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어제에 갇힌 일본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어제에 갇힌 일본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17.00
Description
언제나 앞서간다고 생각했던 나라, 일본
어제에 갇힌 일본의 맨얼굴을 들여다보다

‘일본통’ 유영수 기자의 일본 선진국론 해체!
그들의 문제에서 우리 문제의 뿌리를 찾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번져나가기 시작하던 2020년 2월, 일본에서 출항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항해 도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크루즈선은 서둘러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일본 정부의 늑장 대응과 적절하지 못한 후속 조치로 2월 28일까지 705명이 확진되고 6명이 사망했다. 의료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한 일본의 미흡한 대처에 의문이 들었지만 그저 일회적인 문제에 그친 줄 알았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일본 국내에 급속도로 퍼져나가자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에서 한국, 대만 등 인접국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가 드러났다. “선진국 일본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우리의 머릿속에 깊이 새겨진 순간이었다.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은 일본을 막연히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우리의 편견이며, 어째서 일본이 정체와 퇴보를 거듭하고 있는지를 명쾌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수년 동안 일본 특파원으로 활약하며 3.11 동일본대지진과 한류 붐을 지켜본 유영수 기자는 전후(戰後) 일본의 성장 동인이 오늘날에는 족쇄가 되고, 메이지유신 시대의 질서가 제대로 쇄신되지 못하면서 지금의 일본이 갈수록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다양하고 생생한 사례와 치밀한 역사적 분석을 통해 보여준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민주주의를 도입했고 여전히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지만, 권위주의 문화가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산업의 쇠퇴와 주변국의 부흥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좋았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나라 일본. 이 책은 우리가 따라잡아야 할 나라로 생각했던 일본이 어떻게 해서 ‘어제’에 갇혀버렸는지 살펴봄으로써, ‘선진국’ 일본의 맨얼굴을 직시하고 우리에게도 남아 있는 일본의 그림자를 깊이 성찰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저자

유영수

서울대학교심리학과를졸업하고SBS기자로27년동안일하면서경제부,사회부,문화부,국제부를두루거쳤다.일본게이오대학에서1년간방문연구원을지냈고,2010년부터3년동안도쿄특파원으로활동하며3.11동일본대지진과한류붐을현지에서생생하게보도하기도했다.현대일본인의심리를분석한《일본인심리상자》를썼으며,삼성경제연구소SERICEO에서〈일본인진짜속마음〉시리즈강의를하는등자타공인‘일본통’이다.우리자신을더욱잘이해하기위해우리의타자인일본바로보기를멈추지않고있다.

목차

들어가며_일본이‘선진국’이라는믿음이흔들리다

Part1.일본은‘선진법치국가’일까

Chapter01.왜닛산회장은‘인질사법’이라고비난할까
Chapter02.일본에헌법재판소가없는이유는
Chapter03.왜일본에서는미투운동이활발하지않았을까
Chapter04.왜총리는성폭력피해자를비하한의원을감쌌을까

Part2.개인이보이지않는사회,일본

Chapter05.일본인은집단주의적일까,개인주의적일까
Chapter06.왜일본에서는기부가활발하지못할까
Chapter07.일본이‘약한시민사회’로불리는이유는
Chapter08.왜한국정부는731부대원에게훈장을줬을까

Part3.일본정치는왜정체되고있을까

Chapter09.심은경은어떻게일본아카데미상을수상했나
Chapter10.왜관료는‘발전의견인차’에서‘개혁의걸림돌’로전락했을까
Chapter11.같은칸영화제대상인데한일반응이다른이유는
Chapter12.일본에만있는자숙경찰,왜활개칠까

Part4.뒤처지고있는‘일본주식회사’

Chapter13.지난30년동안일본경제에무슨일이있었던것일까
Chapter14.전문가들이경산성의대한수출규제주도를우려한이유는
Chapter15.왜일본의경영자는CEO보다사장으로불리기를선호할까
Chapter16.‘회사사회’일본의붕괴

Part5.일본은‘문화선진국’일까

Chapter17.왜일본에서는창작영화가드물까
Chapter18.나이키광고가일본에서논란을일으킨이유는
Chapter19.초대문부대신이‘언어적매국노’라고?

나가며_‘어제’에갇힌일본을생각한다

출판사 서평

1.일본은‘자유로운선진법치국가’라는착각
-시민개개인을존중하지않는사회

저자는〈Part1.일본은‘선진법치국가’일까〉와〈Part2.개인이보이지않는사회,일본〉에서그동안‘선진법치국가’라고생각했던일본의사법제도와사회분위기를날카롭게해부하면서갈수록집단주의적인분위기에함몰되는일본을집중적으로조명한다.일본은근대초서구국가들과같은선에서기위해근대적인사법제도를도입했지만,어디까지나구색맞추기에불과했고제도는철저하게권위주의적이고가부장적이었다.제2차세계대전을거치면서민주주의가도입되었어도전근대적인악습은단단했다.개인보다집단을강조한결과,일본의시민사회는갈수록허약해지고있다.

이를잘보여주는예가2019년12월말카를로스곤전(前)르노·닛산자동차회장의‘악기상자일본탈출극’이다.금융거래법위반혐의로전격체포된그는극적인탈출끝에자신이“정의롭지못한일본사법제도의인질”이아니라고주장했다.일본검찰의‘유죄율99.9%’는유죄라고확신하는사건만처리한다는일본검찰의자부심을상징하지만,죄가확정되지않은사람이라도피의자로지목되면인권이없다는인식을반영한다.일본사법의강력한권위주의는국가의이익을중시하는일본사법부의판결에서도잘드러난다.1999년8월〈국기(國旗)와국가(國歌)에관한법률〉이제정되자국가가일장기게양과기미가요제창을강제할것이라는진보진영의우려가나왔다.이를증명하듯“군국주의교육을떠올리게한다”는이유로국기게양을거부한교사들을학교측이업무명령위반으로처벌했다.일본사법부는한번도교사들의손을들어주지않았다.

사법이약자의편에서지않는모습은일본의미투운동에서적나라하게드러난다.2019년3월각지의지방법원이성폭력가해자들에게잇따라무죄판결을내리면서이에항의하고자여성들이‘플라워시위’를벌였다.여성을동등한시민으로간주하지않는사회분위기는뿌리가깊다.연합국최고사령부는제2차세계대전에서패배한일본에여러민주화조치를시행했다.하지만냉전시대가시작되면서‘천황원수,재군비,기본적인인권의제한,가족제도부활’을내세우며제국시대의가부장적질서로돌아가려는움직임이일어났다.아베정부에들어서서는여성노동력을확보하기위해‘우머노믹스’를내세웠으나사실상파트타임노동자를양산하는정책을끌고갔을뿐이다.개인이아니라국가를중심으로하는사회는이렇게시민을동등한주체로인정하지않고있다.

일본이‘개인보다국가를중심으로하는사회’라는말은현대일본인을생각한다면어딘가맞지않는것처럼들린다.타인의시선에너무많은에너지를소모하고집단의정체성을지키는데몰두하는일본인이라는이미지가있다.그정반대편에는서로에게민폐끼치지않는것을제일덕목으로생각하고혼자만의시간과취향을마음껏누리는데인색하지않는일본인이라는이미지가있다.저자는여러일본인론(論)을살펴보면서일본사회가추구하는일본인이‘단단한개인’과는거리가멀다는데주목한다.이는근대초일본이‘개인’의번역에애를먹었다는데서단적으로드러난다.‘국가/천황=공(公)’이라는도식속에서집단을개인보다앞세운근대일본은기부에부정적이고국가주의교육을강조하는지금의일본으로이어진다.

이는일본의‘약한시민사회’와도직결된다.한국의시민사회가민주화운동과연결되어사회의변화를이끌어내는데주력하는것과달리,일본의시민사회는1995년한신대지진을계기로활성화되어시민의생활을돕는데집중하고있다.정치참여에대단히부정적인여론도여기에한몫한다.전공투를비롯한1960년대학생운동의실패,아래로부터의개혁에성공해본적없는역사적경험이맞물리며집단의규범에순응하는문화가일반화된것이다.일본우익의역사공세는그와같은일본사회의분위기에힘입어더욱강화되고있다.제2차세계대전중가미카제공격으로사망한일본군소년병을애도하며역사기념관으로개조된‘전함미주리호기념관’은전쟁의비극을되새기고같은실수를반복하지않기위해만든것이었다.그런데일본우익은이를‘애국의헌신’으로탈바꿈하기위해여러차례시도하고있다.전쟁책임을일부군인에게돌려버리고피해자의식만키우는일본사회는민주주의의쇠퇴와떼려야뗄수없다.

2.일본은‘정치적·경제적으로풍요로운나라’라는착각
-건전한비판이무력해지고산업의활력도떨어져가는사회

〈Part3.일본정치는왜정체되고있을까〉와〈Part4.뒤처지고있는‘일본주식회사’〉는우리가선망해온‘민주국가’이자‘경제대국’일본의쇠퇴를차근차근살펴본다.군부독재가지속되고빈곤을서둘러극복하는데급급했던한국과달리,일본은1945년이후민주화되어아시아주변국에비해표현의자유를폭넓게보장받았고경제적으로월등히성장해‘1억총중류사회’를표방하며풍요를누려왔다.저자는그랬던일본이민주주의가퇴보하고경제가정체상태에들어선이유를세심하게짚어본다.특히코로나19대유행이후‘폐색감’이짙어지는일본사회가보다민주적인방향으로쇄신되지않으면더큰문제로이어질수있다는점에서일본의정치·경제상황은더욱주목을요한다.

한국배우심은경은아베전총리의학원스캔들을다룬영화〈신문기자〉로2020년일본아카데미여우주연상을받아우리를놀라게했다.한가지씁쓸한사실은일본에서아무도작품을맡으려하지않았기때문에한국배우에게까지배역이돌아갔다는것이다.이일은정부비판이너무나어려워진지금상황을잘보여준다.정권에비판적인인사의임명을거부한일로총리를집요하게추궁한공영방송간판앵커가자리에서물러났고,정부에비판적인논조로보도를이어가던민영방송앵커들도줄줄이경질되었다.일본은아시아에서가장먼저의회를도입했고패전후에본격적으로민주화되었지만,자민당독주체제가지속되면서‘선출되지않는절대권력’이되어가는총리와너무나오래지속되는세습정치,언론의기능장애등온갖병폐를낳고있는것이다.

사회비판에부정적인정치권의분위기는또다른영화와관련해서도잘드러난다.2018년칸영화제황금종려상을받은고레에다히로카즈감독의〈어느가족〉은아베당시총리로부터축사하나받지못했고우익에게서는맹비난을받았다.‘연금사기’사건같이‘아름다운나라’일본의그림자를드러냈다는이유다.아시아에서가장먼저의료보험을도입했고전후경제성장과맞물려의료보장을확대한일본은그야말로‘의료복지선진국’이었다.하지만코로나19는이와같은기대를산산조각냈다.아베전총리를비롯한정부당국은우왕좌왕했고검사키트와선별진료소가부족해의료체계에구멍이나있음이적나라하게드러났다.신자유주의개혁의결과의료보장비와사회보장비가크게삭감되면서재정적으로는‘건전’해졌지만실제로필요한사람들에게의료서비스가제공되지못하는문제가발생한것이다.이런상황에서등장한이들이바로‘자숙경찰’이다.자숙경찰은정부의방역수칙에따르지않는다고간주된사람들을위협하는일종의자경단이다.이와같은자경단은억압적인전시체제의산물이다.정부의의료공백을비판하고오류를고치려고하기보다‘비국민’이라는낙인을찍어이견을용납하지않는행태가부활한것은매우큰위험신호다.

일본사회에서전반적으로관용이쇠퇴하는것은갈수록정체되는경제에서원인을찾을수있다.1992년까지세계경쟁력평가에서연속1위를차지했던일본은이제34위까지떨어졌다.한국을비롯한수많은나라가일본을벤치마킹하며고도성장을추구했는데,이제는일본이후발국가보다점점뒤처지는처지에놓인것이다.일본이아시아의어느나라보다산업화에서앞서있었다는것은잘알려져있다.도쿄는19세기에이미세계적인규모를자랑했고,일본전역에서관광업이발달했으며,일본의기업은산업화초기부터영국등선진산업국가의기술을빠르게소화했다.또한1950~60년대일본은경제관료의활약에힘입어폭발적으로성장해국가재건을완수했다.‘만주사변의주모자’이시와라간지의‘전시총력전체제’구상을이어받아전쟁대신경제성장에매진한경제관료는한국전쟁특수를활용하며일본을부유하게하는데온힘을쏟았다.

그래서일본경제가쇠퇴한지금,고도성장시기의경제정책을‘1940년체제’로분석하는논의가활발해지고있다.일본의경제성장이전시체제의연장선에놓여있다는주장은일본내외에서많은비판을받았다.하지만1940년체제론은안정적인생산에방점을두고경쟁을최소화하는기업시스템을설명하는데많은도움을준다.관료와기업,국민모두가경제성장을향해돌진했던일본은‘일본주식회사’라불리며서구국가의감탄을자아냈다.패전이전의경제체제가열악한노동조건과단기성과에급급한경영행태를보여준것과달리,평생직장을보장하는전후의고용관행은노동자출신전문경영자를낳았고사원모두가똘똘뭉쳐회사의운명에함께하는집단의식이뿌리를내렸다.하지만강력한‘회사사회’일본에도그늘이있었다.영어보통명사가될정도로악명높은‘과로사(Karoshi)’가대표적이다.게다가이제는고도성장시기의고용관행도약해지면서청년노동자를심각하게수탈하고버리는‘블랙기업’까지등장하고있다.점점정치적인자유가줄어들고산업의활력이떨어지는일본을보며남일이라고무시할수없는것은일본식경제체제를적극도입하며일본따라잡기에골몰했던우리도같은문제에봉착하고있기때문이다.

3.일본은‘문화적으로앞서있는나라’라는착각
-‘갈라파고스화’되며다양성을잃어가는사회

저자는〈Part5.일본은‘문화선진국’일까〉를통해앞서이야기했던일본의집단주의적인심성과답보상태에놓인경제가문화적으로어떻게나타나고있는지를잘보여준다.세계적인거장을배출하며명성을날리던일본영화계는위축된지오래이고,1990년대문화를선도했던일본드라마또한과거의성공법칙에머물러있다.서점가에는혐한(嫌韓)·혐중(嫌中)서적이날개돋힌듯팔려나가고혐한특집코너까지마련되어있는데서일본의문화적다양성이크게떨어져가고있음을알수있다.바깥의문화를적극적으로받아들이고자기것으로만들어온일본에서문화적감수성의쇠퇴는우리에게도시사하는바가크다.

현재일본의박스오피스상위를차지하고있는작품은대부분‘극장판’영화와애니메이션이다.인기드라마와TV애니메이션을영화로재생산한극장판은제작자입장에서안정적인수입원이지만,창작의활력을크게떨어뜨린다는점에서장기적으로일본의문화산업을잠식해왔다.1990년대거품경제의붕괴에대응하는과정에서활성화된제작위원회시스템이대표적이다.한국에서도인기가높았던일본드라마(일드)역시마찬가지상황이다.신선한감각과섬세한심리묘사로아시아권의시청자를끌어모았던일드는지나친내수·고령층위주의기획으로시장이점점위축되고있다.K팝의성공을의식하며“K팝의뿌리는쟈니스(일본의유명기획사)”라는말이나올정도로방어적인일본음악시장역시마찬가지다.

다른문화에대한방어적인심리는유명스포츠브랜드의유튜브광고에대한반응에서도잘나타난다.소수자들이차별과따돌림을이겨내고자기자신으로살아가는것을응원하는내용의나이키광고에9만5000건의‘좋아요’가달렸지만,‘싫어요’도7만3000건에달했다.“그런일본은없다.”는대중심리를적나라하게드러내는반응은서점가에넘쳐나는혐한·혐중서적의인기에도반영되고있다.역사적으로일본은서구국가와같은반열에올랐음을자부했지만,언제나서구보다열등한존재임을의식하며서구의인종주의적편견을고스란히받아들여왔다.파리만국박람회의인종차별적인인간전시를그대로본따오사카박람회에조선인을비롯한여러민족의생활을전시한사례에서이를알수있다.일본의계몽사상가로알려진후쿠자와유키치의‘탈아입구론’이노골적으로드러내는것처럼일본은스스로를아시아가아니라유럽,즉‘문명국’의위치에자리매김해왔다.사회적소수자를받아들이는감성의부족은바로여기에원인이있다.

그런점에서일본의문화수용역사를살펴보는것은일본의문화적다양성이쇠퇴하는이유를아는데도움이된다.일본어를폐지하고영어를국어로채택하자는과격한주장이나올정도로근대초의일본은서구화에매달렸다.특히중국이아편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