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청소년-시민입니다 : ‘몫’과 ‘권리’를 가진 사람 - 곰곰문고 13

우리는 청소년-시민입니다 : ‘몫’과 ‘권리’를 가진 사람 - 곰곰문고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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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8세 선거권, 18세 피선거권, 16세 정당 가입…
달라진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만큼
‘청소년 시민권’의 범위도 넓어졌을까?
-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은 어떻게 시민이 되는가
지금 한국 사회는 청소년 인권과 관련해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2019년 선거권 연령이 기존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하향 조정되면서 ‘18세 유권자’라는 존재가 우리 사회에 최초로 등장했다. 2021년 12월 31일에는 피선거권 연령 제한을 만 25세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이어 2022년 1월 15일에 열린 올해 첫 국회 본회의에서 정당 가입 연령이 만 18세에서 만 16세로 낮아졌다. 법적·정치적 지위가 달라진 만큼 청소년 시민권의 범위도 확장되었을까?
청소년도 사회 구성원이라는 점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청소년은 ‘이미’ 시민이다. 하지만 청소년은 시민과 비(非)시민을 나누는 경계에 위태롭게 서 있다. ‘학교를 떠나 사회로 나간다’, ‘중2병’,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같은 관용적?차별적 표현처럼,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은 사회 바깥에 있는 존재로 여겨지거나 포함되어 있어도 의미 있는 존재로는 간주되지 못하는, 심지어 때로 유령과 다름없는 신세였다. 한 공동체 내에서 몫과 권리를 보유한 자를 시민으로 정의한다면, 청소년은 본인의 시민의식이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아직’ 시민이 아니다.
청소년이 시민다운 시민으로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려면 새로운 질문이 필요하다. 바로 ‘청소년은 어떻게 시민이 되는가’라는 질문이다. 이는 ‘예비 시민’인 청소년을 어떻게 시민으로 성장시켜야 하는지를 묻는 게 아니다. 청소년이 제대로 시민의식을 가질 수 있게 교육하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청소년은 어떻게 시민이 되는가’라는 질문은 다음 두 가지를 묻는다. 청소년이 시민으로 인정받으려면 청소년의 일상, 정치, 학교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그리고 청소년 스스로 자신이 시민임을 자각하려면 어떤 만남이 필요한가.
다행히도 우리에겐 이 질문에 답해 줄 청소년들과 그 동료들이 있다. 《우리는 청소년-시민입니다》는 법이나 사회가 청소년을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시민이 되어 청소년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흔든 이들의 경험과 혜안을 등불 삼아 청소년이 어떻게 시민이 되는지를 밝힐 해답을 찾아 나간다.

저자

배경내

‘인권교육센터들’상임활동가.

목차

여는글_시에서살면시민인가요?4

1.청소년시민,다른삶을상상하다
내삶을설명할‘언어’를만난적있나요?18
뭔가말하고싶은데자꾸만주저하게되나요?32
광장은광화문에만있나요?46
나를지지하는법을만들어본적있나요?62
*이유진의이야기_말잘듣는학생에서시민으로79
오연재의이야기_우리는늘‘현재’에서배제되어있다86

2.이미정치적인존재,청소년
정치,그재미없는걸왜하냐고요?96
내삶을대변하는정치를본적있나요?110
정당에서활동하는청소년이있다고요?124
교육만바뀌면청소년의삶이좋아질까요?140
*백경하의이야기_삶의필요에대해자유롭게이야기할수있는시공간158

3.시민의학교에서청소년은‘다시’시민이된다
용의복장이랑시민이랑무슨상관인가요?168
학생자치와정치가무슨상관이냐고요?186
학생이아랫사람인가요?202
*서한울의이야기_학생들에게배울게있다고생각하기를217

닫는글_사회는청소년시민을맞이할준비가되었나요?224
저자소개238
주240

출판사 서평

청소년여러분은‘오늘’시민인가요?
사회는청소년시민을맞이할준비가되었나요?
-청소년을‘미숙한존재’,‘아랫사람’으로대하는사회의인식은여전

청소년시민권운동의중요한기점이된스쿨미투,학생인권조례제정,선거권연령인하운동,청소년노동인권실태조사등을펼쳐온이책의저자들은청소년의목소리가더커지는사회로성큼나아가기를소망하며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위티’,청소년인권운동연대‘지음’,인권교육센터‘들’에서활동을지속하고있다.다양한시각에서청소년의권리실현에발을함께해온저자들은선거권연령하향이후우리사회의청소년시민권실태에대해다음과같이입을모은다.“마법같은변화는없었다.”
여전히비청소년시민에게는하지못할용의복장‘검사’를하는학교가있고,학생은학교운영위원회에‘학교장의재량’에따라의견을‘전달’만할수있을뿐이다.근로기준법의‘직장내괴롭힘금지’조항에학생신분인현장실습생은포함되지않고,코로나재난상황에서시행된급식꾸러미정책에서탈학교청소년들은제외되었다.
만18세선거권은극히일부의청소년에게만해당될뿐이어서이를테면16세청소년이선거운동기간에특정후보에대한지지의사를밝히면여전히불법이다.이러한정당법에불복종으로맞서고자선거운동에참여한청소년당원들은지나가는시민들로부터“학생이나왔네?네가정치를알아?”라는말을부지기수로듣기도한다.정부부처에서주최한토론회에패널로참석한청소년이학생의학교운영참여확대방안을제시하자사회자는발언의내용을정리하는대신“똘망똘망말을잘한다”고평가한다.
청소년을동등한대화의상대로마주하고있는지,사회구성원으로서존중하며진지하게의견을경청하고있는지,이‘기본적인’전제가지켜지지않고있기때문이다.청소년대다수를배제한채굴러가는정치의견고함은여전하고,청소년이‘공부나열심히하기를’,‘조용히있어주기를’바라는사회적인식의장벽도만만치않다.법과제도의변화가일부이루어져도십대가‘나의삶가까이에정치가있다’,‘나는권리를가진시민이다’라고인지하기어려운이유다.
《우리는청소년-시민입니다》는‘내삶을설명할언어를만난적있나요?’,‘광장은광화문에만있나요?’,‘정당에서활동하는청소년이있다고요?’,‘교육만바뀌면청소년의삶이좋아질까요?’,‘학생이아랫사람인가요?’등열한가지질문을통해우리사회곳곳에서청소년이어떤일상을마주하고있는지를살피며‘청소년’과‘시민’,두단어사이의간극을줄이는사회로나아가기위해청소년당사자가가진힘과그에응답해야할비청소년의역할에주목한다.
청소년시절학생인권관련집회에참가해‘청소년은시민이다’라는구호를처음접했을때머리가띵할정도로신선한충격을받았던기억,학생회장에당선되었지만학생자치권을보장받지못하는현실에서공약을지키지못해좌절했던경험,청소년참정권운동을하는당사자로언론과인터뷰할기회가있을때마다틀에박힌질문만받느라‘생애첫투표를하는새내기유권자’프레임에갇힌기분이었다는솔직한토로등청소년당사자로서일상,학교,광장에서변화를일구고,현재도청소년인권활동가로살아가고있는다섯저자가전하는생생한증언과날카로운통찰을《우리는청소년-시민입니다》에서만날수있다.
한국청소년운동의역사를아우르며우리사회청소년시민권이당면한과제를다양한청소년의경험을통해전하는이책은청소년들에게이렇게말을건넨다.“당신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는동료시민이여기있습니다”라고말이다.


“시민한테다들왜그래요?
우리에게배울건없고알려줄것만있나요?”
-말잘듣는학생에서시민으로,
청소년은‘몫’과‘권리’를가진존재

또한이책에는저자들이또다른청소년인권운동가들을만나나눈네편의인터뷰가실려있다.교복재킷을안입고패딩만입고등교했다는이유로학교에서가한‘엎드려뻗쳐’체벌을계기로학교문화를바꾸기위해충남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에뛰어든이유진은동료들과함께조례를통과시킨경험에대해“더이상저자신을미성숙하게여기지않게되니까하고싶은말을할수있게되더라고요”고말한다.청소년기후행동의오연재는집회나시위에서함께활동하는비청소년들마저청소년을향해‘여러분은우리의미래입니다’라고말할때“현재에서배제되어있음을느낀다”며,“미래세대는무책임한표현”이라고강조한다.
한편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위티의백경하는“중간고사기간인데도투표하겠느냐는질문만봐도그래요.직장인들에게업무로바쁠때투표할거냐고묻지않잖아요.”라고꼬집는다.그럼에도“지금당장기성정치권에서청소년문제가엄청중요한이슈로떠오르진않더라도,내가어떤권리를누릴수있고지금내가하고싶은일이결코중요하지않은게아님을아는것과모르는것은큰차이가있다”는그의말에서‘크면다알게되니다른데신경끄고공부나해’라는정언명령을넘어서는힘을느낄수있다.
“교사나어른이나나이많은사람이더어린사람이나학생들한테배울게있다는생각을하면좋겠어요.그게너무안되는것같아요.배울건배우고알려줄건알려주면되잖아요?근데배울건없고알려줄것만있다는느낌?”학생자치권과청소년참정권을활동의화두로삼아온서한울의말은청소년과비청소년이생각을터놓고말하고,때로다른의견을내며경합하는시간이‘어른’의권위를실추시키는과정이아니라,‘청소년의시민되기’를지지하는과정임을상기시킨다.
시간이흘러일정한나이가되면그저형식적으로시민에편입되는사회,그시간이오기전까지청소년은시민의축에끼지못하는사회는결코당연하지않고민주주의도아니다.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김지은은추천사에서“청소년은좀더자라면시민이되는것이아니다.그들은이미정치적존재이며독립적인시민이다.청소년의생각과힘에주목하지않는다면우리사회는빠르게노화할것이다.청소년의제안에얼마나귀기울이는지가공동체의사회적건강을결정한다.”라고힘주어말한다.


청소년이광장에설권리와말할권리는
응답받을권리를통해완성된다
-이제는‘청소년의시민되기’에
동료시민들이함께나서야할때
“변화는계속되어야한다!”

만18세투표권통과와맞물려학생인권에대한사회적관심이늘어나고‘학생시민’에대한인식이달라지면서학교교육의과정과수업방식에도차츰변화가일고있다.민주사회를이룩할수있는시민을양성한다는목표로민주시민교육이나정치교육도늘어나고있다.그런데‘가르침’을받으면시민이될수있는걸까?청소년이실제삶과교육의공간에서민주주의를실천할수있어야시민의식도자연스럽게자랄수있는것아닐까?나아가청소년은이미우리사회의시민이라는관점이필요하다.
청소년의정치참여를지지하는사회분위기를만들려면청소년의목소리에귀기울이고그이야기를공부하고반영하려는비청소년들의노력과협력이필수적이다.한마디로청소년에게는‘동료시민’으로서곁에서줄더많은비청소년이필요하다.핀잔과금지대신환영과지지를보내는사람이늘어나야한다.거의매일만나는교사나가족이그런역할을한다면더할나위없을것이다.
《우리는청소년-시민입니다》에담긴‘청소년은어떻게시민이되는가’라는질문은곧‘사회는청소년시민을맞이할준비가되어있는가’라는질문이기도하다.선거나정치,학교의다양한의사결정에관심을둘시간도,자리도보장되어있지않을때청소년의정치참여는불가능하다.가진건의지뿐이고줄일수있는건잠자는시간뿐인조건에서는‘청소년이시민이될시간’을꿈꾸기어렵다.
청소년이공부나노동을하면서도시민임을잊지않아도되는사회를만들려면,청소년이시민으로서보다적극적으로사회에참여할시간을보장받으려면청소년의권리도확대보장되어야한다.교육정책이나청소년정책도달라져야하고,청소년의참여를지원하는예산도늘어나야한다.
물론청소년곁에서청소년시민을옹호하는사람들도더늘어나야하고함께노력해야한다.각양각색으로생동감넘치는광장의청소년들과마치클론같은모습의천편일률적‘아저씨국회’를묘사하는등따뜻하면서도재치넘치는시선으로청소년시민의현실을포착한일러스트레이터안난초는“활동가들의이야기에서정직한마음과단단함,명쾌함을보고놀라기도,배우기도했습니다.생각을행동으로옮기는활동가덕분에조금씩세상이바뀐다는것을다시한번알았어요”라고동료시민으로서의소회를밝혀왔다.
누가뭐라고하든청소년은‘이미’시민이며,청소년시민을응원하고손을맞잡는사람들속에서청소년은‘다시’시민이된다.그동안우리사회에청소년시민의자리가존재하지않았음을인정하고이전과는다른새틀을짤때사회구성원으로서청소년의삶이달라질것이다.그러려면적극적으로당사자의목소리에귀를기울이는동시에청소년이직접정책논의의장에자리할수있는구조를만들어야한다.당사자가자신의삶을통해이야기하고정치에함께할때시민으로서역량도커질수있다.그래서청소년들은이야기한다.
“우리의목소리를공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