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파시즘 2.0 : 내 편만 옳은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가능한가?

우리 안의 파시즘 2.0 : 내 편만 옳은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가능한가?

$16.00
Description
우리가 성취했다고 믿은 민주주의는 어떻게 상대를 용납하지 않는
일상의 오징어 게임으로 퇴화하고 있는가?

민주화 이후 부족주의로 퇴보하는 ‘K-민주주의’를 진단한다!
대화의 여지 없이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여과 없는 비난을 퍼붓는 것이 일상적인 한국의 정치 풍경은 민주주의의 퇴화를 상징하는 듯하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을 앞두고 시민들이 누구를 뽑아야 할지, 아예 투표를 하지 말아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이유다. 끊임없이 ‘너는 누구의 편이냐’를 묻고 따질 뿐, 분석과 대안 모색은 있는 힘껏 회피하는 한국정치에서 어떤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

1999년 ‘우리 안의 파시즘’ 기획을 제안하며 한국사회에 신선한 자극을 불어넣었던 역사학자 임지현은 이 책 《우리 안의 파시즘 2.0: 내 편만 옳은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가능한가?》를 통해, 우리가 성취했다고 믿은 민주주의가 어떻게 상대를 용납하지 않는 일상의 오징어 게임으로 퇴보하고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

한국사회의 갑갑한 정치적 풍경 속에서 지금 여기의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우리 시대 대표 지성들이 세대와 분야를 넘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공정과 능력주의, 세대-연공-인구의 착종, 국민주권 민주주의, 식민지 남성성, 일상적 인종주의, 관종과 인터넷 담론, 한국의 문화종교 현상, 수사의 정치학, 교가에 깃든 파시즘 등 우리 사회의 예민한 지점을 짚는 이 책은 뉴스에 지치고 민주주의에서 부족주의로 퇴화하는 듯한 현실을 우려하는 독자들의 시야를 넓게 트여줄 것이다.

저자

임지현,우찬제,이욱연

엮음:임지현
서강대학교사학과교수겸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소장.《희생자의식민족주의》(2021)《기억전쟁》(2019)《역사를어떻게할것인가》(2016)《오만과편견》(2003,공저)등을썼고,1999년《당대비평》편집위원으로‘우리안의파시즘’을기획했다.역사에서기억으로관심을전환해기억의연대를통한동아시아의역사화해를모색하고있다.

엮음:우찬제
서강대학교국문학과교수.문학비평가.《애도의심연》(2018)《나무의수사학》(2018)《불안의수사학》(2012)《프로테우스의탈주》(2010)《타자의목소리》(1996)등을썼고,생태소설과생태시앤솔러지등을편집했다.최근에는기후침묵의기억을환기하며기후행동을위한생태학적지혜와상상력을탐문하는환경인문학을모색하고있다.

엮음:이욱연
서강대학교중국문화학과교수겸인문과학연구소소장.《루쉰읽는밤,나를읽는시간》(2020)《이욱연의중국수업》(2018)《이만큼가까운중국》(2016)《중국이내게말을걸다》(2008)등을썼고,《루쉰독본》(2020)을옮기고엮었다.동아시아와한국현실에서출발해,청년들과함께중국근대문학을읽으면서한국사회의오늘과내일을고민하고있다.

저자:김내훈
연세대학교커뮤니케이션대학원미디어문화연구박사과정.《급진의20대》(2022)《프로보커터》(2021)를썼다.포퓰리즘에대한관심을바탕으로젊은인터넷이용자들의정치소비행태등을흥미롭게관찰하고있다.

저자: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이사.《대형교회와웰빙보수주의》(2020)《성서와동성애》(2020)《리부팅바울》(2013)《시민K,교회를나가다》(2012)《예수역사학》(2000)등을출간했고,《한겨레신문》등에서다수의칼럼을썼다.종교와비종교,교회와사회사이의경계에서권력에의해은폐된고통의현상학을들춰내고그속에서민중을이야기하는신학자됨을30여년동안연습하며살고있다.

저자:박상훈
(사)정치발전소학교장.국회미래연구원초빙연구위원.《청와대정부》(2018)《민주주의의시간》(2017)《정당의발견》(2015)《정치의발견》(2011)《만들어진현실》(2009)등을출간했고,민주주의와정당정치,대통령제와의회정치를주제로글을써왔다.민주노동당에서정의당으로이어지는진보정치의관점을중시한다.

저자:배묘정
서강대학교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HK+연구교수.서울대학교에서음악학과공연예술학을전공했으며,저서로는《정치의가극화,가극의정치화:소녀가극이재현한제국통합의이데올로기》(2019),《글로벌시대의동아시아현대음악》(2015,공역),《오페라속의미학1》(2017,공저),《베토벤의위대한유산》(2020,공저)등이있다.다양한학문적배경을토대로문화예술전반을경유하는기억의문제에관심을두고있으며,최근에는동아시아의사운드메모리(soundmemory)연구를진행하고있다.

저자:우찬제
서강대학교국문학과교수.문학비평가.《애도의심연》(2018)《나무의수사학》(2018)《불안의수사학》(2012)《프로테우스의탈주》(2010)《타자의목소리》(1996)등을썼고,생태소설과생태시앤솔러지등을편집했다.최근에는기후침묵의기억을환기하며기후행동을위한생태학적지혜와상상력을탐문하는환경인문학을모색하고있다.

저자:이진우
포스텍인문사회학부명예교수.《개인주의를권하다》(2022)《불공정사회》(2021)《인생에한번은차라투스트라》(2020)《한나아렌트의정치강의》(2019)《의심의철학》(2017)등다수의저서를집필했고,《공산당선언》《인간의조건》《덕의상실》《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등을우리말로옮겼다.다양한매체를통해대중에게철학으로사유하는힘을전하고있다.

저자:이철승
서강대학교사회학과교수.AmericanSociologicalReview,SocialForces,SociologicalTheory,WorldPolitics,《경제와사회》《동향과전망》《한국정치학회보》《한국사회학》등에논문을발표했고,《쌀재난국가》(2021)《불평등의세대》(2019)《노동-시민연대는언제작동하는가》(2019)를썼다.복지국가,노동시장및자산불평등에관해연구하고있다.

저자:임지현
서강대학교사학과교수겸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소장.《희생자의식민족주의》(2021)《기억전쟁》(2019)《역사를어떻게할것인가》(2016)《오만과편견》(2003,공저)등을썼고,1999년《당대비평》편집위원으로‘우리안의파시즘’을기획했다.역사에서기억으로관심을전환해기억의연대를통한동아시아의역사화해를모색하고있다.

저자:정희진
융합연구자(Ph.D.).서평가.국방부양성평등위원회민간위원.(사)수원여성의전화전문위원.《편협하게읽고치열하게쓴다》(2021)《나를알기위해서쓴다》(2020)《나쁜사람에게지지않으려고쓴다》(2020,이상‘정희진의글쓰기’시리즈)《낯선시선》(2017)《아주친밀한폭력》(2016)《페미니즘의도전》(2005)등을썼고,편저두권은일본어로번역되었다.60여권의편저,공저가있다.포스트콜로니얼관점에서한국현대사의재구성과지식생산과정에관심을가지고공부하고있다.

저자:조영한
한국외국어대학교국제지역대학원한국학과교수겸코레아노폰연구센터장.GlobalSportsFandominSouthKorea(2020)《옐로우퍼시픽》(2020,공저)을썼다.최근에는한국사회의냉전문화와스포츠의의미를탐색하고있다.

목차

여는글.우리안의파시즘,그후20년
일상적파시즘은어떻게진화했는가?_임지현

01.능력주의의두얼굴
민주적공정사회인가,엘리트계급사회인가?_이진우

02.세대-연공-인구착종이낳은기득권
한국의노동시장불평등은어디서유래하는가?_이철승

03.국민주권민주주의에사로잡힌한국정치
참여가대의를밀어낼때무슨일이벌어지는가?_박상훈

04.식민지남성성과추격발전주의
한국사회는왜기후위기를직면하지못하는가?_정희진

05.너무익숙해서낯선일상적인종주의
한국에는정말인종차별이없을까?_조영한

06.주목경제시대의주인공,관종
프로보커터는어떻게담론을오염시키는가?_김내훈

07.한국의작은독재자들
정치종교와문화종교개념으로살펴보는퇴행적대중의출현_김진호

08.천千의언어,천千의대화
부사의정치학이낳은배제와억압을넘어서_우찬제

09.우리안의행진곡과소리의식민성
청각을통해작동하는일상속의파시즘_배묘정

출판사 서평

1.민주주의는어떻게더욱더퇴보하고있는가
―1.0에서2.0으로진화한‘우리안의파시즘’

1999년여름《당대비평》에‘우리안의파시즘’특집이발표되자한국사회는뜨겁게달아올랐다.그때는처음으로‘민주화세력’이집권에성공했던시기로,IMF구조조정에따른사회적고통에도불구하고우리사회가민주주의를향해한걸음더나아갔다고믿어의심치않던때였다.‘우리안의파시즘’은민주화세력이사회를개혁하고진보로이끈다는믿음에제동을걸었다.운동권의군사주의와서열주의,명망가들의성추행과가정폭력등에문제를제기하면서오랫동안한국사회에스며든지도자숭배와복종의문화,가부장주의와성차별주의,민족주의적과대망상증과외국인혐오등을고발한‘우리안의파시즘’담론은‘일상적파시즘’이우리사회에얼마나강력한힘을발휘하는지파헤쳤다.

그러자‘운동의후퇴국면에서나타나는문화주의와이광수의민족개조론을연상케한다’는비판부터‘민중을파시스트로간주하고적으로돌리는논리’라는비난까지격렬한반응이뒤따랐다.1987년6월항쟁이후수없이좌절되었던민주화가정권교체라는형식으로실현된것에찬물을끼얹는소리로들렸던것이다.‘우리안의파시즘’특집을기획하고일상적파시즘을한국사회의주요의제로끌어올린역사학자임지현은이와같은반응에서‘좋은헤게모니를가진우리’가‘나쁜헤게모니를가진저들’을몰아내면문제가모두해결될것이라는민주화세력의안일한믿음을다시한번확인할수있었다.

그로부터만22년이지난지금,임지현교수는지난20여년동안권력의작동방식이힘에의한강제와억압에서내면화된규율과동의를통한자발적복종으로이동했다고진단한다.코로나19팬데믹이불러일으킨의학적비상사태가이를상징적으로보여준다.문제는의학적비상사태를깊이있게토론하는과정없이‘위기’라는이름으로모든논의를봉쇄하고이를정치적으로활용하는데있다.한쪽은정부와입장을달리하는쪽에‘토착왜구’라는딱지를주저없이붙이고,반대쪽은상대방을‘빨갱이’라고매도하는행태가갈수록심해지고있다.우리의민주주의가퇴행을거듭하는지금,우리안의파시즘을다시한번낱낱이들여다볼필요가있다.

“우리의일상과의식을이처럼옭아매고있는한국사회의파시즘적결이바뀌지않는한,한국사회의민주주의는미래가없다.지난20여년‘우리안의파시즘’이2.0버전으로업데이트되고진화하는동안,우리의민주주의는제자리걸음이다.”-임지현,〈우리안의파시즘,그후20년〉


2.한국사회는어떻게‘진보’의덫에빠졌는가
―불공정과불평등,폭력의기원을찾아서

우리안의파시즘이어떻게진화했는지는지금한국사회에서가장뜨거운주제인‘불공정’과‘불평등’에서분명하게드러난다.철학자이진우는능력주의에사로잡힌우리사회의명암을조명한다.능력있는사람이합당한대가를받는사회가공정하다는믿음은사람들이있는힘껏노력하게만드는동력이다.하지만‘능력’을사회적상승의절대적수단으로생각할수록더욱나은조건을갖고있거나세습하는엘리트계급에게유리해진다.능력주의가사회적지위의획득수단에서기득권의세습수단으로변질된지금,누구에게나경제적으로안정적인조건이확립되지못한다면계급간갈등이심해지는것도당연한일이다.

사회학자이철승은세대간갈등이세대내갈등으로이전되는양상을‘세대-연공-인구착종’이라는독창적인개념으로설명한다.연공임금제(연공제)는근무기간이길수록높은임금을주는제도로오랫동안한국의노동시장을지배해왔다.1980년대부터는전투적노동조합과진보지식인/정당의네트워크가결합함에따라다시금정당성을획득했다.여기에베이비부머세대가노동시장의상층에굳건히자리잡음에따라일자리배분과임금분배가정체되어버리는문제까지발생했다.지금한국사회를뜨겁게달구는2030여성과남성사이의갈등도근본을파고들면세대-연공-인구착종이놓여있다.세대-연공-인구착종과일자리문제가해결되지않는한한국사회의불평등은계속될수밖에없다.

융합연구자정희진은우리사회의불평등과폭력의근원을우리에게깊이뿌리박힌‘식민지남성성’과‘추격발전주의’에서찾는다.서구를따라잡아야할모델로간주하는한편남성을약자로설정하는식민지남성성은여성과자연을복종과개발의대상으로삼는다.‘근대화’라는목표를향해일직선으로돌진하는사회는구성원을경쟁과갈등의한가운데로내몬다.필자는한국사회가진보적시간관에사로잡혀있기때문에기후위기를제대로직면하지못한다는것을지적하면서,이제는추격발전을멈춰야이토록폭력적인세계에서탈출할수있음을강조한다.

“한국현대사를지배하는식민콤플렉스또는제대로된국가,더나아가‘팍스코리아나’를향한의지의근원은,기원을상정한역사주의에기반한다.‘아직은아닌’이라는사고방식,즉지금여기의현실을부정하는사고에서비롯된미래지향의추격발전주의는성장신화를지속시키고탈성장을상상하지못하게만든다.”-정희진,〈식민지남성성과추격발전주의〉


3.한국정치는어떻게민주화가진척될수록민주주의에서멀어지는가
―대중의정치적주체화가낳은기묘한모순

우리안의파시즘이가장적나라하게드러나는현장은한국정치다.편을갈라싸우면서상대의말을듣지않는태도는여전하고,더나아가상대를비난하고조리돌리는행태가일상적이다.정치학자박상훈은문재인정부의정치행태를‘국민주권민주주의’로요약하고그것이드러내는위험성을낱낱이살펴본다.박근혜전대통령에대한탄핵촛불집회로결집된사회적에너지는문재인정부출범으로이어졌다.다양한세력이힘을합친만큼폭넓은사회개혁을추진할만한동력이될수있었다.하지만정부와집권여당은‘국민주권’을내세우면서자신들의입장을정당화하고특정지지층의목소리를키워반대파를밀어내는데힘을소모했다.직접민주주의의당위만을강조한결과정작시민의참여가약화되는역설도발생했다.대의민주주의의원리를제대로이해하지않은채직접민주주의를신봉하는행태가오히려민주주의를위협한다는필자의지적이쓰라리다.

신학자김진호는대중의정치적동원이어떻게자발적으로이뤄질수있는지를‘정치종교’와‘문화종교’라는개념을통해더욱자세하게살펴본다.정치종교는후발국민국가에서원자화된개인이추상적비전에헌신하는심리에서비롯된것으로,적군과아군의종말론적대결을통한파시스트구원신화를가리킨다.한편문화종교는민주주의체제에서문화적가치를둘러싸고벌어지는갈등속에서대중이정치적주체가되는현상을말한다.반동성애담론을통해‘적그리스도’와맞서싸우는개신교회와신도들이대표적이다.김진호는대중이4·19와5·16으로상징되는정치종교시대를지나,6월항쟁을거쳐민주화된지금의문화종교시대에는경제적으로나문화적으로결핍에시달린나머지타자를배제하고혐오하는데앞장선다고진단한다.

이제혐오의정치는온라인과오프라인을넘나들며널리퍼지고있다.연구자김내훈은‘관심’을통해팽창하는주목경제의시대에사람들이편을갈라싸우면서정치적부족주의가심해지는지금여기의온라인담론장을살펴본다.‘관종’은주목경제시대의주인공이라할만하다.선정적이고폭력적인콘텐츠를무단으로올리며논란을확대하는이들은관심을끌기위해서라면무엇이든할수있고또해야만하는세상을반영한다.왜곡된인정욕구는위선과가식에대한위악으로진화하고냉소주의와정치혐오로자가발전한다.언론이제기능을잃고롤모델이사라진담론장은청년세대의과격화와대중의극우화로이어지기에너무나쉬운토양이다.

“대통령이직접민주주의를말하며국민참여를주도하려하면민주정치는위험에처한다.상대를동료시민이나동료정치인이아니라공격해야할대상으로몰아붙여도상관없다.그런것이관행이될때쯤이면민주주의는‘스트롱맨’의게임으로퇴락한다.”-박상훈,〈국민주권민주주의에사로잡힌한국정치〉


4.한국문화는어떻게‘묻지도따지지도않는것’만을욕망하는가
―우리일상속에무심하게스며든파시즘의흔적

일상구석구석에스며든파시즘은눈에명확하게드러나지않지만일상의감각,언어,노래와같은형식을통해우리에게영향을미친다.커뮤니케이션학자조영한은한국사회에넓게퍼져있는인종주의를살펴보면서우리가얼마나인종에무감한지를드러낸다.‘다문화’가대표적으로,‘다문화’는이주여성과그자녀들을라벨링하고국민으로편입시키면서도무심코배제하는장치로작동해왔다.특히한국민은식민통치와발전국가시대를거치면서자신들이야말로억압받아왔다는인식이강해,인종문제는다민족국가의일이거나지극히폭력적인사건에한정된다는편견을가져왔다.‘한류’의성공에심취해자긍심에사로잡히는사이,우리는자신이얼마나인종주의에물들어있는지성찰하지못하고있다.

한편국문학자우찬제는‘묻지도따지지도말라’는식의언어에숨은억압기제를세심하게들여다본다.코로나19라는의학적비상사태속에서‘묻지도따지지도말고’마스크를쓰라는말은언뜻반드시따라야하는지침처럼들린다.하지만우리사회에는아무런조건도고려하지말고생각조차하지말라는듯한언명이너무많이돌아다니고있다는게필자의진단이다.특히지나친강조부사와최상급표현은수신자가이성적으로판단할여지를좁히고대화의가능성을없앤다는점에서위험하기까지하다.파시즘적언어는우리곁에서그리멀지않은것이다.

마지막으로음악학자배묘정은우리가일상적으로듣는교가와군가에숨은식민성을깊이있게살펴본다.식민통치시기에일제는대중을전쟁에동원할수있는국민으로만들기위해집단체조와국민가요를만들었다.아이러니는반식민투쟁을펼친투사들도,일제의식민통치를고스란히받아들인사람들도모두일제의가요리듬을그대로사용했다는데있다.군사독재시기에박정희전대통령이일제의리듬을딴건전가요를만들고,학교마다전해오는교가에전쟁과개발의논리가스며들어있는것은우연이아니다.과연지금은오와열에맞춰나란히걷기를강요했던국민학교시절의규율에서얼마나벗어나있을까.민주화가진행되면서사라졌다고믿었던일상의파시즘은이처럼더욱진화하고있다.

“선거철이면느끼는것이지만후보자들은결국유권자들이“묻지도따지지도말고”자기에게표를몰아줬으면하는욕망으로부터자유로울수없다.무엇보다강조부사나최상급표현그리고대조의수사를아무런반성없이사용한다면더욱의심해야한다.일방향적파시즘의언어는결코먼곳에또는과거에만존재하지않기때문이다.”-우찬제,〈천千의언어,천千의대화〉


◎책속에서

민주주의가제도화된지35년이지나실시되는대통령선거가여전히색깔론에물들어있다는것은진짜문제다.그러니한국사회의정치적공론장에서진영론이종교적주술처럼횡행하는것도놀랍지않다.상대방을죽이지않으면내가죽는다는정치의제로섬게임은일상의오징어게임으로재생산된다.확신에찬정치지도자나그를따르는지식인들은이단을심판하는중세의종교재판관처럼군림하고,21세기한국의인터넷익명들은1600년2월‘캄포디피오리광장’에서조르다노브루노의화형에환호하는로마군중과다를바없다.우리의일상과의식을이처럼옭아매고있는한국사회의파시즘적결이바뀌지않는한,한국사회의민주주의는미래가없다.지난20여년‘우리안의파시즘’이2.0버전으로업데이트되고진화하는동안,우리의민주주의는제자리걸음이다.이책은바로이지점에서출발한다.
-〈여는글.우리안의파시즘,그후20년〉,20~21쪽

완전한능력주의의디스토피아를신랄하게묘사한마이클영에의하면,능력주의는엘리트와대중이동의할때강력한이데올로기로작동한다.“능력이지배원리가돼야한다는데하층계급이상층계급과뜻을모은만큼선택의수단을트집잡을수있을뿐,모든사람이신봉하는기준자체는건드릴수없었다.”능력을결정적인요소로보는인식이만연하면,엘리트는능력있는사람으로존중받고아무능력도없는다수는절망의나락에빠진다.성공한사람은마땅히받아야할노력의대가를받았을뿐이라고여기며오만해지고,실패한사람은능력이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