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냉이

강냉이

$14.50
Description
전쟁의 아픔을 동심으로 바라본 그림책 『강냉이』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책의 아쉬웠던 부분을 두루 살폈습니다. 이전보다 커진 책의 크기와 세부적인 변화들이 각 장면의 느낌을 보다 섬세하게 전해 주고, 화가 김환영이 직접 쓴 손글씨는 순수하면서도 단단한 목소리를 냅니다. 화가 김환영은 “멋진 그림이 아니라 진실한 그림이 늘 문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개정판 역시, 권정생 선생이 시에 담고자 했던 마음을 책 속에 가장 진실하게 담고자 했습니다. 창창 피난길, 강냉이를 두고 떠나야 했던 아이가 되어 그림책 『강냉이』를 새롭게 읽어보세요. 아이가 느꼈던 감정과 작은 바람이 더욱 짙어진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저자

권정생

일본도쿄에서태어나광복직후우리나라로돌아왔다.경북안동일직면에서마을교회종지기로일했고,빌뱅이언덕작은흙집에살면서『몽실언니』를썼다.가난때문에얻은병으로세상을떠나면서인세를어린이들에게써달라는유언을남겼다.2007년세상을떠날때까지작고보잘것없는것들에대한따뜻한애정과굴곡많은역사를살아온사람들의삶을보듬는진솔한이야기로많은사랑을받았다.1969년단...

출판사 서평

“멋진그림이아니라진실한그림이늘문제다.
이를위해나는수없이패배해야만했다.”_김환영

어린권정생의가슴에남은전쟁의기억이평화를염원하는그림책이되었습니다.
아쉬웠던부분을다시살펴개정판을냅니다.

창창피난길,토담밑강냉이는어떻게되었을까?
1950년어느봄날,한아이가엄마와형과함께집모퉁이토담밑에강냉이를심습니다.한포기,두포기,세포기.형은구덩이를파고아이는강냉이알을넣고엄마는흙을덮습니다.언제싹이날까,틈날때마다토담밑을찾던아이는이윽고강냉이싹이흙을뚫고뾰족솟아나오자무척이나기뻐했을겁니다.
한치크면거름주고,두치크면오줌주고,아이는굵은옥수수주렁주렁열릴여름을상상하며춘궁기허기진하루하루를견뎌냈을테지요.그렇게얼추제키만큼자라꽃을피운강냉이.그중한포기를“요건내강낭!”손가락으로콕점찍어놓고,열매맺어영글기를기다리는데,그만전쟁이터져버립니다.
생전얼굴한번본적없는‘인민군’이쳐들어온다는소문에,온가족이보따리를싸둘러업고창창멀고먼피난길에오릅니다.집모퉁이강냉이는,얼마뒤면주린배를채워줄‘내강낭’이며노란병아리며멍멍이는,저만치남겨두고.
“어여―”피난민들이웅기중기모여밤을지새우는어느낯선강가,멀리서들려오는포탄소리에여기저기장탄식이새어나오고,엄마아버지밤별을쳐다보며고향집을걱정할적에,아이는엄마무릎을베고누워모퉁이저만치두고온강냉이생각을합니다.‘지금쯤수염나고알이밸텐데……’언젠가포성그치면돌아갈고향마을,토담및강냉이는아이의바람대로강냉이알옹글게배고있을까요?두고온초가집은,우물은,마을어귀정자나무는……?

어린권정생의가슴에남은전쟁의기억과서정
이그림책의글은,평생작고약한이들을위한글을쓰다가이제는별이된작가권정생선생이초등학생때쓴시입니다.선생은실제로열세살초등학생때전쟁을맞고피난을떠났으니,이시는곧그가겪은전쟁의경험이며가슴에남은하나의기억이자서정이겠지요.
아이들보다상대적으로지닌것이많은어른들에게전쟁의기억은곧생존의몸부림이요,그서정은상실의공포일것입니다.목숨을잃고재산을잃고가족을잃을것에대한두려움,그리고그것들을잃지않으려는몸부림.어린권정생또한당연하게도두려움속에서살기위해몸부림쳤을것입니다만,더불어그에게는어른들과는다른동심의서정이있었습니다.제손으로심어가꾼강냉이생각,강냉이가잘자라고있을까하는걱정과거기마음을쏟으며보낸늦봄한시절의그리움.
그러고보면어린정생에게강냉이는단지춘궁의허기를버티게해준기대만은아니었을겁니다.그것은어쩌면일찍세상을떠난목생이형에대한그리움이며,일본에두고온두형과가난때문에헤어진누이들과의재회를기다리는마음이었을겁니다.그렇기에어린시인은당시함께지내지도않던‘생야’-형을이시속에불러들여,시에서만이라도형제간의정을나누고자했던것일테지요.

김환영의그림으로빚은‘평화그림책’
그동심,언제등뒤에서총알이날아들지모르고(산문집『빌뱅이언덕』수록「구릿빛총탄이날아오던날」의피난길묘사)살아남기위해서슴지않고남의작물을훔치는(장편소설『초가집이있던마을』속의피난길묘사)전쟁의아수라장속에서도‘인지쯤샘지나고알이밸’강냉이를떠올리는어린마음들을지키기위해서라도전쟁은사라져야합니다.혈육의정을그리는간절한마음들을채우기위해서라도평화는지켜져야합니다.
그림책『강냉이』는한·중·일세나라의작가들과출판사들이바로그러한염원과각오를모아함께펴내는‘평화그림책’시리즈의열번째작품입니다.
화가이면서동시집『깜장꽃』을펴낸시인이기도한김환영은시「강냉이」의배경을이루는시공간과짧은시구의행간에배어있는‘어린마음’을풍성한붓질과섬세한색감으로살려내어,가난속에도설렘을잃지않고두려운가운데서도그리움에젖어드는아이의마음결에독자의마음을선뜻얹어줍니다.
그러면서도아이가떠올리는희망섞인환상에절망적현실의이미지를대비시킴으로써,전쟁의참혹을경계하는일을잊지않지요.그래야어두운현실을바로보는이성의힘으로그속에서빛을찾는감성의불씨를피워낼수있을테니까요.마지막장면의코흘리개아이가응시하는어둠저너머로,반짝이는별빛같은희망을말입니다.

한국·중국·일본공동기획
3국12작가의‘평화그림책’
‘평화그림책’은어린이들이전쟁없는평화로운세상에서서로돕고사랑하며살게되기를바라는마음을담아한중일세나라의작가들과출판사들이함께만드는그림책시리즈입니다.
한중일세나라는가까운이웃나라들이지만서로동등하고평화롭게지내오지못한것이사실입니다.특히근대에는힘을앞세운제국주의세력의욕심때문에강자가약자를지배하고괴롭히는불행한시기를보냈습니다.다시는그런일이없기를바라는마음으로세나라사람들이,나아가온세계사람들이평화로이살게되기를바라는마음으로이그림책시리즈를만들어가고있습니다.지난날을정직하게기록하고,오늘의아픔을서로나누며,평화로운내일로함께나아갈것을목표로서로의논하고격려하면서한권한권정성껏만들고있습니다.
2005년10월,다시마세이조,다바타세이이치등일본원로그림책작가4명의발의로시작,2007년난징에서의기획회의를기점으로본격진행되어11년이지난지금열한번째그림책『춘희는아기란다』까지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