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기억들

살아있는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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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를 꿈꾸던 소년은 시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었다. “아이들한테 죄짓지 않는 선생이 되어라.”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새기며 34년의 세월 동안 제자들을 시를 닮은 따뜻한 사람으로 키워내기 위해 살았다. 이제 교편을 내려놓으며, 가장 좋아하던 공간인 전주효문여자중학교 도서관에서 소중하게 품어왔던 삶의 기록들을 모아 마지막 수업을 하려 한다. 수록된 작품들을 통해 섬진강을 따라 흐르는, 조금은 아픈 교사 이정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저자

이정관

전주효문여자중학교국어교사.첫출근전날“아이들에게죄짓지않는선생이되어라.”라는아버지의말씀을새기며,제자들을따뜻한사람으로키우기위해노력했다.34년의교직생활중30번담임을맡았다.가장좋아하는공간인학교도서관에서아이들을기다리며책을읽고글을썼다.2021년을마지막으로교편을내려놓으며,은행나무가잘보이던도서관4층에서그동안품어온시와소설을조심스럽게꺼내보인다.
30년넘게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전국국어교사모임에서활동했으며,전북국어교사모임회장직을역임했다.저서로는《국어시간에시읽기2》(공저),《국어시간에시읽기4》(공저),《(선생님과함께읽는)벙어리삼룡이》(공저),《(선생님과함께읽는)뫼비우스의띠》(공저),《백석을읽다》(공저),《윤동주를읽다》(공저),《한용운을읽다》,《이육사를읽다》(공저),《채만식을읽다》등이있다.

늙는게아니라곰삭고싶은,
한자리에오래서있어도함께자라는나무같은,
내눈을통해본세상이더부드러워지기를소망하는,
곰삭은시같은,넉넉한나무같은,
부드러운세상을꿈꾸는그런교사,그런사람.

목차

1부시
1.사방천지고운님아닌것이없습니다
고운님
준비
다리
풍경하나
봄날
싸리꽃
꽃샘추위
매화를보면서
오동꽃피어도
환장할봄이다
한여인

2.흔들리면서더깊이뿌리박는
다시섬진강에서
흔들리는일
장마

길1
길2
길3-네게로가는길
상식
도서관에서
너희를만나고오는날은
잠깐만요
그녀석
그러니까말이야
순례의노래
오래된마음
등뒤의사람
여수밤바다
여수


3.가벼워져야더깊어지고더꼿꼿해지는
힉!지각하겠다

아버지1
아버지2-치매
아버지3-그대를위해
개목련이야기
가을비
갈대밭에서
가을,말라버린것들
가을강은여물어가고
사랑이가고
화암사가는길1
화암사가는길2
화암사가는길3

4.마음을열어야보인다
어머니1
어머니2-아들에게
어머니3
어머니4
어머니5
안다
강천사가는길
바다가될수있지
유모차에대하여
탄비이야기
용서1
용서2
사랑

2부소설
초승달
싸리나무
이것또한지나가리라1
이것또한지나가리라2

선생님의기억을마주하며

출판사 서평

교단을떠나며조심스레꺼내보이는
교사이정관의‘살아있는기억들’

시를꿈꾸던소년은시를가르치는사람이되었다.“아이들한테죄짓지않는선생이되어라.”라는아버지의말씀을새기며34년의세월동안제자들을시를닮은따뜻한사람으로키워내기위해살았다.이제교편을내려놓으며,가장좋아하던공간인전주효문여자중학교도서관에서소중하게품어왔던삶의기록들을모아마지막수업을하려한다.수록된작품들을통해섬진강을따라흐르는,조금은아픈교사이정관의이야기를들을수있다.

이책은한교사의삶의기억입니다.
서른네해동안살아남은기억들입니다.
학교를떠나며꺼내는오래된기억들입니다.

이정관의작품은소박하다.어쩌면아주개인적인,그러나누구나살아가면서마주할수있는감정의편린들을소중히갈무리하여시로그려냈다.
1부의첫번째파트‘사방천지고운님아닌것이없습니다’에실린작품들에는봄날처럼따스하고화사한기운이감돈다.봄햇살을맞은꽃망울이마침내터지는찰나를마주한듯한설렘이가득하다.두번째파트‘흔들리면서더깊이뿌리박는’에서는살아가면서겪는,사람을더욱성숙하게하는삶의순간들에대한고찰이엿보인다.걸어야만더욱단단하게다져지는길처럼,세월을꼭꼭눌러걸어와곧게다져진이정관의삶과고민이고스란히녹아있다.세번째파트‘가벼워져야더깊어지고더꼿꼿해지는’에는늦가을의저녁같은쓸쓸함의향기가짙다.작품들을음미할수록처연하게시린그리움이사무치는듯한느낌에옷깃을여미게된다.마지막파트‘마음을열어야보인다’에서는황혼의중심에서세상을바라보는잔잔한슬픔의감정이만연하다.한껏품었던사랑들에흔들리고,용서하고,떠나보내며,끝내는자신도떠나야하는외로운섭리를깨달은이정관의초연함이물감처럼번져있다.

너무아파서
시가되지못한이야기

이정관은너무아픈기억을차마시로함축하지못하고,생각을더하여이야기를만들었다.2부는그의시린기억을바탕으로한소설로이루어져있다.
어린시절느티나무아래에서초승달을보며어머니께들은개구리울음소리의의미를,새로운사랑을시작하기위해다시꺼내놓는정희의이야기〈초승달〉.어둠이걷히고산이빛을내는아침의모습을보고싶어서새벽부터아버지를따라나선정열이의이야기〈싸리나무〉.임종을앞둔어머니를모시고아픈기억들을찻물과담배연기,섬진강자락에흘려보내며사는한남자와,그남자를바라보는호스피스정민의이야기〈이것또한지나가리라1〉.헤어진당신과의기억을되새기며이또한지나가리라고,처절하게지금을받아들이는〈이것또한지나가리라2〉.
네편의소설은짧지만,모두한결같이‘사랑’을노래하고있다.사랑,그아름답고쓰라린기억을품고살아온이정관의삶을소설로만나며이책을읽는독자들도나름의감정들을어떻게흘려보내며살아야할지고민하게한다.

선생님,우리선생님
삶의1막을마무리하고이제새로운삶을살아가려하는선생님의앞길을축복하기위해제자들이고백한마음을작품말미에소중히담았다.시를사랑했던소년은교사가되어시보다아이들을더사랑했나보다.선생님에대한감사와애정이가득한제자들의축사는그의삶이마냥힘에겨웠던것만이아니라,이와더불어찬란하게빛났음을짐작할수있게한다.교편을놓는마지막해까지담임을하며사랑하는아이들과함께한것처럼,이책의끝도그가그렇게도사랑한제자들이한껏아름답게밝히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