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속의 술 술 속의 한시

한시 속의 술 술 속의 한시

$19.04
Description
한시, 술 향기에 젖다
예로부터 ‘풍류’라는 말에는 언제나 술 향기가 함께 했고, ‘시름’과 ‘고뇌’라는 말에도 종종 뻐근한 숙취를 유발하는 주독(酒毒)의 시큼한 뒤끝이 따라다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술은 기분의 흥취를 고무하고 울적함을 달래 주는 매개이자 예술 창작과 철학적 사유를 도와주는 촉진제, 혼자만의 시간을 적막하지 않도록 해 주는 친구이자 벗과 대화하면서 흉금을 터놓게 하고 사교 모임을 매끄럽게 이끌어 주는 안내자였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 특히 시에서 술은 언제나 빼놓을 수 없는 소재가 되기도 하고, 또 시를 짓게 만드는 배경이자 원동력이 되곤 했다.
고대 중국에서 최초의 ‘창작된’ 시가(詩歌)는 동한(東漢) 말엽 조조(曹操)를 중심으로 한 문인들의 연회에서 낭송하는 형식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것은 노래와 술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탄생했다. 이후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문인들이 중시했던 개성을 바탕으로 한 ‘풍류’ 문화는 개인들의 기행과 기발한 착상을 촉발하고 장려함으로써 시 창작에서 다양한 수사법과 제재(題材), 주제 등에 대한 광범한 모색과 시험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그 성과는 마침내 이백(李白)과 두보(杜甫)를 배출한 성당(盛唐) 무렵에 이르러 완숙하고 정제된 형식을 갖춘 근체시(近體詩)로 나타남으로써 중국 문학사의 가장 화려한 시대 가운데 하나를 장식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고대 중국에서 술을 소재로 하거나 술자리에서 지은, 혹은 간접적으로나마 술과 관련된 190여 편의 한시(漢詩)들을 모아 소개하고자 엮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개가 한시의 형식과 술 사이에 어떤 억지스러운 관계를 엮으려는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다. 그보다 특수한 시대 배경과 개인사를 가진 여러 시인들의 삶과 사상, 시 창작에서 각기 정도와 방식은 다르지만 술이 미친 영향에 더 주목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상고시대부터 청나라 말엽에 이르기까지 고대 중국에서 술과 관련된 시가(詩歌)─송(宋)나라 문학을 대표하는 ‘사(詞)’와 원(元)나라를 대표하는 ‘산곡(散曲)’을 포함해서─들을 소개하면서, 그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저자의 단상들을 풀어 놓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저자는 개별 작가나 작품을 시대 순으로 나열하고 해석과 주석, 해설을 붙이는 기존 시 선집들의 상투적인 틀을 버리고, 술과 관련된 한 편의 시 작품에서 비롯된 저자 자신의 감상과 생각을 연관된 다른 작품들을 끌어들여 비교하거나 보충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했다. 그 결과 이 책에 소개된 190여 편의 한시들은 19편의 글 안에 인용되는 형식으로 소개되면서 독자에게 또 다른 감상과 생각을 유도한다.
저자

홍상훈

전남광양에서태어나서울대중어중문학과및동대학원을졸업하고현재인제대국제어문학부교수로재직중이다.주요저서로는『하늘을나는수레』(문화관광부추천도서),『그래서그들은서천으로갔다:서유기다시읽기』,『전통시기중국의서사론』,『한시읽기의즐거움』(문화관광부추천도서),『한시에서배우는마음경영』,『중국고전문학의전통』(공저)등이있다.주요역서로는『서유기』(공역),『중국소설비평사략』,『베이징』,『완역두보율시』(공역),『시귀의노래:완역이하시집』(문화관광부추천도서),『별과우주의문화사』,『유림외사』(공역),『양주화방록』(공역,대한민국학술원우수학술도서),『홍루몽』,『왕희지평전』,『증오의시대』,『생존의시대』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

제1부술잔에비친우주와인생
술잔들고달에게묻노라
하늘도잊었노라
높은곳에서내려다본세상
저강물에게물어보시게
나라를망하게하고,망국의통한을달래다
이즐거움아는이몇이나될까?

제2부술로푸는세상사
멋진손님
부귀에취한세상사
술에빠져지낸속내
동곡이명(同曲異鳴)
맑은꿈속에서은하수깔고누웠노라
평생술마시며꽃앞에서늙고싶구나!

제3부술로적시는마음
고대하고원망하고다시그리워하다
대장부에게는지기가있기마련
흰구름한없이흘러가겠지
뉘라서거나하게취하는것을마다하랴?
종일토록봉황의소리지저귀고싶구나!
매화는보이건만사람은보이지않고
그저머리카락위에일어나는가을바람만느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