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식조사, 역사교육의 미래를 묻다 (최초의 전국 단위 초·중·고 역사의식조사, 그 10년의 기록)

역사의식조사, 역사교육의 미래를 묻다 (최초의 전국 단위 초·중·고 역사의식조사, 그 10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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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역사의식조사, 역사교육의 미래를 묻다』는 최초의 전국 단위 규모 역사의식조사 기록을 담고 있다. 역사교육연구소와 전국역사교사모임은 2009년 조사팀을 꾸려 2010년을 시작으로 2016년에 이르기까지 중등 5회, 초등 3회에 걸쳐 학교 역사교육의 실태와 학생 역사의식에 대해 전국 단위의 대규모 학생 조사를 진행했다. 참여한 학교와 학생 수만 누적 273개 교, 13,104명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도 포함했으며, 객관식 설문조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심층 면접과 수업 관찰 역시 병행했다. 조사팀 구성에서부터 설문지 문항 수립, 조사 결과 분석에 이르기까지, 10여 년에 걸쳐 쌓아온 치열한 연구와 토론의 결과가 갈피마다 생생하다.
저자

역사교육연구소

학교 역사교육과 대중 역사교육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09년 4월 창립했으며, 교사와 연구자, 초ㆍ중등과 대학, 역사학과 역사교육의 구분을 허물고 현장에 뿌리를 둔 역사교육 연구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 현재 민주주의와 역사교육, 어린이와 역사교육, 역사교육과정, 역사수업, 소외된 기억과 역사교육, 세계사수업, 미디어 리터러시, 동남아시아사 등 세부 전문 분과가 활발히 연구 활동 중이며, 2013년부터 ‘민주주의와 역사교육’을 주제로 월례모임을 열고 있다. 또한 1년에 한 차례 역사교육 전문지 《역사와 교육》과 소식지 ‘사발통문’을 발간하여 연구소에서 이루어진 역사교육 연구 성과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4

제1부 학습자의 역사의식에 관한 최초의 대규모 조사 11
1 역사의식조사 10년, 학습자로부터 출발하는 역사수업 연구 _ 김육훈 13
2 초등학생에게 역사수업의 길을 묻다 _ 정미란 38
3 중ㆍ고등학생들은 역사를 어떻게 수용하는가 _ 이해영 62

제2부 역사의식은 어떻게 드러나는가 87
1 초등학생 생활세계의 교재화와 초등에서의 시민교육 _ 문재경 89
2 어린이와 역사로 소통할 수 있을까? _ 정미란 100
3 교실에서 만난 역사부정, 어떻게 해결해갈까? _ 강화정 113
4 지역별로 다른 역사의식은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_ 이해영 132
5 근현대사 교육의 시작과 끝, 학생 시민의 역사의식 _ 방지원 147

제3부 역사교육의 방향을 전망하다 163
1 ‘역사를 잘 가르치는 것’은 ‘어떤 배움’으로 이어져야 할까? _ 구경남 165
2 역사교사가 수업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_ 윤종배 188
3 역사의식조사 설문을 활용한 예비 역사교사의 수업 사례 _ 이해영 205

제4부 좌담회_역사교사가 학생을 이해한다는 것은 219

본문의 주 264
부록 초등 역사의식조사 설문지 276
중등 역사의식조사 설문지 280
심층 면접 진행 매뉴얼 284

출판사 서평

1. 우리나라 학생들은 어떤 역사의식을 갖고 있을까?
- 교육 현장의 역사의식을 들여다본 최초의 대규모 조사!

이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까지, 조사팀이 가졌던 문제의식을 잘 표현한 말이 ‘차이의 역사화’다. 이 관념은 학생들 간에 역사인식의 차이가 존재하며, 공부한다는 것은 학생들이 저마다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전제한다. 그러니 교사는 차이가 빚어진 원인을 생각할 수 있도록, 그리고 생각이 다른 친구들과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존재란 인식이 담겼다. 일본 역사교육자협의회가 해마다 1,500명 규모의 자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근현대사 인식을 조사한다는 사실도 우리 역시 이 절실한 과제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책임의식을 불러일으켰다. 역사교사와 역사학자로 구성된 조사팀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국내 어느 기관에서도 시도한 적 없는 도전을 이어가며 교실 속 다양한 학생들로부터 역사교육의 단초를 찾고자 분투했다.
제1부에서는 초ㆍ중등에서 각각 어떤 질문을 던졌고 학생들이 어떻게 답했는지, 이를 교사들이 어떻게 해독하여 역사수업과 연구에 반영해야 하는지 두루 짚었다. 제2부에서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 급별, 지역별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 학생들의 역사의식 형성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교실 안팎의 현상들을 분석했다. 제3부는 조사를 진행하면서 조사팀이 숙고했던 질문과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제4부에는 역사의식조사에 직ㆍ간접적으로 관여한 이들이 조사 과정 전반을 돌아보면서 그 교육적 의미에 대해 나눈 대담 내용을 담았다. 또한 부록에는 초등과 중등의 역사의식조사 설문지 및 심층 면접 집행 매뉴얼을 실어 현장의 교사들이 참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2. 가감 없이 드러난 학생들의 역사의식, 그 현주소
- 역사 지식 습득 경로는 여전히 역사 수업과 교과서가 1위
- 5ㆍ18, 통일, 민주화와 산업화… 지역별, 학교 급별 차이 드러나
- ‘부담스럽고 슬픈’ 역사, 언제부터 가르쳐야 하나
- 교실 속 역사부정, 어떻게 해결할까

다음은 역사의식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이 답변한 내용의 일부이다. 역사 인물에 대한 지식에서부터 역사 교과서에 대한 신뢰 정도, 역사 지식을 얻는 경로, 역사적 사건에 대한 평가까지 학생들의 평소 의식이 가감 없이 드러난다.

ㆍ “교과서는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쓴 거 아니에요?”
ㆍ “유튜브에서 3ㆍ1 운동을 주제로 한 랩 배틀 영상을 보다가 3ㆍ1 운동에 대해 더 찾아봤어요.”
ㆍ “통일은 저랑 상관없는 얘기 같아요. 통일해봤자 저한테 별로 영향 없을 것 같아요.”
ㆍ “드라마 〈장희빈〉을 보다가 ‘조선시대 궁궐의 여인들은 저렇게 비정상적인 행동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책을 찾아 읽었어요.”
ㆍ “5ㆍ18은 폭동이라고 인터넷에서 봤는데 교과서에는 민주화 운동이라고 쓰여 있어서 혼란스러워요.”
ㆍ “지금이랑 가까운 시대에 대해서 좀 더 배우고 싶죠.”
ㆍ “대한민국 미래상이요? 민주주의와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학습자로부터 출발하는 역사수업을 위해 학생들의 역사와 역사 공부에 대한 생각을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대규모의 체계적 조사가 이루어진 적이 없기에 이번 조사의 의미와 시사점이 크다. 역사 수업이 현실과 소통하고 민주시민 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해 현장 교사들이 가장 고민하는 예민한 문제들도 적극적으로 담았다. 어린이에게 일본군 ‘위안부’를 가르쳐야 하는지, 광주ㆍ대구ㆍ서울 학생들의 5ㆍ18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다른지, 휴전선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북한이나 통일에 대한 인식은 다른 지역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민주주의와 민족주의가 충돌할 때 학생들은 어느 쪽에 손을 드는지, ‘일베류’의 견해에도 교실이라는 공론장에서 발언권을 줘야 할지 등 《역사의식조사, 역사교육의 미래를 묻다》에 담긴 구체적인 질문과 생생한 답변 속에서 우리 역사교육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그렇다면 초등학생들이 우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인물은 누구일까? 2014년에 전국 16개 지역의 초등학교 4, 5, 6학년 1,28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두 번째 초등 역사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종대왕(701명, 54.6%)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이순신(293명, 22.8%)이고, 유관순(69명, 5.4%), 안중근(50명, 4.0%), 김구(28명, 2.2%), 단군왕검(16명, 1.3%), 이성계(12명, 0.9%) 등이 그 뒤를 이었다.17 그런데 이를 학년과 성별로 나누어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된다.
우선 1위와 2위는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학년에서 세종대왕과 이순신이다. 하지만 3위부터는 학년 및 성별에 따라 이름을 올린 인물이 달라진다. 3위를 예로 들면, 4학년은 남학생의 경우 단군왕검, 여학생의 경우 유관순이고, 5학년은 남녀 학생 모두 유관순이다. 6학년은 남학생의 경우 안중근, 여학생의 경우 유관순이 3위를 차지했다.
- 〈초등학생에게 역사수업의 길을 묻다〉 중에서(43쪽)

하세가와 데루 관련 설문은 학생들이 전쟁이란 문제에서 ‘평화’와 ‘인권’이란 가치를 ‘민족’ 혹은 ‘국가’라는 가치보다 앞세우는 듯한 결과를 보여주었던 반면, 위의 삼국 통일 관련 설문의 결과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관련된 문제에서 학생들이 민족-국가 서사로 고정된 인식을 바꾸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해준다. 이는 중일전쟁과 삼국 간 전쟁을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다른 데서 드러난다. 삼국 간 전쟁을 대하는 태도에는 민족주의 서사의 영향이 뚜렷하다. (…) 타 공동체 간 전쟁은 평화와 인권을 중심으로 바라보지만, 내가 속한 공동체가 전쟁이나 갈등의 한 축이 되었을 때는 ‘평화’와 ‘인권’이란 가치가 어느새 뒤쪽으로 밀려나버리는 것이다.
- 〈중ㆍ고등학생들은 역사를 어떻게 수용하는가?〉 중에서(74쪽)

면담조사 과정에서도 평등이란 가치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등학생들에게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같은 국가 주도의 경제성장책, 분배와 성장의 병행, 노동조합 건설과 경제 민주화 관련 각각의 지문을 보여주고 이 중에서 향후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책 방향을 선택한 뒤 그 이유를 제시하게 했다. 그 결과 ‘분배와 성장의 병행’을 선택한 학생이 가장 많았는데, 이들은 인권과 소수자 보호, 복지의 확대, 정의롭고 차별 없는 사회의 실현, 부정부패 정치인 척결, 빈곤층 배려 등이 가능하다는 점을 그 이유로 언급했다. 이렇게 분배와 복지를 통한 경제적 평등과 사회적 평등에 초점을 맞춘 민주주의는 많은 학생이 우리 사회를 진단하는 중요한 잣대였다. 학생들이 이 부분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은 역사교육이 민주사회의 시민을 양성하는 교육으로 그 범위를 확장해가는 데 있어 긍정적인 신호라고 할 수 있다.
- 〈중ㆍ고등학생들은 역사를 어떻게 수용하는가?〉 중에서(84쪽)

차이를 역사화, 교재화하는 일과 차이를 인정하고 그들 각자에게 발언권을 주는 일은 적용 맥락에서 다소간 차이가 있다. 가령 5ㆍ18을 ‘폭동’이라 주장하는 일베류의 역사인식을 소개하면서 이 같은 주장이 피해자를 향한 또 다른 가해행위임을 환기하는 것과 일베류의 인식을 지지하는 이들이 5ㆍ18에 대한 자신들의 주장을 마음껏 설파하게 놔두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2019년 개봉한 영화 〈김군〉은 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김군〉은 5ㆍ18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이들을 ‘광주에 투입된 북한 특수군’, 일명 ‘광수’라 지칭하며 북한과 5ㆍ18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군사평론가 지만원이 북한 특수군의 리더 ‘제1광수’로 지목한 사진 속 청년을 찾는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영화는 이렇게 민주화 운동으로서 5ㆍ18을 부정하려는 세력이 던진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영화의 서사는 ‘그’ 질문을 마주한 5ㆍ18 민주화 운동 참가자들의 참담함과 이들의 잊히지 않는 기억, 지워지지 않는 고통을 따라간다. 현실에 존재하는 인식의 차이를 애써 무시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차이로부터 출발해 보편적 인권의 문제에 다가간다.
- 〈교실에서 만난 역사부정, 어떻게 해결해갈까?〉 중에서(119쪽)

“저와 상관없는 얘기 같아요. …… 통일해봤자 저한테 별로 영향 없을 거 같고 통일이 안 돼도 영향이 없을 거 같아요. 군수님은 좋아하시겠죠. 여기는 고속도로 뚫려서 땅값 오를 거라고 그랬는데.”
2014년 휴전선 접경지역인 경기도 연천의 한 고등학생이 면접조사 당시 꺼낸 이야기다. 얼핏 보면, 이 지역 학생들도 북한이나 통일 문제에 대해 다른 지역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무관심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 지역 학생들의 이런 태도는 비접경지역 학생들에게서 보이는 무관심한 태도와 그 이유가 달랐다. 이 지역 학생들은 남북관계의 가파른 변화를 생활 속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해왔다. 금방이라도 통일이 될 것처럼 온 나라가 들썩이다가도 어느새인가 남북이 서로를 향해 날 선 비난을 퍼붓고 군인 아빠가 며칠씩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 숱하게 재연되는 것을 봐왔다. 그래서 이들에게 남북관계는 평화무드라고 해서 마냥 좋아할 필요도, 날카로운 대치 상황이라고 해서 두려워만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중적인 통일교육은, 그것이 평화 지향적이든 대결 지향적이든 이 지역 학생들이 공감하기에는 너무 단순하고 비현실적이다.
- 〈지역별로 다른 역사의식은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중에서(138쪽)


3. 학습자로부터 출발하는 역사교육의 미래
- 지속적이고 방대하고 체계적인 조사를 위한 초석 마련
- 소모적인 ‘역사전쟁’을 되풀이하지 않는 민주시민교육으로서의 역사수업
- 미래 지향적인 역사수업을 향해

이 책에 실린 좌담회에 참석한 역사교사와 역사학자들은 교육부나 지자체 단위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표집을 통한 역사의식조사의 모델을 제공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