없는,전혀대면한적없는낯선공간에떨어진것같다.혹시내가공상과학영화의한장면속에서있는것은아닐까?도대체어떤상상력이이런조형물을만들어낸것인가.
_〈1월24일마두라이:아내의선물을빼앗을권리〉중에서(206~207쪽)

아르주나의고행상을다시보러갔다.워낙걸작이어서한번더눈에담아두고싶었다.이조각을만든사람은내면에어떤형상이있었기에이런아름답고거창한부조를만들어냈을까?만약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