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문도 (세상 어딘가에 | 최상희 소설집)

델 문도 (세상 어딘가에 | 최상희 소설집)

$13.00
Description
한 번뿐인 삶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 바로 문학이다!
사계절출판사가 창립 35주년을 맞아 오늘의 독자들을 위해 선보이는 「욜로욜로」. ‘YOLO, you only live once’를 외치며 때론 즐겁게 때론 눈물겹게 이 힘겨운 시대를 헤쳐 가는 모든 독자들에게 응원과 위로가 되어주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안상수 디자이너가 설립한 디자인학교 PaTI(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의 아티스트들이 일러스트와 디자인을, 파티출판디자인연구소장 오진경 디자이너가 총괄 아트 디렉션을 맡아 감각적인 일러스트는 물론 제목을 숨긴 표지, 펼치면 한 장의 포스터가 되는 커버까지 새로운 세대의 취향과 성향을 고려한 북 디자인으로 보는 즐거움까지 더했다.

스페인어로 ‘세상 어딘가’를 의미하는 델 문도(Del Mundo). 제목처럼 다채롭고 새로운 세계를 펼쳐 보이는 아홉 편의 단편을 담은 최상희의 소설집 『델 문도』. 온몸을 붕대로 휘감은 남자의 충격적인 고백을 통해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운명의 끈을 반추해 보는 《붕대를 한 남자》, 릭샤를 끄는 열여섯 인도 소년의 아련한 사랑을 그린 《노 프라블럼》, 프랑스 고르드의 어느 수도원에 사는 소년의 가슴 시린 열정과 절실한 꿈을 그린 《시튀스테쿰》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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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상희

저자는최상희는고려대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잡지사기자로십여년간일했다.잘다니던회사를갑자기그만두고그후글을쓰며지내고있다.『델문도』로제12회사계절문학상대상을,『그냥,컬링』으로제5회비룡소블루픽션상을받았다.그동안지은책으로소설『바다,소녀혹은키스』『옥탑방슈퍼스타』『명탐정의아들』『칸트의집』,여행서『오키나와반할지도』『제주도비밀코스여행』등이있다.

목차

붕대를한남자/노프라블럼/내기/페이퍼컷/missing/기적소리/필름/무대륙의소년/시튀스테쿰

출판사 서평

꿈꾸듯여행하듯당신이그려본세상어딘가,‘델문도’를찾아서
스페인어로‘세상어딘가’를의미하는델문도(DelMundo).제목뜻처럼,『델문도』의아홉개단편은다채롭고새로운세계를펼쳐보인다.『델문도』는지구반대편,세상어딘가를떠도는누군가의이야기지만어쩌면이것은나와너,우리모두의이야기이다.한편한편읽는동안우리는여행하듯꿈꾸듯묘한기분에젖어들고,잊고있던기억과마주하기도한다.무엇보다,세상을향한작가의깊이있는통찰은간결하면서도세련된문장속에서진한울림을전한다.아홉개의세계에하나하나가닿으며우리는비로소세상어딘가,낯설고도따뜻한‘델문도’를가까이마주하게된다.
‘욜로욜로’는사계절출판사가창립35주년을맞아‘오늘의독자들’을위해선보이는새로운문학브랜드다.욜로욜로는‘YOLO,youonlyliveonce’를외치며때론즐겁게때론눈물겹게이힘겨운시대를헤쳐가는모든독자들에게응원과위로가되어줄문학브랜드다.욜로욜로는안상수디자이너가설립한디자인학교PaTI(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의아티스트들이일러스트와디자인을,파티출판디자인연구소장오진경디자이너가총괄아트디렉션을맡았다.감각적인일러스트는물론제목을숨긴표지,펼치면한장의포스터가되는커버까지새로운세대의취향과성향을고려한북디자인은독자들의소장욕구를불러일으키기충분하다.

[도서소개]
『델문도』에는온몸을붕대로휘감은남자의충격적인고백을통해삶과죽음사이에놓인운명의끈을반추해보는「붕대를한남자」,릭샤를끄는열여섯인도소년의아련한사랑을그린「노프라블럼」,아빠와섬여행을하며가족의지난시간을추억해가는「내기」,런던히드로공항에서일어난아주특별한경험「페이퍼컷」,이국적분위기와이미지가강렬한「missing」,기찻길옆허름한집에서친구와보낸기묘한하루를통해기억과상실의틈새를헤매는「기적소리」,144장의필름사진을통해만난적없는이의여행길을되짚어보는독특한여행담「필름」,서늘한반전을선사하는「무대륙의소년」,프랑스고르드의어느수도원에사는소년의가슴시린열정과절실한꿈을그린「시튀스테쿰」이실려있다.살면서겪어나가는사랑,그리움,행복,연민,상실과기억이이야기마다촘촘히들어서있다.
스페인어로‘세상어딘가’를의미하는제목처럼『델문도』의아홉개단편에담긴세계는다채롭고도새롭다.작가는청소년소설에등장하는반복적인일상의동선을폴짝뛰어넘어,이야기공간을무한히확장해간다.여행작가이기도한개인적경험을바탕으로한국뿐아니라이탈리아,프랑스,인도,영국,호주등지를살아가는사람들의모습을그려낸것이다.세상어디에나존재하지만,그어떤작품에서도쉽게만날수없었던삶의풍경이다.

멀리,혹은가까이한번쯤그려본세상속으로
첫작품「붕대를한남자」는마지막장에이르기까지긴장을늦출수없는이야기다.호주,10월의뜨거운어느여름날.장난감공기총을만지작거리는이안에게아빠가물한잔을가져오라고재촉한다.컵을들고나간이안은온몸이얼음처럼굳어버린다.머리부터발끝까지붕대를감은한남자가문앞에서있다.이안은호기심과두려움이뒤섞인표정으로남자를지켜본다.곁에있던아빠가더는참지못하겠다는듯남자에게묻는다.도대체무슨일이있었던거냐고.온몸을붕대로휘감은남자의충격적인고백을통해삶과죽음사이에놓인운명의끈을반추해보는이이야기는실제로호주에사는작가의친구가보낸편지에서시작되었다.흥미로운소재가좋은이야기가되는건아니기에작가는고심했지만어느날문득어떤장면이눈앞에펼쳐졌고,그것이「붕대를한남자」로완성되었다.

두번째이야기「노프라블럼」은열여섯살인도소년‘아룬’의아련한사랑을그린다.릭샤를끌며하루하루어렵사리생계를유지하는아룬은한국에서온‘유진’이라는여자아이의등하교를돕고있다.동갑내기열여섯살유진은새침할정도로말이없고피부가하얀소녀다.대화를나누기는커녕눈한번제대로마주친적없는두사람에게특별한일이생긴다.가이드대가로300루피를제안하며,유진이아룬에게함께영화를보자고제안한것이다.유진과아룬은제일비싼좌석에서영화를보고,갠지스강가를걷고,이루고싶은꿈과현실에관해대화를나눈다.유진의목소리와눈빛이가까이느껴질때마다심장이요동치는아룬.사는게별것없다는유진의투정에도자꾸입가에미소가어린다.그래서아룬은고개를더욱깊숙이숙이고발밑만바라본다.유진에게가까이다가설수도,눈을마주볼수도,마음편히이야기를나눌수도없는자신의처지를잊어선안되는것이다.집으로들어가는유진의뒷모습을한참동안바라보던아룬은다시릭샤를끌고거리로나선다.

「내기」는아빠와제주도를여행하며가족의지난시간을추억해가는소년의이야기다.아빠와소년의여행에‘계획’같은건따로없어보인다.둘은발길닿는대로걷고있다.야트막한산에올라들판을내려다보고,걷다가지치면그늘아래앉아물을마신다.끝날듯끝나지않는숲길을걷다가기습적으로다가온말떼를만나고,바다를물끄러미바라보기도한다.
그러나이들여행에는특이한뭔가가있다.여행내내내기를벌인다는점인데,특정단어를입밖에내지않는‘말하지않기’게임이그것이다.아빠와소년은왜이런내기를하고있을까.두사람이꼬리에꼬리를물고기억속을걸어나가는사이,금지어가불현듯모습을드러내고야만다.두사람이절대말해서는안될단어는무엇이었을까?비밀과진실이드러나면서이야기는한없이먹먹한슬픔속으로독자를이끈다.

고2여름방학,하기싫은보충수업대신해외여행을떠난다면얼마나신이날까?네번째이야기「페이퍼컷」의‘나’는자유롭게일하며사는엄마와함께한달동안유럽으로배낭여행을가게되었다.그러나엄마가갑자기허리를다쳐입원하는바람에계획에차질이생겼다.학교엔벌써소문이쫙퍼졌으니,이제와못간다고말할수도없다.‘나’는집에콕박혀있기로마음먹지만엄마는다르다.항공권을환불받지못하고,숙소비도다치렀으니둘중하나는반드시가야한다는거다.
결국‘나’는런던으로향하는비행기에오르지만,가는길부터진이빠진다.무척이나뚱뚱한여자의옆자리인것이다.절로인상이찌푸려지는순간,여자는‘나’의심정을알아차렸다는듯몸을움츠린다.자리에앉아여자를흘깃쳐다보던‘나’는놀라움을금치못한다.여자는몸집에어울리지않는무척섬세하고부드러운모양의손가락을지녔다.
그러나정말로놀라움을금치못한일은런던공항에서일어난다.지하철역에서일어난테러사건때문에외국인의출입국이금지된것.엄마는전화를받지않고,휴대폰배터리는다닳았다.공항에서하룻밤을보내야한다는사실말고모든게막막해졌을때,옆자리에앉았던여자가다가온다.여자가건넨물을벌컥들이켠뒤에야‘나’는이상한느낌을알아차린다.이제껏여자는소리없이말하고있었다.어떻게그것이가능할까.‘나’는여자와뜻밖의대화를이어나가며특별한밤을보낸다.

사랑,그리움,상실과기억의순간을담은이야기들
「missing」과「기적소리」는‘기억’에대해이야기한다.「missing」이이제곧‘어른의세계’에다다를한소년의기억을차분하게따라가는이야기라면,「기적소리」는기억의틈새를헤매며‘아이의세계’를맴도는소년의시간여행이다.

「missing」의주인공아더는여느때와다름없이아르바이트를마치고집에돌아온다.침침한어둠속술취해잠든아버지,기름에절어말라버린음식들,집안곳곳에널브러져있는맥주캔과리모컨,푹꺼진소파….오직텔레비전만이멀쩡히살아있음을증명하듯환하게켜있다.실종사건뉴스를보던아더는여덟살때낯선사람을따라간기억을떠올린다.클로이아줌마.아더에게클로이아줌마는결코무섭고위험한존재가아니었다.아버지의폭력과엄마의무관심,혼자라는외로움에물든마음을내려놓고평온과휴식을느끼게해준유일한존재였다.아더는바로어제일인듯선연하게떠오르는기억을통해그때그순간으로스며든다.

한편기억을잘못해괴로워하는사람도있다.「기적소리」의주인공‘나’가그렇다.‘나’는사람이름이나얼굴,예전일들을기억하는데늘애를먹는다.
기억을잘못하는건잦은이사때문일지도모르겠다.아버지의지방발령으로가족은얼마전이사를왔다.새로이사한아파트는전에살던아파트와비슷하다.하나다른게있다면창아래로선로가보인다는점이다.기차가다니지는않지만선로양옆으로집들이붙어있어서장난감기차마을같다.선로옆마을을오가던어느날,‘나’는같은반아이를만난다.물론이름은기억나지않는다.‘나’는친구네집에들러라면을끓여먹고,만화책을보고,별것없는대화를나눈다.그러고보니이분위기가낯설지않게느껴지는‘나’.예전에도이렇게친구와함께놀고,육교를달리고,내달리며길을건너던기억이나는듯하다.

어떤장면이머릿속을스쳐지나갔다.앞서길을건너던친구.빨리오라고재촉하는소리.어깨에멘가방에서필통속연필이달그락대던소리.경적소리.달려드는트럭.그다음.그다음은기억이나지않는다.아니다.기억나지않는게아니라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던거다.그런친구는내게없었다.육교건너에있던마당있는집도,스테인드글라스가끼워져있던현관문도,레이스손뜨개가씌워진피아노도,처음부터없었다.

“이제가야겠다.”
나는벌떡일어나앉았다.그애는내말을못들었는지,멀뚱히천장만바라보고있었다.유난히환한햇살가운데에그애가느긋이누워있다.그모습이오래된사진처럼흐릿하게보였다.뭔가떠오를것같은기분이었지만아무것도떠오르는건없었다.(본문184쪽)


지금머릿속에떠오른기억들은진짜‘나’에게일어난일일까?잃어버린기억이있다면,그것은무엇일까?끝없이이어지는기찻길처럼아득한기억속을헤매는이야기를함께따라가보자.
일곱번째작품「필름」은독특한여행담을그린다.아무도찾지않는한사진관.사진을찍고인화하는일보다고객들이인터넷에올린사진을컬러출력해택배발송하는일이더많다.그런데인적드문이곳에꼬박꼬박필름을맡기는여학생이하나있다.‘나’는아빠의사진관에필름을맡기는여학생이궁금하지만만나보지는못했다.타이밍을번번이놓쳐서다.‘나’는여자아이의사진을보며‘금붕어를키우는구나’‘이런색깔을좋아하다니’‘고양이에관심이많은가봐?’추측하곤하는데,그것이꽤재미있는취미가되어버렸다.한동안발길이뜸해소식이궁금하던어느날,여학생이필름6통을맡기고갔다.여름방학때여행을다녀온모양이다.아무리기다려도여학생은사진을찾아가지않고,‘나’는체념한듯144장의사진을꺼낸다.그러고는한장한장들춰보면서여행을되짚어나간다.따로,또같이길을걷는이색적인여행담이펼쳐진다.

누군가에게는잊지못할여행장소가누군가에게는무료한일상공간이되기도한다.「무대륙의소년」은이미묘한차이에서일어나는고단한삶의순간을포착한다.
‘물의도시’라불리는이곳은인기많은여행지이지만언젠가부터조금씩퇴색하고있다.하루에도몇번이나도시는물에잠기고,자랑과도같던‘눈부신날씨’는자취를감춘지오래.그럼에도관광객은끊이지않는다.하루면다보고도남을도시를돌아다니며관광객들은사진을찍고,환호를내지른다.아무도사지않는우산을파는안젤로와‘나’또한이들에게좋은구경거리다.가난에전허름한모습조차이들의프레임안에서는더없이이국적풍경으로둔갑하는듯하다.
도시구석구석을헤집고다니는관광객들을따라가면엄마를만날수있을까.‘나’의엄마가사라진지많은시간이흘렀다.도착과떠남을반복하는관광객들과달리,엄마는온종일호텔에서일했다.침대시트를갈고,변기를닦고,먼지를털어내서떠난이의흔적을말끔히없애는게엄마의일이었다.도시가물에잠길수록엄마와의추억또한사라진다.이제‘나’에게남은건안젤로뿐.그러니물속으로가라앉기전에어서빨리잠든안젤로를깨워야한다.열심히안젤로를부르는‘나’에게돌아오는건차가운발길질이다.안젤로에게무슨일이일어난걸까?서늘한반전이독자를기다리고있다.

여덟개의세계를돌아,마지막작품「스튀스테쿰」으로안내한다.이야기의배경은프랑스고르드의수도원.갓난아기때수도원앞에버려진뒤줄곧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