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비건의 세계 : 동물을 먹지 않는 삶이 주는 곤경과 긍지 그리고 기쁨에 대하여 - 곰곰문고 20

청소년 비건의 세계 : 동물을 먹지 않는 삶이 주는 곤경과 긍지 그리고 기쁨에 대하여 - 곰곰문고 20

$15.50
저자

박소영

12년째기자생활을하고있다.고양이와함께살면서동물권과비거니즘에눈을떴고,2017년부터비건지향인으로살고있다.친동생과함께10여군데의길고양이급식소를운영하는중이며,도움이필요한동물을구호하는개인활동가이기도하다.모든동물이안전하고자유롭기를바라며,곧그런날이올거라믿고있다.지은책으로《살리는일》(2020)이있다.

목차

머리말

1.어쩌다비건
-동물권에눈뜨다
-환경문제의심각성을깨닫다
-체험으로비거니즘을시작하다

2.비건은뭘먹나요?
-우리사회의단백질신화
-고기·우유·달걀·생선은건강에좋을까?
-그럼뭘먹지?

3.유별난존재가된다는것
-“육식은자연스러운거야”
-“식물은안불쌍해?”
-동정과비난사이

4.나의선택,나의전략
-급식에채식메뉴를요구하다
-채식급식진정에참여하다
-학교를나오다

5.지속하는마음,지속되는기쁨
-무해한동물이된다는것
-튼튼해진몸,좋아진건강
-달라진나,그리고나와의관계

6.비건에한발짝가까이
-입고쓰는것바꾸기
-말과생각돌아보기
-완벽한채식주의라는함정

7.우리가만들어갈비건세상
-동물이수단이되지않는세상
-누구나쉽게‘비건하는’세상
-배제가아닌연결로

인터뷰참가자소개

출판사 서평

동물을먹지않는삶이주는넓고깨끗한기쁨
-스스로옳다고믿는방향으로움직인이들이전하는용기와위로

《청소년비건의세계》에는비건을결심한계기도,지속해나가는방식도모두다른6인의이야기가담겼다.공장식축산의행태를고발하는다큐멘터리를보고나서,학교축제를통해체험으로,선배들을보고호기심에…….한순간의날카로운깨달음으로혹은가벼운시도로시작한비건생활은차츰양보할수없는신념으로이들의삶에자리잡았다.
하지만경제력이부족하고자기결정권또한충분히보장받지못하는존재인청소년이,더군다나공동생활을해야하는상황에서비건을지향하기란쉽지않은일이다.학교급식에서비건식이제공되지않아“흰밥에고추장이나케첩만비벼먹”기도하면서부실한식사를이어가야했던날들,가족과의식사자리에서자신의의사가받아들여지지않아갑갑했던경험,유별나다는차별적시선과적대적반응을마주하는순간들까지이들을가로막는장벽은많았다.하지만청소년들은스스로결심한바를쉬이거두지않았다.

“처음에는채식을하겠다는생각을아예못했던것같아요.먹을수있는게급식밖에없어서채식이불가능에가깝게느껴졌거든요.그런데아예포기하긴싫었어요.‘그럼플렉시테리언정도라도해보자’생각하고노력했죠.”(금비)
-<비건에한발짝가까이>중에서

“한5년정도는많이싸운것같아요.그런데시간이가면서조금씩,아주조금씩달라지는것을느껴요.물론할아버지는아직도‘네가고기를안먹어서힘이없다’고말씀하시지만,어머니는알게모르게많이변하셨어요.집안의육식신화가조금깨졌다고할까요?”(서진)
-<유별난존재가된다는것>중에서

이들의결심은‘동물을먹지않는’것이었지만,이는결코수동적이이지않다.비건청소년들은끊임없이주변을설득하고시스템의변화를만들기위해적극적으로움직였다.학교에채식급식을요구하거나국가인권위원회에채식급식권을보장하라는진정을제기하기도하고때로는학교라는제도자체를거부하는선택을내리기도한다.
그렇다고해서이들의비건생활에결연함과비장함만있는것은아니다.난감하고어려운순간을자주맞닥뜨리지만,이생활을지속할크나큰동력이분명히있다고청소년들은입을모아말한다.바로비건생활이선사하는기쁨과긍지다.

“뭐니뭐니해도가장큰기쁨은하루를되돌아볼때오는것같아요.‘오늘도나는한생명도해치지않았어!’라고자신있게이야기할때의그행복이요.”(연주)

“비건으로살면서정신적으로변하고있다고생각해요.제가조금더살아있다고느낀다고할까요?이사회에서내가뭐라도하고있구나,도움이되고있구나,이런감정이저한테는굉장히소중해요.”(승주)
-<지속하는마음,지속되는기쁨>중에서

비건청소년들의고백은비건에대한세간의흔한오해,즉‘예민하고까다로우며엄격한사람’이라는이미지를허문다.그리고그자리에는욕망을억지로참지도,외롭게고립되지도않은자유로운인간이환한얼굴로서있다.더큰사랑을경험하며스스로만족스럽고자랑스러운‘나’로살아가는것,그것이이책이전하는비건의삶이다.

비거니즘은모두의‘삶’에대한이야기입니다
-동물권부터기후위기,청소년인권,노동,빈곤까지
비건청소년이전하는새로운시대의윤리

비건이라고하면주변으로부터질문세례를받곤한다.“그럼뭘먹어?”“힘들지않아?”와같은단순한호기심도있지만,“식물은안불쌍해?”“동물보다가난한사람을돕는게먼저아니야?”처럼질문의형태를한공격에도흔히노출된다.그런데정말그럴까?저자는이질문들에차근차근답하면서비건식이오히려식물착취를줄이는생활양식이며,채식은식량부족문제를해결하는길이라는점을밝힌다.그러면서비거니즘은“우리의생이다른존재에게빚지고있다는것을,지구상에살아가는모두와크고작은영향을주고받는다는것을실감하는과정”이라말한다.그간은폐되거나단절되어보지못했던다른존재와의연결성을깨닫는일인것이다.그렇게비거니즘은세계를바라보는시야와사유의폭을넓힌다.

“비거니즘을접한이후,제가숨을쉬는것만으로도누군가를해치고있다는사실을알게됐고,그게너무힘들었어요.그걸안이후로는안그러려고,최대한나은방향으로가려고움직였던것같아요.”(눈재)

“비거니즘이라는것이제가제안에서물음을만들고,스스로답을찾아내는과정이잖아요.내안을들여다보는일이요.그러니까사유의폭도넓어지는것같아요.”(승주)
-<지속하는마음,지속되는기쁨>중에서

실제로비건실천에서시작한이이야기는점차청소년인권문제로,급식실노동자,축산업노동자등여러노동자의노동권문제로뻗어간다.또한동물권에대한논의는장애해방운동,여성해방운동과만나며우리가고려해야할‘소수자’의범위를넓혀간다.그외에도비거니즘은세계의기아문제,빈곤계층의식생활과건강문제등다양한사회적문제와교차하며우리사회의여러측면을새롭게바라보도록한다.이처럼하나의앎이새로운깨달음과마주침으로나를이끌어가는과정을작가는이렇게쓴다.

“어떤존재를향한관심과애정은결코한곳에머무르거나고여있지않습니다.다른존재를향해끊임없이흐르며,뻗어나가고,그과정에서더커지고넓어집니다.”
-<우리가만들어갈비건세상>중에서

비건청소년들의실천또한계속해서더넓은곳으로흘러간다.세현은새옷을구매하지않으며환경을지키고자하고,눈재는아무도해치지않는언어와노랫말을찾아헤매며,서진은동물실험이없는신약개발을하는연구원을꿈꾼다.십대들의이러한행보는“모두가연결되고(…)누구도소외되거나배제되지않”는세상을우리앞으로성큼당겨온다.
타자의고통을외면하지않기로한청소년의생생한목소리와그것을세심히듣고기록한박소영작가의글은읽는이의일상에잔잔한파동을일으킨다.우리는여기에어떻게응답할수있을까?저자는‘완벽한’비건이될필요가없으며,주어진상황과컨디션에맞는다양한비거니즘의모습을상상해볼것을권한다.인터뷰참가자들또한‘흔들림’의경험을고백하며비건의세계를천천히함께넓혀가자고제안한다.

“처음부터채식을엄격하게쭉실천한건아니었어요.시작했다가중간에힘들어서포기했다가,다음날이나다다음날다시시작하고…….이렇게흔들렸던경험이정말많거든요.”(세현)
-<비건에한발짝가까이>중에서

여섯명의비건청소년이들려주는생생한모험담과거기서길어올린가치는오늘날새로운윤리로서비거니즘이품고있는가능성을보여준다.또한이들의이야기는이미비건을지향하고있는사람에겐위로와격려를,이제막비거니즘에관심이생긴사람에게는용기를전한다.그러면서“느슨한비건”으로함께하자고초대한다.“불완전한비건”으로,그러나조금더온전한나자신으로나아가자고.그기쁜흔들림을《청소년비건의세계》와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