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 휠체어 위의 유튜-바, 구르님의 유쾌하고 뾰족한 말 걸기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 휠체어 위의 유튜-바, 구르님의 유쾌하고 뾰족한 말 걸기

$15.29
저자

김지우

김지우보다‘구르님’이라는이름으로불리는것이더익숙해진22세.6년차유튜버.다중페르소나의혼란을겪고있다.휠체어가굴러서구르님이라는단순한작명으로인터넷에서는구르님,현실에서는김지우의이중적인삶을살고있다.구르고굴러영상을찍다,연극을하고,책을썼다.또어디로굴러갈지계획은없지만구를의지와바퀴만은탄탄하다.

목차

007프롤로그

1.함께사는법을관찰하는존재들
나와다른몸과살기
보바스병원골뱅이무침
Abnormal우리가족
걷지않는이방인되기
손가락이손가락에게
쮸,꾸미

2.없어보이게말하기달인
무계획적인계획강박인간
여러개의시선을관리하는매뉴얼에대한고찰
뿡!
별생각없이,그냥
보고싶은슬픔의주인공이된다는것
그럼에도,영상
극장에초대받기,〈소극장판-타지〉

3.와글와글심장이터지도록다양한
얘앞에서는휠체어를타도아무렇지않아
애인구합니다
힘이세지는주스가있나요?
구두굽과휠체어발판
시시한야한이야기
디-시스터즈,언니들이야기가궁금해서

4.행운이없어도삶은계속된다
행운이함께(해야만)하는입학
학교에대한단상
단단하고얄팍한우정
보조기기연대기
진통제와입시

출판사 서평

★책을열자마자홀린듯빠져들었다.
다른몸들이함께살아간다는건이토록매력적인이야기를함께지어가는일.
-홍은전작가

★다른몸으로세상을감각하고시도하고때로는뒤엎어버리는
굴러라구르님의이야기를계속해서듣고싶다.
-이길보라영화감독·작가

★“동정하려거든돈으로줘!”라는유명한드라마대사처럼,
도움안되는눈물은집어치우고이책을사서읽자.
-이랑아티스트

“Abnormal우리가족을소개합니다”
-인기가많았던현미,눈물이많은태균,
행인1정도의존재감으로동거하는지원,
내몸에기대어잠이드는쮸와꾸미

《하고싶은말이많고요,구릅니다》의1부는구르님의가족인엄마현미,아빠태균,동생지원,개쮸,고양이꾸미에대한글로이루어져있다.구르님은성장과정을회고하며비장애인으로살면서겪어보지않은‘거부’를자신의장애와함께경험해온가족에대한기억을상기한다.또한무시무시한점프로간식을요구하거나느닷없는발걸기로함께사는사람을넘어뜨리는것을즐기면서도,자기에게는그런‘치명적인일격’을가하지않는쮸와꾸미를통해함께사는법을관찰하는존재들의소중함을이야기한다.

이책에서는구르님이직접진행한가족들의인터뷰역시만날수있다.관찰자시점에서인터뷰이에대해서술하는구르님의시선을따라가다보면‘별거아니면서별거인’가족의애틋함과환장의컬래버가함께하는일상을만나게된다.동시에그는장애를가진몸이자신에게전부가아니듯,가족역시단지‘장애인의가족’이라는이름만으로설명할수없는각자의욕망과고민을가진한사람으로서바라보고자노력하며친밀한주변인과의거리두기를시도한다.
2부는비장애인중심사회에서우당탕탕구르며살아가는구르님의이야기를담고있다.지하철에서마주하는무례한시선에대처하는매뉴얼을소개하거나,자신이미디어에노출될때‘장애인특별전형’혹은‘도움받는장애인’에게쏟아지는악성댓글과그에맞서는네티즌의유형을분석하기도하는데,간단히소개하면다음과같다.

나를쳐다보는행위를눈싸움신청으로간주한다.시선을두는시간만큼나도그와눈을맞춘다.(…)이방법으로나는매일매일승리하는삶을산다.다만단점은가끔질수도있다는것이다.끝까지눈을피하지않는사람들이가끔(사실꽤자주)있다.눈알단련을더열심히해야겠다는다짐이드는강한상대다.-94쪽,〈여러개의시선을관리하는매뉴얼에대한고찰〉중에서

“어리고장애가있는여자들의이야기가
많아지면좋겠다고생각했다
사실그런콘텐츠가제일필요한건나였다”
-자신이생산하는콘텐츠의영향력을고민하면서도
자긍심을숨기지않는20대여성의빛나는통찰과생생한목소리

3부에는구르님의애정이물씬묻어나는존재가여럿등장하는데,바로‘나와다르고같은장애여성’들이다.그는어릴때Why시리즈《사춘기와성》을닳도록읽은사람으로서기본적인성교육은자기주도학습으로마스터했지만그건어디까지나비장애인의성이야기였고,정작한평생함께살아온자신의몸을어떻게다뤄야하는지는알수가없었다는고민에대해말한다.또“‘장애’라는이름표를하나더달고여성들사이에등장한나는혼자툭튀어나와있는것같았다.나는툭튀어나오다못해아예떨어져나간바깥자매들을떠올리는사람이었다.”라는외로움을토로하기도한다.

그렇게자신의신체가여성혹은장애인둘중하나로만읽히고감각되는분절된몸이라는생각이들던시기를지나,‘장애여성’이라는이름을알게된후“동지애라고부를수도있고자매애라고도부를수있는,혹은연대감이라고할수도있을꿀렁꿀렁하고이상한기분”을느꼈다는기쁨역시공유한다.

구르님은유튜버로활동을시작한후다른장애여성들과교류하며비로소“나와같은몸을가진이들과의만남이얼마나큰소속감을주는지알게되었다.”라고말한다.그리고더많은장애여성의개인적이고시시콜콜한이야기가많아지기를,그중간즈음의이야기가많아져서“우리의몸은분절된무언가가아니라크나큰스펙트럼속에연결된선으로존재한다고말하고싶다.”라는바람을전한다.

“내이야기가대표의말하기가아니라
와글와글한말중그저하나가되기를”
-‘대표’의자리에쉽게올려지는것은대단한권리인동시에
그자체로소수자성을재확인시키는일

장애이슈를다루는기획자로서그는다음과같은질문을자주받아왔다.‘장애인대표로서어떤마음으로활동하고있나’라고.구르님은그질문에대한생각을이렇게밝힌다.“대표자리에올라가본적도,그럴마음도없는데자꾸만누군가는나를그자리에앉혀버리고만다.‘대표’의자리에쉽게올려지는것은대단한권리인동시에,사회적소수자에겐그자체로소수자성을재확인시키는일이기도하다.”라고.

그는프롤로그에서“글을읽다가자꾸만울고싶거나성찰하고싶다면책을덮고잠깐산책을하는것을추천한다.”라고말한다.이제까지‘(장애인)대표’의글을소화하는방식에익숙해져서사회적인관념이자꾸만당신의눈물샘을자극하는것일테니,괜한감상에빠져들지말라는충고다.더불어많은이들이편안한마음으로,흐트러진자세를고쳐앉지않고책갈피사이로들어오길희망한다고말한다.

내가전달하고싶은생각을드러내어표현하고,나이외의사람에게끼칠영향력의방향을염두에두는태도는콘텐츠를만들어내는사람에게중요한덕목이다.그런면에서구르님은수년간자기표현의욕구와그것을어떻게기록할것인지에대한고민을함께이어왔다.또한장애인당사자중한사람으로서한국사회에는더많은장애인의목소리가필요하고,낯설음과부딪힘속에서다양한시민사이에연결의경험이필요하다는것역시잘알고있다.

그렇기에4부에서는고등학교입학에맞춰동네에엘리베이터가있는학교가생겨“운이좋게의무교육을이수할수있었”던,“다른학생과똑같은한자리를차지하려고더잘해야하는순간이있었”던,“공부를잘한다는이유로슈퍼장애인”이되거나체육시간이나음악수행평가시간에는“없는아이”취급을받았던자신의학교생활에대해이야기한다.그리고지금도‘덜’준비된세상에서같은문제에부딪히는개인이각자의시간과노력을쏟아부어장벽을넘고있음을짚는다.

그가계속해서영상을만드는이유에는자신의목소리가장애아동,장애아동과함께살아가는부모,장애학생,자신과같으면서다른장애를가진여성들의막연한불안감을덜고참조점이될수있기를바라는마음도있다.장애인의이동권,교육권,노동권,탈시설등장애인권운동을이어온사람들이오랜세월목소리높여온이슈가주목받기시작한요즘,우리앞에등장한구르님의이야기를통해독자들은각자의자리에서변화의방향성을가늠할수있을것이다.
구르님은어느하나의정체성으로자신을규정하고싶어하지않는다.그는말하기의힘을믿고행동의영향력을고민하는사람,두려움속에서도숨을고르며나아가는사람,몸과마음으로느끼는삶의교차성을기록하는사람,사람들의생각을연결하는사람이다.비장애인중심사회에놓인허들을수시로넘으며재치있게응수하기도하지만때로물컹해지고쭈그러들기도하고,여성에게덧붙는시선으로부터자신이자유롭지않음을감각하는한편,크리에이터로서의자긍심과통찰력으로영롱하게빛나는인플루언서다.이제,당신도이토록매력적인구르님의이야기에빠져들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