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루덴스

호모 루덴스

$17.41
Description
이 책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서곡이다!
인간의 존재와 행위 양식의 본질을 파헤친 기념비적 저서
모든 문화 현상의 기원을 ‘놀이’에 두고 자신이 탐구해 온 예술사와 종교사 등 인류 문명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동원하여 인류의 문화를 놀이적 관점에서 고찰한 명저.

호모 사피엔스 이래 가장 놀라운 인간형의 발견 “호모 루덴스”
하위징아는 인류의 궁극적 미래를 “놀이하는 인간”에서 찾아냈다
이 책이 내린 결론은,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나 호모 파베르가 아니라 호모 루덴스이다

2010년에 초판이 나온 이래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호모 루덴스』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책 크기와 글자가 작아 읽기가 불편하다는 독자들의 요구에 따라 전체적으로 크기를 키웠으며, 뒤에 붙어 있던 주석을 전부 본문 아래쪽의 각주로 배치하여 읽기 편리하게 했고, 초판본 번역 때에 너무 미세하여 자구를 놓친 것과,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것, 잘 읽히지 않는 직역 투 등을 보완함으로써 이해하기 쉽게 보완하였다.
저자

요한하위징아

하위징아는1872년12월17일네덜란드의북부지방도시인흐로닝언에서태어났다.일곱살무렵흐로닝언에들어온카니발행렬을보고서그광경에매료되어평생을의례,축제,놀이연구에주력하였다.부친은흐로닝언대학의생리학교수였다.흐로닝언대학네덜란드어문학과에입학한호이징하는어학에남다른재능을보여,히브리어,아랍어,산스크리스트어의연구에심취하였고점차비교언어학으로기울어...

목차

옮긴이의말
들어가는말

제1장놀이는문화적현상이다:그본질과의미
놀이에대한여러가지정의
문화의기능을담당하는놀이
놀이와진지함
놀이의일반적특징
모든놀이에는규칙이있다
놀이의예외적이고특별한지위
놀이는경쟁혹은재현이다
놀이와의례의관계
놀이의진지한측면
놀이와축제의관계
놀이와종교의관계

제2장언어에서발견되는놀이개념
그리스어아곤
산스크리트어,중국어,알공킨어
일본어,셈어,라틴어
게르만어와영어
놀이와경기(아곤)의관계
음악과에로스
놀이와진지함의상보적관계

제3장놀이와경기는어떻게문화의기능을발휘하나
놀이의대립적성격
경기를놀이개념에포함시킬수있는가
승리와부상(副賞)
놀이와원시사회
아메리카북서해안의콰키우틀관습
포틀래치는사회적현상이다
멜라네시아의쿨라제도
칭찬과명예
문화속의과시적요소
무파카라와무나파라
그리스,게르만,프랑스의전통
경기(아곤)는문화의보편적요소
문화를추진하는아곤의요소

제4장놀이와법률
소송은놀이의특성을가지고있다
사행성게임,경기,말싸움
신부를얻기위한경기
법적절차에서발견되는내기의두가지요소
그린란드에스키모의분쟁해결방식

제5장놀이와전쟁
문화적기능을담당하는싸움
단한판의싸움
사법적결투
일반적결투
전쟁의아곤적요소
적에대한예의
중세의군사적관습
국제법은아곤에서유래
중세의기사도정신
러스킨의전쟁예찬

제6장인식(지식)의수단이되는놀이
『베다』의수수께끼게임
철학의탄생
수수께끼의본질
수수께끼의사교적역할
철학적질문과답변
수수께끼와철학의관계

제7장놀이와시
신들린시인바테스
시는놀이에서생겨났다
사랑의법정
교훈시
신화,시가,놀이
신화의본질
시는말로하는놀이
시는존재와생각을이어준다
시는놀이정신의최후보루

제8장신화창조의요소들
의인화는놀이의한요소
의인화는마음의습관
서정시,서사시,드라마

제9장철학에서발견되는놀이형태
소피스트의기술
소피스트리와프로블레마
플라톤과미모스
철학이발전해온단계
로마시대와중세의철학
12세기의학교와학파
학문의아곤적성격

제10장예술에서발견되는놀이형태
음악과놀이
그리스의음악사상
디아고게
미메시스
음악의기능
무용은순수놀이
조형예술의비(非)놀이적특징
예술작품의의례적성질
실러의놀이본능
조형예술의아곤적요소

제11장놀이의관점으로살펴본서양문명
로마제국시대
중세시대
르네상스와휴머니즘시대
바로크시대
로코코시대
신고전주의와낭만주의시대
놀이를배척한19세기

제12장현대문명에서발견되는놀이요소
현대스포츠
놀이와분리된스포츠
카드놀이의폐해
현대의상거래
현대예술
현대과학
유치하고그릇된놀이
정치의놀이요소
국제정치와현대의전쟁
맺는말

작품해설
개정판역자후기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인간의존재와행위양식의본질을파헤친기념비적저서

모든문화현상의기원을‘놀이’에두고자신이탐구해온예술사와종교사등인류문명에관한다양한지식을동원하여인류의문화를놀이적관점에서고찰한명저.


이책은인류의미래에대한서곡이다!
호모사피엔스이래가장놀라운인간형의발견“호모루덴스”
하위징아는인류의궁극적미래를“놀이하는인간”에서찾아냈다
이책이내린결론은,인간은호모사피엔스나호모파베르가아니라호모루덴스이다

“모든것이놀이다”
고대사람들은모든인간의행위를‘놀이’로부르며그것을지혜로여겼다.일부사람들은놀이를천박하다고생각하지만놀이개념은이세상의생활과행위에서분명중요한요소로작용해왔다.우리문명은놀이속에서생겨나고,놀이로서발전해왔다.이책을통해저자는놀이개념을문화의개념과통합시키려고한다.근래이전에는놀이와문화가서로긴밀하게연결되어있다는사실이관찰되거나표현되지않았다.저자는여러문화현상들속에얼마만큼놀이의특성이담겨있는지탐구하고있으며,진정하고순수한놀이가문명의주된기반들중하나임을증명하려는것이다.진정한문명은특정놀이요소가없는곳에서는존재할수없다.

“놀이는문화보다더오래된것이다”
인간사회의중요한원형적행위들―언어,신화,의례,법률,사냥,전쟁,종교,시가(詩歌),철학,예술등―은처음부터놀이의요소가가미되어있었다.언어에서은유는말을가지고하는놀이이며,신화에서상상력이빚은환상적인정신은농담(놀이)과진담(진지함)의경계선을무시로넘나든다.신비의례,희생제의같은원시사회의예식은순수한놀이정신의구체화이다.문명사회의위대한본능적힘인법과질서,상업과이익,기술과예술,시가,지혜,과학등은놀이라는원초적토양에서자양을얻는다.

“진지함의세계에서놀이의세계로-인생은놀이처럼영위되어야한다”
즐거움과흥겨움을동반하는가장자유롭고해방된활동,삶의재미를적극적으로추구하는활동인놀이가법률,문학,예술,종교,철학을탄생시키는데깊은영향을끼쳤다고보는저자는현대에이르러서일과놀이가분리되고,단순히놀기위한놀이는퇴폐적인것으로변질되었다며고대의신성하고삶이충만한‘놀이정신’의회복을바란다.그는놀이에따르고,놀이에승복하며,놀이를제대로이해하는것이야말로인간문명을빛나게한다고말한다.

주요내용

우리의시대보다더행복했던시대에인류는자기자신을가리켜감히“호모사피엔스(HomoSapiens:합리적인생각을하는사람)”라고불렀다.하지만세월이흐르면서우리인류는합리주의와순수낙관론을숭상했던18세기사람들의주장과는다르게그리합리적인존재가아니라는게밝혀졌고,그리하여현대인들은인류를“호모파베르(HomoFaber:물건을만들어내는인간)”라고부르기시작했다.비록인류를지칭하는용어로서faber(물건을만들어내는)라는말이sapiens(생각하는)라는말보다는한결명확하지만,많은동물들도물건을만들어낸다는점을감안할때이말역시부적절하기는마찬가지이다.인간과동물에게동시에적용되면서생각하기와만들어내기처럼중요한제3의기능이있으니,곧놀이하기이다.그리하여나는호모파베르바로옆에,그리고호모사피엔스와같은수준으로,호모루덴스(HomoLudens:놀이하는인간)를인류지칭용어의리스트에등재시키고자한다.-20쪽

놀이를동물이나어린아이의생활에나타나는행위로보는것이아니라문화의기능으로인식할때,비로소생물학과심리학의경계로부터벗어나게된다.문화를예의주시해보면놀이가문화의정립이전부터당당한크기로존재했음을알수있고,이어선사시대의초창기부터우리가현재살고있는20세기에이르기까지문화를수반하면서그속에침투했다는것을알수있다.우리는세계어디에서나놀이가‘일상’생활과는구분되는잘정의된특질을가진행위로정립되어있음을발견한다.과학이어느정도까지이러한놀이의특질을수량적요소로환원시켰는지는따지지말기로하자.우리가볼때과학은그렇게(수량적요소로환원)하지못했다.우리가‘놀이’라고부르는생활형태의이러한특질이야말로정말로중요한사항이다.특별한활동형태로서의놀이,‘의미심장한형태’로서의놀이,사회적기능으로서의놀이등이이책이다루고자하는주제이다.우리는놀이를제약하는자연적충동이나습관따위는살펴보지않고,그대신에사회적으로구성되는다양하고구체적인형태의놀이를살펴보게될것이다.우리는놀이하는사람이놀이를바라보는관점(놀이의일차적의미)을취하게될것이다.놀이가특정이미지의활용에바탕을둔것,혹은현실의특정이미지만들기(imagination,즉현실을이미지로바꾸어놓는것)에바탕을둔것이라고볼때,우리의주된관심사는그런이미지와이미지만들기의가치와의미를파악하는것이다.우리는이미지와이미지만들기(상상력)가놀이에서어떻게작동하는지살피고,그렇게하여놀이가생활속에서어떻게문화의기능을담당하는지설명할것이다.-36쪽

우리는새들이이런연기를펼쳐보일때어떤느낌인지알지못한다.하지만어린시절이런종류의연기를펼칠때상상력(imagination)이충만했다는것은알고있다.어린아이는실제의자신과는다른어떤것,더아름다운것,더고상한것,더위험스러운것의이미지를만들고있는(makinganimage)것이다.그렇게하여아이는왕자가되고아버지가되고사악한마녀가되고혹은호랑이가된다.어린아이는문자그대로기쁨에넘쳐자기자신의밖으로나가버린다(besidehimself).너무황홀하여그자신이왕자,마녀,호랑이가되었다고생각하며그러는중에서도‘일상적현실’에대한감각을유지한다.그의재현(다른어떤것이되기)은가짜현실이라기보다외양의실현이다.바로이것이imagination의원뜻이다.-54쪽

현대인들은멀리떨어진것과낯선것에아주민감하게반응한다.가면과위장에대한이해만큼현대인으로하여금원시문화를이해하게해주는것도없다.민족지학은가면과위장의사회적중요성을밝혀냈지만,그것들은현대의교양인과예술애호가들에게아름다움,공포,신비감등이복합된미학적정서를불러일으킨다.오늘날의교양인들에게도가면은그무서운힘을전달한다.그가면에종교적감정이전혀부여되어있지않은데도말이다.가면쓴인물의광경은우리로하여금‘일상생활’에서벗어나더이상햇빛이지배하지않는달빛의세계로들어가게한다.그것은우리를원시인,어린아이,시인의세계,즉놀이의세계로안내한다.-73쪽

우리가놀이와진지함의대립적관계를면밀히살펴볼때,이둘의가치는동일하지않다는것을발견한다.놀이는긍정적인반면진지함은부정적이다.‘진지함’의의미는‘놀이’의부정에의해정의되고또파악된다.이렇게볼때진지함은‘놀이하지않음’일뿐이고그이상의의미는없다.반면에‘놀이’의의미는‘진지하지않음’,‘심각하지않음’이라고정의해서는그의미가완전히파악되지않는다.놀이는그자체로독립되어있는것이다.놀이개념그자체는진지함보다더높은질서속에있다.왜냐하면진지함은놀이를배제하려고하는반면,놀이는진지함을잘포섭하기때문이다.-109쪽

문화와놀이의관계는고등형태의사회적놀이,가령한집단혹은서로대항하는두집단의질서정연한행위속에서잘드러난다.혼자서하는놀이는문화적생산에크게기여하지못한다.앞에서지적한것처럼,개인이나공동체에서발견되는놀이의기본적요소들,가령경쟁,공연,전시,도전,자랑하기,뽐내기,과시하기,허세,구속력강한규칙등은동물의생활에서도발견된다.계통발생적으로보아인간들로부터아주멀리떨어져있는새들도놀이의기본적요소들을많이가지고있다는사실은놀랍기만하다.누른도요새는춤을추고,까마귀는날아가기시합을하고,바우어새〔bower-bird:오스트레일리아와뉴기니에서식하는새이며바우어(Bower)를지어놓고암컷을유인하는습성으로유명하다?옮긴이〕와기타새들은그들의보금자리를장식하고,명금(鳴禽,song-bird:고운소리로우는새?옮긴이)들은아름다운노래를부른다.이렇게보면오락삼아하는경쟁과과시는문화에서나온것이라기보다문화이전에존재하는것이다.-112쪽

고상함이미덕(용기)에바탕을두고있다는사실은이두개념이생겨나와진화하는동안에도계속내재되어있었고,문명이더욱발전하면서미덕의의미만이바뀌었다.그후미덕은서서히또다른의미를회득하여윤리적·종교적차원을강조하게되었다.과거에용감하게행동하고명예를지키기만하면미덕의이상을실천할수있었던귀족들은,이제자신의본분과개성을유지하려면,윤리와종교의더높은기준을수용하여기사도의이상을더욱풍부하게하거나(하지만이렇게하는것은실제에있어서너무나어려웠다!),아니면위엄,과시,궁중매너등으로고상한삶의외양을유지하는외형적삶을살아가야했다.귀족들의문화를형성하는데있어서상존하는요인이었던놀이-요소가이제단순한과시와행렬로전락한것이다.-142쪽

문명이발전하는과정에서아곤의기능은고대시대에이르러가장아름다운형태,가장뚜렷한형태의아곤적기능을획득했다.문명이더복잡해지고,더다양해지고,더과부하가걸리면서,또생산기술과사회생활그자체가더욱정교하게조직되면서,오래된문화적토양은서서히아이디어들,사상과지식의체계,교리,규칙과규정,도덕과관습등의무게에눌려질식하게되었다.사실이런체계들은놀이와의연계를잃어버린것들이었다.뭐라고할까,문명은좀더진지해진것이다.그리하여놀이하기에는부차적지위밖에는부여하지않았다.영웅의시대는끝났고아곤의단계또한과거의것이되어버린듯하다.-161쪽

영국의법률적전통은원시문화중이런가면의전통만보존한것이아니다.영국의소송건수에서발견되는놀이적요소와유머는원시사회에서발견되는기본적인법률의특징이기도하다.물론이요소는다른나라들의민중전통에서도찾아볼수있다.유럽대륙의소송은영국보다는훨씬진지하지만그래도놀이의요소를포함하고있다.현대의소송사건에서원고와피고가갑론을박하면서동원하는스타일과언어는,논증과반대논증에몰두하는스포츠맨같은열정을보여준다.그것들중일부는너무세련되어서나의법관친구는자바의아다트(adat)놀이가생각난다고말했다.이게임에서변사는멋진논증을할때마다땅바닥에자그마한막대기를꽂는데,막대기를가장많이꽂는자가그게임의승리자가된다.소송의놀이적특성은괴테에의해아주자세히묘사된바있다.그는베네치아총독의궁정에서열린소송에참석하고서그광경을인상깊게서술했다.-166쪽

싸움하기와놀이하기를가리키는단어들이존재하면서부터인간은전쟁을게임이라고불러왔다.우리는앞에서이것이하나의비유인가하는질문을던졌고,그대답은“아니다”라는것이었다.전세계의언어들은그것을가리키는단어들이존재하는그순간부터전쟁을그런식으로표현했다.고대인의생각속에서는전쟁과놀이의두아이디어가절대적으로혼융되어있다.일정한규칙을따르는싸움은바로그제약때문에놀이의형태적특징을띠게된다.우리는전투를가장열정적이면서도정력적인놀이형태라고할수있고동시에가장구체적이면서도원시적인놀이라고말해볼수있다.강아지들과어린소년들은“재미삼아”싸움을하고일정한규칙이폭력의정도를제한한다.그렇지만합법적폭력의범위가반드시유혈극이나살인극으로그치는것은아니다.-187쪽

사법적결투와왕실간결투에강력한놀이의요소가발견되는것처럼,오늘날까지도많은유럽인들사이에서발견되는일반적결투에도그런요소가발견된다.개인간의결투는훼손된명예를회복하려는것이다.훼손된명예와그명예의회복이라는두아이디어는,현대사회에상당한심리적·사회적영향을미쳤으나실은고대의영역에속하는것이다.어떤개인의명예가위태롭게되었다면공개적인아곤적행동에의하여그것을주장하고회복해야한다.이렇게해야그의명예가모든사람에게드러나게된다.개인의명예존중과관련하여,그명예가정의,진리,기타윤리적원칙에바탕을둔것이냐는그리중요하지않다.중요한것은사람들이그의명예를어떻게보느냐하는것이다.개인간결투가사법적결투에서유래했음을증명하는것도그리중요한문제가아니다.본질적으로그둘은같은것이다.그것을위신을지키기위한갈등이며위신은곧정의와힘을모두포함하는근본적가치이다.복수는자신의훼손된명예의식을만족시키는것이며,변태적이든범죄적이든병적이든수단을가리지말고그명예를만족시켜야한다.-196쪽

전쟁을고상한게임으로생각하는사상에서흘러나온관습은,오늘날의비인간적인전쟁에서도그형태가여전히남아있다.그것은적과수인사를나누는관습이다.이러한수인사에는풍자의요소가빠지는법이없고그것이놀이적특성을더욱분명하게해준다.고대중국의군벌들은평화로운과거를회상하고상호존경심을표시하기위하여교전직전에술잔을교환하고엄숙한분위기속에서건배했다.그들은서로칭찬하고존경하는말로인사를했으며,트로이전쟁중트로이편에서서싸운글라우코스와그리스편에서서싸운데오메데스처럼서로무기를교환했다.-203쪽

일등이되려는욕구는사회가어떻게기회를제공하느냐에따라다양한표현형태를취한다.인간이우월성을놓고경쟁하는양태는상품으로내걸린부상만큼이나다양하다.경쟁의결과는행운,신체적힘,재주,유혈적전투등에의해결판난다.또는용기와지구력,기량,지식,자랑하기,머리굴리기등의경쟁도있을수있다.힘에의한재판이나특정한기술,가령칼을만든다거나교묘한각운을사용하는기술등이요구될수도있다.까다로운질문을던지고대답을요구하는경우도있다.신탁,내기,소송,맹세,수수께끼등의형태를취하는경쟁도있다.어떤형태로진행되는그것이놀이임에는틀림없으며우리는이런관점에서그문화적기능을해석해야한다.-217쪽

자체적으로문화생성능력을가진시는놀이로태어나고놀이속에서태어난다.시는의심할바없이신성한놀이지만그런거룩함속에서도특유의즐거움,분방함,환희,쾌활함이있다.원시적형태의시는미적충동의만족이라는문제가없었다.시는여전히의례적행위의체험속에잠재해있으며그행위의열광속에서찬가나송시의형태로창조되어나타났다.하지만이런방법으로만시가창조된것은아니다.시적인기능은사회적인놀이그리고씨족,일족,부족의격렬한경쟁에서도꽃피기시작한다.새로운계절을축하하는것보다시를풍부하게하는계기는없는데특히봄철은시의창작을부추기는계절이었다.이때젊은남녀가환희와자유속에서만났다.-246쪽

시와놀이의유사성은외부에만드러나는것이아니며,내부적인것,그러니까시가갖고있는창조적상상력의구조에서도명백히나타난다.시구의전환,모티프의발전,분위기의표현등항상놀이요소가작동한다.신화든서정시이든,희곡이든서사시이든,아주먼과거의전설이든현대소설이든작가의목적은의식·무의식으로독자를‘매혹시키는’긴장을만들어내어그상태를계속유지하는것이다.모든창조적글쓰기의밑바탕에는다른사람들에게이러한긴장을전달하기에충분한인간적·감정적상황이깃들어있다.하지만이런상황들이우리주변에그리많지않다는게문제이다.대체로보아그러한상황들은갈등,혹은사랑,혹은이둘의종합으로부터유래한다.-265쪽

실제로시,음악,놀이는리듬과하모니를공통요소로취한다.하지만시에서는일부시어(詩語)의의미가시를순수한놀이밖으로나오게하여관념화와판단의영역으로들어서게하는반면음악은그비구상성때문에처음부터끝까지놀이영역을벗어나는법이없다.시가고대문화에서그토록중요한의례적·사회적기능을발휘했던이유는음악적낭송과밀접한(또는떨어질수없는)관계였기때문이다.모든진정한의례는노래부르고,춤추고,놀이하기를동시다발적으로수행했다.현대인들은의례와신성한놀이에대한감각을잃어버렸다.우리의문명은오랜세월이흐르면서너무정교해졌다.하지만음악적감성은여전히그런감각을되살려준다.우리는음악의분위기를타는순간의례를느끼게된다.음악을즐기면서,그것이종교적인개념을표현하는것이든아니든아름다움의감각과성스러움에대한느낌이하나로합쳐지고놀이와진지함의구분이사라져서하나로융합된다.-316쪽

고대로마의놀이요소가그후에도남아있었음을보여주는하나의흥미로운증거가있는데그것은비잔티움경기장의놀이원칙이었다.로마제국이기독교를국교로승인한기독교시대에,전차경주에대한열광은그의례적인기원에서완전히단절되었지만여전히사회적생활의중심이었다.과거에인간과야수의유혈적결투에의해진정되었던로마제국의대중적열정은이제전차경주로만족되어야했다.전차경주는순전히세속적인즐거움의행사가되어버려전혀성스러운경기가아니었지만그래도대중적인관심을집중시켰다.-353쪽

인간의마음은궁극적인것으로시선을돌릴때놀이라는마법의동그라미로부터풀려날수있다.논리적사고방식은큰도움이되지못한다.고상한정신과장엄한업적을모두살펴보아도,진지한판단의밑바닥에는여전히문제적인어떤것이남아있다.우리는마음속깊은곳에서우리의언명이절대적으로확정적인것은아님을깨닫는다.우리의판단이이처럼동요할때,이세상은진지한어떤것이라는믿음또한동요한다.“모든것이헛되다”라는예전의격언대신에,“모든것이놀이다”라는더긍정적인결론이우리를압박해온다.-410쪽

놀이란무엇인가?진지함이란무엇인가?이런질문으로우리의복잡한머리가현기증을느낄때,우리는윤리의영역에서다시한번움직이지않는고정된점을발견한다(논리로는그점을발견하지못한다).이책의앞에서놀이가도덕의바깥에위치한다고말했다.놀이그자체는선하지도악하지도않다.우리가의지를발동하여하려고하는일이진지한의무인지아니면합당한놀이인가,하는난처한질문에답변을하려고할때,도덕적양심이다시한번시금석을제공한다.진리와정의,동정과용서등이우리의행동에결정적동인이될때,그난처한질문은의미를상실해버린다.일말의동정이라도가미되면우리의행동은그런지적구분의범위를훌쩍벗어난다.정의와신의은총에대한믿음에서비롯되는것이긴하지만,양심혹은도덕적의식은,끝까지대답하기난처한그질문을제압하여영원히침묵시킨다.-4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