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가방

고사리 가방

$12.68
저자

김성라

제주에서태어나고자랐다.그림책을짓고일러스트레이터로활동한다.그림과글로이야기하는것을좋아한다.『귤사람』,『고사리가방』등을쓰고그렸고『고르고르인생관』,『오늘부터배프!베프』등여러책에그림을그렸다.

출판사 서평

‘내일조금더즐거워지려고,오늘출발.’
제주봄,바람,숲을담은슬로라이프만화.




서울과제주를오가며그리고쓴,김성라작가의자전적만화에세이.

4월,서울의삶이너무많거나너무바쁘거나너무화려해서‘내’가완전히지쳐버렸을때쯤,제주는고사리한철이시작된다.새벽첫차가동네아낙들을가득태우고중산간지대로향할때,4월의일주일,‘나’도엄마의바람길에친구가된다.봄의제주,봄의숲에불어오는알싸한아침바람.온통연둣빛속에자연의보물처럼쏙쏙숨어있는고사리꺾으러.




제철나물과먹거리,숲공기로채우는지친일상.
정감어린제주사투리와엄마의밥상이가득담긴책.




비닐장갑을끼고그위에면장갑,두꺼운장갑을끼고팔에는토시를낀다.고사리앞치마를맨다.햇빛가리개모자를쓴다.그러고나면숲에들어갈준비끝.안보인다고확확가지말고집중해서찾다보면,보이기시작한다.여기도,저기도,요기도,조기도.

아무리노력하고발버둥쳐봐도결실이불투명한현실의삶이내일을두렵게만들때,자연은내가걸어다닌만큼,정확히그만큼의수확물을내어준다.머릿속의잡생각은털어버리고초록색고사리머리만쫓으며소똥,말똥,똬리틀고있는뱀,빈새집을지나다가도한번씩미어캣처럼몸을일으켜내위치를확인하고,억새밭을지나다보면어느새앞치마주머니가불룩해진다.그리고찾아오는간식시간.나무그늘에앉아먹는도시락은꿀맛.

개운하고담백한어떤날의풍경이연둣빛봄바람으로,연분홍산벚나무꽃잎으로가득채워질때쯤,“벳나부난고사리안보이켜.글라.”해가나서고사리안보이겠다,가자고딱잘라말하는엄마의단호한사투리.

고사리,두릅,제피,달래.봄나물밥상으로식욕을채우고,선선한마룻바닥에노곤한몸을대고꿀잠을자고나면,다시단순한일상이이어진다.비가오면그림을그리고,날씨가좋으면다시고사리를꺾는것.짧다면짧을일주일,여행이라는건실은아주단순한어떤것으로그동안의나를비우는일이아닐까?




“너무확확걷지말앙.발조꼬띠도잘살펴야지.”
매일매일힘내는나를위해,지금쉼표를찍어야하지않을까?




짧은단편만화속에한계절의제주가담겼다.제주,하면생각나는것들.알싸한바람과숲,주인없는억새밭,너른들판,외국어만큼이나낯선토속사투리,첫밤의느긋함과마지막밤의서운함,설렘과아쉬움이교차하는공항의풍경.

너무많은것을보고너무빨리걷느라발조꼬띠(발가까이)의것도못챙기고있지는않은지.일년에한번쯤바람이날때,바람이나고싶을때,든든한친구가되어줄책이다.내일을위해오늘쉼표를찍어보면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