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자 돌보는 자 치료하는 자 모두를 위한 의료윤리

아픈 자 돌보는 자 치료하는 자 모두를 위한 의료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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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준혁

저자:김준혁
의료윤리학자.의료윤리는환자와보호자,의료인이서로의입장을충분히살피고,각의료적쟁점의다양한맥락을검토한뒤내리는‘인간의건강과삶에대한윤리적판단’이자‘최선의선택’을가리킨다.그어느때보다긴박하게돌아가고있는의료현장에서‘환자와의료인이각자의필요에민감하게반응하고,질환으로인해몸과마음이,삶과생활이깨진이들을다시하나로불러모으는일’은의료윤리만이할수있다고믿는다.약자를위한의료,서로를보듬어안는의료윤리를꿈꾸고있다.
현재연세대학교치과대학교수이자한국의철학회편집이사다.연세대학교치과대학졸업후동병원에서소아치과수련과정을마쳤다.군의관복무중의료인문학에관심을가지게되었다.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과대학의료윤리및건강정책교실에서생명윤리석사를,부산대학교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의료인문학박사를마쳤다.주요저·역서로《누구를어떻게살릴것인가》,《서사의학이란무엇인가》등이있으며,논문으로는〈코로나19로인한응급상황에서의료자원분배및백신접종의우선순위설정〉,〈능력으로서의건강개념과그의료정의론적적용〉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지금의료윤리를말한다는것5

1부누구의문제인가

1장연명의료중단과안락사15
―법과윤리사이에서
존엄사와안락사는어떻게다른가16
‘자발적안락사’는자살행위일까?31
연명의료를둘러싼생각의차이45

2장낙태죄가사라진빈자리에서59
―낙태,임신중절,임신중지
낙태죄를떠나보내며60
임신중절허용논의의쟁점들76
임신중절,더넓은시야로보기94

3장치매와돌봄의윤리105
―치매환자를대할때우리는무엇을바라는가
국가,치매를관리하다106
자율의이상을넘어서는일에관하여116
아픈사람을모시는일이란131

4장감염병과윤리143
―코로나19가지나간뒤남을풍경들
배제와강제의대상,감염병144
백신을반대해도되는가163
백신분배와국가주의174

2부어떻게할것인가

5장유전자조작의실현189
―유전자조작기술이삶을지배할수있을까,
아니지배해도될까
유전자조작,이제시작이다190
예방원칙vs사전주의원칙205
인간,인간,인간227

6장보건의료에서정의말하기237
―건강의공정,형평은가능할까
부족한의료자원,누구에게먼저줄것인가238
의료분야에서정의란무엇인가?254
당신의건강을위해세금을납부하세요269

7장의료정보는어디까지지켜야할까285
―정보공개와사생활보호의충돌
어디까지환자정보를알려도될까?286
개인과집단의이익이충돌할때301
사회가개인에게어떤것을요구하는방식316

8장환자와의료인이만나다329
―지금,우리의병원풍경을결정하는것들
의사와파업330
환자와의료인은서로를어떻게바라보는가340
의료전문직이란무엇인가353

맺음말미래의의료윤리와서사윤리369

미주378

출판사 서평

현대의학이미처살피지못한윤리적쟁점들!
지금가장논쟁적인국내보건의료이슈8가지를의료윤리적관점에서재해석하다

현대사회를살아가는우리는질병은물론돌봄의문제에서조차자유롭지못하다.의료인이든아니든보건의료이슈들이우리삶에주는영향은지대하다.그러나평소의료문제에대해고민하지않았다면,질병이나치료에대한기본지식을습득하고이를둘러싼여러입장을살펴보지않았다면긴박하게돌아가는의료현장에서생사와연관된결정을내리기는쉽지않다.
그렇다면우리는의료문제에대해얼마나알고있을까?안락사와존엄사는어떻게다른지,한국에서임신중절은어떤맥락을거쳐지금에이르렀는지,의료개인정보는어떻게다루어야하는지에대해생각해본이들은그리많지않을것이다.치매환자의자율성과코로나19백신분배문제는나와는먼일이라고생각했을수도있다.의사파업사태를마주하며환자,보호자,의료인입장과역사적맥락을살펴보기보다먼저비판의입장을취했을지도모른다.
의료윤리학자김준혁은지금국내에서가장논쟁적이며각자의입장에따라첨예하게대립하는의료이슈8가지를꼽았다.연명의료,임신중절,치매돌봄,감염병처럼우리의건강과삶에밀접하게연관된주제부터유전자조작,건강세,의료개인정보,환자/보호자-의료인의관계처럼외국에서와는상당히다른모습으로전개되는주제까지다양하다.그는의료이슈들의역사적·과학적·철학적·경제적배경과그에적용되는이론등을살핀다.실제사례와영화,소설드라마등에서이야기를길어와각이슈를둘러싼환자,보호자,의료인은물론사회와국가의입장을살펴봄으로써자칫어렵게느껴질수있는이론적논의들을친숙하게다룬다.이를통해독자는답하기어려운문제들에관해의료윤리학적으로사고하는과정을경험하고,의료윤리를‘나의문제’로생각할수있을것이다.

나는독자가책장을덮고난후스스로의료윤리및관련논쟁을진단하고각자나름의방향을찾을수있기를기대한다.‘의료윤리’는의료인만이지켜야할규칙을따지는것이아니다.연명의료중단이나안락사를선택할것인가?임신중절은?노인을포함한돌봄의문제는?당면하지않았을뿐,그것은환자와가족,돌봄종사자,사회와국가의문제,즉나의문제다.언젠가는누구에게나문제가될수있는이야기다.그리고문제를당면하게됐을때우리는최선의선택을해야만한다.아픈당신은,언젠가아플수있는당신은,주변사람의아픔을함께겪고그들을돌보게될당신은의료윤리의문제를직접껴안을수밖에없다.


-서문<지금의료윤리를말한다는것>에서(8쪽)


결정의순간,아마도우리는머뭇거릴것이다.중대한결정일수록더그럴것이다.중환자실에가족이누워있다면,그의치료를중단해야하는지아닌지를손쉽게결정할수있는사람은없다.그러나어떤결정이든내려야만한다.이결정은자신이감내해야하는몫이기에우리에겐도움이필요하다.물론결정하기전에의료인과먼저상의할것이다.하지만이런상황이닥치기전에내가나와타인의건강과질병에대한문제를고민해본다면어려움을마주할준비를보다단단히하는것이된다.절벽에선듯난감한고민과갈등의순간에서우리를구해줄밧줄과같은역할을의료윤리가해줄것이다.

-서문<지금의료윤리를말한다는것>에서(9쪽)



‘이것은누구의문제이며어떤선택이최선인가?’
질병을둘러싼환자,보호자,의료인의이야기를통해건강과삶을위한최선의선택을고민하다

질병과돌봄,치료가일상이되었음에도우리는다음의질문에쉽게답할수없다.‘의식도병세의호전도없는환자의생명을유지하는것은과연윤리적인가?’‘치매환자는무능력한가?타인이치매환자와관련한결정을다내리는것은타당한가?’‘모두에게공평한코로나19백신분배방식은무엇인가?’‘유전자조작은어디까지허용되며규제가필요하지는않은가?’‘국민의건강증진을위한세금은정당한가?’‘의료개인정보는어디까지알려도되는가?’‘의사파업에서우리가미처살피지못한점은무엇인가?’‘환자-보호자-의료인의관계는어떻게나아가야하는가?’의료윤리가답없는문제라서가아니다.질문에단순하게접근해서는답을찾을수없기때문이다.왜그럴까?
흔히마주하는의료이슈들이그렇듯질병을둘러싼환자,보호자,의료인더나아가사회의입장은각기다르다.저자가서문에서언급하는뱅상랑베르의사례또한마찬가지다.뱅상랑베르는교통사고를당해11년간사지마비,미약한의식상태로지내고있다.보호자인아내와의료진은환자의생을고통스럽게잇는의료적개입은무의미하므로연명의료중단을주장한다.환자의가족과사회(가톨릭교회)는의료행위중단이의도적살해와같다고봄으로연명의료를계속해야한다고주장한다.환자를둘러싼양쪽의주장은모두타당한원칙을좇고있다.이런상황에서는그누구도‘연명의료중단이맞다혹은틀리다’라고쉽게답할수없다.연명의료지속과그것의중단을결정할때어떤결과가따라올것인지,이로인해주변은어떤영향을받는지,정말환자와보호자,그가족을위한선택이맞는지,관련제도나지원이어떻게되는지등에관해생각해봐야하기때문이다.따라서의료두원칙중어떤것을따를지결정하기위해서는다양한측면을고려해야한다.아픈자와돌보는자,그들과관계를맺고치료를행하는자의상황과의료이슈의맥락을살핀후모두를위한최선의결정을내리는것.그것이바로의료윤리다.
이를위해저자는각이슈와관련된실제사례,소설과영화,드라마등에서다양한입장과배경의서사를끌어올린다.연명의료중단의법제화를끌어낸보라매병원사건과김할머니사건,낙태죄헌법불일치결정,고(故)신해철사망사건,귀순병사수술집도의이국종교수와강서구피시방살인사건의피해자담당의남궁인교수의환자비밀유지의무위반논란,백혈병치료제인‘글리벡’약품공급중단사태,2020년의사파업사태,코로나19백신분배편향문제까지사회적파장을일으킨사례들을통해의료윤리적맹점을파헤친다.드라마<슬기로운의사생활>,영화<블레이드러너>,<24주>,알베르카뮈의소설<페스트>,어슐러르귄의<오멜라스를떠나는사람들>,박완서의<해산바가지>,이준석의<다른세계에서도>등의서사는의료윤리적사안을복합적인시선으로해석할수있는밑바탕이되어줄것이다.그동안귀기울이지못했던환자와가족,의료인의이야기를통해,우리는더나은현대의학의미래를상상해볼수있다.


‘나’와타인사이에는선이그어져있다.하지만그선을넘어가볼방법이전혀없는것은아니다.‘이야기’라는방법을통해우리는서로의영역으로갈수있다.다시말해우리는타인의삶을이야기형태로만들어서전하고삼킨다.그렇게우리는삶의질곡을건강과병을중심으로이해하기위해다른사람들의이야기를경유할수있다.또한존엄사나안락사를요청하는환자를이해하기위해서,그들을곁에서돌보며때로좌절하고때로안도하는의료인을이해하기위해서도우리는이야기를필요로한다.

-1장<연명의료중단과안락사>중에서(55쪽)


의료윤리가해야하는역할은최종결정을내리는것이아닌,참여자모두가인정할수있는윤리적방향으로결론을맺을수있도록이끌어가는것이다.내가족의일을,내진료를,우리지역사회의결정을외부의‘초연한관찰자’가와서툭던지고가는것은적절하지않다.윤리적판단은과학이아니며,심지어의료적행위또한물리학과동일한의미의과학이라곤말할수없다.의료윤리학자는윤리적갈등으로깨진이야기를모아서그다음단계로이어질수있도록재구성해내야한다.

-맺음말<미래의의료윤리와서사윤리>중에서(371~372쪽)


질병과치료,삶과죽음의경계에선의료윤리학자의윤리적상상력
최선의선택을가능케하는의료윤리,현대의학이나아가야할방향을그리다

오늘날의료현장은그어느때보다긴박하게돌아가고있으며,관련제도는더복잡해지고있다.한편환자,보호자,의료인은3분진료,보호자와의료인의대립,실제의료현장과제도의괴리,권위주의적이고가부장적인한국의료계분위기등으로괴로워하고있다.우리모두를위한‘최선의선택’에서자꾸만멀어져가고있는이때,의료윤리학자김준혁은지금이야말로의료윤리가필요한순간이라고말한다.“환자와의료인각자의필요에민감하게반응하고,질환으로인해몸과마음이,삶과생활이깨진이들을다시하나로불러모으는일”은의료윤리만이할수있다는것이다.질병과돌봄,치료에귀기울이는일은의료환경의발전속도를늦추는것처럼보일수있다.하지만환자와보호자,의료인을위한의료윤리적상상력은“약자를위한의료”,“우리가서로를보듬어안는의료윤리”로나아가는첫걸음이될것이다.


‘질환’으로만난서로가좀더행복해지기위해그둘에게필요한것은서로를제대로만나고싶어하는마음과그방법이다.그러려면서로를좀더알아야한다.상대방이고민하고괴로워하는이유를좀더구체적으로파악할수있어야한다.이책에담은다양한이야기가그방법을찾는데도움을주기를바란다.이를통해우리가서로를보듬어안는의료윤리로,의료로나아가길바란다.

-맺음말<미래의의료윤리와서사윤리>중에서(376쪽)



이책은끝이아니라시작이다.더많은읽기와쓰기를부르는,그리하여우리가서로를좀더긴밀하게만나기위한시작이다.그러면서우리의이결함많은의료는조금씩바뀌어갈것이다.약자를위한의료로,병을끌어안는의료로,의료인의괴로움을보듬는의료료,사회와환자가힘을얻는의료로.이책에서거듭이야기한‘윤리’는바로그꿈을위한것이다.

-맺음말<미래의의료윤리와서사윤리>중에서(376~377쪽)


<책속에서>

우리는왜지금의료윤리를이야기해야하는가?뇌리에강렬하게남은최근의보건의료이슈들을떠올려보면그이유를알수있다.2011년가습기살균제사건,2014년요양병원화재사고와신해철의료사고사망사건,2015년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MiddleEastRespiratorySyndrome)발생,2017년‘약안쓰고아이키우기’사태,같은해소위‘문재인케어’로불리는건강보험보장성강화대책과관련한이슈,2018년연명의료결정법시행,2019년헌법재판소낙태죄헌법불합치결정,2020년코로나19팬데믹,같은해크리스퍼CRISPR-Cas9유전자가위기술개발자노벨화학상수상…….그동안발생한수많은보건의료사건들은사회경제에는물론일상에도큰영향을미쳤다.이제질병과돌봄,치료는우리삶과떼어놓을수없는문제가되었다.

-서문<지금의료윤리를말한다는것>중에서(58쪽)

누구에게나각자의의료윤리가있기때문에이를주체적으로도움이되는결정으로바꿔내는건이론적종합이아닐지도모른다.이론을아무리모아도그자체로현실이되지는않기때문이다.중요한것은현실이이론을어떻게조명하는지,이론에서다시현실로넘어올때어떻게해야하는지살피며둘사이의간극을넘는일이다.
우리가지금까지살펴본안락사관련이론또한그저이론일뿐환자에게실질적도움을주는것은무엇인가하는물음과는거리가있다.환자의고통을줄일방법을알아내려면현실을살펴야하고,환자의필요를제대로이해해야한다.이일은사회학적조사로가능하지않다.무엇보다내앞의환자를이해해야하는일이기때문이다.환자는환자대로,자신이처한상황을이해해야하고허물어져가는삶을바로잡아야하며새로운관계에적응해야한다.질환의폭풍앞에서큰혼란을겪고있는환자야말로스스로를이해할방법을찾고도움을받아야하는존재인것이다.

-1장<연명의료중단과안락사>중에서(53쪽)


‘윤리’라는것은반드시현실에서작동해야한다는대전제를지닌다.의료윤리는특히그렇다.현실과동떨어진추상적논의는의료윤리에서무의미하다.의료윤리는이론적논의를현실에적용해현실속에서문제를풀어내는것이어야한다.(그래서응용윤리의대표분야로꼽힌다.)그런데이때현실의문제를푼다는것은그시시비비를가려일도양단의결정을내리는일을가리키지않는다.그결정은법의영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