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트레이 귀공자

밸런트레이 귀공자

$16.16
Description
출구 없는 고통이 낳은 비뚤어진 복수심과
모욕을 견디며 조용히 자란 복수심이 맞대는 칼날
《보물섬》,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장편소설로 국내 초역이다. 스코틀랜드와 인도, 뉴욕을 오가는 형제 복수극으로, 방종하지만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형과 선하지만 따분한 동생의 대비가 두드러진다. 특히 형 ‘밸런트레이 귀공자’를 두고 스티븐슨은 “인간에게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악을 구현한 인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성경 속 카인과 아벨, 야곱과 에서를 연상시키는 형제간의 갈등은 가장 작은 단위에서의 원형적 인간관계를 나타낸다. 굵직한 사건들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면서도 섬세한 심리묘사를 놓치지 않는, 페이지터너로서의 스티븐슨의 면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저자

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

RobertLouisStevenson|1850년스코틀랜드에든버러에서태어났다.어릴때폐병을앓았지만바다와모험과글쓰기를좋아했다.토목기사였던아버지의뜻에따라에든버러공과대학에입학했으나곧법학으로전공을바꿨다.변호사가된후에도건강이계속악화되자요양삼아유럽각지로여행을떠났다.이때수많은소설,수필,기행문을썼고,프랑스에서만난연상의미국인패니오즈번과사랑에빠져1880년결혼했다.한소년의파란만장한모험담을그린《보물섬》(1883)을발표하며이름을알렸고,인간의이중성을다룬《지킬박사와하이드씨》(1886)를발표하며인기를얻었다.이후자코바이트봉기라는역사적사실에서출발한모험담이자형제간의복수를그린《밸런트레이귀공자》(1889)로다시한번큰화제에올랐다.스티븐슨은주인공‘밸런트레이귀공자’를두고“인간에게서생각할수있는모든악을구현한인물”이라고말하기도했다.주요작품으로는장편소설《유괴》(1886),《검은화살》(1888),여행기《당나귀와함께한세벤여행》(1879),《평원을가로질러》(1892)등이있다.1894년남태평양의사모아섬에서뇌출혈로급작스럽게세상을떠났고,1896년미완성장편소설《허미스턴의위어》가출간되었다.

목차

서문_009

밸런트레이귀공자의방랑시절에일어난사건요약_017
밸런트레이귀공자의방랑-버크훈작사의회고록에서_062
헨리씨가겪은박해_112
1757년2월27일밤에일어난사건의전모_167
밸런트레이귀공자의두번째부재시에일어난사건요약_201
버크훈작사의인도에서의모험-그의회고록에서발췌함_232
집안의숙적_238
매켈러씨와밸런트레이귀공자의여행_273
뉴욕에서일어난사건_303
황무지에서의여행_333

부록
《밸런트레이귀공자》의기원_392

해설|겨울이야기-원한과복수의미학_398

출판사 서평

절대악도절대선도없는세계,
악마가던진동전에서시작되는이야기

스코틀랜드의명망높은듀리스디어가문에상반되는성격의두형제가있다.형인‘제임스듀리(밸런트레이귀공자)’는방종하고소동을일으키지만,자신만만한태도덕에가족과이웃으로부터“조금더진지해지면장래에큰일을해낼거”라는기대를받는다.한편동생‘헨리듀리’는묵묵하고착실하게자신의일을해내지만이웃들은그에게좀처럼관심이없으며,집에서역시장자인형에게밀려뒷전이다.그래도좀처럼불만을내비치는법이없다.이러한성향은중대한선택앞에서더욱두드러진다.자코바이트봉기가일어나자듀리스디어가문은어느쪽이승리하더라도가문의명예를지키고자중도노선을취하기로한다.모두가장자인제임스가집에남아야한다고말하지만,제임스는자신이출정하겠다며의견을굽히지않는다.정치적인이념을따른다거나동생의위험을대신하기위해서가아니라순전히자신의활동적인기질을억누르지못해서다.결국동전던지기로운명을결정하기로한두사람.동전은형제임스의출정을가리키고,헨리는가문에닥칠비극을예감한다.

“우리는살아가면서이순간을뼈저리게후회할거야.”(25쪽)

자코바이트봉기가실패로돌아가고,망명자신세가된제임스듀리는해적선에붙잡히고인디언을피해배회하는등여러고비를넘긴다.그과정에서자신이고통받는것은동생때문이라고여기고복수를결심한다.증오와복수의대상이정당한가는이미중요하지않다.출구없는고통에실체를부여하는것만큼쓰라림을잠재우는손쉬운방법은없을테다.스티븐슨은밸런트레이귀공자라는캐릭터를통해인간의불합리한감정이어떻게발전하고주변사람과자기자신을갉아먹는지보여준다.한편동생헨리는배신자로낙인찍히고형의그림자에가려져무시당하면서도묵묵히집안을꾸려가지만,집으로돌아온형이자신을능욕하고아내까지건드리자오랫동안눌러온분노가폭발하고만다.‘악마를상대하기위해악마를닮아간다’라는말처럼,그는형과다를바없는모습으로변해간다.안하무인에오만하지만매력적이고사람을잘다루는형,착실하고참을성많지만끝내악의에잠식당한동생.두형제는동전의앞면과뒷면처럼절대악과절대선을가리키는것이아니라,각각이양면을지닌하나의동전이다.운명은정해져있는가,선택하는것인가.《밸런트레이귀공자》는우리에게가장근본적인질문을남긴다.

육신을찌르는칼끝과
마음을에는겨울바람

스티븐슨의작품이발표된19세기후반은영국의제국주의적확장은극에달한때였다.사람들은세계곳곳을무대로탐험과정복의욕망을실현하고자했고,이는다양한모험담을낳았다.제임스듀리,즉밸런트레이귀공자의이야기에초점을맞춰보면《밸런트레이귀공자》는복수극인동시에모험담이다.그는해적선에잡혀가고초를겪지만기지를발휘해해적들을제압하며,땅속에묻힌보물을찾아황무지를헤맨다.정복욕과복수심은시작점은다를지언정같은속성을공유한다.힘의우위를차지하고자하는것.이러한지배욕은오늘날에도여전히팽배해있다.여기서우리는이소설에붙은부제에주목할필요가있다.‘겨울이야기’.거칠고본능에충실한욕망이불러오는것은살을에는바람이몰아치는,황량한겨울에지나지않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