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그

그녀와 그

$14.40
Description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던 세기의 연인들,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세계의 모든 감정들
음악가인 프레데리크 쇼팽을 비롯해 일평생 수많은 남자와 경계 없이 교류하며 ‘사랑의 화신’이라 불린 조르주 상드와 프랑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천재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의 실제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인 작품. 국내 초역. 상드와 뮈세는 격정적인 사랑에 빠져 오직 사랑하는 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을 경험한다. 사랑의 환희에 사로잡힌 두 주인공이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 주고받는 황홀하고 우스꽝스럽고 집요한 대화 속에 그 모든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녀와 그》는 주인공들의 유명세에 힘입어 출간되자마자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뮈세가 상드와의 이야기를 소재로 먼저 출간한 《세기아의 고백》에 이어 또 한 번 프랑스 문단에 커다란 스캔들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저자

조르주상드

GeorgeSand|1804년프랑스파리에서태어났다.귀족출신인아버지를일찍여의고,할머니가있는노앙에서장자크루소의영향을받으며성장했다.본명은아망틴뤼실오로르뒤팽.1822년지방귀족인뒤드방남작과결혼했지만결혼생활은순탄치못했고,두아이와함께노앙을떠나파리로거처를옮기며본격적인창작활동을시작했다.소설가인쥘상도를만나연인이되었고,그의이름에서따온‘조르주상드’를필명으로삼아첫장편소설《앵디아나》(1832)를출간했다.남성적인필명과더불어남장을한채자유분방하게생활하며수많은예술가와경계없이교류했고,음악가인프레데리크쇼팽을비롯한수많은남성과교제했다.특히연하의시인이자소설가인알프레드드뮈세와의연애는상당한스캔들을일으켰다.뮈세와의실제사랑이야기를바탕으로한《그녀와그》(1859)역시주인공들의유명세와오노레드발자크등동료들의호평속에큰성공을거두었고,이후에도작품에담긴이야기의진위여부를달리조명한여타의작품을낳았다.일평생수많은사람과솔직하게교유하며‘사랑의화신’이라불린상드의주요작품으로는,사랑의환멸을묘사한《렐리아》(1833),고아에대한부유층의무관심을일깨우는《사생아프랑수아》(1848),노년에쓴자전소설《내인생의이야기》(1855)등이있다.1876년노앙에서세상을떠났다.

목차

제1장_009
제2장_051
제3장_076
제4장_094
제5장_112
제6장_138
제7장_163
제8장_195
제9장_214
제10장_235
제11장_258
제12장_283
제13장_309
제14장_330

해설|꺼지지않는열정과사랑의모험_339

출판사 서평

누구나알지만아무도알려주지않는
의뭉스럽고남루한사랑의민낯

사랑에빠지지않겠다는것만큼우스운다짐이또있을까.파리에서활동하는화가(동시에상드와뮈세를각각연기하는)‘테레즈자크’와‘로랑드포벨’은우연히서로를알게되고,본능적으로서로에게이끌린다.하지만테레즈는과거사랑의상처탓에마음의문을닫고지낸지오래고,아직제대로된사랑을경험해보지못한로랑은테레즈를향한감정이무엇인지알지못한다.우정,동료애,연민같은단어로서로의주변부를맴돌던두사람앞에미국인남성‘파머’가등장한다.로랑에게초상화를맡기며로랑과테레즈를지켜보던파머는,초상화가완성된날로랑을불러말한다.“당신은자크양을사랑합니다.그리고제생각에그녀도당신을사랑합니다.”그러고는베일에싸인테레즈의과거를이야기해준다.사생아로태어난것,감쪽같이속아유부남과결혼한것,그와의사이에서태어난아이를키우다빼앗긴것…….파머에게모든이야기를들은로랑은테레즈에게편지를써사랑을고백한다.

저는오로지사랑이삶이될거라는것,그리고좋건나쁘건,제게필요한게바로이런삶아니면죽음이라는것만알뿐입니다.(93쪽)

테레즈는로랑의고백을“새로운불행에대한예언”으로느끼고로랑을밀어내지만,로랑을향한모성애적사랑을끝내거부하지못한다.두사람은사랑의결합이가져다주는환희를맛보지만,이내상반되는성향으로인해삐걱댄다.게다가테레즈는방탕하기로유명한로랑과어울려다니며평판이나빠지고,규칙적이고계획적이었던본래삶이흔들리며경제적어려움을맞는다.어린아이같은로랑은그런속사정도모른채함께이탈리아로여행을떠날것을제안하고,로랑을실망시키고싶지않았던테레즈는무리해가며제안에응한다.사랑의현실이낭만적이고아름답지만은않듯이여행도마찬가지다.두사람의의견은계속해서엇갈리고,사랑의확신은의심과불신으로변모한다.

“이제정말지긋지긋합니다.우리서로에게솔직해집시다.우리는더이상서로사랑하지않아요.서로사랑한적이한번도없다고요!”(159쪽)

끊임없이새로운자극을좇는로랑에게테레즈는자신을구속하는답답한존재였고,테레즈는그런로랑을자신이바꿀수없음을받아들인다.마침내둘은이별하지만,연애의끝이사랑의끝은아니어서일까,여전히우정이나연민같은말들로서로의곁을맴돈다.로랑은뒤늦게후회하고,둘사이가회복될수없음을아는테레즈는로랑을다독이지만후회와미련으로점철된,끝날듯끝나지않는관계는끈질기게계속된다.

“그러니까다시는잊지마,내가엾은아이,사랑은발로밟은다음다시피어나기에는너무나도민감한꽃이라는걸알아야지.더이상나와의사랑을꿈꾸지말고,네가겪었던이슬픈경험이네눈을뜨게해주고네성격을바꿔주면,다른곳에서사랑을찾아봐.네가그럴자격을갖출날,너는사랑을발견하게될거야.”(187쪽)

《그녀와그》의주인공들은사랑앞에서끊임없이고통스러워한다.처음에는상대의마음을알지못해가슴앓이하던테레즈와로랑은이내상대를너무잘알게되어고통받는다.애정이,고마움이,미안함이그녀와그를고통스럽게만든다.《그녀와그》는사랑의민낯을적나라하게드러낸다.소설을읽고나면이렇게다짐하게될지도모른다.‘이런게사랑이라면,나는사랑에빠지지않을거야.’그러나우리는어김없이,속수무책으로사랑에빠질테다.또다시찰나의기쁨을맛보고,상처를주고받으며고통스러워할것이다.그렇게조금씩배울것이다.사랑이무엇인지,자기자신이어떤사람인지말이다.

‘잃어버린사랑에대한쓰라림없는최후의기록’이자
‘절대적사랑에대한불가능한낭만적탐구’

첫시집으로푸시킨의찬사를받는등엄청난성공을거둔촉망받는시인이었던뮈세는여섯살연상의상드를만나이내치명적인사랑에빠진다.사랑의희열에달뜬두사람은오래전부터동경해오던이탈리아로여행을떠난다.하지만여기서뮈세는방탕한본래의기질을드러내고,뇌염에걸려병석에눕게된다.상드는뮈세를정성껏간호하지만,동시에뮈세를치료하던의사‘파젤로’(소설속파머의분신)와연인사이가된다…….이렇게헤어진두사람은이후화해하지만,뮈세는상드와겪은이야기를세상사람들이알게하겠다며《세기아의고백》을발표한다.그리고뮈세가사망하고《세기아의고백》이출간된지스무해가더지나서야,상드는두사람의관계주위로무성하게자라난소문을뒤늦게라도잠재우기위해《그녀와그》를출간한다.이작품은‘그녀’의시선에서새롭게쓰였다는점에서‘그’의관점에서쓰인《세기아의고백》과고스란히포개지지만,뮈세와의사랑과모험이좀더사실관계에근거해그려지고적극적으로왜곡된사실을바로잡았다는점은사뭇다르다.《그녀와그》가출간된이후에도뮈세의형이발표한《그와그녀》,시인이자서간작가인루이즈콜레가쓴《그》,작가이자역사가인가스통라발레가출간한《그들》등각기다른관점에서둘의이야기를다룬패러디소설들이연달아출간되며큰반향을일으킨다.
‘세기의연인’이라부를만큼프랑스문단을떠들썩하게했던이들은사랑에모든것을걸만큼무모했지만,이들이남긴작품은지금까지도사랑과사랑을둘러싼세계의모든감정을추체험할수있는훌륭한고전으로남아있다.《그녀와그》는출간되자마자엄청난화제를몰고왔으며,동료작가들에게도상당히좋은평가를받았다.오노레드발자크는‘진실과절제’속에서로랑이만들어졌고사실성이매우뛰어나다고언급했으며,티에리보댕은‘잃어버린사랑에대한쓰라림없는최후의기록’이자‘절대적사랑에대한불가능한낭만적탐구’라고평가했다.따라서이소설을두고“19세기의사랑과연애에관한여성적사유의견본”이자“소설형식을빌린사랑의논쟁서”(시인ㆍ소설가이장욱추천사)라해도지나친비약은아닐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