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하고도찬란한초고대문명수메르의제왕
인류최초의히어로,길가메쉬를맞이하라!
19~20세기에걸쳐인류가이루어낸최대의업적으로꼽히는사건은‘수메르의발견과부활’이다.19세기중엽부터가속화된메소포타미아문명에대한고고학적발굴작업은신화와종교의뿌리,문명의처음,역사의시작을알리는‘수메르’라는최고·최초의국가를고스란히부활시켰다.5,000여년전,지구상에그어떤문명도존재하지않던선사시대에수메르인들이이룩한위대하고도찬란한초고대(超古代)문명이2,000년넘게인간의기억에서완전히사라졌다가하나하나그모습을드러내기시작한것이다.
신화·문명·역사의발상지수메르.지금의위치로보면북으로는터키,남으로는사우디아라비아와쿠웨이트,동으로는이란,서로는시리아와요르단이접하고있는유프라테스강과티그리스강사이에수메르의도시국가들이늘어서있었다.이라크의수도바그다드남쪽에시원(始原)의수메르가존재하고있었다.대홍수이전에도그랬고,대홍수이후에도그랬다.
수메르는인간이이룩한‘최초의성숙한문명’이었다.인류가추구해온모든가치와규범,신화,종교,역사,언어,문자,철학,윤리학,법률,정치,행정,경제,국방,의학,과학,천문학,수학,농업,공업,상업,교육,출판,문학,예술,음악,건축,스포츠등이총망라된위대한문명의기원이그곳에있었다.
―〈책을내면서〉(9쪽)중에서
최초의성숙한문명이었던수메르는오랜세월의폐허속으로사라져인간의뇌리에서잊혔다.그러나최초로문자를발명하고언어를사용한수메르인들이남긴놀라운흔적은지금우리가누리는문명화된거의모든것의처음이었다.유사이래인류가쌓았던정신문명과물질문명의곳곳에불과150년전까지도전혀몰랐던‘수메르의염색체’가숨어있었다.서구인들에게‘최초’라는타이틀을잘못부여받은그리스신화와히브리신화는수메르신화에서출발했다.신화뿐아니라문명과역사를비롯한모든것이마찬가지였다.인간이그토록영생불멸을갈구하면서믿어왔던종교와철학의뿌리가수메르에있었다.수메르에정의를확립하기위해제정된우르-남무법전은‘최초의법전’이라는함무라비법전보다350년전인약4,100년전에만들어진것이다.다시그보다250년앞선약4,350년전,수메르의도시국가라가쉬의통치자우르카기나는부패한사회를돌이켜정의를구현하려는칙령을발표하기도했다.그러나무엇보다도인류에게가장강렬하고깊숙이뿌리내린‘수메르의염색체’는당대가장거대했던도시국가우루크의영웅,길가메쉬였다.
페르시아와그리스가전쟁을벌였던시기보다약2300년전,그렇게오랜옛날에수메르의거대한도시국가우루크에서전쟁이일어났다.또다른도시국가였던키쉬의아가왕이군대를이끌고쳐들어왔던것이다.우루크왕은서둘러도시의연장자들을불러상의했고,젊은이들을불러의견을물었다.오늘날의양원제와같은제도가시행되고있었던것이다.이시절지상에서가장거대했고위대했던우루크를통치한왕은영웅길가메쉬였다.그는‘최초의국가’로,‘최초의신화’와‘최초의문명’과‘최초의역사’를인류에게안겨주었던수메르의왕들중한명이었다.지금으로부터무려4800년전쯤부터126년동안우루크를통치한왕이었다.신화와역사,양쪽모두에속해있었던왕이었다.사람들이전설상의존재로만여겼던왕이었다.
―〈책을내면서〉(10~11쪽)중에서
위대한영웅이자악을물리치는독보적인힘의소유자이며,가장지혜로운말을구사한자이자드넓은대지와치솟은산을다스릴줄아는우루크의통치자.동시에밤낮없이폭력과횡포를자행하고새신부들에게초야권(初夜權)을마구휘두르는폭군.3분의2는신,3분의1은인간의피를물려받아5미터에이르는장대한몸과강력한힘으로악마훔바바와무시무시한하늘의황소를제거하며모험을즐기는영웅이자죽음의비극앞에서어쩔줄몰라방황하는겁쟁이.위대함과초라함,선과악,용기와두려움을모두지닌그의입체적인발걸음을좇다보면어느새한평생을다살아버린듯한초월과심연의경지를체험하게된다.
모든왕을압도할정도로거대한풍모를지닌그는우루크의영웅이며사납게머리뿔로받아버리는황소로앞쪽에서는선봉장이며뒤쪽에서는동료들을도와주며행군한자다.강력한방패막이로병사들의보호자다.(…)바다를건너넓디넓은대양을횡단하여태양이뜨는곳으로여행한자다.영생을찾기위해세상끄트머리를탐험한자다.오로지그의힘하나만으로,‘멀리있는자’우트나피쉬팀을만난자다.홍수가휩쓸어버린신성한곳들을되돌려놓은자다.우글거리는수많은사람중에어느누구를그의당당한왕권과비교할것인가?어느누가길가메쉬처럼‘짐이야말로진정한왕이다!’라고말할것인가?이세상에태어난바로그날부터그의이름은길가메쉬였다.
―〈영웅길가메쉬왕〉(67~68쪽)중에서
모든젊은이는길가메쉬에게당하고있었다.아버지의품으로자유롭게갈수있는아들은아무도없었다.길가메쉬때문이었다.그의횡포는밤낮을가리지않고격해졌다.
“길가메쉬는분명우루크의목자(牧者)인데도!용감하고,고귀하고,멋지고,현명한데도!그의욕망이워낙크기때문에어머니의품으로자유롭게갈수있는딸은아무도없다.전투경험이많은군인의딸이건,젊은사람의신부이건상관없이!”
―〈엔키두의창조〉(75쪽)중에서
영웅들의영웅,신화들의신화,서사문학의최고봉
‘길가메쉬서사시’의모든것!
호메로스의〈오디세이아〉보다1,700년이나앞서쓰이기시작한〈길가메쉬서사시〉는약4,800년전부터126년동안지상에서가장거대하고위대했던우루크를통치한영웅길가메쉬왕의일대기다.신화와역사양쪽모두에속해있는존재,전설상의인물로만여겼던길가메쉬는수메르인과그후손이만들어놓은점토서판에문자로기억되고있었다.그리고그문자들이해독되면서그가역사의수레바퀴속으로등장하게된다.인류최초의영웅이우리앞에제모습을드러낸것이다.길가메쉬는오디세우스,페르세우스,헤라클레스,알렉산드로스대왕같은영웅의원형이었다.
훔바바가수메르의영웅길가메쉬와엔키두에게목이잘렸듯이메두사도그리스의영웅페르세우스(Perseus)에게목이잘렸다.
―〈훔바바살해음모〉(113쪽)중에서
히브리족장아브라함의손자야곱이돌베개를베고누워잠이들었을때,꿈속에나타나복을내리겠다고말한이는아브라함의신야붸였다.그리스의영웅호메로스도마찬가지로꿈을보내는이는제우스라고생각했다.꿈이라는환상의세계에서신은인간에게다가선다.(…)죽음의여행길’로나선길가메쉬와엔키두에게유일한‘전망밝은메시지’는태양의신샤마쉬가안겨주는길몽뿐이었다.
―〈삼목산여행〉(135쪽)중에서
〈길가메쉬서사시〉는〈오디세이아〉뿐만아니라고대영국의영웅서사시이며게르만민족최고(最古)의서사시인〈베어울프(Beowulf)〉부터톨킨의〈반지의제왕(TheLordofTheRings)〉에이르기까지영웅문학의출발점이자최고정점에우뚝서있다.또한유대교를비롯한기독교,천주교,이슬람교에서동일하게믿고있는창세기신화〈베레쉬트〉와서양문화전반에원형적토대를제공해온〈그리스·로마신화〉에도지대한영향을미쳤다.
길가메쉬의전승과〈베레쉬트〉의연결고리는서사시의처음부터끝까지계속된다.신의모습을닮은인간의창조,여자의유혹과성(性),그리고신들만이갖고있던지혜의습득,신들의정원딜문,젊음을유지할수있는불로초를강탈한뱀,대홍수로인간을절멸시키려는신들의계획,인간의창조주엔키의구원,대홍수에서유일하게살아남은사람우트나피쉬팀.길가메쉬서사시를읽어가노라면잠시〈베레쉬트〉의행간에빠져있는듯한착각마저들게한다.그리고영생을찾아나선길가메쉬의방황은모세나예수가광야를헤맨이유를돌이키게하고,죽음앞에선그의절규는욥의그것을듣는듯하다.
―〈책을내면서〉(14쪽)중에서
그리스신화의포세이돈은본래엔키처럼‘대지의소유자’였다.‘땅의신,엔키’가‘바다의신,에아’로전락했듯이포세이돈역시바다의신이되었다.‘인간의창조주’라는측면에서보면엔키는프로메테우스였다.프로메테우스는‘선견(先見)’이라는의미를내포하고있고,제우스를훨씬능가하는‘지혜의소유자’였다.그는엔키처럼진흙을이용해인간을만들어낸‘인간의창조주’였다.
―〈인간창조이후부터대홍수까지〉(423~424쪽)중에서
국내최초수메르어·악카드어원전통합번역!
인간문명의시초를향한지적탐험의결정판
《최초의신화길가메쉬서사시》는국내에서는처음으로수메르어판본과악카드어판본으로구성된점토서판원문모두를음역하고한역하여소개하는작품이다.즉악카드어인셈어판본,약4,000~3,600년전의고(古)바빌로니아시기에기록된고바빌로니아판본,바빌로니아카시트왕조때기록된씬-리키-운니니의표준바빌로니아판본,그리고고바빌로니아이전의수메르어판본을거의모두해독하여소개하는첫번째시도다.사어(死語)가된언어와문자를더듬거리고풀어쓰며완성된《최초의신화,길가메쉬서사시》는30여년간지속된저자의힘겨운수메르여행길을마감하는역작임과동시에새로운여정으로나아가는작품이다.저자는모든판본을깊이연구하여한국의독자들이읽기쉽도록재구성했으며흥미진진한해설도더했다.이책의2부〈최초의신화길가메쉬서사시〉에서모두만나볼수있다.
히브리신화와그리스신화에앞서악카드어로기록된원본들이있었다!악카드어로기록되기전에수메르어로기록된진짜원본들이있었다!이시대를살아가는우리는이제최초의신화,최초의서사시를접할수있는시기에태어난행운을잡은것이다.이것은4000여년전수메르가지구상에서사라진뒤부터부활하기까지인류역사상그누구도누리지못한특혜인셈이다!
―〈최초의신화,그탄생의비밀>(51쪽)중에서
이와함께《최초의신화,길가메쉬서사시》는길가메쉬서사시가빛을발하기까지의과정(1부)과‘죽음의공포’를최초로사유한수메르인과길가메쉬의서사를써내려가며느꼈던저자의감상문(3부),길가메쉬이전황금시대의이야기를288행으로압축해놓은수메르신화의귀중한결정판과수메르도시국가키쉬의왕부터우루크의길가메쉬까지이어지는왕명록,수메르를뒤이어등장한최초의셈족국가악카드의시조싸르곤1세에이르는연대기(4부)까지인류최초의문명수메르에관해독자들이궁금해할모든정보를알차게담았다.
1872년12월3일런던성서고고학회에서충격적인일이벌어졌다.영국박물관연구원조지스미스가앗씨리아토판들중에들어있는대홍수의내용을발견했다고발표했다.그해가을스미스가박물관수장고에산더미처럼쌓여있던점토판을하나씩들추다가성서의대홍수이야기와유사한대목을보고흥미진진하게읽게된것이었다.영국의수상글래드스톤을비롯한모든청중은깜짝놀랐다.그때까지사람들은대홍수라면당연히성서에만나오는것으로착각하고있었다.
―〈최초의신화,그탄생의비밀>(35쪽)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