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지 않은 몰락 (강상중과 우치다 타츠루가 말하는 불안과 화해의 시대론)

위험하지 않은 몰락 (강상중과 우치다 타츠루가 말하는 불안과 화해의 시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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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류의 역사는 21세기의 야만을 넘어 다시 한 번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 수 있을까?
일본을 대표하는 사상가 강상중과 우치다 타츠루가 근대의 침몰은 막을 수 없다고 말하며, 세계가 조금 더 안전하게 다음 단계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위험하지 않은 몰락』. 두 저자는 근대화의 그늘과 세계의 오늘을 돌아보며, 다시 한 번 역사의 비극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인류에게 처참과 고난, 비탄과 번민, 죽음과 질병 같은 비극을 통해 숙연해지고 새로 태어나야 한다고 경고한다.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에 테러가 침입하고 글로벌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가 소용돌이치는 오늘날, 근대를 지탱해온 국민국가체제가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전 세계는 최종 전쟁 단계에 돌입했다. 문제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강상중에 따르면, 냉전이 끝나고 근대가 세계의 기준이 되어 전 세계가 미국과 프랑스를 본받아 자유를 원리로 하는 국가, 사회, 제도를 만들기 시작하던 순간 중동에 이슬람 부흥을 기치로 내건 국가들이 출현하면서 유일하고 순수한 근대 모델의 환상이 깨지기 시작했다.

미국과 프랑스가 중동의 혼란을 수습하고 세계 질서를 바로잡는다는 명목으로 군사적으로 개입하면서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과 갈등은 수많은 사상자와 난민을 초래했고, 이때 피해자가 된 중동 사람들의 심상에 미국과 프랑스에 대한 분노와 복수의 감정이 자리 잡았는데, 강상중은 여기에서 현재 서구 대도시의 일상생활 속으로 침입한 테러리즘의 기원을 찾는다. 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프랑스 국민전선의 대약진, 일본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 등 전 세계에서 우경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우치다 타츠루는 이 현상을 21세기 새로운 야만의 징조로 경고한다.

강상중과 우치다 타츠루는 일본인이 시대의 불안한 분위기에 빙의되어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 작은 공동체 단위로 세계가 재구축될 것이라고 말하며 독자를 안심시킨다. 미국이라는 세계 유일의 성장 모델이 힘을 잃고 국민국가체제가 액상화됨에 따라 세계는 이슬람권, 유럽권, 유교권 등 몇 개의 단위로 광역화되는 동시에 그에 대한 보완으로 작은 지역 단위의 공동체가 재구축될 것이고, 지역화 과정에서 정상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저자

강상중

1950년규슈구마모토현에서재일한국인2세로태어나일본의근대화과정과전후戰後에대한날카로운분석을펼치며시대를대표하는비판적지식인으로자리잡았다.
재일한국인으로서일본이름을쓰고일본학교를다니며자기정체성에대해치열하게고민했고,와세다대학에다니던1972년한국방문을계기로“나는해방되었다”라고할만큼자신의존재를새롭게인식하게되었다.이후일본이름을버리고‘강상중’이라는본명을쓰기시작했다.뉘른베르크대학에서베버와푸코,사이드를파고들며정치학과정치사상사를전공했다.재일한국인최초로도쿄대학정교수가되었고,도쿄대학대학원정보학환교수,도쿄대학현대한국연구센터장,세이가쿠인대학총장을거쳐현재구마모토현립극장관장겸이사장으로재직중이다.
지은책으로『나를지키며일하는법』,『악의시대를건너는힘』,『구원의미술관』,『마음의힘』,『고민하는힘』,『살아야하는이유』,『도쿄산책자』,『마음』등이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불안과화해의시대론5
들어가며범람하는비극의한가운데에서9

서장세계는‘최종전쟁’으로향하는가
파리동시다발테러사건19|냉전의시작과1차세계대전20|평화의100년,발전의200년22|서구를지배하는자유이데올로기23|자유에대한반역?이시와라간지의『세계최종전쟁론』27|프랑스에만연한저주28|9?11이후증가한테러31

1장액상화하는국민국가와테러리즘
기회를박탈당한이민계청년들37|극심한식민지수탈과그로인한빚41|패전국으로서자아비판을하지않았기에48|면면히이어지는프랑스극우주의57|미국에도등장한극우대통령후보64|패전의르상티망75|액상화하는국민국가-역사의흐름을멈출수는없다84|글로벌화의귀결,난민86|개헌안속의신자유주의89

2장의사전시체제를사는우리
일상으로들이닥친전쟁,테러리즘97|전쟁을원리가아닌숫자로본다면101|의사전시체제를사는우리107|돈보다목숨이소중하다110

3장제국의재편과코뮌형공동체의활성화
국민국가의해체와세계의제국화119|제국재편의코스몰로지와종교122|코뮌형연합체를기축으로131|난민에게소속감을주는공동체의지원142

4장글로벌리즘이라는이름의기민사상
메이지150년,일본총리의야망157|폐허가된탄광과대지진직후의원전159|‘인간기둥’이지탱하던근대의동력166|근대150년의성장과그늘169|미국의근대산업을지탱해온노예노동174|미국모델의오류176|미국의성공,인류의불행184|삐걱거리는대국,휘둘리는소국186|미국모델의약화189

5장싱가포르화하는일본
일본의싱가포르화199|향토를파괴하는독재자204|싱가포르의그늘을그리는젊은영화인들211|진행되는싱가포르화213|성장신화,리버럴리스트의약점216|정상경제와미래218|전후민주주의라는허상226|앵글로색슨리버럴리스트의행방231|이데올로기의세례를받지않은새로운세대의등장235|통일독일의안정성240

6장불쾌한시대의폭주를막기위하여
미국의정체는언제시작될까249|서로의세계를인정하기251|일본에숨어있는위험한반미르상티망254|3차세계대전의전망-터키아니면한반도?263|70년평화에질린혐오감의만연269|체제의붕괴를바라는위정자들274|역사에서불쾌한시대의결말을배우다280|철수와축소만이인간본연의모습으로돌아가는길284|귀향의딜레마-이시마키출신자의질문288|싱가포르와승자건축문화?고시마유스케光嶋裕介(건축가,가이후칸설계자)의질문292|강한자를위한건축은후세에남지않아294|약자를환영하는공공건축297

마치며300

출판사 서평

현대일본을대표하는두사상가,
강상중과우치다타츠루가말하는불안과화해의시대론

1950년전후일본에서태어나근대화과정을성찰하며일본사회를대표하는비판적지식인으로자리매김한강상중과우치다타츠루가처음으로만났다.두사람은『위험하지않은몰락』에서근대화의그늘과세계의오늘을돌아보며,다시한번역사의비극을향해돌진하고있는인류에게‘처참과고난,비탄과번민,죽음과질병같은비극을통해숙연해지고새로태어나’야한다고경고한다.두지성의날카롭지만섬세한대화속에서독자들은오늘날마주하고있는불안의이유를발견하고,그것과화해할수있는실마리를찾게될것이다.

[출간의의]
그렇다.우리는근대의아이들이다
인류는근대를거치며자유와평등이라는사상위에인간으로서당연히누릴수있는권리를확보했다.근대의횃불은시민혁명을잉태했고헌법아래에서국민의권리가보장되는국가를출현시켰으며,또한찬란히빛나는이성의힘은인류에게무한한가능성을제시하였다.그안에서태어난근대의아이들인우리는영원히평화를구가할수있으리라고믿었다.하지만굳건할것만같았던근대는이제종언을고하는중이다.평범한시민들의일상에테러가침입하고글로벌자본주의와신자유주의가소용돌이치는오늘날,근대를지탱해온국민국가체제가마지막숨을몰아쉬며전세계는최종전쟁단계에돌입했다.문제는어디에서부터시작된것일까.인류의역사는‘21세기의야만’을넘어다시한번새로운세계의문을열수있을까.일본을대표하는사상가강상중과우치다타츠루는이책에서근대의침몰은막을수없다고말하며,세계가조금더안전하게다음단계에도달할수있는방법을모색한다.

‘세계최종전쟁’단계로의돌입

세계의역사는근대의정통을자처하는혁명의나라와독립혁명의나라를모범으로삼아전개된다고여겼습니다.여기서말하는‘정통’은혁명이라는특정한원리와원칙에따라새로만들어진국가라는뜻이며,한마디로자유를근본원리로삼는다는것입니다._강상중,24~26쪽

자유와평등이라는기초위에건국된미국과프랑스는사상과문물의종주를자부하며역사를전진시켰다.그러나지금이순간바로이두나라가테러리즘의목표물이되었다는사실은근대의아이러니다.『위험하지않은몰락』은이도착적상황의원인을추적한다.
강상중에따르면,냉전이끝나고‘근대’가세계의기준이되어전세계가미국과프랑스를본받아자유를원리로하는국가,사회,제도를만들기시작하던순간중동에‘이슬람부흥’을기치로내건국가들이출현하면서‘유일하고순수한근대모델’의환상이깨지기시작했다.미국과프랑스는중동의혼란을수습하고세계질서를바로잡는다는명목으로군사적으로개입했다.중동에서벌어진전쟁과갈등은수많은사상자와난민을초래했고,이때피해자가된중동사람들의심상에미국과프랑스에대한분노와복수의감정이자리잡는다.강상중은여기에서현재서구대도시의일상생활속으로침입한테러리즘의기원을찾는다.

새로운야만의출현,전세계적우경화
세계는20세기에두차례의세계대전과냉전을겪으며전체주의라는환상의위험을통감했다.하지만시간이흐름에따라과거의기억은희미해졌다.미국트럼프대통령의등장,프랑스‘국민전선’의대약진,일본아베총리의장기집권등전세계에서우경화현상이두드러지고있다.우치다타츠루는이현상을‘21세기새로운야만’의징조로경고한다.
그에따르면17세기이후근대세계는‘국민국가’라는공통조건하에서유지될수있었다.국민국가체제라는모델에따라세계는제도와문화를획일화하고경제성장이라는유일한목표를향해달려갔다.마침내‘자본과시장’이지상의원리가되는시점에이르자,국민국가체제는더이상경제성장의조건이될수없게되었다.자본과시장은각국가의경계를넘어자유롭게이동하기를원하는반면,국가는자본과시장을국경안에서보호하고운용하고자했다.20세기가끝날무렵까지치열하게전개된국가와시장의갈등에서마침내시장이승리했고,여기에대한반발로자국의국경에높은담장을치자는‘우경화’현상이다시대두했다는분석이다.
우치다타츠루는현재일본의정치상황도명쾌하게설명한다.그는아베총리가원하는일본은북한과싱가포르를합친나라라고말한다.정치적으로는시민에게자유가허락되지않은강권적지배국가인북한을모델로,경제적으로는국가의목표가오로지성장에매몰되어사회의모든제도가오로지돈벌이를위해설계된싱가포르를모델로삼고있다.두모델사이에서궁극적으로중요한것은경제모델이며,극우전체국가는궁극의목표를달성하기위한과정에불과하다.사회주의의승리로향하는과정에자본주의의발전을포함시켰던마르크스의계획이겹쳐지는대목이다.

우리는불안한시대에빙의되었는가
강상중과우치다타츠루는일본인이시대의불안한분위기에‘빙의’되어있다고우려한다.언론은북한은별거아니라며전쟁을종용하고,정부는후쿠시마원전사고는제대로수습하지않은채지방경제를말살시키더니결국헌법을뜯어고쳐일본을전쟁이가능한국가로만들려고하고있다.우치다타츠루는이과정에집권자민당이설정한경제성장모델이있다고분석한다.

공화적합의형성의절차나분권시스템으로는이속도를유지할수없어요.속도를유지하기위해서는모든권한을총리관저에집중시키고사법부와입법부가행정부의지시를따르는구조를만들수밖에없습니다._우치다타츠루,200쪽

전국민이도시에서임노동을하며생활에필요한모든것을시장에서상품으로구입해야하는구조를갖추면GDP가어느정도유지됩니다.그러기위해서는도시에서임노동을하지않으면살아갈수없는구조를만들어야합니다._우치다타츠루,206쪽

침몰을막을열쇠는관용과환대의정신
이책에서두지식인의대화는위험을분석하는데에서멈추지않는다.21세기의야만을극복할방법을찾기위해무한히확장되던두사람의사고는한곳에서동시에멈춘다.바로2차세계대전이후의독일이다.
전후독일은세계의그어느국가보다전쟁책임을치열하게반성했고,그반성적사고위에새로운국가의초석을세웠다.다른나라보다더높은수준의인도적이고윤리적인책무를지는것을국가이념으로삼은독일은,아예헌법에‘난민수용’조항을명문화시켰다.윤리적부채의식은오늘날까지이어지며,독일은유럽국가들가운데가장안정적으로중동과아프리카에서온난민을수용하고있다.나아가강상중은독일의반성과윤리적부채의식이동?서독통일의바탕이되었다고도설명한다.세계대전을겪으며타자에게관용을베풀어야한다는교훈을전국민이공유하게되었다는것이다.
또한두사람은이슬람공동체의‘자카트문화’를오늘날의위기를잠재울수있는또다른열쇠로제시한다.‘우리가양보하면그쪽도양보하라’같은평등주의논리가아니라내가먼저양보하는관용의자세가공생과화해의시작이라고말한다.

언제물과식량없이황야를헤매게될지모릅니다.(중략)착한사람을만나면살아남고구두쇠를만나면죽는다는건곤란합니다.어떤경우라도사막에서천막을발견했다면도움을받을수있어야합니다.그결과황야에서생존하는데필요한자원을언제나타자와공유한다는도덕이신체화되었습니다._우치다타츠루,126쪽

작은공동체에서다가올미래를상상하다
책의마지막에이르러두사람은작은공동체단위로세계가재구축될것이라고말하며독자를안심시킨다.미국이라는세계유일의성장모델이힘을잃고국민국가체제가액상화됨에따라세계는이슬람권,유럽권,유교권등몇개의단위로광역화되는동시에그에대한보완으로작은지역단위의공동체가재구축된다는예상이다.우치다타츠루는지역화과정에서‘정상경제’가회복될것이라고말한다.

7만년전부터인간은경제활동을해왔습니다.그대부분의시기동안한개인이태어나서죽을때까지생산의형태와교환의형태가거의바뀌지않는정상경제였습니다.1년간몇퍼센트성장을했는지같은수치를산업혁명이전의인류는구경한적도없으니까요.(중략)시장에서상품으로구입할때는몹시비싼값을치러야하는서비스도,상호부조적공동체의내부에서는‘좀부탁드립니다’라는말로해결할수있습니다.그대가는다른기회에다른형태로누군가의‘좀부탁드릴게요’에응하는것으로치러집니다._우치다타츠루,219쪽

강상중과우치다타츠루는초고속화폐경제시스템의반대편에교역중심의호혜적경제시스템을위치시킨다.성격이전혀다른경제활동이공존하는세계에서다양한공동체가각자의역사배경과지리조건에기반하여최선의모델을결정하는미래.인류의새로운역사는두사람이가리킨방향으로천천히나아가기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