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 흄세 에세이 2

여름 - 흄세 에세이 2

$13.00
Description
순수와 아름다움에 포위된 여름의 도시들,
그곳에 내리쬐는 삶이라는 이름의 뜨거운 매혹
《이방인》과 《페스트》로 세계문학사에 자신의 이름을 분명히 새긴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시인으로서의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다. 1938년에 출간된 《결혼》과 함께 가장 서정적이고 섬세한 카뮈의 에세이로 손꼽힌다. 《결혼》이 죽음의 그림자까지 걷어내는 젊음의 힘을 형상화한 ‘청춘의 에세이’라면, 《여름》은 겨울처럼 냉혹한 현실을 ‘불굴의 여름’으로 버텨내는 뜨겁고 눈부신 ‘태양의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대지와 바다에 대한 고요한 사색과 지중해의 매력을 담뿍 담은 도시 산책, 예술과 신화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한 편의 산문시를 떠올리게 하는 항해일지에 이르기까지 여느 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아름답고 풍성한 카뮈 언어의 다채로운 향미를 맛볼 수 있다.

저자

알베르카뮈

저자:알베르카뮈
1913년프랑스의식민지였던알제리동부의소도시몽도비에서태어났다.하지만생후8개월부터알제의빈민가에서자라며청년기를보냈기때문에늘알제를‘진정한고향’으로여겼다.고학끝에알제대학철학과에진학했고,고교졸업반때부터만난철학자장그르니에에게큰영향을받았다.이후기자로일하며,그의저작중가장서정성이높다고평가받는산문집《결혼》(1938)을출간했다.1954년에는언어의향연이라할만한산문집《여름》을출간하는데,프랑스에서는1959년부터두책이하나로묶여지금까지출간되고있다.첫소설《이방인》(1942)에이어《페스트》(1947)까지큰호평을받으며세계적인작가의반열에올랐다.그밖의주요작품으로는《안과겉》(1937),《시시포스의신화》(1942),《전락》(1956),유작인《최초의인간》(1994)등이있다.1957년마흔넷이라는역대최연소로노벨문학상을수상했지만,3년후인1960년프랑스에서불의의교통사고로세상을떠났다.

역자:박해현
조선일보에서파리특파원,논설위원,문학전문기자로30여년을일했다.젊은날에읽고매료된《결혼》과《여름》의감미로운문장을우리말로옮기며,카뮈언어의탁월한매력에다시금빠져들었다.

목차

미노타우로스또는오랑에서멈춘발걸음―피에르갈랭도에게_009
아몬드나무들_051
저승에간프로메테우스_059
과거가없는도시들을간략하게안내하기_069
추방된헬레네_079
수수께끼_091
티파사에돌아오다_105
가장가까운바다―항해일지_123

해설|여름이여,젊음이여,사랑이여_141

출판사 서평

겨울처럼냉혹한현실을버티게하는
카뮈내면의‘불굴의여름’

카뮈가20대초반에쓴에세이를모은《결혼》과달리《여름》은각기다른시기에쓴8편의에세이를담았다.‘피에르갈랭도에게’라는부제가붙은〈미노타우로스또는오랑에서멈춘발걸음〉은알제리북서부의항구도시오랑을다룬글이다.피에르갈랭도는카뮈가청년시절부터평생을가까이한오랑출신의친구로,카뮈는오랑의해변에서아랍인들과충돌했던갈랭도의경험을듣고《이방인》의살인장면을구상했다고한다.알제리의소도시몽도비에서태어난카뮈는생후8개월부터청년기를보낸알제를‘참된고향’으로여겼는데,오랑은알제와경쟁관계의도시다.카뮈는오랑의기성세대가내뿜는촌스럽고소박한해학과할리우드배우를추종하는젊은세대의서투른관능을희극적으로묘사하지만,그의조롱은다분히살갑고친근하다.평생을‘지중해인’이라는자의식을가지고살아온카뮈가지중해특유의느긋하고낙관적인정서를잘이해하고있을뿐아니라광물질투성이인자연환경속에서억척스레미래를만들어나가는오랑사람들의삶의태도를소중히여겼기때문이다.
카뮈는그리스신화를반추하면서우리에게필요한‘영혼의빵’을얻고자했다.그는“축축하고어두운유럽”의사상보다는고대그리스의철학과예술을사랑했는데,스스로를지중해인으로여기며살아온것과그맥을같이한다.〈저승에간프로메테우스〉에서는“이인색한시대에,헐벗은나무들에,이세계의겨울에굴복하고”있는지자신을각성케하고,〈추방된헬레네〉에서는“아름다움을추방해유배지로”보낸유럽인과“아름다움을위하여무기를”든그리스인을대조하며지중해사상의회복을호소한다.
〈티파사에돌아오다〉도단연눈길을끈다.《결혼》의첫머리에실린〈티파사에서의결혼〉의후속편이기때문이다.젊은날에찾았던티파사를냉전의시대에다시방문하며“현실은겨울처럼냉혹하지만,그의내면에‘불굴의여름’이버티고있음을다시깨”닫는다.“겉만아름답고안으로는씁쓸하고메마른과육만남은오렌지가되지않도록하려면,자기내면에신선함과기쁨의샘터를고스란히보존하고,불의에서벗어나는한낮을사랑하고,그렇게성취한빛을휘둘러다시투쟁해야한다”는자명한진실을다시금자각한다.티파사에서비로소그런영혼의빈곤을치유할“영광스러운빛”을되찾는다.나아가카뮈의빛나는문장은폐허에둘러쳐진철조망을뛰어넘어우리를《결혼》의아름답던시절로데려다준다.
〈가장가까운바다〉는남아메리카를향한바닷길의여정을기록한여행문학의걸작이다.한편의산문시를연상케하는이에세이는바다를벗하며자랐기때문에가난마저호사스러웠다는지중해인으로서의카뮈를또한번돌아보게한다.“나는언제나난바다에서위협에시달리며살면서도으뜸가는행복의한복판에있다는느낌이든다”라는이책의마지막문장또한오직카뮈만이체화해써낼수있는것이다.

《결혼》ㆍ《여름》,
카뮈언어의가장풍성한향연

《여름》은《결혼》과함께카뮈언어의가장풍성한향연이자가장솔직하고생생한목소리가담긴에세이로평가받는다.프랑스에서는1959년이후이두책이하나로묶여지금까지출간되고있다.두책은부조리와실존주의문학이라는엄숙한해시태그에덧씌워진순수하고뛰어난에세이스트로서의카뮈를엿보게하는것과동시에카뮈문학의기원과그세계를이해하는중요한단서를제공해준다.오랜시간청년들의필독서로자리매김해온두에세이를번역자박해현이지금시대에적합한단정하고유려한문장으로새롭게번역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