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최초의여신,인안나가부활하다
―이쉬타르,아프로디테,아테나,헤라…이모든여신은인안나였다!
―수메르와함께되살아난신들의이야기에서찾은태초의신과인류의원형!
4,000여년전수메르와함께인간의기억에서잊힌여신이있었다.그러나여신과여신의신성은이름과모습을바꿔가며메소포타미아에서이집트,그리스문명권,아라비아를넘어인더스강유역까지퍼져나갔다.그는악카드의이쉬타르,가나안의아스타르테,히브리의아스다롯,그리스의아프로디테,아테나,헤라등사랑·전쟁·지혜·풍요·다산·아름다움·금성(金星)등으로상징화된모든여신의원형은바로수메르의인안나였다.
19세기중엽,인류최초의문명수메르가케케묵은먼지로뒤덮여있던베일을벗어던지는순간,인안나를포함한3,600이나되는수메르신이긴잠에서깨어났다.모든여신의원형인인안나처럼그들모두가창조와삶,죽음,부활,재생등을상징하는신들의본바탕에자리한신들이었다.
이책은천제안과인간의창조주이자구세주엔키,인간에게홍수를내린엔릴,창조의모신닌후르쌍,태양의신우투,저승의여왕에레쉬키갈,그리고양치기두무지와하늘과땅의여신인안나등수메르신들의이야기속에서신화의‘출발점’을찾는다.그동안우리가그리스와히브리신화로만알고있던태초의신과인류의원형을밝힘으로써신선한충격과자극을선사한다.
거룩한여신이있었다.한때그여신은인간의의식속에서지워져있었다.하지만천만다행으로인간은신화의최상위단계를되찾았고,신화의출발점을발견해냈다.그리고그곳에위대한여신이있었다.하늘과땅의여왕,전쟁,풍요,다산,완전하고다양한여성성,여성적인삶의원리,여성들의수호천사,품위있고당당한부인,수많은도시와왕들의수호신,금성(金星)등으로상징화된여신들의본바탕에자리를잡고있던진정한여신이있었다. ―〈책을펴내며〉중에서(6쪽)
약4,000여년전,수메르는지상에서자취를감추었다.그러나신년축제는그후로도1,500년동안
이나계속되었다.수메르의계승자는셈족이었다.그들은‘인안나’와‘두무지’를‘이쉬타르’와‘탐무즈’라는셈어신명으로바꾸고,더나아가자신들의수호신으로만들어제전에올렸다.……성스러운제의는계속되었다.인안나와두무지의신성은합쳐졌다.거기에다지혜의신왕엔키와태양의신우투의신성까지더해져서연방으로혼용되었다.신들은죽었다가사흘만에부활하여,이집트의오시리스가되었고,페르시아의미트라가되었고,그리스의디오니소스가되었고,소아시아의아티스가되었고,시리아의아도니스가되었고,로마의바쿠스가되었다. ―〈책을펴내며〉중에서(8-9쪽)
2.하늘과땅의위대한여신,저승으로향하다
―그어떤신화보다스펙터클한‘여신인안나’의서사시
―국내에소개된유일한인안나신화이자〈인안나의저승여행〉해독본
《최초의여신인안나》는거룩하고위대한여신인안나의사랑과죽음,부활의서사시다.하늘과땅의여왕인안나는더큰힘을얻기위해현실의권세와욕망을버리고여신에레쉬키갈이지배하는저승을향했다.여신은그곳에서죽었고,사흘만에부활했다.그리고모든것의운명결정권을가지는가장위대한신이되었다.
이이야기의바탕이되는것은〈인안나의저승여행〉이라는점토판으로남아있는400여행의짧은서사시다.이책의저자김산해는더욱풍성한이야기전개를위해〈인안나의저승여행〉뿐아니라,〈인안나와엔키〉,〈엔릴과닌릴〉,〈두무지의꿈〉,〈두무지와엔킴두〉를비롯해인안나와두무지의사랑과결혼에관한여러단편의점토판문서들,엔키와엔릴,그리고길가메쉬에연관된많은점토판문서를직접해독하여4,000여년전의점토판에살아숨쉬는이야기들을엮어냈다.한국인저자가쓴책으로국내에유일하게선보이는인안나신화이며,〈인안나의저승여행〉의유일한한국어해독본이다.
이책은그어떤신들보다더신령스럽고,용감하고,강력한‘최초의여신’인안나를입체적이고완벽하게복원해냈으며,그어떤신화보다스펙터클한여신의서사시를펼쳐낸다.
이책의기초적인뼈대와영감을만들어낸사람들은벤트알스터,새뮤얼노아크레이머같은수메르학자들이었다.그리고그들은프랑수아튀로-당쟁이나아르노포벨등의위대한연구를이어받은거였다.나는그들의위업앞에몸을굽혀그들이해독해낸점토서판의내용을일일이확인해보았고,수메르설형문자의좁은행간으로다시비집고들어가해석하고점검하고써보았다.……학자들에의해자라난뼈대를섬세하게맞추는일과그들의영감을통합하는과정이필요했다.나는무릎을쳤고,그것이야말로내가할수있는일이라고생각했다.뼈대와뼈대를연결해좀더큰골격을세우고,영감과영감을묶어서그골격에살을입혀,인안나와두무지를제대로한번일으키고싶었다.
―〈책을펴내며〉중에서(13,14쪽)
사랑과질투로몸부림치고,전쟁과복수로핏발이서고,하늘과땅의신령스런기운으로기세등등한여신이었다.저승까지차지한다면,천지사방의지혜와더불어하계의지혜까지한데모을수만있다면,정
말로그럴수만있다면,그렇게만된다면누릴지도모를최고신(最高神)의영광,이것이여신의속내였을지도모른다.그러나저승은그녀에게불모지나다름없었다.……‘하늘의여왕’인안나는‘저승의여왕’에레쉬키갈의‘큰땅’으로귀를기울여,서서히발걸음을옮기고있었다.저승을향한고단한여정이시작되고있었다. ―〈1인안나,저승으로귀를기울이다〉중에서(31,34쪽)
3.신화의주인공은누구인가?
―남신들이지배하는신화속에서여신들의권위를되찾다
인안나는수많은메소포타미아신중에서가장복잡한속성을가지고있는것으로유명하다.사랑과아름다움의여신이면서지혜와전쟁의여신이며,질투와분노로불같이화를내면서도누구보다냉정하고신중하게자신에게닥칠죽음을대비한다.특히이책에서는아름다움과여성성을무기로원하는것을쟁취하거나,남신들의가부장적권위에서벗어나미래를스스로개척하고자신의영향력을확장하려는야심차고독립적인여신인안나의모습을발견할수있다.
오랜시간인간은여신의세계를부정해왔고,여신의존재감을무시해왔다.신화는위대하고용감한남신들의이야기로가득찼으며,신화에서여신들의존재는점점작아졌다.그러나인안나의부활은여신의위대함을증명하며,신화속여신의존재를가려온장막을걷어내고여신들의진정한권위를되찾는다.
역사상최초로대제국을건설한사르곤의딸이며,제국의공주이며,우르와우루크의대사제이며,시인이었던에헨두안나는여신인안나를숭배하고찬양하는글을남겼다.“인안나가없다면위대한안도결정을내릴수없고,엔릴도운명을결정할수없습니다.젊은여인,인안나여,당신을찬미함은즐겁습니다!”
세상은유일신의지배지가되고말았다.여신들은힘을잃고명맥을유지하기도힘겨웠다.그들의위상은땅에떨어졌고,여성의삶은빛을잃었으며,똑똑한여성은마녀로몰려화형당했다.……한남신만이존재하는적막한유일신전은더는있을수없다.아울러그신에대한두려움도,성전(聖戰)도,인간의아름답고자유로운영혼에대한압박도,마녀사냥도,여신에대한경멸이나무시도,여성에대한추접스러운차별도정말이지더는있을수없다.결단코그런야만은더는있을수없다.
―〈책을펴내며〉중에서(9,11쪽)
인안나는일단한번수틀리면천제안이나엔키에게도겁없이덤벼드는신이었다.하고싶은말을거침없이마구털어놓고대들고따지는,때론되바라져보이기까지한그녀의앙칼진성질을아무도막을수가없었다.인안나는그런신이었다.그런데어떻게‘메’가엔키에게서인안나에게넘어왔단말인가.여신은엔키에게서‘메’를훔쳐왔다.아니,훔쳐왔다기보다는쟁취한것이었다.그건여신이애초부터갖고있던명석한두뇌와출중한외모가안겨준결과였다.가장지혜로운신엔키조차어쩔수없이풀어놓은‘메’의운명이었다.신들의서열과는상관없이인안나가‘메의주인’이되었다.
―〈3모든것은‘메’로부터나왔다〉중에서(55쪽)
4.국내유일수메르연구자김산해의‘수메르3부작’의마지막여정
―15년만의개정판,설형문자를직접해독하며읽는수메르신화
이책의저자김산해는국내유일의수메르연구자로,30여년동안수메르어·악카드어같은고대어를해독하며수메르의신화·역사·문명연구에전념해왔다.특히그의저작《최초의신화길가메쉬서사시》는한국에서처음으로수메르어와악카드어로쓰인점토판원문을모두해독하여소개한책으로,2020년개정판이출간되며젊은세대를중심으로큰반향을일으키며수메르신화와문명을새롭게조명하고한국독자들의관심을새롭게불러일으켰다.
《최초의여신인안나》는2007년출간한《수메르,최초의사랑을외치다》의개정판으로,15년만에새로운옷을갈아입고독자들앞에섰다.이책의출간으로《최초의신화길가메쉬서사시》와《최초의역사수메르》에이은‘수메르3부작’이완성되었다.2021년작고한후출간되는책이기도하여,인류역사의‘최초’를찾아온저자의마지막여정이기도하다.
김산해는이책의〈책을펴내며〉에서“나는뒤늦게야한국에서는수메르의인지도가매우낮다는사실을깨달았다.현실에한참이나어두웠던것이다.그래서사람들이인안나는거의모르지만길가메쉬는꽤많이알고있다는점을감안해서《최초의신화길가메쉬서사시》를먼저펴내기로마음먹었다”라며이책의출간뒷이야기를들려준다.《최초의신화길가메쉬서사시》를펴낸후에도그는인안나를포기하지못했고,10여년의고된집필과정을거쳐결국‘최초의여신인안나’를되살려냈다.
이번개정판에서는초판의저자인터뷰내용을본문주석과도판설명으로재배치해수메르신화와역사,문화에대한독자들의이해를돕는다.또부록〈설형문자로읽는인안나의저승여행기〉에수메르어해독과정과저자의해설을담아,독자가직접설형문자를해독하며수메르신화를읽는색다른재미를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