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박지리 장편소설)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박지리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한 번뿐인 삶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 바로 문학이다!
사계절출판사가 창립 35주년을 맞아 오늘의 독자들을 위해 선보이는 「욜로욜로」. ‘YOLO, you only live once’를 외치며 때론 즐겁게 때론 눈물겹게 이 힘겨운 시대를 헤쳐 가는 모든 독자들에게 응원과 위로가 되어주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안상수 디자이너가 설립한 디자인학교 PaTI(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의 아티스트들이 일러스트와 디자인을, 파티출판디자인연구소장 오진경 디자이너가 총괄 아트 디렉션을 맡아 감각적인 일러스트는 물론 제목을 숨긴 표지, 펼치면 한 장의 포스터가 되는 커버까지 새로운 세대의 취향과 성향을 고려한 북 디자인으로 보는 즐거움까지 더했다.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는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의 저자 박지리의 신작으로, 작가 사후에 출간되는 첫 책이다. 제목부터 독특한 이 작품은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라 제도권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대입 시험과 취업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또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보여주는 이 작품은 기발하면서도 기이하다.
저자

박지리

저자박지리(1985~2016)는스물다섯살의나이에『합체』로제8회사계절문학상대상을수상하며등단.『다윈영의악의기원』으로2016년‘레드어워드시선부문’과‘한국출판문화상’을수상했다.『3차면접에서돌발행동을보인MAN에관하여』(2017),『다윈영의악의기원』(2016),「세븐틴세븐틴」(2015)『양춘단대학탐방기』(2014),『맨홀』(2012),『합체』(2010)같은작품을남겼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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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계절출판사는‘오늘을온전하게살고싶은,나를찾아가는책’이라는슬로건을내걸고새로운문학시리즈‘욜로욜로(yoloyolo,youonlyliveonce)’를2017년에선보였다.이시리즈에는《다윈영의악의기원》으로한국문단에독보적발자취를남긴고(故)박지리작가의《맨홀》을비롯해최근에3권으로나눈《다윈영의악의기원》이들어있다.이시리즈에서새로선보이는『3차면접에서돌발행동을보인MAN에관하여』는박지리작가의신작으로,작가사후에출간되는첫책이다.

제목부터독특한이작품은대한민국에서나고자라제도권교육을받은사람이라면누구나공감할만한내용을다루고있다.대입시험과취업이라는좁은문을통과하기위해우리가어떤삶을살았는지,또어떤삶을살게될지보여주는이작품은박지리작가의작품이으레그렇듯기발하면서도기이하다.우리모두는사회라는연극무대에홀로던져진배우이자,그안에서외롭고슬픈연기를펼치며날마다면접을치르는또다른M이다.희곡형식을빌린이새롭고도놀라운작품을통해독자들은《다윈영의악의기원》에이어박지리작가의신선한작법과깊은통찰에감탄할것이고,동시에작가의부재에큰아쉬움을느낄것이다.

“왜냐하면……그건…….이게면접이기때문입니다.”
『다윈영의악의기원』으로한국문단에독보적인발자취를남긴한국문학의영원한기린아,박지리작가의또하나의문제작

인생최대의면접

“물론이름이있겠지만,‘편의상’M으로”불리는한남자가마흔여덟번째면접을보러가는장면으로소설은시작한다.
M은면접장으로향하면서도모든것이불안하다.면접장이이장소가맞는지,시계가정확한지,지하철에서마주친풍경들이연출된것은아닌지의심한다.그러면서기억한편에서조용히자기인생의‘첫번째’면접을끄집어낸다.

M의인생에서열아홉살에본대입면접이란‘절대이해할수없는일’목록의맨첫번째칸에기록되어있는사건이다.첫번째라고는했지만두번째,세번째같은것은존재하지않았다.그것만이첫번째이자유일한기록이었다.다른이해할수없는일들도결국엔그일에종속되어있으니까.(19쪽)

모든것을‘대입면접’의기억과연관짓는것을싫어하면서도M은그동안마흔일곱번의면접을보는내내자신이그일을되풀이하고있었음을깨닫는다.스스로생각해도훌륭하게면접을마쳤고,면접관을포함해경쟁자들역시자신의합격을확신했고,곧자신의모교가될캠퍼스를유유히돌아보기까지했는데,M은대학에떨어졌다.
자신의성적으로충분히들어갈수있는학교였고,M은자기가떨어질만한합리적이유를찾지못했다.M은충격에서벗어나지못한채2순위로들어간대학에서방황했고,왜자기가면접에서떨어졌는지이유를찾느라대학생활의즐거움도만끽하지못했다.그래서M은남들에비해평균보다조금높은이력들을(심지어재학기간까지평균보다길다)모두사실대로기입한이력서에서졸업한대학을기입하는난에써넣은H대는사실이아닌것같다.S대를쓰는게더사실같다.
M은자신이과자회사같은곳에지원해면접을보게될거라고는생각도못했다.그러나“지금은아무리과자를싫어하는사람도,과자회사가사원모집공고를낸이상거기에지원하는것이의무가된세상”이란걸M도잘알고있다.더이상은개인의취향에따라입사지원서를낼수있는현실이아니기때문이다.
M은세명의면접관앞에서다른네명의면접자와함께면접을치른다.주어진시간은20분.부모의직업을비롯해성장배경,스펙까지모든것이비슷비슷한면접자들속에서M은어떻게든면접관들의주목을끌어야한다.안그러면이대로마흔여덟번째면접,아니영원히두번째일면접을망치게될것이므로.
면접관이라면도둑과살인자중에누구를합격시킬것인지묻는,말도안되는질문에면접자들은진지하게,역시나말도안되는나름의논리로도둑을택한다.그러나M은혼자살인자를택하고,이‘터닝포인트’를잘살려면접에합격한다.

면접관3말해봐요.왜그렇게대답했죠?
M왜냐하면……그건……
우유부단한혀를가혹하게채찍질한결과,아직준비가끝나지않은대답이알몸으로튀어나와버렸다.
M이게면접이기때문입니다.
M은자기가진심을말한것인지,아니면새로운전략을짠것인지스스로도가늠할수없었다.(45쪽)

“합격입니다.”라는말만큼구직자가간절히듣고싶은대답이있을까?이제M은한달간의직원연수에들어간다.

M의돌발행동을이해하기위하여
‘빛의밝기로만경계를만드는원형극장’이라는설정을처음과끝에지문으로밝힌이작품은군데군데희곡기법을차용해이이야기가기본적으로연극무대위에놓여있음을끊임없이환기시킨다.연극의1막격인M의구직활동은끝났고,이제M의연수원합숙생활을다룬다.독특하게도M의연수원생활은합숙종료일을기준으로한,하루를시각으로분절해기록한M의일기를통해전개된다.
아마도긴장해서인지새벽3시만되면잠이깨는M.아침은식당에서자율적으로만들어먹고,사흘에한번집짓기봉사를하는,어찌보면단조롭고여유로운일정이다.MAN의돌발행동은우연히‘신입사원연수자료’를발견하면서시작된다.연수첫날부터일주일단위로번호에따라○△×로표시된파일,그중에서도유독13번번호옆에쳐져있는엑스표시는M에게충격으로다가온다.합숙종료불과열흘을남겨놓고M은그동안모두가이최종관문을통과할거라고생각하고평화롭고여유롭게지낸자신을책망한다.

22:00다시하늘을올려다본다.밤을새워도다세지못할별을쓸데없이센다.하나하나마다다번호를붙인다.번호가더무한할까,별이더무한할까.그런데.드디어막바지질문에다다랐다.
그렇다면13번은우리중누구인걸까.
얼마나형편없는사람인걸까.얼마나보잘것없는사람이기에이곳에서×로,존재자체를부정당하고있는걸까.그건차라리존재하는것보다존재하지않는편이더낫다는뜻아닌가.자기도모르는새도대체무슨일을저질러버린걸까.불쌍한녀석.한심한녀석.병신.머저리.(99쪽)

이제M은합격을위해마지막승부수를던진다.그다음날부터바로새벽운동에참여하고,교묘하게사람들을움직여그동안활동하던조장대신에자신이조장이된다.조원들을위해혼자아침준비를하고,여름날의뜨거운열기속에서도집짓기봉사에열중한다.
그런데M의불안과강박은지나칠정도여서안쓰럽기까지하다.동료들을경쟁자로,사수들을감시자로인식한M은이제모든것을의심하며혼자또한번의면접에임한다.억수같이쏟아지는장대비속에서혼자서아침체조를하다쓰러져의무실에실려가기도하고,가스불에프라이팬을올려놓는다는것이자기손을올려화상을입기도한다.M은평가만공정하게이루어진다면,연수원을나가선가장촉망받는예비신입사원들중한명이되겠다고결심한다.다음같은건없다고,이번이마지막이라며,자신의모든것을건다.틈틈이13번이어떤평가를받는지몰래평가파일을살피면서.
M은자신이13번이아닐거라확신하면서도자꾸자신을13번과동일시한다.이제M의강박은광기에가까울지경이다.
결국M은합숙종료단이틀을남겨놓고돌발행동을하고연수원을도망쳐나온다.

그래,바로그눈빛이었다.저놈은다알고있었다.다보고있었다.안경잡이가세개남은제비를추리는순간내가어느제비에×가그려져있는지몰래보았다는사실을.그래서내손이×가그려진제비를뽑는순간그렇게경멸에찬눈으로나를바라보았던거다.그러나회색셔츠는침묵했다.내죄를목격했으면서도아무런이의를제기하지않았다.나를계속죄인으로놔뒀다.나를계속그눈빛으로바라보았다.내부끄러움을즐겼다.(220쪽)

“1년전이맘때와비교하면확연하게달라진옷차림,확연하게달라진인상.그러나M이맞다”는지문은우리를또다시연극무대로이끌며2막을진행한다.연수를마치지못하고뛰쳐나온M의후일담이다.
M은연수원에서의돌발행동에죄책감을느끼고경찰서로찾아가죄를고백한다.날마다경찰서를방문해강력계형사에게자신의범죄를“진심을다해최선으로”고백했지만,모든면접관에게거부당한것처럼받아들여지지않는다.M은지난해여름치뉴스를모조리검색하고,자신의죄를입증할만한단서를찾지만M의범죄기록은깨끗하다.
M은새롭게구직활동을하지만이제면접자체를거부한다.‘면접이라면완전히다르게행동해야’하기때문이다.M은이제그런방식으로살기싫다.더이상연기하지않기로한다.
다행히“진심을다해최선으로”전단지돌리는일로능력을인정받은M은이력서나면접없이사장이자신을“아무말없이지그시바라보는것”하나로자판기관리책임자가된다.그리고우연히마주친연수원동기를통해자신의돌발행동에관한전모를알게된다.

날마다면접을치르듯연기하는또다른M에게
『3차면접에서돌발행동을보인MAN에관하여』는삶의연극성이라는지점에서한발짝더나아가,연극으로겹겹이둘러싸인우리사회의현실을응시한다.작품해설을쓴비평적독자최희라씨는이렇게말한다.“이소설은연극이사회체제속에내재해있는현실임을직시한다.개인은사회가조직한연극에동참할것을공식적으로든비공식적으로든요구받는다.하지만이연극의내용은테트리스게임처럼무용하거나“집을지어주면서동시에집을빼앗는”(74쪽)일처럼부조리하다.지원자의거의모든것을알려하면서사실가장중요한것은들여다보지않는면접처럼알맹이가없다.”
인생의첫번째면접인‘대입’에관한기억은대부분의사람들에게열등감과패배의식이라는트라우마를남겼을것이다.아무리좋은대학이라도그안에서서열은나뉠수밖에없기에.그리고인생의두번째면접인‘취업’을위해청춘들은온갖부조리한채용비리를접하면서도여전히고군분투하고있다.이시간들을견뎌내느라개인의취향이나선택은잊혀졌고날마다서로에게,자신에게연기하듯살고있다.우리는M을지켜보는관객이자또다른M이라는배우이다.그래서괴물처럼변해가는M의강박과“나는어디로가고있었지?이제어디로가야하지?”라는절규가내안에서쏟아져나온외침이라는것을안다.

우리가뭘하고있는지최소한우리자신은알아야하잖아요.우린그렇게작은존재는아니니까.
하나의부품.그런데그렇게작은존재는아니라…….도대체그건어떤방식으로측정할수있는거지.(83쪽)

도시의빌딩어딘가에알맞은사람이되기위해마흔여덟번째면접을본MEN이라면,서류상인간과그서류를증명하기위해나타난인간을번갈아대조하며어느쪽인간이더나은지살피는면접관앞에서본MEN이라면,3차면접에서돌발행동을보인우리의MAN을이해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