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형제들 (친일과 항일, 좌익과 우익을 넘나드는 근현대 형제 열전)

특별한 형제들 (친일과 항일, 좌익과 우익을 넘나드는 근현대 형제 열전)

$18.00
Description
엘리트, 친일파, 혁명가, 디아스포라, 밀정…
식민과 해방, 전쟁과 분단의 시대를 산
특별한 형제들의 한국 근현대사
김일성종합대학 교수와 서울대학교 교수, 검찰총장과 남로당원, 공산당 부역자와 〈애국가〉 작곡가. 이처럼 함께 나고 자랐지만 서로 다른 삶의 굴곡을 보이는 형제들에서부터 식민지 해방과 혁명 전선에 함께 뛰어든 혁명가 형제·남매들, 민족과 제국의 경계에 선 식민지 조선의 기업인 형제와 대한민국임시정부 처단 대상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매국노와 밀정 형제 그리고 피가 아닌 신념으로 뜨거운 연대를 보여준 의형제들까지, 이 책은 13쌍의 형제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들여다본다.
친일과 항일, 좌와 우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고귀함과 치열함, 비루함과 욕망 등 인간의 복합적인 면면을 살핌으로써 역사 인물에 대한 단선적인 평가와 거리두기를 시도한다. 동시에 ‘형제애’와 ‘공동체’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차별과 배제, 혐오와 불평등이 심화하는 오늘날 한국 사회를 돌아본다.
저자

정종현

동국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식민지후반기한국문학에나타난동양론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동아시아비교문학,지성사,독서문화사,냉전문화연구등20세기한국학의다양한분야를공부하고있다.2010년에교토대학인문과학연구소에서박사후연수를한후,성균관대학교동아시아학술원HK연구교수와인하대학교한국학연구소HK교수를거쳐현재인하대학교한국어문학과부교수로재직중이다.
저서로는《제국대학의조센징》,《다산의초상》,《제국의기억과전유》,《동양론과식민지조선문학》등이있고,공저로《대한민국독서사》,《저수하의시간,염상섭을읽다》,《미국과아시아》,《검열의제국》,《문학과과학》,《아프레걸사상계를읽다》등이있으며,공역서로는《제국대학:근대일본의엘리트육성장치》,《고향이라는이야기》등이있다.

목차

책을펴내며

1.식민과분단으로서로를지운‘평양’의형제:정두현과정광현
2.검찰총장과남로당원:이인과이철
3.공산당부역자와애국가작곡가:안익조와안익태
4.‘서유견문’의후예들:유만겸과유억겸
5.근대한국의인플루언서:김성수와김연수
6.어느식민지조선귀족형제의삶:민태곤과민태윤
7.국내사회주의운동의개척자형제:김사국과김사민
8.‘아카’에서‘빨갱이’로,혁명가남매의비극:김형선·김명시·김형윤
9.혁명가집안에서나고자란혁명가형제:오기만·오기영·오기옥
10.악인전,매국적과창귀:선우순과선우갑
11.오빠들이떠난자리:임택재와임순득
12.디아스포라청년시인의죽음과부활:심연수와심호수
13.혈연을넘어선이상의형제들:모스크바8진형제

본문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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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때로는적대하고때로는뜨겁게뭉친,20세기반도의형제들
-격랑의20세기,‘형제’를통해근현대사를읽다

2019년,일본제국대학조선인유학생1,000여명에대한최초의기록이자대한민국엘리트의기원을추적한《제국대학의조센징》으로학계와언론의주목을받은저자는당시강렬하게자신을사로잡았던조선인유학생들의극적인삶을잊을수없었다.역사란사건과제도를통해이해되기도하지만다양한동기와욕망에의해움직이고,때로는모순적인것처럼보이는‘인간의삶’을통해볼때보다입체적이고풍부하게이해할수있을거란생각에이책을썼다.
제국대학조선인유학생들에대한관심은식민과분단,전쟁과냉전으로전개된20세기한국의근현대사를헤쳐온다양한인물들에대한관심으로이어졌다.그중에서도20세기한반도의거센풍파속에서살아간‘형제’들의이야기에주목했다.함께나고자랐지만각자가직면한역사의갈림길에서때로는비슷하게,때로는정반대의선택을한형제들의삶이야말로한국근대의속살을드러내는이야기이기때문이다.

(김일성종합대학창설을주도한제국대학출신)정두현은자서전에서동생에대해전혀언급하지않았고,이력서의가족사항에서도존재자체를지웠더군요.친일파윤치호의사위이자미군정청관리를거쳐서울대학교법대교수로있던정광현의존재는북한정권의중심에있던정두현에게위험했기때문입니다.형을지우기로는동생도마찬가지였습니다.정두현이이력서의가족사항란을채우다머뭇거렸을그순간을상상하며저는‘형제’를통해한국근현대사를이야기하기로마음먹었습니다.
-‘책을펴내며’중에서(5쪽)

2.친일파?빨갱이?한마디로요약할수있는삶이있는가?
-친일과항일,좌익과우익이라는단선적인물평가를넘어서

일제로부터작위를받으면,일본어로작품을쓰면,창씨개명을하면친일파인가?인간의삶이,역사가이처럼단순하게판단할수있는거라면역사해석이필요치않을것이다.
식민지민족의현실에괴로워했던청년시인윤동주는일본식으로창씨를했다.일반민중은현실적불이익때문에어쩔수없이일본식으로창씨개명한경우가많다.반면‘서유견문’의후예라할수있는유길준의아들유만겸은본관을활용한창씨마저도하지않고‘유’라는성을고수했다.하지만일제하에서그가맡았던직함들을보면성씨고수가민족의식의발로와는그다지관련없어보인다.식민지기일제로부터작위를받은조선귀족은158명.조선귀족대부분은특권을누리며호의호식하고대를이어영화를누렸지만,남작민태곤과같이독립운동의가시밭길을택한사람도있다.우리사회에는여전히일본어로쓰면친일문학이라는통념이작동하지만임순득의작품〈계절의노래〉,〈이름짓기〉등을세심하게읽다보면식민지말기일본어로된한국문학을다시금사유할필요를느낀다.
간단치않은인물이해는애국가작곡가안익태의형,안익조의삶에서도보인다.그는식민지기컬럼비아레코드사문예부장에서만주국군군의로,다시컬럼비아악극단과조선연예기업사대표,후생의원개업의로생업을바꾸다가,해방후‘공산당부역’군인으로삶을마감한다.만주국군근무이력은《친일인명사전》에이름을올리게했고,한국전쟁직전에가짜헌병과정보원들의횡포를금지하고자한양식있는조처는친북의전형처럼여겨져총살의이유가되었다.이는친일과친북의낙인찍기를통해복잡한인간의삶과다양한사상스펙트럼을단순화하고폭력적으로단죄하는한예일것이다.

안익조·안익태형제의삶과죽음은‘친일’과‘친북’,‘애국’과‘부역’에대해많은생각을불러일으킨다.한국사회에서‘친일’과‘친북’의문제는진보/보수라는진영갈등으로전이된측면이있다.‘반민특위’의해체로상징되는좌절된‘친일’청산문제는이승만·박정희등보수세력의구심점을공격하기위해진보진영이중요국면마다재점화하는이슈가되었다.진보진영에친일세력의후신으로지목된보수적정치세력은기회있을때마다자신들의반대세력을향해냉전시기에횡행하던‘친북(종북)’이란낙인을찍으려고시도한다.
-3장〈안익조와안익태〉중에서(67쪽)

민족과계급의해방을외치던오빠들이죽거나갇히거나전향한빈자리에서임순득과그녀들은묵묵히글을쓰며신념을지키거나꿋꿋이운동을이어갔다.특히임순득은젠더화된한국문학사는물론,‘암흑기’로명명되며삭제되었던식민지말기일본어로이루어진한국문학을다시금사유하도록요구하고있는작가다.(…)임택재·임순득남매의삶과문학은식민과해방,분단과냉전의굴곡진역사의그늘속에서새로운조명을기다리는많은지식인·작가가남아있음을알려준다.
-11장〈임택재와임순득〉중에서(218쪽)

아버지유길준과마찬가지로아들유억겸에대해서도그공과에대한합당한평가가필요하다.그의친일행위는비판해야마땅하지만,전향전까지기독교와미국식민주주의,민족의식을배경으로그가한활동을모두부정해서는안될것이다.한국사회에서는이승만과기독교그리고미국이라는조합을두고한편에서는무조건적인숭배가이루어지는가하면,다른한편에서는만악의근원으로혐오하는양극단의진영논리가횡행하고있다.(…)유길준삼부자를포함하여이들친미개화파의잘잘못을합당하게평가하고공정하게비판할때,도덕화된양분법을넘어서한국근대를만들어온다양한계통의흐름을제대로볼수있지않을까?
-4장〈유만겸과유억겸〉중에서(90~91쪽)


3.근대한국의인플루언서,식민지조선귀족,조선의잔다르크,
디아스포라시인,조선교육의실력자들,혁명가의형제,밀정…
-근대한국을입체적으로조망하게하는13쌍의형제들

이책에서는20세기한반도의격랑속에서극적인삶을산13쌍의형제를다룬다.분단과냉전,전쟁을겪으며서로의존재를애써지워야했던북의정두현과남의정광현,검찰총장과남로당원으로대립했던이인과이철,인민군에협조한부역자로총살된안익조와대한민국문화훈장을받은애국자안익태형제의이야기를통해서로를적대하거나외면한한국근현대의상처를살핀다.
‘친일파’라는한마디로요약될수없는유만겸과유억겸,김성수와김연수형제의삶이가진복잡성을생각해보고,조선귀족민태곤과민태윤형제를통해일제로부터작위를받은이는모두친일파라는선입견을다시곱씹어본다.거꾸로‘빨갱이’라는낙인속에서그혁명가적삶이부정되거나잊힌김형선·김명시·김형윤,김사국·김사민그리고오기만·오기영·오기옥형제를통해기억의영역에서가해지는폭력을돌아본다.
‘형제’로호명되는인간,국민,시민의자리에초대받지못했던이들의역사도살핀다.임택재와임순득남매를통해평등을지향한사회주의조차피하지못했던젠더적위계를성찰하고,한반도에만한정된공동체감각의폐쇄성을보여주는디아스포라심연수형제의이야기를통해한국근현대사의주변부에머물렀던이들에게도손을내민다.
나아가참된삶을살고자고향의육친에대한걱정과그리움을가슴에묻고소련으로망명한북한유학생들인‘8진(眞)의형제들’이야기를통해혈연을넘어선공동체의가능성을탐색한다.마지막으로일제시대대표적인매국노와밀정인선우순과선우갑형제를통해이데올로기이전에인간으로서지켜야할최소한의염치에대해묻는다.
비교적잘알려진인물들에대해서는기존의전형적인이해에서벗어나새로운관점으로접근하고,잘알려지지않은인물을발굴하여소개함으로써‘형제’의입체적삶의이야기를바탕으로근현대사를새롭게볼단초를제공한다.

남북으로갈린형제라고하면영화〈태극기휘날리며〉(2004)가그리고있는이념과체제를뛰어넘는감동깊고애틋한형제애를떠올릴법하다.그렇지만영화밖현실에서는적대적인상대진영에있는형제의존재는커다란위협이었다.특히성공한형제는상대진영의형제에게죽음을초래할위험이있었다.(…)상대진영의성공한형제는감추어야하는존재였다.북한의정두현에게는남한에있던동생정광현이그러했을것이다.(…)정광현에게도북한사회의중추가된형은위협적인존재였을것이다.
-1장〈정두현과정광현〉중에서(29~31쪽)

사상사건을무료변론하고조선어를지키려다투옥되어모진고문을당했던형과,민족을위한올바른길을사회주의에서찾으려한양심적인인텔리청년이었던동생.분단과전쟁은이념이다른이형제를화해할수없는운명으로갈라놓았다.집안을망칠놈이라며“철같은놈은잡아죽일수밖에없다”고저주의말을퍼부었지만,형은동생을구하기위해담당검사오제도에게머리를조아려야만했을것이다.이철역시형의육친애를모르진않았겠지만,자신의양심과신념을배신할수는없었으리라.
-2장〈이인과이철〉중에서(47~48쪽)

미·소냉전이시작되고한반도의분단이고착되면서그들이사회주의자라는이유만으로일본제국주의와벌였던투쟁의가치마저부정되었다.김명시를‘국가보안법을위반한무직의여자’라고설명하는당시내무부장관의회견에서부터이미예감되듯이,한국사회에서이남매들의독립투쟁은잊히고‘빨갱이’라는낙인만남았다.그렇다고이들이북한에서특별한대접을받았던것도아니다.
-8장〈김형선·김명시·김형윤〉중에서(112쪽)

동아일보사,경성방직(삼양사),고려대학교등근대한국의기원적제도의설립과발전에이형제의공이크다고해서,그소유와영향력이세습되는것이과연타당한가?
-5장〈김성수와김연수〉중에서(112쪽)

입만열면국민을내세우면서민중의돈을편취하고있는오늘날저광장의가짜목회자들,절박한생존의벼랑끝에서파업에나선노동자들에게손해배상소송으로월급과재산을가압류하여자살로내몰았던법기술자들등등.이들이버젓하게활보하는지금-여기의현실은과연선우순·선우갑형제의악행을오래전일로치부하고끝낼일일지의구심이들게한다.국민을내세우며사실은공동체를해치는그들이야말로‘우리안의밀정’이아닌가.
-10장〈선우순과선우갑〉중에서(218쪽)


4.오늘,한국의‘형제애’를다시생각하다
-차별과혐오를넘어개방적인관용의공동체를꿈꾸며

흔히민족,국가,사회등공동체의연대를‘형제애’로표상한다.하지만그것은때로자신과는다른이질적인사람을배제하는폭력으로도작동한다.프랑스의공포정치시기,거짓형제로판정된이들은단두대아래목을내밀어야했던것처럼식민과분단을거치며한국사회에서도형제애의경계가협소해지며폭력적배제의양상을띠기도했다.
이책에등장하는13쌍의형제들은이분법적인가르기와낙인이낳은비극,형제로호명되지못한존재들에대한지독한배제,한반도라는공간이나혈연과지연이라는연고에갇힌빈약한상상력을넘어오늘한국사회가갖추어야할진정한의미의‘형제애’에대해묻는다.극심한진영논리,심화된불평등과혐오의시대를건널지혜를이‘특별한’형제들의역사에서찾을수있길기대한다.

한국사회는불평등과차별,혐오가심화되고있습니다.세계적인성공을거둔드라마〈오징어게임〉을보며많은이들이K-컬처의긍지를느끼고있는것같습니다.그렇지만제게는그드라마가무한경쟁을강요하는한국사회의현실을그린다큐처럼보입니다.이대로라면한국사회라는공동체는지속하기어려울지도모르겠습니다.파국을막으려면어찌해야할까요?이책을읽는독자들이차별과배제가아니라진정한의미의‘형제애(자매애)’와연대를통해개방적인관용의공동체를만드는것만이우리사회가살길이라는생각을나누었으면합니다.
-‘책을펴내며’중에서(9쪽)

망명이후‘진’형제공동체는남성들의연대만으로이루어진것이아니었다.이와관련하여한진과그녀의아내지나이다이바노브나의혼인신고장면은각별한감동을준다.바라나울시청비서는서류를제출한지나이다에게“누가이고려인과결혼하도록강요했나요?”라고묻는다.그녀는비서를똑바로쳐다보면서말한다.“당신은알고있습니까?세상에사랑이라는것이존재한다는것을?사랑이라는것은민족,국적,거리와는전혀상관없는것입니다.”
-12장〈모스크바8진형제〉중에서(28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