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순대의 막중한 임무

엄순대의 막중한 임무

$12.00
Description
우리가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아주 특별한 일들! 치킨과 동생을 지키는 빛의 용사 구윤발, 오직 할머니만을 위한 명배우 엄순대, 선물 못 받은 아이들의 모임 회장 황소라, 느려서 친구를 오래오래 안아 주는 정다운. 다르니까 서로를 지켜 줄 수 있고, 달라서 꼭 닮고 싶어지는 우리 가족, 내 친구들 이야기.
우리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만날 수 있는 유쾌하고 특별한 이야기들
‘다른 건 나쁜 게 아니다.’ 어린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교과서에도 그렇게 나와 있고, 어른들도 그렇게 말한다. 그런데 현실에서 그 말을 실감할 일은 많지 않다. 비슷한 가정 형편을 가진 사람들이 동네에 모이고, 그 동네에 사는 아이들이 교실에서 만나게 된다. 달라도 괜찮다고 하면서도 어른들은 내 아이가 다르기를 바라지 않고, 다름을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교실에 모인 아이들은 어른들이 으레 그러는 것처럼 성적과 외모, 가정 환경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무리 짓기를 놀이로 여긴다. 그래서 나와 다른 사람을 접하고, 어우러지는 것은 점점 더 낯설고 어려운 일처럼 느껴진다.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삶의 테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사계절 중학년문고 34번 『엄순대의 막중한 임무』에 실린 네 편의 단편동화는 남과 다른 몸과 마음을 가진 이들,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치킨과 동생을 지키는 빛의 용사 구윤발, 오직 할머니만을 위한 명배우 엄순대, 빼빼로 못 받은 아이들의 모임 회장 황소라, 아주아주 낙천적인 정다운.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이 아이들은 하나같이 세상 사람들이 ‘남다르다’고 할 만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런데 장애나 질병, 남다른 외모를 가진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아이들의 일상은 언뜻 생각하는 것처럼 험난하거나 고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서로 달라서 아웅다웅 다투기도 하고, 넘어져 다치기도 하지만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지켜 줄 수 있다. 그렇게 함께 살아가는 모습은 그 이름만큼이나 엉뚱하고, 웃기고, 황당하고, 왠지 코끝이 찡하다.
오늘의 아이들이 가진 상처와 고민을 짚고,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의 힘으로 치유해 온 정연철 작가의 『엄순대의 막중한 임무』는 독자들에게 무엇이 옳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다만 세상이 다르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당당한 태도, 그 아이들이 일으키는 따뜻한 변화를 통해 우리가 ‘다르다’고 부르는 많은 사람들을 돌아보게 한다.
저자

정연철

어릴적부터혼자이산저들쏘다니며고개끄덕이거나갸웃대길좋아했습니다.어른이된지금도여기저기기웃대거나어딘가골똘히바라볼때가많습니다.지금은학교에서아이들을가르치며,맛좋고몸에도좋은밥같은이야기와시를지으려고애쓰고있습니다.지은책으로동화『주병국주방장』,『속상해서그랬어!』,『만도슈퍼불량만두』,『받아쓰기백점대작전』,동시집『딱하루만더아프고싶다』,『빵점에도다이유가있다』,『알아서해가떴습니다』,그림책『두근두근집보기대작전』,청소년소설『마법의꽃』,『꼴값』,『울어봤자소용없다』등이있습니다.

목차

빛의용사구윤발
엄순대의막중한임무
빼못모회장황소라
아주아주낙천적인정다운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다른사람의시선보다더중요한것도있다
「엄순대의막중한임무」의주인공엄재범은순대맛집의손자라는이유로‘엄순대’라고불린다.그런데할머니가치매에걸리는바람에,학교가끝나면할머니를돌보는‘막중한임무’가생겼다.‘순대’라는별명이나,놀자는친구들을뿌리치고집에곧장가야하는상황,사랑하는할머니가치매에걸렸다는사실까지여느아이라면슬프고가슴아파할요소들이한두가지가아니다.그런데순대로유명해진할머니를자랑스러워하고,가뜩이나영어학원다니기지겨웠던엄순대에게그런것들은별문제가아니다.엄순대에게가장중요한것은,치매에걸린할머니가‘행복’해지는것이다.그래서자신을돌아가신아빠로착각하는할머니를위해1인2역을해내고,함께소풍에나선다.

“할머,아니엄마.나배고파.”
지나가는사람들이나와할머니를힐끔봤다.엄마와아들사이라니도저히못믿겠다는표정이었다.그건중요하지않다.나는아무렇지도않다.할머니는아무것도모를테고.(중략)
“난엄마만있으면돼.”
나는그렇게말하고할머니입에김밥을쏙넣었다.할머니가김밥을오물오물씹으며빙그레웃었다.할머니는행복해보였다.나도실컷놀고실컷먹었다.할머니소원이이루어졌다.그게내소원이었다.(63-64쪽)

꾸중하는엄마를피해할머니에게“엄마,저아줌마가나괴롭혀!”하고능청스럽게호소하는엄순대의모습은코믹하면서도코끝을찡하게만든다.
「빼못모회장황소라」는초등학생인데늘중학생쯤으로오해받는황소라의이야기다.소라는키도몸집도친구들보다훨씬커서어디에서나눈에띄고,비슷비슷한친구들끼리유행처럼만드는모임에끼지못해서속상해한다.조금우울하기는해도,소라는마냥주눅들어있지않는다.빼빼로데이에소라는자기만큼커다란슈퍼빼빼로를만들어학교에가져간다.반아이들이모두한입씩나눠먹을만큼커다란슈퍼빼빼로는선생님과아이들의마음도,소라의마음속에있던응어리도살살녹인다.소라가‘빼빼로못받은사람들의모임’빼못모회원모집공고를붙이고,담임선생님이제일먼저가입하는마지막장면은절로미소가지어진다.
치매할머니가말짱해지거나,커다란키가작아질수는없다.하지만주어진현실에서더소중한것이무엇인지찾고,자신이할수있는일들을해나가는주인공들의건강한모습을현실에주눅든독자들에게용기를줄것이다.

우리가함께할때벌어지는일
「빛의용사구윤발」은남다른가족을둔아이의이야기다.엄마아빠는오빠구윤발이‘말도잘못하고’고모말에의하면‘조금모자라다’는사실을윤지에게비밀로하려고한다.하지만윤지는엄마가오빠를무조건편드는것보다,오빠가남다르다는사실을비밀로하는것이더불만이다.윤지는‘오빠의동생이고,엄마아빠가없을땐오빠를보호해야하기때문이다.’(13쪽)윤발이와늘투닥거리기는하지만,윤지는사람들의시선에아랑곳하지않고오빠를지키는똑부러지는여동생이다.그런데남매가둘만남은저녁,지진이일어나자오빠구윤발은학교에서배운대로윤지를화장실로데리고들어가꼭끌어안는다.무서워서바지에오줌을누고엉엉울면서도윤지를놓지않는다.그순간윤지에게도,그장면을지켜보는독자들에게도구윤발은길거리에서모두의시선을끄는남다른아이가아니라여동생을지키고싶은오빠일뿐이다.
「아주아주낙천적인정다운」은학교에서벌어지는이야기다.학기첫날,선생님은반아이들에게“여러분의도움이필요한친구”라며다운이를소개한다.그런데지켜보는아이들눈에다운이는그리달라보이지않는다.반에는다운이보다더뚱뚱하고,다운이처럼얼굴이크고납작한애들은얼마든지있기때문이다.더구나선생님걱정과달리정다운은도와줄일이별로없다.

정다운은좋은점이진짜많다.정다운은인기가많지만잘난척도안한다.늘친절하고부탁을잘들어준다.특히교실바닥에떨어진연필이나지우개는정다운담당이다.(121쪽)

아이들은잘웃고누구에게나친절한정다운을본받고싶어한다.정다운의장점을있는그대로바라보았기에아이들은느리지만다정한친구가생겼다.윤지는늘사고만치는오빠가나를지킬때만큼은‘빛의용사’라는사실을웃으며인정해준다.이작품은누군가의‘다름’을인정하고받아들였을때에만일어나는특별한사건들을담고있다.장애를희화화하거나가볍게여기지않으면서,독자들이가지고있던‘나와다른사람’에대한편견을조금씩무너뜨린다.

참아도괜찮은아이는없다
「아주아주낙천적인정다운」에는인상적인인물이있다.반아이들모두가좋아하는다운이를괴롭히고,선생님이나무라도늘비딱한태도를보이는박인태다.어느날,반아이들과선생님이다운이를괴롭힌인태를나무라자인태는엉엉울음을터뜨린다.

“선생님은왜정다운만좋아해요?왜정다운은잘못해도봐줘요?불공평해요.나도실수할수있는데왜혼내기만해요?맨날똑바로앉으라고소리지르고!나도지각안하고,밥도잘먹는데왜칭찬안해주냐고요!”(135-136쪽)

아이들은인태가혼날거라고생각했지만,담임선생님은울음을터뜨린인태를껴안고미안하다고사과한다.그리고인태때문에코피까지흘렸던다운이도인태를오래오래끌어안아준다.
장애를다룬많은동화들은장애를가진주인공을위해어떻게해야하는지를가르친다.그러나『엄순대의막중한임무』는어떤아이에게도너는누구보다건강하니까‘참으라’고하지않는다.키가커서너무고민인소라에게‘작은아이보다나으니까괜찮다’는말은위로가되지않는다.몸이불편한아이가받는관심을간절히바라고울어버린인태에게‘너는건강하니까참으라’고하지않는다.그러기에이책을읽은독자들은,눈에보이는상처가있든없든마음을위로받을수있다.그리고누구의고민도가볍게여기지않는마음을가질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