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일과 사랑 그리고 죽음 (웰 에이징과 연령차별주의)

노년의 일과 사랑 그리고 죽음 (웰 에이징과 연령차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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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문학자의 시각으로 본 노년의 일과 사랑 그리고 죽음
“인종차별주의가 19세기 이슈이고 성차별주의가 20세기 이슈라면, 연령차별주의는 최근의 가장 뜨거운 이슈이다… 연령차별주의야말로 가장 궁극적이고 지속적인 차별이면서 가장 잔혹한 거부이다.” -에드먼 팔모어

행복한 노년을 영위하려면 보통 건강, 경제력, 일, 인간관계가 필요하다고 한다. 인문학 전공자인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룰 것은 노년기의 일과 인간관계이다. 노년기의 일이 왜 중요하고, 정년 퇴직제도가 왜 문제인지 말할 것이다. 인간관계도 중요하다. 특히 노년기의 이성과의 사랑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다. 가족과 친구의 중요성은 다들 인정하지만, 노인의 사랑에 대해서는 생각을 달리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노인의 사랑과 성에 대해 너무 보수적이고 억압적이지 않은지 생각해 본다.

웰 에이징의 가장 큰 장벽은 연령차별주의(ageism)다. 노인들은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일자리에서 배제된다. 일자리에서 배제된 사람들은 빈곤에 허덕이고, 저축과 연금이 탄탄한 사람은 먹고는 살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하지 못해 자존감을 상실한다. 나이 많은 사람은 이성과의 사랑에서도 주변의 곱지 못한 시선에 마주친다. “노인네가 주책”이라고 수군거리는 것이다. 성과 사랑이 아름다운 것이라면 그것은 노인에게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인종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가 문제였지만, 이제는 연령차별주의가 문제다. 동물의 고통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는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론’이 주목받는 세상에서 우리는 노인의 인권을 무시하고 있는 셈이다.
저자

김명식

저자:김명식
고려대학교철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국제저널EnvironmentalEthics편집위원,계간『과학사상』편집주간,한국환경철학회회장을지냈고,현재는진주교대도덕교육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저서로는『환경,생명,심의민주주의』,『숙의민주주의와환경』,『연구윤리와학습윤리』(편저),『처음읽는윤리학』(공저),『생태문화와철학』(공저),『음식윤리』(공저),『기후변화시대의시민교육』(공저)등이있고,옮긴책으로는『환경윤리』(공역)가있다.

목차


들어가는말

1장웰에이징과인생3기
1.고령화사회와웰에이징
2.늙음은좋은것인가,나쁜것인가?
3.인생3기와액티브에이징
4.맺는말:앞으로의논의

2장연령차별주의와장유유서전통
1.연령차별주의
2.연령차별주의의발생원인
3.한국사회와연령차별주의
4.한국사회와노인일자리
5.장유유서-나이에의한위계
6.맺는말

3장노인운전과연령차별주의
1.배경및쟁점
2.운전제한은평등권침해인가?
3.노인운전과집합적성취
4.교통약자를위한교통체계
5.맺는말

4장노년의일:정년제논쟁
1.들어가는말
2.정년제현황
3.정년제찬반논거
4.인구구조의변화와웰에이징
5.정년연장의선행조건과고려사항들
6.맺는말

5장연금과세대간윤리
1.배경
2.연금과일자리
3.제도적·법적접근
4.규범적접근
5.맺는말

6장관계재와행복
1.이스털린의역설
2.이스털린의역설에대한세가지설명
3.관계재의정책적함의
4.관계재에대한경제학적논의
5.관계재에대한철학적논의
6.맺는말:노년의삶과인간관계

7장노년의성과사랑
1.들어가는말
2.성과사랑:섹슈얼리티
3.노년의성과사랑
4.연령차별과성차별을넘어서
5.맺는말

8장황혼이혼과졸혼
1.황혼이혼
2.졸혼
3.낭만적사랑과근대적가족
4.낭만적사랑을넘어서
5.한국인의우애적사랑
6.맺는말

9장웰다잉
1.죽음관의변화
2.현대인의죽음
3.죽음의철학
4.바람직한죽음

수록된글의출처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고령화에대한논의는사회복지학분야에서가장활발해보인다.여기에서중요한담론이‘액티브에이징(activeaging)’이다.액티브에이징은말그대로노인이활기있고적극적인노년을보내는것이다.액티브에이징을주장하는사람들은노인들이적극적인활동을할수있도록우리사회가노인친화적환경을조성해야한다고주장한다.더이상노인이골방에머무르거나손자손녀나돌보는보조적인삶을살것이아니라,적극적이고활기찬생활을할수있도록하자는것이다.노인을더이상사회가보호해야할사회적부담이아니라우리사회가활용해야할중요한인적자원으로보고,이들이사회에이바지할수있도록하는데관심을둔다.-16쪽

이른바제3연령기(thethirdage),즉인생3기는사회에따라다르지만,대략50대중후반에서80세에이르는시기가아닌가싶다.평균수명이짧은사회에서는50대초반에시작될수도있겠고,반면평균수명이긴사회에서는60대에시작될수도있을것이다.어쨌든요즘이시기에해당하는사람들은그동안우리가알고있었던노인들과는다르다.그전노인들은골방에머무르거나,기껏해야아이나돌보는보조적인일을수행했다.경제력도없어빈곤과노쇠에시달렸다.하지만지금은다르다.영양상태의개선과의료기술의발달로인해수명도늘어났지만,노인들의신체활력또한젊은사람못지않게되었다.또한연금제도의발달로이들의경제능력도많이달라졌다.그들은더이상과거의노쇠하고가난한노인이아니다.이들은적극적으로여가생활을즐기고,사회봉사활동이나개인적인클럽활동도하는건강한노인인것이다.-34쪽

웰에이징,즉행복한노년이란무엇인가?이를쉽게한마디로규정하기는쉽지않다.하지만전문가대부분은행복한노년을보내기위해서는1)건강2)경제력3)일4)인간관계를핵심요건으로지적한다.노년을행복하게보내려면건강해야하고,경제력도있어야한다.몸이아프고최소한의생계비도확보하지않은사람을행복하다고할수는없다.그리고자기가하고싶은일도할수있고,원하는직장에서일자리를갖고있으면좋을것이다.주위사람들과좋은인간관계도유지해야행복할것이다.웰에이징을가로막는장벽이있는데,그것은다름아닌연령차별주의이다.연령차별주의(ageism)라는개념은,미국국립노화연구소초대소장이었던버틀러(RobertButler)가1969년에처음도입했다.그는사람들을“단지늙었다는이유”만으로차별하는것을연령차별주의라고보았다.그에따르면,연령차별주의는성차별주의(sexism)나인종차별주의(racism)와마찬가지로정당화될수없다.생물학적성을근거로,가령여성이라는이유로차별하는것은정당하지않다.또피부색깔을근거로,가령흑인이라는이유로사람들을차별하는것은정당화되기어렵다.마찬가지로생물학적나이,즉연령을이유로차별하는것도마찬가지로정당화될수없다.단지여성이거나흑인이라는이유에서직장에서배제하는것이잘못된것처럼,나이가많다는이유로직장에서배제하는것은잘못되었다.버틀러가보기에는연령차별주의는“단지몇년더살았다는이유로노인을열등하고별난사람으로보는신념”이다.-41쪽

제3기노인들이웰에이징하기위해서는일자리가필요하다.이를위해서는정책적으로정년연장을모색해야한다.노인들에게맞는일자리의개발,적절한노동시간과임금체계도필요할것이다.임금피크제나직무급제,성과급제등생산성에비례하는임금체계를만드는것이급선무이다.한편경제성의관점에서는다소부족하더라도사회전체의관점에서필요한사회적일자리를확충해야한다.이것은앞으로인구변동,즉경제활동인구는줄어드는데노인인구는증가하는현실을고려하면반드시추구되어야할방향이아닌가싶다.연금제도확충같은지나치게무거운짐을후속세대에게지울수는없다.물론육체적으로쇠약해각별한보호가요구되는,80대이상의제4연령기에해당하는노인들을위해서는또다른사회복지정책이요구될것이고이에대한착실한대비가필요하다.-69쪽

최근첨단과학이발전하면서보정적접근이확대될토대가조성되고있다.대표적인것이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AdvancedDriverAssistantSystems)이다.이것은다양한센서와카메라등을사용해운전자의안전성과편의성을높여주는기술체계이다.이는후방감시,전방충돌회피,차선이탈경고,사각지대감시등다양한기능을제공함으로써시야가제한되고거리감각이저하된운전자들의안전운전을도와준다.여기에는최근논란이되는급발진사고를예방하는기술도포함된다.가령페달오조작급발진억제장치(PMSA)가그것이다.이장치는장애물을인식한상태에서운전자가급격한페달조작을할경우모터토크를제한하고전력(연료)공급을차단하는장치이다.노인들과장애인들이이런보조시스템의최대수혜자가될것이다.아마도장기적으로는자율운행자동차의개발이보정적접근의마지막목표가될듯싶다.-95쪽

우리는일반인의입장에서사회적으로효율적인교통정책을추진해야하지만,동시에교통약자들도안전하고편리하게이동할수있는교통정책을추진해야한다.그렇다면왜우리는이들교통약자의처지를고려해야할까?이와관련해롤스(J.Rawls)가『정의론』에서시도한방식을참고해보자.롤스의제안대로우리가‘무지의베일(veilofignorance)’을덮어쓴다고가정해보자.우리는무지의베일을덮어썼기때문에우리의처지를알지못한다.내가누구인지,즉내가노인인지장애인이지전혀알수없는상황이라고가정해보자.그때우리는어떤선택을할까?자신의처지에대해알지못하는‘무지의베일’을덮어쓴상태에서과연우리는규제중심의접근,즉배제적접근이바람직하다고선택할것인가?내생각에는배제적접근을선택할것같지않다.장애인같은교통약자의입장에서도그렇지만노인의입장에서도특히그렇다.노인은운나쁘게중간에조기사망하는경우를제외하고는누구나겪어야할인간의숙명이다.자기자신도언젠가는노인이되리라는점을의식한다면,미래의자신에게불리한배제적접근방식을선택할것같지는않다.늙었다고운전도못하게하는사회,우리는과연그런사회를원할까?이런점을고려해볼때배제적접근방식은바람직하지도않지만,정의롭지도않다.어려운상황에빠진약자를도와주기는커녕무시하고배제하기때문이다.-97쪽

몇몇연구보고서는노년일자리가증가한다고해서청년일자리가감소하는것은아니라고주장한다.가령한국노동연구원이발간한보고서는고령자고용의증가가청년층고용을감소시킨다는것을보여주는증거가없다고주장한다.그것에따르면,노인세대와청년세대간고용대체가설은성립하지않는다.오히려양자간에는보완관계가존재한다.이입장에따르면,일자리의총량을주어진것으로보는것은‘노동총량불변의오류(Lumpoflabourfallacy)’이다.노동의총량은고정된것이아니라상황에따라변한다.그래서노인노동자들이증가해도,새로운노동수요가발생해젊은이들의고용또한증가할수있다고본다.이들은자동화와인공지능(AI)으로인해노동수요가감소하리라는예측은있었지만실제로는그렇지않았다고지적한다.기술혁신으로생산성이향상하면잉여가발생하여인간의새로운욕망이나타나고이를충족시키는새로운직업이창출된다고본다.실제로농업에서의기계화영농으로인해80%였던농업인구는2%로줄었으나,78%가실업자가된것이아니다.이들은제조업과서비스업으로새로운일자리를찾게된다.이런사실을지난수백년간의산업혁명의역사가잘보여준다고지적한다.-128쪽

연금은세대간계약의전형이다.노령층의사회적부양을약속한세대간계약인데세대간의직접적인계약이아니라국가가매개한다는특징을갖는다.이때계약의단서는1)노인세대를부양하기위한성인세대의부담이과하지않아야한다는것2)미래세대의규모가급격하게줄어들어서는안된다는것이다.물론노령층의사회적부양은매우중요한가치이다.하지만그부담을동시대를사는사람들이감수해야지무작정미래세대에게전가하는것은무책임한일이다.즉노령층의사회적부양도필요하지만,사회의지속가능성과세대간공정성도중요한가치임을인정해야한다.이렇듯연금에대한논의는인구구조의변화,경제적환경변화,국민복지등을아우르는대단히폭넓은접근을필요로한다.-141쪽

실제로소득이외에도행복에영향을미치는요소들은많다.그한예가실업이다.실업은삶의만족도에미치는영향이지대해,단순한소득상실이상을의미한다.가령유럽에서1975년부터1992년기간실업수당이많이늘어나면서실직자의경제적어려움은사라졌다.그런데도실업자들과일자리를가진사람들사이의행복격차는좁혀지지않았다.그이유는실업은경제적인빈곤이외에불안과우울을낳고,자존감과개인의통제능력도떨어뜨리기때문이다.즉실업은인간에게는경제적빈곤이상의의미가있다.아울러가족,우정,사회적연대감,정치제도같은요소들도행복에큰영향을미친다.실제로정치제도,특히참여민주주의의장치를통해보통시민들이정치에참여할수있는기회는삶의만족수준을결정하는데중요한역할을한다고한다.-182쪽

노년에서중요한인간관계는무엇일까?배우자,자식,친구,공동체일것이다.특히배우자와자식은노년에서가장중요한인간관계일것이다.배우자로부터사랑받지못하고,자식으로부터존경받지못하는사람을우리는행복하다고부를수없을것같다.또훌륭한노년을보내기위해서는친구가반드시필요하다.아리스토텔레스의말대로친구없는삶을그누구도원하지않을것이다.아울러시민으로서의삶도중요할것같다.최근노인들의모임이활성화하고,노인들의자원봉사가증가하는것도이를잘말해준다.덧붙여아리스토텔레스가말했듯이관조적행복도우리가추구해야할행복이아닌가싶다.우주의이치,그리고자신이살아온삶에대해성찰하는것도작지않은행복이기때문이다.-200쪽

우리사회에서노인의성에대한시선은여전히부정적인것같다.많은노인이배우자의사별또는이혼으로성적인고독상태에빠져있고,특히여성노인의경우는손주돌보느라여력이없을경우도있다.또설사여력이있다고할지라도,자녀들의눈치나사회의부정적시선으로인해성에대해적극적이지못하다.이따금성에대한관심을표명하면주책스러운노망으로치부되기일쑤이다.여성노인들은할머니로지칭되는헌신적인보살핌의주체로만간주되고여성성을상실한중성적인존재로강요받고있는셈이다.-217쪽적극적이고활기찬노년의삶에서성은필수적이다.성적욕구는인간의기본욕구이다.매슬로의욕구단계이론으로보자면,기본욕구를충족시킨후에야다른고차적욕구실현도가능하다.그렇다면성적인것에관한관심을표현하는노인을,‘주책많고’‘밝힌다’라고비난하는것은일종의연령차별(ageism)에해당할것이다.일정나이가되었다고해서그사람의실제능력과무관하게강제로직장에서그만두게하는것도연령차별이지만,나이가많다고해서그사람의성적관심을부정하고비난하는것도연령차별이다.-220쪽키케로처럼성적욕망으로부터의해방을추구할것인가?아니면〈사랑할때버려야할아까운것들〉에나오는잭니콜슨처럼비아그라섹스를통한젊음을추구할것인가?아니면일본의학자쓰지신이치처럼슬로섹스같이제3의길을추구할것인가?어떤것이정답인지는알수가없다.그것은오로지당사자의선택사항일것같다.분명한것은섹슈얼리티의의미는성은고정불변의자연적사실이아니라,사회문화적으로구성된다는것이다.정해진바가없으니내가상황에맞게선택할수밖에없을것같다.-231쪽

행복한노년의모습은어떤것일까?아마도그것은질병에시달리지않고건강을유지하면서,적극적으로생산활동에참여할수있으면더좋고직업이없더라도어느정도는소일거리가있는삶일것이다.그리고행복한노년에서인간관계는중요하다.다른사람들과좋은관계를맺어일상생활에서도윤기가있어야한다.그리고인간관계에서성생활은중요한위치를차지한다.노인정책에서여성노인의삶은매우중요한위상을차지한다.여성이남성보다평균수명이높아서노인인구의다수를차지하기때문이다.…평균수명이50세가채안되었던시절,여성들은평생출산과육아만하다인생을마감했다.이제수명연장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