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히치하이커 (제4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작품집)

마지막 히치하이커 (제4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작품집)

$13.00
Description
인공지능 시대, 가장 불확실한 존재가 되어 버린 인간에 대한
따뜻하고, 흥미롭고, 조금은 위험한 다섯 가지 이야기
2014년, 마치 난로에 팔다리가 달린 것처럼 생긴 로봇 하나가 캐나다의 동부에서 서부로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흔히 로봇의 이점하면 떠오르는 ‘강철 체력’ 덕분에 인간이 잠자는 사이에 걷거나 달려서 횡단했더라면 그리 화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 로봇은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부탁해 차를 얻어 탔다. ‘히치봇 HitchBOT’은 열아홉 번의 히치하이킹으로 캐나다 횡단에 성공하고, 그해 겨울 무사히 독일을 여행했다. 그리고 2015년 미국 횡단을 시작한 지 2주만에 도로변에서 처참히 부서진 채로 발견되었다. 히치봇의 여정은 내내 SNS로 중계되었지만 누가, 왜 그렇게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로봇이 문학과 텔레비전, 영화에 등장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인간들은 줄곧 한 가지를 두려워해 왔다. 인간을 로봇을 믿어도 될까? 그런데 제4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작 「마지막 히치하이커」는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진다. ‘로봇이 얼마나 튼튼한지 알고 싶어서’ 차로 들이받고, ‘로봇이라 날 수 있는 줄’ 알고 산에서 밀어버려 실종되는 히치하이커들. 작품의 주인공 ‘휴머노이드 몰리오’는 ‘자율 주행차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다며 분노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이 마지막 히치하이커이기를 간절히 바란다.(「마지막 히치하이커」) 로봇과 인간의 공존이 확실해진 시대, 로봇은 인간과 소통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그런데 과연 로봇은 인간을 믿어도 될까?

제4회 한낙원과학소설상 『마지막 히치하이커』에는 수상작 「마지막 히치하이커」와 수상작가 신작 「목요일엔 떡볶이를」을 비롯한 세 편의 우수 응모작이 실려 있다. 한국 신화와 외계인의 상관 관계(「잠수」), 부성애라는 에러에 부딪힌 인공지능(「절대 정의 레이디 저스티스」), 인공 인체 이식에 실패한 휴머노이드(「로봇과 함께 춤을」) 등 다양한 소재를 담고 있다. 로봇과 인간의 뻔한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야 공존을 꿈꾸고 신화와 우주를 연결하는 상상력이 필요한 새로운 시대의 SF문학이다. 한국 장르문학가의 이름을 딴 유일한 SF문학상이자, 최초의 어린이 청소년 SF문학상인 한낙원과학소설상은 바로 오늘, 우리 청소년들의 시야를 확장할 서사, 새로운 세대가 직시해야 할 문제들을 담은 SF문학을 발굴하고 있다. 2018년 진행된 제5회 한낙원과학소설상 공모 결과, 남유하 작가의 「푸른 머리카락」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으며 오는 11월 29일 과학창의워크숍과 천문대 관측으로 구성된 시상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저자

문이소

증권회사를다니다가대학에진학하여만화를전공했다.졸업후애니메이션회사를거쳐일러스트레이터로활동했다.어린이책에그림을그리며어린이들과미술놀이를즐기던중,한아이에게서미래로튕겨나가는단추를받은걸계기로SF를쓰게되었다.지금은요양원에서사회복지사로일하면서‘사람’을공부하고있다.

목차

마지막히치하이커-문이소
목요일엔떡볶이를-문이소
로봇과함께춤을-남지원
절대정의레이디저스티스-은이결
잠수-민경하

출판사 서평

인간과로봇의관계에대한또다른정의
『마지막히치하이커』의작품들은오랫동안우리가‘인간만이할수있는능력’이라고믿어왔던것들에대해반문한다.

“저보다먼저히치하이킹을했던휴머노이드가세대더있었어요.(중략)첫째는출발3일만에춘천에서교통사고를당해서박살이났어요.운전자는로봇이얼마나튼튼한지알고싶어서그랬대요.둘째는작년가을에내장산에서굴러떨어져해체됐고요.술취한등산객몇명이로봇이라날수있는줄알았다나.셋째는지난크리스마스때연안부두에서실종됐죠.걘아직도못찾았어요.”(28쪽)

인간들의공공연한분노와원망은‘인간과친구가되라’는특명을띄고길에나선휴머노이드들을받아들여주지않는다.「마지막히치하이커」의주인공휴머노이드몰리오는,돌아가야할‘집’인연구소를눈앞에두고자신을도와주던소녀보나를구하려다차에치이고만다.보나는부서진몰리오를리어커에싣고몰리오를연구소까지데려간다.몰리오가마지막히치하이커라는꿈을이룰수있도록.

“보나양,제첫사랑이돼줄래요?”
“뭐어?야,넌로봇이잖아.”
“어때요,우정도사랑이잖아요.앞으로제데이터를바탕으로나오는모든아이들은보나양이보여준‘사람의마음’을기억할거예요.”(31-32쪽)

수상작가문이소는신작「목요일엔떡볶이를」에서도이문제를따뜻한서사로깊이있게파고든다.휴머노이드소녀‘루빈’의역할은‘정서지원자’다.독거노인들의삶의질향상을돕는목적으로설계된루빈은요일마다다른노인들을만나대상자가요구하는일은무엇이든수행한다.청소,분리수거같은집안일은물론분노와외로움을쏟아붓는감정해소를요구하는사람도있다.그러나‘목요일의할머니’는독특하다.목요일마다루빈에게색다른맛의떡볶이를만들어주고,함께그림을그리고,음악을듣는다.루빈은목요일의할머니를만나며안심,위로,기대,흥분,설렘같은감정들을배워간다.목요일을기다리는기쁨을만끽하고있던새벽,목요일의할머니는세상을떠나고루빈은슬픔과후회라는감정을배운다.
가슴이뭉클해지는몰리오와보나,할머니와루빈의우정을바라보며,독자들은우리가‘인간고유의것’이라고생각해왔던점들을돌아보게된다.그러나이작품들은결코가벼운낭만에기대지않는다.로봇은인간이아니라,‘가장인간친화적’이다.몰리오와루빈은,자신이만나는인간의모습을학습하도록만들어졌기때문에‘어떤인간을만나느냐’에따라다른행동을보인다.그렇다면우리가어떤인간이냐에따라,그들이어떤로봇이되느냐가결정된다.그렇다면모든인간이로봇을만들거나사용해도되는것일까?

불확실한존재인인간은왜존재하며무엇을꿈꿔야하는가
우수응모작「절대정의레이디저스티스」(은이결지음)역시그점을날카롭게되짚는다.철저하게데이터를기반으로한‘인공지능법관’레이디저스티스.인정이나사리사욕에연연할염려가없이법률에의해냉정하게판단하고,인간은따를수없는방대한재판기록을가진인공지능에게법관은가장적합한직업으로보인다.그러나레이디저스티스는친부를살해한미성년자에게무죄판결을내린다.레이디저스티스를탄생시킨과학자들가운데한사람이레이디저스티스의심장에자기아들의DNA를남기며“같은DNA를모든것들로부터보호하라.”(117쪽)는명령을남겼기때문이다.

“너에게있는단한가지오류를찾았어.그건인간이널만들었다는거야.”
그리고레이디저스티스의전원스위치를길게눌렀다.(117쪽)

한치의오차도없는인공지능법관을무너뜨린것은바로,부성애다.이놀라운반전과비밀이밝혀지는과정을「절대정의레이디저스티스」는만만치않은필력으로흥미롭게전개한다.동시에인간이라는불확실한존재에대한의문을남긴다.
신체일부에기계를이식하는것은더이상‘나쁜일’로만여겨지지않는다.장애나질병을가진이들에게는꿈과희망일수있다.또다른우수응모작「로봇과함께춤을」에서주인공의아빠는신체의대부분을기계장치로대체한다.그런아빠를인간이라고해야할까,로봇이라고해야할까?그것을결정하는것은신체의몇퍼센트가기계이냐하는수치가아니라,댄서로서자존심을지키기위해마지막무대에오르는아빠의모습인지도모른다.
4차산업혁명시대를맞아사회전분야의담론은,기계에게자리를빼앗긴뒤인간이어떻게살아남을것인지를고민하라고경고한다.‘인간만이할수있는능력’을연마해야한다고말한다.그런사회분위기는미래에대한기대감보다는공포와분노,상실감을불러일으키고,로봇에대한폭력으로드러난다.『마지막히치하이커』의단편들이말하듯이미우정과사랑,위로,정의구현까지도우리는인공지능에게맡겨두었다.그러나이작품들은인간의존재를비관하는것이아니라,‘기계와의헛된대결구도’에서벗어나라고말한다.선의와정의같은인간다운본성을지키려고애쓰는것이로봇과의대결에서자유로워지는방법임을보여준다.

한국어린이청소년을위한SF문학상,한낙원과학소설상
한낙원과학소설상은1950년대과학소설의불모지였던한국에서어린이청소년과학소설분야의선구자로활동했던소설가한낙원(1924~2007)선생을기리기위해2014년처음제정되었다.한국최초의아동청소년과학소설상인한낙원과학소설상은해매다지금,우리청소년의삶과직결된기발하고,통쾌하고,가슴서늘한과학소설과젊은소설가들을발굴해왔다.

과학기술의발전속도가너무빨라지다보니,이제기성세대의경험은더이상21세기세대들에게큰도움이되지못할가능성이있습니다.인공지능(AI)과의공존,고도로발전된유전공학의여러윤리적문제,트랜스휴먼등등.모두가기성세대는전혀겪어보지못한상황들입니다.(중략)이런때에기성세대가줄수있는유산이야말로정신적,철학적지혜일것입니다.과학기술적환경과상관없이항상인간의올바른길을탐구하고따르려는자세.과학소설은바로그런이야기들을담고있습니다.-박상준(SF평론가,서울SF아카이브대표)

과학기술의발달과과학적상상력은함께나아가야한다.그점은최근과학기술분야는물론세계SF의중심으로급부상중인중국이여실히보여주고있다.발달된기술에비해빈곤한문화적?문학적기반을가진한국에서도SF문학이새롭게평가받아야할때다.한낙원과학소설상은지금한국어린이청소년이즐기고,꿈꾸고,고민할수있는SF문학을꾸준히발굴해갈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