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터의 고뇌·노벨레

젊은 베르터의 고뇌·노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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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질풍노도 시대를 주도한 괴테의 대표작 「젊은 베르터의 고뇌」와
후기의 고전주의 문학 이념을 담은 수작 「노벨레」의 합본
괴테의 첫 소설인 「젊은 베르터의 고뇌」는 질풍노도 시대의 열쇠 작품으로 간주된다. 이 소설은 독일 문학 최초의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었고, 많은 독자들의 독서욕을 자극시킨 작품이었다. 괴테는 자신의 소설이 그처럼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후일 그는 자신의 자서전 『시와 진실』에서 “이 소책자의 영향이 엄청나게 컸는데, 그 이유는 그것이 적절한 시기에 나왔기 때문이었다”라고 썼다.
짝사랑, 거절의 고통, 깊어지는 절망, 그리고 그 비극적인 결과를 다룬 이 소설의 주제는 1774년 작품이 처음 출판되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를 격정에 사로잡히게 한다.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큰 영향력이 있는 이 작품은 발간 즉시 유럽 전역에서 모방자를 낳았다. 그리고 이 소설은 수 세기 동안 변함없이 화제를 불러모으며 계속 불타올랐고, 많은 작가들, 특히 토마스 만과 프란츠 카프카 같은 고전작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으며, 유럽 문학에도 깊은 그림자를 드리워 발자크와 플로베르의 소설에서 볼 수 있는 예술가의 본보기나 예술가적 기질을 생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장르 명칭이 그대로 작품명으로 사용된 「노벨레」는 사람과 맹수와의 교감을 소재로 인간과 자연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상적 세계상을 그림으로써 세계의 조화와 균형이라는 고전주의 문학 이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저자

요한볼프강폰괴테

JohannWolfgangvonGoethe

1749년프랑크푸르트에서황실고문관인아버지와시장의딸인어머니사이에서태어났다.1765년법학을전공하기위해라이프치히대학에입학했으나폐결핵으로학업을중단하고요양생활을했다.1770년슈트라스부르크대학에서법학공부를하다가헤르더를알게되면서셰익스피어문학에도심취하였다.‘질풍노도’시대를여는작품인『괴츠폰베를리힝겐』(1773)이발표되자독일에서는뜨거운논쟁이벌어졌고,약혼자가있는샤를로테부프와의이루지못한사랑을소재로삼은『젊은베르터의고뇌』(1774)를발표해유럽에서일약유명작가가되었으며,그로인해바이마르의아우구스트공으로부터초청을받는계기가되었다.이작품은감성의해방과개인적자아실현의이상을추구한질풍노도문학운동을대표하는서간체소설이다.1773년『파우스트』의집필을시작하였으며,이탈리아기행중인1779년에『타우리스의이피게니에』를완성하였다.귀족칭호를받은1782년에실러를처음으로만나이후밀접한교류를했고,평민출신의크리스티아네불피우스를만나나폴레옹의침공후정식결혼을했다.1808년에『파우스트』1부가출간되었고,나폴레옹과두차례회견하였다.1796년에교양소설의효시로평가받는『빌헬름마이스터의수업시대』를출간했고,1821년에는『빌헬름마이스터의편력시대』를출간했으며,1829년『이탈리아기행』전편을완결하였다.『파우스트』2부를완성한이듬해인1832년여든셋의나이로생을마쳤다.괴테는실러와함께위대한바이마르고전주의문학의황금시대를열었다.그는시,소설,희곡을통틀어뛰어난작품을남겼으며,문학활동이외에바이마르공국의고위관리로재직한정치인이기도하다.또한해부학,식물학,광물학,광학등자연탐구에도몰두했으며,뉴턴의광학이론에맞서『색채론』을저술했다.그는학문의전분야를섭렵한통섭인재로세계문학에서전무후무한‘종합적지성’을갖춘거인이라할수있다.

목차

옮긴이의말

젊은베르터의고뇌
제1부
제2부

노벨레

해설:괴테의삶과『젊은베르터의고뇌』,체험인가가공인가?
요한볼프강폰괴테연보

출판사 서평

[책속으로]이어서

“이제결심했습니다,로테,나는죽으려합니다.나는이편지를낭만적과장없이차분히씁니다.당신을마지막으로본다음날아침에말이오.당신이이편지를읽을때면이미차가운무덤이딱딱하게굳은사람의유해를덮고있을거요.안식을얻지못해불행했던사람이지요.생의마지막순간까지당신과대화를나누는것보다더큰즐거움을알지못한사람이지요.끔찍한밤을보냈습니다.아,고마운밤이기도했지요.내결심을확고하게정한밤이었으니까요.나는죽으려합니다!어제는극도로흥분해서당신을뿌리치고나왔는데,그모든일이내가슴을무겁게짓누릅니다.희망도즐거움도없이당신곁에있는내신세가소름끼치도록차갑게내가슴을후벼팠습니다.방에들어서자마자나는제정신을잃고털썩무릎을꿇었습니다.오,하느님이시여!쓰디쓴눈물이라는마지막청량제를주시다니요!수많은계획과전망이마음속에서마구날뛰었지만,마침내나는죽으려한다는마지막한가지생각만이확고해졌습니다.그러고는자리에누웠습니다.아침에평온한마음으로깨어났을때도죽으려는그생각은여전히확고하고옹골차게내마음속에자리하고있습니다.이결심은절망의산물이아니라내가견뎌냈으며,당신을위해희생한다는확신에서나온것입니다.그래요,로테!내가굳이숨겨야겠습니까?우리세사람중하나는사라져야하니,내가사라지겠다는겁니다!오,내사랑!이갈가리찢긴내마음속에때로는이런생각이미쳐날뛰기도했습니다.당신남편을,당신을,나를죽여버리겠다는생각말입니다!이제결정이났습니다!날씨좋은어느여름날저녁산에올라가거든틈만나면산골짜기를올라가곤했던나를떠올려주십시오.-191쪽

베르터의심부름소년이나타나자그녀는당황해어쩔줄몰랐습니다.소년은알베르트에게쪽지를건네주었고,알베르트는태연히부인쪽으로몸을돌리며“이소년한테권총을내줘요.”라고말했습니다.그리고심부름소년에게는“여행잘다녀오시라고전해드려라.”라고말했습니다.로테는그말에벼락이라도맞은기분이었습니다.그녀는비틀거리며일어섰는데,자신에게어떤일이벌어졌는지알지못했습니다.그녀는천천히벽쪽으로걸어갔습니다.덜덜떨면서권총을집어내리고먼지를닦아낸뒤우물쭈물망설였습니다.한참동안그렇게머뭇거리고있으니까남편이뭐하느냐고묻는듯한눈초리로재촉했습니다.그녀는그불길한물건을소년에게건네주면서한마디말도입밖에낼수없었습니다.소년이밖으로나가자그녀는하던일을주섬주섬챙겨들고말할수없이불안한심정으로자기방으로들어갔습니다.마음속에온갖끔찍한예감이들었습니다.당장이라도그녀는남편의발치에무릎을꿇고어젯밤에일어난일과자신의잘못그리고자신의예감을모두털어놓고싶은심정이었습니다.하지만다음순간그러다가어떤결말이벌어질지알수없었습니다.남편을설득하여베르터에게가보라고하는일은조금도기대할수없었습니다.식탁이차려졌습니다.친한여자친구가뭘좀물어보러왔다가금방가려고했는데,그냥머무르는바람에식탁에서나눈대화분위기는그럭저럭참을만했습니다.사람들은억지로라도말을꺼내이야기를주고받으며자신을잊으려했습니다.-220쪽

아직이른새벽인데도으리으리한궁성의넓은뜰에가을안개가자욱이깔려있었다.이때이미다소간밝게빛나는안개의베일사이로말을타거나걸어서사냥을떠날무리가부산하게움직이는모습이보였다.옆의사람들이서두르며하는일은뻔히알만한일들이었다.이들은등자(?子)를늘이거나줄였고,엽총과탄약주머니를서로에게건네주었으며,오소리가방을꾸렸다.반면에목에끈을맨개들은자기들도남겨두지말고데려가달라고으르렁거리며안달하고있었다.불같은성미때문인지또는주인의박차에자극을받았는지때로어떤말이보다대담한행동을보이기도했다.그말주인은여기어스름한가운데무언가허영심을보이고싶었던모양이었다.하지만모두자신의젊은부인과작별인사를하느라너무시간을끌고있는영주를기다리고있었다.-232쪽

날림으로지어진이러한오두막에서자는사람들이아직깊은꿈에서깨어나기전인야밤에노점이죽늘어선넓은장터에서갑작스럽게화재가일어나가게를하나하나덮칠때,사실그사건은평생동안되풀이되는불행의예감과생각을불안하게남겨줄정도로끔찍했고,놀라움을주었으며인상적이었다.피곤에지친나머지먼저잠이들었던후작자신은창가로달려가,좌우로불꽃이튀며자신에게도혀를날름거리는끔찍한화염이솟아오르는모든광경을목격했다.불꽃에반사되어붉은색을띤시장의집들은이미이글거리는것같았고,금방이라도불이붙어화염에휩싸일것같았다.아래에서는자연의기본원소인불이계속맹위를떨치고있었다.널빤지들은타닥타닥소리를내며불탔고,판자들은탁탁소리를내며타고있었다.아마포들이공중으로날아올라,양끝에서불이붙어톱니모양이된음산한헝겊조각들이공중에이리저리나부꼈다.-248쪽

“사자라고?어디로갔는지발자취를알고있는가?”라고영주가말했다.“네,나리!영문도모르고나무위로올라가목숨을구한저아래의한농부가저위왼쪽으로갔다고일러주었습니다.하지만일군의사람들과말이앞에가는것을보고궁금한데다가도움이필요해서급히이곳으로왔습니다.”,“그러므로이쪽으로사냥감이이동하고있음이분명하니,총을장전하고차분히일에착수하라.”영주가이렇게지령을내렸다.“너희들이그사자를깊은숲속으로몬다면다행한일이야.하지만이보게,결국우리는자네의짐승을지킬수없을것같아.왜단단히주의를기울이지못하고그놈이달아나게했는가?”-“불이났어요”라고그자가대꾸했다.“우리는긴장해서그대로지켜보고있었어요.그런데갑자기불이크게번지더군요.우리를방어할만큼물이충분했지만폭죽이폭발했어요.그래서우리가있는곳까지불똥이튀었어요.우리위를넘어갔지요.우리는허겁지겁서둘렀지요.그래서우리는지금불행한사람들이되어있습니다.”-256쪽

“하느님이영주님께지혜를주셨습니다.그리고동시에하느님의모든피조물이각자자기나름대로현명하다는인식을주셨습니다.단단하게자리잡고흔들림이없는바위를보십시오.비바람에도햇볕에도끄떡하지않습니다.태곳적의나무들이바위의머리부분을꾸며주고있어요.그래서왕관을쓴듯멀리주위를둘러보고있습니다.그렇지만어떤부분이무너지면원래대로그대로있지못합니다.수많은조각으로으스러지고부서져서비탈면을뒤덮습니다.하지만이때도그것들은자신의상태를고집하려고하지않습니다.저아래로마구굴러내려가고,시냇물이이를받아들입니다.시냇물은이를강물로떠내려보냅니다.저항하지않고,말을안듣고반항하지도않습니다.아니,매끄럽고둥글둥글해져서보다빨리자신의길을갑니다.그리고강을흐르고흘러마침내거인들이떼를지어이동하고,난쟁이들이깊은곳에우글거리는바다에이릅니다.-25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