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맛보는 조선음식사

그림으로 맛보는 조선음식사

$18.51
Description
그림을 보면 음식이 보이고,
음식을 보면 역사가 보인다!

음식인문학자 주영하 교수의
맛깔나는 해설이 곁들여진 ‘조선 먹방 화첩’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어떻게, 왜 먹었을까? 수백 년 전 그림을 살피자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삼시 세끼 먹고 마시고 취하고 요리하는 조선 사람들이 되살아난다. 만취해 비틀거리며 경복궁을 빠져나가는 왕세자의 선생님들과 남성 요리사 일색이었던 궁중 주방의 낯선 풍경, 그리고 날씨 좋은 날 소고기와 한잔 술로 야유회를 벌이는 사대부들. 또한 조선시대 어부들의 밥도둑 숭어찜 요리부터, 삼해주·감홍로·소국주와 같은 전통주, 그리고 ‘유사길(위스키)’ 한 잔에 곁들인 커틀릿처럼 생소하고도 매혹적이었을 음식까지 군침 도는 장면들도 빠질 수 없다. 주영하 교수의 설명을 따라 22장의 조선 회화를 한 점 한 점 읽어내니, 500년 조선음식사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림으로 맛보는 조선음식사》는 무엇보다도 통시적인 관점으로 조선시대 음식문화의 변화상을 조명한다는 점이 가장 돋보인다. 이를 위해 서민, 궁중, 관리 등 주체, 혹은 상황이나 음식의 종류에 따른 차례가 아닌 16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시대순으로 나눠 총 4부로 구성했으며, 각 시대를 개설하는 머리글을 실었다. 또한 조선 전기인 16세기의 회화를 비롯해 시대상을 보여줄 수 있는 그림을 고루 안배하여 공백을 메우고 시대상을 더욱 촘촘하게 살폈다. 이로써 더욱 유기적이고 맥락 있는 ‘조선음식사’ 읽기가 가능해졌다.

1부 ‘새로운 왕조, 새로운 입맛’은 16세기부터 17세기 초반까지의 음식사를 다룬다. 불교를 숭상하여 육식을 기피했던 이전 고려 왕조와 달리, 태조를 위시한 조선 건국 세력은 고기와 술을 애호하여 술로 정치를 펼쳤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였다. 이러한 풍경은 《수운잡방》 등의 음식 문헌뿐만 아니라 〈중묘조서연관사연도〉, 〈기영회도〉 같은 그림에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다. 2부 ‘전쟁과 대기근, 그 후의 밥상’은 17세기 중반부터 18세기 후반까지 살피는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잇따른 대기근은 조선 사회의 정치·경제뿐만 아니라 음식문화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그 와중에도 영조와 청나라 사신의 연회에 오른 음식과 궁중에서 우유를 짜는 장면, 농민들이 벼를 수확하고 새참을 먹는 일상적 풍경까지 그림 기록이 두루 전한다.

3부 ‘세도가의 사치, 백성들의 굶주림’에서 묘사하는 시기는 18세기 초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로, 한양을 중심으로 부유층이 형성되어 빈부격차가 심해지던 때다. 식생활의 풍요와 사치를 누리는 인물을 생동감 있게 담고 있는 〈주사거배〉, 〈야연〉부터 동시대를 살았던 평범한 백성의 일상이 녹아 있는 〈대쾌도〉, 〈어장〉, 〈생선 채소 장수〉까지 다수의 그림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4부 ‘이국과 근대와의 조우’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음식사를 보여준다. 근대적 조약을 잇달아 맺으며 문호를 개방한 조선은 본격적으로 세계 식품 체제 속에 편입되기 시작했고, 타자와의 접촉으로 ‘조선적인 것’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이국의 음식이 등장하고 서양식 작법과 시선이 투영된 〈한일통상조약체결기념연회도〉, 〈국수 누르는 모양〉 같은 그림은 이러한 시대의 물결 속에서 탄생했다.
저자

주영하

음식을문화와인문학,역사학의시선으로해석하고연구하는음식인문학자.한국음식의역사와문화는물론,음식의역사와문화가지닌세계사적맥락을살피는연구를하고있다.마산에서태어나서강대학교에서역사학을,한양대학교대학원에서문화인류학을공부했다.1998년중국중앙민족대학교민족학·사회학대학원에서문화인류학(민족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학대학원민속학담당교수로재직중이며,장서각관장을맡고있다.2007~2008년일본가고시마대학교심층문화학과,2017~2018년캐나다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아시아학과에서방문교수로지냈다.
《음식전쟁문화전쟁》,《차폰잔폰짬뽕》,《음식인문학》,《식탁위의한국사》,《장수한영조의식생활》,《밥상을차리다》,《한국인은왜이렇게먹을까?》,《조선의미식가들》,《백년식사》,《음식을공부합니다》,《한국인,무엇을먹고살았나》(공저),《조선지식인이읽은요리책》(공저),《음식구술사》(공저)등을쓰고,《중국음식문화사》를우리말로옮겼다.‘식탁위의글로벌히스토리’시리즈(총10권)를감수하고한국어판특집글을썼으며,《옥스퍼드음식의역사》를감수하고해제했다.

목차

책을펴내며

1부새로운왕조,새로운입맛:16세기~17세기초반의음식사
1장〈중묘조서연관사연도〉경복궁근정전앞마당에서술에취해비틀거리다
2장〈기영회도〉기영회에서마신데운술
3장〈선묘조제재경수연도〉102세노모경수연에남성궁중요리사가나선이유

2부전쟁과대기근,그후의밥상:17세기중반~18세기후반의음식사
4장〈전연〉조선에온청나라사신,일곱잔술에공연히취하다
5장〈우유짜기〉조선시대,궁중에서우유를짰다
6장〈회혼례헌수〉혼인한지60년,경사로다!
7장〈벼타작〉벼타작소리속,흥취가넉넉하다
8장〈김매기때들밥내어오다〉힘든김매기에푸짐한새참먹어보자
9장〈길가에서술파는노파〉길가에앉아술한잔마시며,사또를생각하다
10장〈강변회음〉어부의점심에숭어가올라오다
11장〈봉수당진찬도〉혜경궁의회갑잔치를올리고장수를기원하다

3부세도가의사치,백성들의굶주림:19세기초반~19세기중반의음식사
12장〈주사거배〉느슨해진금주령,그래도찾아간술집
13장〈생선채소장수〉생선과채소를팔러나온아낙
14장〈자경전내진찬도〉효명세자가기획한순조의40세생일잔치
15장〈어장〉조기잡이풍성하니어깨춤이절로나네
16장〈야연〉숯불쇠고기에한잔술,'야연'의희열
17장〈동래부사접왜사도〉일본사신,'승가기'를동래부사에게바치다
18장〈대쾌도〉세상은혼란해도술한잔과엿으로태평성대를꿈꾸다

4부이국과근대와의조우:19세기후반~20세기초반의음식사
19장〈한일통상조약체결기념연회도〉식탁위의서양음식이말하는것
20장〈국수누르는모양〉국수틀에사람이올라간사연
21장〈신부연석〉시집온새색시'큰상'을받다
22장〈탑원도소회지도〉새해첫날나라잃은사람들이마신'도소'의술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그림으로맛보는먹음직스러운음식이야기!
-풍부하고생동감넘치는해설,그림을읽는즐거움까지
-조선시대회화속조선사람들의식생활을엿보다

믿고읽는음식인문학자,35년이넘도록음식의역사와문화를연구하고다채로운저술활동을선보여온주영하교수의신작이출간됐다.《백년식사》에서한국음식문화의근대부터현대까지100년의역사를추적했다면《조선의미식가들》에이은이번《그림으로맛보는조선음식사》는조선으로그시기를더욱거슬러올라가려는시도의일환으로,저자만의독보적인음식문화사읽기를이어간다.
저자가그림을통해과거음식문화와풍속사를처음읽어낸《그림속의음식,음식속의역사》(2005)를출간했을당시,그신선한시도와음식인문학자로서의다각적인해석,‘전통’음식의실제에대한문제제기로주목받은바있다.다양한성격의사료중에서도그림을통해조선의음식문화를읽어내는이유와그의의는무엇인가?우선과거의음식문화를밝히는일의어려움은무엇보다도사실성파악에있다.저자의말처럼“요즘우리가먹는배추가100여년전의요리책에나오는배추와같다고누가단언할수있겠는가?”문헌의내용이실제를제대로반영하고있는지따져보고,시차가벌어진현재와얼마나같고다른지견주는작업이반드시이뤄져야한다.더군다나전근대라는시대적특성상,의존할수있는사료는종류와양에있어근본적인한계를지닌다.《조선왕조실록》과《승정원일기》와같이조선을대표하는방대하고충실한기록에도음식과관련된기사는기대와달리소략하게나타나기때문이다.
이때우리는당대식생활과음식의사실성을가장잘묘사하고있는‘그림’자료를함께살펴볼수있다.저자는《그림으로맛보는조선음식사》에서그림의사료적성격을분명히하기위해작가와시기가분명한자료를신중히추리고,왕실과사대부들의행사를기록한궁중기록화뿐만아니라다양한신분의일상적풍경을담은풍속화를두루살펴조선의음식문화를다채롭게조망하고자했다.
책을읽는독자가그림을꼼꼼하게뜯어보는저자의시선을쉽게따라갈수있도록배려한편집역시이책의특징이다.장의초입에회화의전도를널찍하게싣고,본문엔글줄마다설명하고있는부분의그림을확대해긴밀하게배치했다.이로써그림에담긴음식문화와풍속이야기를읽어내는즐거움을맛볼수있을것이다.

몸을가누지못하는관원을하인이부축하고있다.아마도항아리에담긴것이술이었던모양이다.이그림은조선시대궁중행사장면을그린기록화중에서참석자가술에취해비틀거리는모습을담은것으로유일하다.이날도대체무슨일이있었던것일까?
-1장‘〈중묘조서연관사연도〉경복궁근정전앞마당에서술에취해비틀거리다’중에서(17쪽)

동벽에앉은사람은청나라관리의옷을,서벽에앉은사람은조선임금의옷인곤룡포(袞龍袍)를입고있다.사실조선시대에임금의모습은초상화인어진(御眞)에는그렸지만,일반적인기록화에는왕을숭상한다는의미에서묘사하지않고자리를비워두었다.그런데조선의임금이그림에담긴이유,게다가청나라관리에게상석을양보한사연은무엇일까?
-4장‘〈전연〉조선에온청나라사신,일곱잔술에공연히취하다’중에서(59~60쪽)

조영석은자신이선비이기때문에그림솜씨로이름나기를원하지않았던모양이다.그래서《사제》화첩의표지에“남에게보이지말라.범하는자는내자손이아니다(勿示人犯者非吾子孫)”라는문구를적어놓았다.하지만그의그림이남아있던덕분에그림이그려진순간으로부터200여년이지난지금에도우리는조선시대사람들의우유짜는모습을사진처럼생생하게확인할수있다.
-5장‘〈우유짜기〉조선시대,궁중에서우유를짰다’중에서(79쪽)


한눈에들어오는500년조선음식사!
-시대순으로촘촘하게살피는조선시대음식문화사의변화상

《그림으로맛보는조선음식사》는무엇보다도통시적인관점으로조선시대음식문화의변화상을조명한다는점이가장돋보인다.이를위해서민,궁중,관리등주체,혹은상황이나음식의종류에따른차례가아닌16세기부터20세기초반까지시대순으로나눠총4부로구성했으며,각시대를개설하는머리글을실었다.또한조선전기인16세기의회화를비롯해시대상을보여줄수있는그림을고루안배하여공백을메우고시대상을더욱촘촘하게살폈다.이로써더욱유기적이고맥락있는‘조선음식사’읽기가가능해졌다.
1부‘새로운왕조,새로운입맛’은16세기부터17세기초반까지의음식사를다룬다.불교를숭상하여육식을기피했던이전고려왕조와달리,태조를위시한조선건국세력은고기와술을애호하여술로정치를펼쳤다고해도지나치지않을정도였다.이러한풍경은《수운잡방》등의음식문헌뿐만아니라〈중묘조서연관사연도〉,〈기영회도〉같은그림에생생하게반영되어있다.2부‘전쟁과대기근,그후의밥상’은17세기중반부터18세기후반까지살피는데,임진왜란과병자호란그리고잇따른대기근은조선사회의정치·경제뿐만아니라음식문화에도깊은영향을미쳤음을알수있다.그와중에도영조와청나라사신의연회에오른음식과궁중에서우유를짜는장면,농민들이벼를수확하고새참을먹는일상적풍경까지그림기록이두루전한다.
3부‘세도가의사치,백성들의굶주림’에서묘사하는시기는18세기초반부터19세기중반까지로,한양을중심으로부유층이형성되어빈부격차가심해지던때다.식생활의풍요와사치를누리는인물을생동감있게담고있는〈주사거배〉,〈야연〉부터동시대를살았던평범한백성의일상이녹아있는〈대쾌도〉,〈어장〉,〈생선채소장수〉까지다수의그림을확인할수있다.마지막4부‘이국과근대와의조우’는19세기후반부터20세기초반까지의음식사를보여준다.근대적조약을잇달아맺으며문호를개방한조선은본격적으로세계식품체제속에편입되기시작했고,타자와의접촉으로‘조선적인것’을자각하기시작했다.이국의음식이등장하고서양식작법과시선이투영된〈한일통상조약체결기념연회도〉,〈국수누르는모양〉같은그림은이러한시대의물결속에서탄생했다.

이화첩에서주목해야하는장면은제2폭이다.조선시대어느기록화에도보이지않는‘숙설소(熟設所)’의모습이생생하게묘사되어있기때문이다.……이쯤에서남성요리사일색인그림의묘사가이상하다고여길독자도있을지모르겠다.조선시대를배경으로한대부분의사극에서는여성나인들이음식을만들지않았던가?……이것은전근대왕실의벼슬체계에서비롯된것이다.전근대사람들은남성이공식적인일을,여성은비공식적인일을맡아야한다고믿었다.따라서궁중의공식적인직책대부분은남성들차지였으며,여성들은단지왕을보조하는일을맡았을뿐이다.많은사람이조선시대요리사하면대장금같은여성나인만을떠올리곤한다.〈선묘조제재경수연도〉에서보이듯이조선시대왕실의핵심요리사는남성이었다.‘요리=여성’이라는인식이오늘날의편견일수있다는점을이그림을통해알수있다.
-3장‘〈선묘조제재경수연도〉102세노모경수연에남성궁중요리사가나선이유’중에서(46~51쪽)

사실왕실에서금주령을내린이유는오로지멥쌀을아끼기위해서만은아니었다.지금도그렇지만과음한사람들간엔싸움이잦았다.《혜원전신첩》의〈유곽쟁웅(遊廓爭雄)〉이란그림에는색주가문앞골목에서술에취한두사대부를말리는별감의모습이나온다.신윤복은〈주사거배〉에서중노미의시선을빌려,술제조로인한사대부들의곡물낭비와풍기문란한세태를못마땅하게바라본것은아닐까?
-12장‘〈주사거배〉느슨해진금주령,그래도찾아간술집’중에서(159쪽)

식탁위길쭉한나이프와포크,스푼이놓여있다.이외에도흰색도자기주전자,흰색막대가여러개들어있는그릇,뚜껑이덮인육각형그릇,굽이달린흰색과짙은색의잔여러점,그리고낮은굽의쟁반이놓였다.그림을자세히뜯어볼수록여느조선시대회화에서보기힘든이국적이고낯선조합이묘한감상을불러일으킨다.도대체무슨일을기념하기위한연회였을까?
-19장‘〈한일통상조약체결기념연회도〉식탁위의서양음식이말하는것’중에서(231쪽)

김준근의화법은김홍도와신윤복의풍속화와는사뭇다르다.그림의선이유려하고인물과사물의묘사가분명하여자못숙련된화가임이틀림없어보이지만,18~19세기중반의풍속화화법과는거리가멀어보인다.김준근은당시조선을찾은서양인들이요구한‘가장조선적인모습’을그려주었던화가였던것같다.이때문에김준근의명성은국내에서보다오히려서양인들사이에자자했던모양이다.
-20장‘〈국수누르는모양〉국수틀에사람이올라간사연’중에서(242~2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