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어느 짓궂은 전후 소설가의
우울하고 삐딱한 이들을 향한 독백
패전 후 황폐해진 일본 문단에 화려하게 등장한 신진작가들을 일컬어 차례차례 제1차 전후파, 제2차 전후파, 제3의 신인으로 불렀습니다. 저 숫자들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심지어 전후파 작가들의 공통적인 특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아주 대략적으로 전후파 작가는 장편 위주의 중후하고 관념적인 소설을 주로 썼고 제3의 신인의 경우 일상의 소재를 택해 단편 위주로 소설을 썼다고 말하곤 합니다.
사쿠라지마에서의 자신의 징병 경험을 기반으로 쓴 중편소설 「사쿠라지마」가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우메자키 하루오. 그를 이 중 어디로 분류할 것인가는 당대 문인과 연구가들에게도 골치 아픈 문제였습니다. 「사쿠라지마」나 「환화」 같은 전쟁체험을 기반으로 한 소설로도 유명하나 「낡은 집의 봄가을」, 「바지락」같은 일상 배경 풍자소설도 결코 빼놓을 수 없습니다. 결국 우메자키 하루오는 ‘제1차 전후파 작가이나 제3의 신인의 선구자로서 가교역할을 했던 작가’로 소개되는 것 같습니다.
소설집 『낡은 집의 봄가을』과 수필집 『버섯의 독백』은 전후파보다는 제3의 신인 쪽에 가까운 우메자키 하루오의 글들을 모은 책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들에 담긴 작품들이 마냥 가볍거나 화창한 것은 아닙니다. 가령 『낡은 집의 봄가을』 속 구슬프게 우는 수천 마리 바지락,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 있는 낡은 집의 방, 『버섯의 독백』 속 다이쇼 천황 국가장 날 미쳐 날뛰는 검은소, 청진기로밖에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듣지 못하는 환자가 상징하는 무언가는 결코 밝고 따스한 무언가가 아닐 겁니다.
이러한 관념과 일상 사이 미묘한 감각이야말로 격동하던 시대를 향한 전후파 작가 우메자키 하루오만의 간절한 증언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의 친한 후배이자 친구인 엔도 슈사쿠는 심술궂으면서도 따뜻하고, 비관적이면서도 유약하고 섬세한 우메자키 하루오라는 인물과 그의 문학을 수수께끼처럼 여기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수수께끼로 인해 심한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위로받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시대, 수수께끼 같은 일상을 사시는 삐딱하면서도 유약한 많은 분들께 우메자키 하루오를 소개합니다.
소집을 기약 없이 기다리며 우울증과 술독 속에서 허덕이던 젊은 날 「어느 한때」, 「이즈카 주점」, 고역 같던 전쟁과 폭력, 부조리체험, 그리고 그곳에서 맞이하게 된 패전 소식 「안경 이야기」, 「종전 즈음」, 패전 직후 위선과 에고이즘과 판치는 예술계와 사회에 대한 진단 「천황제에 대하여」, 「세대의 상흔」, 고양이인 카로 4세, 정원의 대중소 개미 군락, 애완견 우메자키 에스와 함께 한 매일매일 일상 속 촌극 「고양이와 개미와 개」, 신경불안증으로 인한 정신병원 입원 및 수면제 치료 일기 「나의 노이로제 투병기」, 「2루의 모퉁이에서」 등.
태평양전쟁과 패전의 한복판에서도 하나로 규정되길 거부하는 자유분방한 독백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자신의 징병 경험을 기반으로 한 「사쿠라지마」를 발표해 큰 호평을 받으며 제1차 전후파 작가로 등장한 우메자키 하루오. 그 사쿠라지마에서 죽음을 결심했으나 그는 끝내 자살하지 않고 빈둥대다가 성을 내고, 우울해하다가도 다시 낄낄대며 쭉 살아왔다. 전쟁의 한복판과 GHQ 점령기, 도시 대중화 사회, 고도 성장기를 거치는 동안, 섬세한 감수성의 우메자키 하루오는 동시에 언제나 심술궂었다.
소설의 뼈대가 된 단상들과 역사에 포함되지 못할 비루한 일상 속 들쑥날쑥한 독백.
우울하고 삐딱한 이들을 향한 독백
패전 후 황폐해진 일본 문단에 화려하게 등장한 신진작가들을 일컬어 차례차례 제1차 전후파, 제2차 전후파, 제3의 신인으로 불렀습니다. 저 숫자들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심지어 전후파 작가들의 공통적인 특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아주 대략적으로 전후파 작가는 장편 위주의 중후하고 관념적인 소설을 주로 썼고 제3의 신인의 경우 일상의 소재를 택해 단편 위주로 소설을 썼다고 말하곤 합니다.
사쿠라지마에서의 자신의 징병 경험을 기반으로 쓴 중편소설 「사쿠라지마」가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우메자키 하루오. 그를 이 중 어디로 분류할 것인가는 당대 문인과 연구가들에게도 골치 아픈 문제였습니다. 「사쿠라지마」나 「환화」 같은 전쟁체험을 기반으로 한 소설로도 유명하나 「낡은 집의 봄가을」, 「바지락」같은 일상 배경 풍자소설도 결코 빼놓을 수 없습니다. 결국 우메자키 하루오는 ‘제1차 전후파 작가이나 제3의 신인의 선구자로서 가교역할을 했던 작가’로 소개되는 것 같습니다.
소설집 『낡은 집의 봄가을』과 수필집 『버섯의 독백』은 전후파보다는 제3의 신인 쪽에 가까운 우메자키 하루오의 글들을 모은 책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들에 담긴 작품들이 마냥 가볍거나 화창한 것은 아닙니다. 가령 『낡은 집의 봄가을』 속 구슬프게 우는 수천 마리 바지락,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 있는 낡은 집의 방, 『버섯의 독백』 속 다이쇼 천황 국가장 날 미쳐 날뛰는 검은소, 청진기로밖에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듣지 못하는 환자가 상징하는 무언가는 결코 밝고 따스한 무언가가 아닐 겁니다.
이러한 관념과 일상 사이 미묘한 감각이야말로 격동하던 시대를 향한 전후파 작가 우메자키 하루오만의 간절한 증언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의 친한 후배이자 친구인 엔도 슈사쿠는 심술궂으면서도 따뜻하고, 비관적이면서도 유약하고 섬세한 우메자키 하루오라는 인물과 그의 문학을 수수께끼처럼 여기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수수께끼로 인해 심한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위로받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시대, 수수께끼 같은 일상을 사시는 삐딱하면서도 유약한 많은 분들께 우메자키 하루오를 소개합니다.
소집을 기약 없이 기다리며 우울증과 술독 속에서 허덕이던 젊은 날 「어느 한때」, 「이즈카 주점」, 고역 같던 전쟁과 폭력, 부조리체험, 그리고 그곳에서 맞이하게 된 패전 소식 「안경 이야기」, 「종전 즈음」, 패전 직후 위선과 에고이즘과 판치는 예술계와 사회에 대한 진단 「천황제에 대하여」, 「세대의 상흔」, 고양이인 카로 4세, 정원의 대중소 개미 군락, 애완견 우메자키 에스와 함께 한 매일매일 일상 속 촌극 「고양이와 개미와 개」, 신경불안증으로 인한 정신병원 입원 및 수면제 치료 일기 「나의 노이로제 투병기」, 「2루의 모퉁이에서」 등.
태평양전쟁과 패전의 한복판에서도 하나로 규정되길 거부하는 자유분방한 독백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자신의 징병 경험을 기반으로 한 「사쿠라지마」를 발표해 큰 호평을 받으며 제1차 전후파 작가로 등장한 우메자키 하루오. 그 사쿠라지마에서 죽음을 결심했으나 그는 끝내 자살하지 않고 빈둥대다가 성을 내고, 우울해하다가도 다시 낄낄대며 쭉 살아왔다. 전쟁의 한복판과 GHQ 점령기, 도시 대중화 사회, 고도 성장기를 거치는 동안, 섬세한 감수성의 우메자키 하루오는 동시에 언제나 심술궂었다.
소설의 뼈대가 된 단상들과 역사에 포함되지 못할 비루한 일상 속 들쑥날쑥한 독백.
버섯의 독백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