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들어오지 마시오

아무도 들어오지 마시오

$11.00
Description
은둔형 외톨이 소년, 세상 밖으로 통하는 문을 열다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 선 청소년들의 심리와 내면을 인물들 간의 ‘관계’를 통해 탁월하게 풀어낸 작품들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아동청소년문학 작가 최나미의 신작 청소년소설 『아무도 들어오지 마시오』가 사계절1318문고 118번째 책으로 나왔다.
이번에는 할머니라 불리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개성 강한 할머니와 공감 능력 제로인 은둔형 외톨이 소년이 만났다. 갑작스럽게 엄마를 잃고 1년 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않던 석균네 집에 조영분 여사가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누군지 알 수 없는 문자가 담긴 엄마의 휴대폰이 석균 앞으로 배달되고, 석균은 이 사건을 풀어야 한다. 작가 특유의 치밀한 전개와 신선하고 독특한 조합의 인물들이 펼쳐 놓는 이야기를 퍼즐 맞추듯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묵직한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 때문에 누군가 피해를 입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결코 간단하지 않은 이 질문은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때때로 부딪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던 자신만의 세계에서 석균이 세상 밖으로 첫 발을 내딛기까지의 여정을 함께하다 보면 우리는 그 질문에 조심스레 답할 준비를 하게 된다.
저자

최나미

1965년서울에서태어나서울여대아동학과를졸업했다.'한겨레작가학교'를졸업하면서본격적으로글을쓰기시작했다.이전과는전혀다른시각으로우리시대의가족과부모,아이의일상을조명함으로써“21세기어린이문학사의분기점이된”(아동문학평론가유영진)작가로자리매김했다.또어른도아니고아이도아닌,경계에선청소년의심리와내면을인물들간의‘관계’를통해탁월하게풀어낸작품들로호평을받고있다.지은책으로『바람이울다잠든숲』,『진휘바이러스』,『엄마의마흔번째생일』,『걱정쟁이열세살』,『셋둘하나』,『단어장』,『진실게임』,『움직이는섬』,『학교영웅전설』,『고래가뛰는이유』,『천사를미워해도되나요?』,『옹주의결혼식』,『빨주노초파남보똥』(공저)이있다.

목차

1.나도어쩔수없는일
2.하필그시간에
3.할머니입성기
4.협상의달인
5.수상한소포
6.삼자구도
7.우정이아니라서편한거래
8.할머니의손님
9.기억의단서
10.탐정놀이
11.추리의끝
12.도망친곳에낙원은없다
13.만약은없다
14.내뱉은말과삼켜진말의거리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은둔형외톨이소년과이상한할머니의동거
교통사고로갑작스레엄마가돌아가시고나서그충격으로학교도가지않고1년동안집안에틀어박혀지내는소년석균.아빠와평소말도잘하지않고지내던석균이라엄마의죽음이후관계는더소원해지는데고등학교상담교사인아빠는그런석균이걱정스럽기만하다.석균은아빠가만들어주는음식엔손도안대고아빠가주는용돈으로늘배달음식을시켜먹는다.하루는폭식을하다숨이막힐지경이되는데우연히전직간호사출신동네할머니의도움으로목숨을구한다.
그할머니는안그래도석균네1층화단에눈독을들이던차였는데,갑작스레석균네방하나를쓰며몇달간석균네집에세들어살게된다.짐이라곤여행가방하나에주체못할정도로큰화분과작은화분들.석균은자기공간을침범한이방인이불편하기만하고,엄마의화분들틈새로자리잡은낯선화분들이싫다.하지만석균네아빠는응급상황에서석균을구한할머니가석균과함께있는것에안도의숨을내쉰다.둘이첫날부터화분위치때문에크게싸운것도모른채.어떠한상황에서도아무도들어갈수없었던석균네집에까칠한할머니가들어오고부터석균도모르는새조그만변화가시작된다.

이게무슨일인지모르겠다.나도모르는새저밉상할머니를따라집밖을헤매고있는이잡념말이다.내방과완전히분리된다른세상엔그동안전혀관심이없었는데.-42쪽

사건의시작,낯선이름으로배달된엄마의휴대폰
어느날,최형은이라는낯선이름으로석균에게소포가배달되고그안에는그렇게찾아헤매던엄마의휴대폰이들어있다.‘이번에도너는,아무관계가없다고생각하겠지?’라는문자가임시저장되어있는걸확인하고서야석균은뭔가사연이있음을알게된다.하지만사건을해결하려면집밖으로나가야하는상황.석균은히키코모리로모두와단절된상태로지내지만,유일하게연락할수있는친구가람이와할머니의무심한배려로사건에다가서게된다.최형은이6학년때같은반아이였던연욱의누나라는사실을알게된석균.모든일에무심하고제대로된기억이나추억을갖고있지않아공감능력이떨어진다는소리를늘듣지만,연욱에관해서는숨어있던기억들이되살아난다.
당시석균네반에서는‘탐정놀이’가유행했는데,아이들끼리몇가지단서만으로사건을추리해내는방식으로장난치는놀이였다.그런데학교앞에서한학생이납치될뻔한사건이발생하고,그애가납치되는걸어떤애가가만히바라보고만있었다는이야기가돌면서아이들은그아이찾기놀이에빠진다.몇가지단서로석균이는자기네반연욱이라는결론에도달하고,아이들은연욱이를은근히비난하며지낸다.졸업식날,그아이가연욱이아니었다는사실이밝혀지지만모두별대수롭지않은일이라고생각하고넘어갔었다.

나는연욱이울음소리를들으며교실을나와버렸다.나더러뭘어쩌라는거야!연욱이저자식은,억울한말이오고가는것같으면아니라고하면되잖아!첫날은말하기힘들었다고쳐.그뒤에는왜가만히있었는데!그리고어쩌냐니!연욱이를괴롭혔던건자기들이면서왜이제와서나한테책임을떠미느냐고!-139쪽

석균은별일아니라생각했던일이연욱이한테는엄청난고통을주었고,결국연욱은중학교에진학해서도적응하지못하고대안학교로전학갔다자퇴를했다는사실을뒤늦게알게된다.형은은연욱의안타까운사연을풀어주고자석균아빠를찾아갔었는데아빠는석균이가그럴리가없다며그냥넘어갔었다.이사실을알게된석균엄마는형은과연욱에게찾아가사과하고돌아오는길에교통사고를당한것이었다.

할머니의비밀
좀처럼남의일에크게신경쓰지않는할머니지만연욱이일에극도로흥분하는모습을보며석균은의아하게생각한다.사실할머니도이상한점이많다.4층자기집을놔두고굳이1층석균네로세들어와사는것도그렇고,등산은잘다니면서높은층에있는요가학원은극도로꺼린다.하지만사건이전개되면서할머니의비밀도서서히풀린다.할머니는학교에서따돌림을받고자살을시도한환자한테선의를베풀었는데그학생이할머니집에서투신한충격으로병원도그만두고후유증에시달리고있었던것이다.
‘만약에그러지않았다면’으로자책하는석균아빠에게할머니는단호하게말한다.만약으로해결되는건아무것도없다고.그건이미할머니스스로오랜시간자신을괴롭혀온후회의말이기도하다.

“그럼끝까지모르게하려고했어요?김선생은마음만먹으면언제까지라도애를아버지무균실에서보호할수있다고여겼나보죠?아니,처음부터결과를알고행동하는사람있어요?사람이교통사고로죽을지5층에서떨어져죽을지누가알겠느냐고요!사고였잖아요!그건연욱이일이아니어도일어날수있는사고였다고요!석균이한테는그걸말해줬어야지요!그래야석균이도자기가수습해야할일이뭔지알지,도망친다고없던일이되냔말이에요!”-161쪽

이제석균은두가지갈림길에놓여있다.이모가있는뉴질랜드로도망칠것인지,연욱이에게사과를할것인지.물론그어느선택도쉽지않을것이고,여정도험난할것이다.

잘못을바로잡으려는노력과용기
작가는뭐가옳고그른지확실한정답을제시하지않는다.인물들역시완벽한모습으로그려지지않는다.우리가알수있는건작가가「작가의말」에서밝혔듯이‘누구라도틀린답을고를수있고,틀리면안되는게아니라인정하고바로잡으려고애쓰는게중요하다’는사실이다.독자들은상처입은영혼들인할머니와석균,석균과아빠가서로에게조금씩마음을열어보이며서로를자기안에들이는과정을통해용기를얻는다.작가는주체적이고개성강한여성캐릭터가람이와조영분여사를만들어냈다.이매력적인인물들은방밖으로나가지못하는석균이의든든한조력자들이다.특히나궁금한건못참고할머니란말에극도로예민하게구는까칠한할머니와주인공소년이세대를초월해쌓아가는우정이작품에신선한활력을불어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