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 읽는 밤, 나를 읽는 시간 (그냥 나이만 먹을까 두려울 때 읽는 루쉰의 말과 글)

루쉰 읽는 밤, 나를 읽는 시간 (그냥 나이만 먹을까 두려울 때 읽는 루쉰의 말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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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불꽃같은 삶을 살다가 어느새 기성세대가 된,
하지만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수십 년 동안 루쉰을 연구한 중문학자 이욱연 교수가 등급 사회, 정치 개혁, 청년과 기성세대의 갈등, 성평등, 사람 사이의 소통, 근대가 지닌 근본적인 문제, 희망과 절망, 기억과 망각 등 우리 시대의 고민을 루쉰의 서늘하면서도 통찰력 넘치는 말과 글을 통해 살펴본다. 사람을 움츠러들게 하는 세상에 맞서 ‘나다움’을 요구한 루쉰의 말과 글은 나이를 넘어 성장하는 용기와 기쁨을 읽는 이에게 불어넣는다.

《루쉰 읽는 밤, 나를 읽는 시간: 그냥 나이만 먹을까 두려울 때 읽는 루쉰의 말과 글》은 루쉰을 대표하는 소설인 〈아Q정전〉과 〈광인일기〉를 비롯해 당대의 논쟁적인 여러 산문을 함께 읽으며 우리 사회의 문제를 돌아보는 인문 에세이다. 지은이는 뜨거운 시절 불꽃같은 열정을 토해내며 세상을 바꿔온 기성세대와, 각자도생의 경쟁 사회에서 고통받고 있는 청년 세대 모두에게 루쉰을 읽음으로써 더 나은 어른이 되자고 손짓한다. 루쉰의 글을 통해 지금 세상을 성찰하면서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자는 제안이다. 편을 가르고 자기 생각이 옳다고 강변하는 세상 속에서 다시 한번 루쉰을 읽어야 할 이유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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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욱연

고려대학교중문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베이징사범대학교대학원고급진수과정을수료했고하버드대학교페어뱅크중국연구소방문교수를지냈다.현재서강대학교중국문화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동아시아와한국현실에서출발해루쉰을연구하고다시읽으면서루쉰의현재적의미를발굴하는작업을하는한편,루쉰소설과산문을꾸준히번역해왔다.최근에는청년들과함께루쉰을읽으면서한국사회의오늘과내일을고민하고있다.지은책으로《이욱연의중국수업》,《중국이내게말을걸다》,《이만큼가까운중국》등이있고,옮긴책으로루쉰의《아Q정전》과《광인일기》,루쉰산문집《아침꽃을저녁에줍다》,위화의《우리는거대한차이속에살고있다》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1부루쉰에게배우는삶의지혜

01길이란무엇인가?
희망은지상의길과같다|길이란걸어가면생긴다|잘못든길이새로운지도를만든다

02절망에반항하면서나의길을가는법
절망에반항하라|저는계속저기로가야한다는것만압니다|앞이무덤일지꽃밭일지는가보지않으면모른다|내안에서부르는소리를따라가라

03나다움이있는가?
나의욕망은타자의욕망이다|나만의생각이없으면나만의소리도없다

04노력하기전에필요한것
끈기만있으면되는가|‘노오력’이부족하기때문이라고?|모든것은나를아는데서시작한다

05원숭이가사람이되지못한까닭
경험은정말지혜의보고인가|원숭이에서인간으로넘어가는단한걸음|이단자를존중하지않으면변화도없다

06기억과망각사용법
기억은고통이다|망각을위한기념|살아남은자는무엇을할것인가|능동적으로망각하는기술이필요하다

07꽃을위해기꺼이스러지는들풀로살자
자신도예외가아니라는자각|“나는낡은진영에서왔다”|새로운시대를열고사라지는중간물이되어|청년과기성세대가잘만나기위해서는

08아버지란무엇인가?
만약‘부범학교’가존재한다면|은혜와효를사랑으로대체하라|어른중심질서를뒤집어라|아무것도바라지않아야부모다

09용서와관용이미덕인가?
어째서악을제거하지못하는가|페어플레이는아직이르다|악은선보다끈질기다

2부세상을바꾸는사유의힘

10‘노오력’을배신하는사회에서살기
세습사회로돌아가는우리사회|문제는구조에있다|경쟁주의와능력주의신화의그늘|혼자는늘실패한다

11등급위계질서에서우리는어떻게노예가되는가?
등급질서는노예질서다|사다리를타고오를수있다는환상은독이다

12어떻게진정새로운주인이될것인가?
노예근성에서비롯되는악순환을끊어라|제3의새로운길을열자

13우리는왜정신승리법을쓰는가?
현실의패배를회피하는방법|승리의기록은늘패배의기록이었다|우리안의아Q를생각한다

14알바노동자아Q가혁명에나선까닭
노예의마음속깊은곳에권력욕이있다|“혁명도좋은것이구나!”|아Q식혁명을반복하지않으려면

15그들이계속식인을하는이유
사람이사람을잡아먹는게당연한세상|세상의논리는어떻게우리의피와살이되는가|잠도자지않을만큼집요하게의심해야비로소보인다|“옛날부터그래왔다고해서옳단말이야?”

16우리는왜남의불행에공감하지못하는가?
장벽없는세계의아름다운추억|무엇이그들을갈라놓았는가|인간의기본을생각하자

17노라에게는무엇보다경제권이필요하다
새장밖을나선노라앞에놓인선택|끈질기게경제권을요구하라|남녀평등은경제에서온다

18여배우의죽음,사람말이무섭다
세계여성의날에일어난비극|언론과대중이한여성을죽였다|누구도말때문에죽어서는안된다

19지금이문명도한갓편향일뿐이다
문명은나선형으로발전한다|모든문명은한쪽으로치우친다|권력은저울추다

20‘다수의뜻’이지배하는사회의그늘
대중은어떻게독재자가되는가|파당에판단을맡겨서는안되는이유

21수의많고적음으로진리를결정할수있는가?
선거는구조적으로차악을뽑는다|근대민주주의도결국역사의산물일뿐이다|다수의지배를의심하라

3부루쉰은누구인가

22사람의마음을치유하기위해문학을선택하다
내면에서외치는소리를듣다|모두가잠든철의방에서외치는문학

23루쉰을있게한여성들
사랑하는어머니가준선물의고통|불혹을넘어서야평생의연인을만나다

24모든꽃에색이있어도모든색이다꽃은아니다
루쉰,혁명문학논쟁의한복판에서다|영원한문학인루쉰

루쉰연보
미주
도판출처

출판사 서평

왜다시루쉰인가
-혼란의시대를돌파한작가로우리의시대를돌아보다

칼날같은문장으로근대중국의어둠과혼란을돌파했던문학가루쉰(魯迅,1881~1936).그는전통사회가무너졌음에도끈질기게남은봉건구습과싸우는한편,공화주의혁명이후에도처지가나아지기는커녕내전과침략속에서고통받는민중을위해수많은소설과산문을썼다.
오랜좌절끝에1918년〈광인일기〉를발표하며본격적으로활동한루쉰은항상당대의현실에밀착한글을써왔다.신해혁명이후에도바뀌지않는봉건질서와평범한사람들의노예근성을풍자한〈아Q정전〉이대표적이다.루쉰은지배적인질서와다수의억압에저항해자신만의관점을올곧게고수하며비판의칼날을벼렸다.
오랫동안루쉰을읽고번역해온중문학자이욱연교수는이책을통해우리가루쉰을다시읽어야할이유는바로루쉰의글이가진생명력에있다고말한다.날카로운시선과서늘한문체를무기로당대와치열하게대결했던루쉰은시대와호흡하며적극적으로글을썼다.루쉰의글은비겁하게살라고강요하는세상에맞서는힘을읽는이에게불어넣는다.

기성세대에게건네는지혜의말
-다음세대를위해기꺼이스러지는들풀이되자

이욱연교수는루쉰을새롭게읽음으로써우리사회를세심하게돌아보자고제안한다.그는뜨거웠던시절,세상을바꾸기위해분투했던청년들이어느새기성세대가되면서세상에대한문제의식이흐려지고자신이가진권위를명확하게인식하지못했다고진단한다.지은이는희망과절망,기성세대의역할,등급질서,다수에저항하는자기만의목소리등의주제를제시하며루쉰의글을꼼꼼하게읽는다.지금의기성세대는젊었을때누구못지않게방황하고고민하면서자신의삶을만들어나갔다.새로운세상을향한열망으로그때의청년모두가힘을합쳐세상을바꾸었다는자부심도강하다.
하지만과거의성취가무색하게세상은더욱나빠지고있다는예감을떨치기어렵다.그야말로모두가아프고화가나있는시대에절망과체념만깊어진다.이때루쉰은눈앞에놓인길이눈물과절망으로가득차있더라도“원래지상에는길이없었다”고,“가는사람이많아지면길이되는것”이라고격려한다.“앞길에무덤이있다는것을분명히알면서도기어이가는것,바로절망에대한반항”을감행하는자만이앞으로나갈수있기때문이다.
특히지금의기성세대에게절실한윤리적감각은다음세대를좀더해방된세상으로넘겨주는다리가되는것이다.소설〈광인일기〉의주인공은사람이사람을잡아먹는세상에서유일하게정신을차렸다.모두가미쳤다고그를손가락질하지만광인(狂人)은아랑곳하지않고식인은나쁜짓이라고주장했다.그러다문득자신도예외가아님을깨달았다.“4000년식인의역사를지닌곳”에서그또한“4000년동안식인을한나”임을자각한것이다.광인은“식인을해보지않은아이가혹시아직도있을까?”라고자문하며아이들을구하라고절규한다.루쉰스스로“나는낡은진영에서왔다”고고백할만큼구습의멍에는무거웠다.지은이는더나은세상을만들기위해분투한기성세대역시마찬가지상황이라고말한다.
그렇다면기성세대의윤리는주인공을자처하며앞서나가는것이아니라,미래의주인공인젊은세대를위해살아가는데있다.루쉰은이런윤리의식을가진존재를‘중간물’이라고부른다.미래세대가아직어리고약하다며지도하려하지말고,그들이주인공으로나설수있도록중간물로서도와줘야한다는것이다.기성세대가자신의역할을자각하고청년세대와만날때,다음세대를위해썩어가는들풀이될때조금더나은어른이될수있다고.

“자신이미래의깃발이자목표라고생각하는사람은권력을추구하는정치가는될수있어도루쉰이말하는중간물은될수없다.그에게는루쉰에게서발견되는죄책감과죄의식이없기때문이다.무엇보다과거에서온자신은미래의주역일수없으며그저미래세대를위한다리역할을하겠다는희생의식이필요하다.루쉰이쓴비유에따르면이는꽃을위해기꺼이썩는들풀의정신이다.”
-07.꽃을위해기꺼이스러지는들풀로살다,96~97쪽

청년세대에게전하는사유의글
-아Q같은사람이되지않기위해무엇을할것인가

루쉰의글은언제나청년의것이었다.지금의청년세대에게루쉰의글이주는의미는지금의기성세대가청년시절에읽었을때와다르다.자유를억누르는질서에맞섰던기성세대와달리,지금의청년세대는견고한차별과배제속에서살아가고있기때문이다.노력하면성공이따라온다고자신있게말할수없는시대에,기성세대는비정규직과아르바이트를전전하는청년들에게무슨말을해줄수있을까.그야말로‘노오력’을배신하는사회에서청년들에게주어진선택지는남의머리를밟고올라가라는각자도생의논리뿐이다.
성별과정체성,지역과학교,나이와직책에따라위계를세우는우리사회의등급질서는청년을노예로길들인다.이런등급질서에서살아가는사람들은루쉰의말에따르면“남을노예로부리고다른사람을잡아먹을희망이있기에자기역시언젠가노예로부림을당하고잡아먹힐수있다는것을잊고있다.”
남의머리위에올라가고싶은욕망은간절하지만실현할수없을때우리는〈아Q정전〉에나오는아Q같은사람이된다.‘정신승리법’의대가아Q는남들이그를괴롭히면왜괴롭힘을당하는지되묻거나괴롭히는자에게맞서지않는다.그대신남들앞에서자기를한없이낮추면서속으로는자기가우월한존재라고생각한다.그런아Q에게도기회가온다.중국에서혁명이일어나자아Q는“원하는것은모두다내것이고,마음에드는사람도모두내것”이라며혁명에가담한다.모두가인간답게사는세상을만들기위해서가아니라,자기의이익과영광을위해서혁명에뛰어든것이다.아Q식혁명이진정한혁명일수는없다.
루쉰의글은청년스스로주체적인삶이란무엇인지고민하게돕는마중물이자정신을번쩍들게만드는죽비다.자신이따르는질서가정말옳은지되물으며기성세대를반복하지않기위한질문이,노예도주인도아닌새로운삶을향한질문이그속에담겨있다.

“루쉰은청년들이과거와같은삶도아니고지금과같은삶도아닌제3의삶,요컨대노예의삶도아니고노예의식으로가득찬주인의삶도아닌,노예와주인의구도를넘는새로운삶을살길바란다.아르바이트생이편의점의점주가되고자하는것자체는나무랄일이아니다.하지만청년들이자신을괴롭히던사장과똑같은사장이되어악순환을지속시키지는말아야한다.”
-12.어떻게진정새로운주인이될것인가?,161쪽

그냥나이만먹지않기위한성찰의시간
-다수의논리에빠지지말고‘나다움’을추구하자

기성세대와청년세대를함께각성시키는루쉰은시종일관‘나다움’을강조한다.루쉰은민중을위해글을썼지만,그렇다고해서다수에휘둘리지도않았다.근대의지배질서가항상다수를앞장세웠음을간파한루쉰은자유로운개인으로서말을하고글을쓰며끈질기게저항해왔다.그는〈광인일기〉의광인처럼세상이잘못된이유를집요하게캐묻고,외부의압력이나에게가해진다면“그것이군주에게서나왔든지대중에게서나왔든지관계없이다독재”라고일갈한다.
끊임없이‘다수의독재’를비판해온루쉰은여성에게가해지는다수의폭력에도맞섰다.루쉰은〈노라는집을나간뒤어떻게되었는가〉라는글에서헨리크입센의희곡〈인형의집〉의주인공노라가가부장적인지배질서에서벗어나는순간을이야기한다.그는노라가자립하기위한조건이존재하지않기때문에고통받을수밖에없다고말한다.여성의생존을조금도신경쓰지않는남성중심의세상에서루쉰은“가정에서남녀간에균등한분배가이루어져야”하고“사회에서남녀간에동등한힘을지녀야”한다고지적한다.“가정에서참정권을요구할때는큰반대를하지않더라도경제의균등한분배를꺼내면당장에적을만나게될수있을것이고,그렇게되면당연히격렬한전투가벌어질것”이라는말도빼놓지않는다.
또한루쉰은세계여성의날에비운의죽음을맞이한여성배우를향한여성혐오적인음해에도일침을놓았다.그는한여성의삶을오로지특종으로소비하는언론과대중의얄팍한욕망을폭로한다.루쉰에게있어자신의생각을가지고말하는것이아니라다수의논리에기대어말하는사람은지배질서의대변인일뿐이다.

“루쉰이자기됨이나나다움을강조하는것은다수의생각과욕망,다수의소리에아무생각없이휩쓸리거나기계적으로추종하지말고,자기안에서우러나오는자신만의생각과욕망,자신의소리를찾으라는것이다.많은사람이그렇게생각하고욕망하고행동한다고해서그것이옳은것인지,그것이정말내가원하는것인지,그것이진정내생각인지자기자신에게먼저물으라는것이다.그런나다움을찾아야진정한자유인이라는것이다.”
-03.나다움이있는가?,48쪽

이처럼루쉰은다수의논리에따르지말고저마다자기만의목소리를가져야한다고역설한다.작가로서말하고쓰는내내그는‘나다움’을추구했으며,자신의글을읽는이들에게‘나다움’을가질것을강력하게요구해왔다.갈수록개인주의가심해진다고하지만정작우리사회에서자유롭고독립적인개인은잘보이지않는다.하루하루나이를먹으면서다수의논리와지배질서에붙잡히지않기위해서는스스로생각하고고민할수있어야한다.《루쉰읽는밤,나를읽는시간》을그냥나이만먹을까두려운사람들에게건네는이유다.
책의마지막에는독자의이해를돕기위해루쉰에관한일화를그의사상과연관지어서풀어놓았다.이책과함께출간된《루쉰독본:〈아Q정전〉부터〈희망〉까지,루쉰소설·산문집》을나란히읽으면책에서언급된루쉰의글을하나씩찾아보는재미를느낄수있고,루쉰의사유를더욱깊게이해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