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이 (양장본 Hardcover)

칠성이 (양장본 Hardcover)

$16.59
Description
어린이문학의 새로운 문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마당을 나온 암탉》, 그 정수를 잇는 황선미의 신작 『칠성이』. 전복하기 힘든 현실을 섣부른 치장 없이 냉엄하게 드러내며, 그 중심에 선 주인공 ‘개인’이 어느 지점에 서서 단단히 꿈꾸고 희망할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형상화해 온 황선미 작품의 특징은 신작 『칠성이』에 뚜렷이 이어져 있다. 생이 끊어지는 도축장과 싸움소라는 운명의 갈림길에서, 단단하게 발 딛고 선 수소 칠성이. 그리고 그 수소의 옆에 선 황 영감의 진한 인간애는 삶을 바라보는 겹겹의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

4년 전. 도축장. 한낮이건만 해가 뜨지 않은 듯, 사방이 소들의 울음소리로 술렁거리는 도축장에 갓 두 살이 된 칡소도 끼어 있었다. 어린 칡소가 자기에게 닥친 운명에 대들기라도 하듯 앞발로 땅을 헤집어대고 있을 때, 한 노인이 겁에 질린 칡소와 눈이 마주쳤다. 황 영감. 인생의 절반 이상을 소싸움에 건 외로운 노인, 황 영감에게 도축장에서 발견한 칡소 칠성이는 새 삶을 함께 일구어 갈 동지이고, 식구였다. 깊은 속 어딘가에 도축장의 기억을 새긴 칠성이, 사랑하던 범소를 묻은 기억에서 헤어나지 못한 황 영감. 둘은 서로 다른 지점에서 삶의 냉혹함을 경험했고, 이후 이들이 펼쳐가는 이야기에서도 그 선 경험한 삶의 기억은 열뜬 고통처럼 둘을 따라붙는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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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황선미

저자황선미는1963년충청남도홍성에서태어났다.생의본질을탐구하고치밀하게구체화하는문학으로,한국어린이문학대표작가로자리매김하였다.2000년출간된『마당을나온암탉』은이후29개국에서번역출간될예정이며,그외의작품으로『나쁜어린이표』『과수원을점령하라』『바람이사는꺽다리집』『뒤뜰에골칫거리가산다』『틈새보이스』『건방진장루이와68일』들이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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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엄정하고치열한삶의성장통
『마당을나온암탉』의정수를잇는
황선미의선굵은신작,『칠성이』

어린이문학의새로운문을열었다고평가받는『마당을나온암탉』,그정수를잇는황선미의신작『칠성이』가출간되었다.『마당을나온암탉』은출간당시,냉혹한현실앞에서자유와희망을놓지않는주인공잎싹의삶과종국에는적인족제비의새끼에게목숨을내주고스스로자연의섭리를받아안는뜻밖의결말로논란의중심에서왔다.
전복하기힘든현실을섣부른치장없이냉엄하게드러내며,그중심에선주인공‘개인’이어느지점에서서단단히꿈꾸고희망할수있는지,치열하게고민하고형상화해온황선미작품의특징은반갑게도『마당을나온암탉』을거쳐신작『칠성이』에뚜렷이이어져있다.
생이끊어지는도축장과싸움소라는운명의갈림길에서,단단하게발딛고선수소칠성이.그리고그수소의옆에선황영감의진한인간애는삶을바라보는겹겹의시선을담아내고있다.

어느날,도축장의기억을딛고살아남은
싸움소칠성이,그의드라마에깃든진한휴머니즘

4년전.도축장.한낮이건만해가뜨지않은듯,사방이소들의울음소리로술렁거리는도축장에갓두살이된칡소도끼어있었다.어린칡소가자기에게닥친운명에대들기라도하듯앞발로땅을헤집어대고있을때,한노인이겁에질린칡소와눈이마주쳤다.
황영감.인생의절반이상을소싸움에건외로운노인,황영감에게도축장에서발견한칡소칠성이는
새삶을함께일구어갈동지이고,식구였다.
깊은속어딘가에도축장의기억을새긴칠성이,사랑하던범소를묻은기억에서헤어나지못한황영감.둘은서로다른지점에서삶의냉혹함을경험했고,이후이들이펼쳐가는이야기에서도그선경험한삶의기억은열뜬고통처럼둘을따라붙는다.

가슴한쪽에묻은범소.송아지때부터정들었고,천수를누리도록곁에두고싶었던소.범소는그저싸움소가아닌자식이고친구였다.황영감자신이라고해도좋았다.
-22쪽

한몸처럼붙어지낸지삼년만에칠성이는첫출전한다.우렁찬고래빼기로상대의기를애초에꺾어놓고,자기보다큰덩치,경험이많은선수들한테도결코밀리지않으며연승을거듭하는칠성이.담력좋은선수로키워낸황영감의조력이큰성과를거두어가던어느날,그날은칠성이가태백산과맞붙기로되어있는날이었다.일찍이범소를잃게만든태백산.황영감의예감은좋지않다.

칠성이는몸을떨었다.두려움이고개를쳐들고있었다.도축장의두려움은없어진게아니라칠성이의깊은속어딘가에새겨져있었던것이다.그것은분노였고또다른힘이었다.뜨거운힘이꾸역꾸역솟아오르기시작했다.
-37쪽

도축장의두려움이분노로,또다른힘으로,감당하기힘들만큼칠성이를휘어잡았을때,칠성이는태백산이범소에게했던걸마치앙갚음이라도하듯이태백산을끝내버린다.본디싸움소들은이미항복한상대를물고늘어지지않는다.뒤로돌아도망치거나거리를두어항복을선언한소를쫓아가결딴내는일은흔치않다.제힘과두려움을못이긴칠성이가아이러니하게도범소를보낸태백산을끝내버린것이다.

오래전,범소를잃었다.멈추어야할때를깨닫지못한태백산에게.범소의죽음이황영감의모든기운을꺾었고,칠성이덕에기운을다시차렸다.태백산에대한원망도삭일수있었다.그런데똑같은일이일어난것이다.마치앙갚음이라도하듯.그러자고칠성이를들인게아닌데.
-44쪽

어둡고축축한우사.훈련하지않는날이늘기시작하면서,칠성이는어쩌면이대로모든것이끝날수있다는두려움을느끼고,황영감의슬픔을고스란히떠안는다.끈덕지게따라붙는도축장의두려움.죽음의두려움을떼어내기위해서는어떻게해야할까.이작품은긴시간묵묵하게서로를신뢰해가는두주인공의진한사랑과결국고통앞에서무릎꿇지않는엄숙한투지에서희망을본다.

끈끈한심리묘사,속도감있는전개
연필드로잉으로살린치밀한형상화

작품을보는묘미중에하나는치밀한묘사일터.황선미작품의주요특질로언급되곤하는,마치눈앞에살아있는이미지가떠오르는것만같은치밀한형상화는이작품에서더욱두드러진다.출렁거리는경기장,수소들의술렁거림,한낮의모래판과불거지는근육.더하여무슨일이일어난건지다이해하지는못하는말없는동물의눈과,그를바라보는인간황영감의다층적인감정의겹이깊고굵직하게다가온다.김용철화가의연필드로잉은이문학적형상화를더욱생생하고밀도있게끌어올린다.슬픔과두려움,인물간의감정의거리와화면밖으로튀어나올것만같은수소의힘찬움직임,그럼에도순한슬픔이어린소의눈은때로는이야기의포문을열고,때로는이야기의리듬으로움직이며작품을감상하는맛을더하고있다.

어디에서있고어떻게살아야할까?
삶을바라보는통찰,그리고질문

이작품은민속소싸움을배경으로하여,싸움소칠성이와주인황영감의생의굴곡을되짚어간다.소싸움이민속문화의전승인지,동물학대인지사회적으로오랜논란이거듭되는와중에서,작가는냉혹한삶을비유하는문학의틀로서과감하게소싸움을끌어들인다.20~36개월에이른농가의소들은엄연히도축되고,시스템의속도를높이기위해서날로잔혹해지는도축장의현실은이작품의주인공,칠성이가생애처음맞닥뜨린깊은두려움이다.칠성이가두려움을극복하고존재를긍정해가는과정과황영감이범소를잃은기억을딛고새로운관계와삶을희망하는자리에,그모든슬픔과아픔과극복의자리에만만치않은삶의무게로달구어진서늘한모래판이있다.하나의두려움을딛더라도,또하나의두려움이들어오는자리.삶이이와같을때,어디에서서무엇을꿈꾸고어떻게관계를맺고살아야할까?이작품이뜨겁게던지는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