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7

데미안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7

$13.50
Description
삶은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단 하나의 과정,
방향을 잃은 순간이면 언제든 펼쳐볼 세계문학의 고전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사람에게 건넬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잡이. 데미안을 만난 싱클레어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깨뜨리며 세상에 나오는 이 작품은 어떤 삶을 살든 자기 자신으로 살아야 한다고 외친다. 이미 소설가로 명성을 얻었던 헤세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이 책을 출간했다는 사실마저 헤세가 부수고 나오고 싶었던 세계를 가늠하게 한다. 아내의 정신병원 입원, 아들의 중병, 아버지의 사망 등 헤세가 개인적, 사회적으로 큰 위기를 겪고 난 후 발표된 《데미안》은 헤세 문학이 내면으로 침잠하는 전환점이 된다.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혼란과 우울감에 빠진 독일 국민에게 널리 읽혔고, 1960년대 베트남 전쟁 발발 이후에는 히피 문화의 성서처럼 여겨졌으며,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BTS의 앨범 모티프가 되어 다시 주목받는 등 어느 시대든 방향을 잃은 순간이면 언제나 펼쳐볼 수 있는 세계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저자

헤르만헤세

1877년독일남부뷔르템베르크의칼프에서태어나목사인아버지와신학계집안의어머니밑에서자랐다.1890년신학교시험준비를위해괴핑엔의라틴어학교에다니며뷔르템베르크국가시험에합격했다.1892년마울브론수도원학교에입학했으나기숙사생활에적응하지못하고,시인이되기위해도망쳐나왔다.1899년낭만주의문학에심취하여첫시집《낭만적인노래》와산문집《자정이후의한시간》을...

목차

제1장두세계010
제2장카인039
제3장십자가에매달린강도071
제4장베아트리체102
제5장새는몸부림치며알을깨고나온다136
제6장야곱의씨름163
제7장에바부인197
제8장종말의시작235

해설|겪어내야만한다,그것이우리의운명이다!249

출판사 서평

격동의순간마다소환되는‘데미안’
“싱클레어의시간”을통과하는오늘날의독자에게

라틴어학교에다니는열한살소년싱클레어는자신의집에밝은세계와어두운세계가공존하고있음을느낀다.싱클레어는어두운세계에대한호기심이강했고,우연히‘프란츠크로머’와어울렸을때자신이하지도않은도둑질을했다고거짓말해버리는데,이를빌미로자신을협박하는크로머에게돈을빼앗기고심부름을하는노예상태로전락한다.싱클레어를구해준사람은신비로운분위기를풍기는전학생데미안이었다.또한,데미안은카인과아벨,선과악등그간싱클레어가의심없이받아들였던이분법적인사고에서벗어나자신만의해석을할수있게도와준다.

대학에입학한싱클레어는술집에서소란을피우는등개선의여지가없는망나니로찍히지만,공원에서우연히만난이상형을‘베아트리체’라고이름붙인후방탕한생활을정리한다.재대로얼굴본적도없는그녀의초상화를그리던중비에젖어번진그림을보자사실지금까지자신이그린대상이데미안이었음을깨닫는다.이를계기로운명이자신을끌어당기고있음을느낀싱클레어는결국데미안을만나게되고,집에도초대받아‘에바부인’까지소개받는다.하지만얼마안가전쟁이터지고큰부상을당한싱클레어에게데미안이나타나앞으로내면의목소리에귀를기울이라는말을남기고떠난다.

해야할일은그냥아무렇게나골라잡은운명이아니라자기자신의고유한운명을발견하는것이다.그리고그운명을자신의내면에서온전하게,굴하지않고제대로살아내는것이다.(192쪽)

크로머앞에서사과를훔쳤다고거짓말하는순간,싱클레어는어둠에붙잡힌다.하지만“탕자가회개하고되돌아오는것이거의아쉽게”느낄만큼싱클레어는사실어두운세계에호기심을품고있었다.이제우리는인간이선함을추구하는만큼악에도끌리는본능,특이악이지닌어떤비범함에끌린다는사실을알고있다.이장면을이승우소설가는“인간의본성과운명,그어리석음에대한신랄한우화”(『매거진흄세시즌4』)라고칭하며,특히이렇게유혹에취약한시기를“싱클레어의시간”이라고이름붙인다.『데미안』이가장유명한성장소설이자지금까지도널리읽히는이유는인간이라면누구나“싱클레어의시간”을통과해야하며,성인이된후에도끊임없이유혹에직면하기때문일것이다.싱클레어는이“신랄한우화”앞에서도망치지않는다.자신에게들이닥친시련을피하지않고맞선다.주어진것을의심하고,내면에감춰져있는것을드러내보여주며,자신을둘러싸고있는세계를깨뜨려진짜자기자신에게이르는길을찾아간다.

우리내면에있는
무한한가능성으로서의‘데미안’

시련에빠진싱클레어가허우적댈때마다그를건져올리는조력자가등장한다.특히데미안은이소설의등장인물중에서도가장은유적이며,결코규정되지않는다.헤세는데미안을“동물같기도하고정령같기도”하며,심지어“죽어있는동시에들어본적없는생명으로은밀하게가득찬”존재라고묘사한다.싱클레어는데미안을낯설게,다르게,어떤존재로도뻗어나갈수있는것처럼여긴다.이는사실데미안이실제등장인물이아닐수도있다는강력한의심가운데하나다.우리는데미안을싱클레어의내면에존재하는무수한가능성이라고충분히바꿔읽을수있다.

또한,싱클레어는그가어릴적살았던집으로도은유해서읽을수도있는데,『데미안』은싱클레어가자신의집에선과악이공존하고있음을깨닫는장면으로시작한다.선과악을아우르고있는집으로서의싱클레어는,아직어떤가능성도발현되지않았지만,현관위쪽에서날아갈준비를하고있는한마리의매라고이해할수있다.그문장의존재를처음알려주는사람이데미안인것도의미심장하다.『데미안』은우리의내면에는우리가진정으로원하는것을실현할수있는힘을가진‘데미안’이있음을깨닫고,세상이요구하는가치관을뛰어넘어자신만의삶을살아갈것을끈질기게요구한다.

나는나의내면에서뿜어져나오려는것을실현하며살고싶었을뿐이다.그것이왜그토록어려웠을까?(144쪽)

이소설이단순히청춘시절의자기고백이아닌이유는이런이중적인구조가소설속에숨어있기때문이다.토마스만은“감전시키는충격을주면서이루말할수없는정교함으로시대의신경을건드린다”며『데미안』을극찬했다.당시는제1차세계대전이끝난후,추구해야할가치관이무너져버린시대를말하지만『데미안』은같은이유로1960년대반전운동을벌이던미국의히피들에게도소환되었다.최근에는아이들그룹BTS의앨범모티프가되어처음유혹에마주하고세상과갈등을겪는오늘날의청춘을대변하고있다.첫출간후지금까지모든시대를관통하면서각시대마다존재하는“시대의신경”을건드리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