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이 아닌 날들

보통이 아닌 날들

$18.00
Description
여기에 우리가 살고 있다!
『보통이 아닌 날들』은 일본 사회에서 마이너리티로 살아온 재일조선인, 피차별부락, 아이누, 오키나와, 베트남, 필리핀 출신의 20대부터 70대 여성 22명이 자신들의 가족사진을 바탕으로 꺼내어 들려준 인생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22명의 여성이 자신의 삶을, 그리고 가족의 삶을 종이 위에 글로 풀어내는 작업은 할머니, 어머니 세대의 개인사를 남기는 일인 동시에 사회 안에 현존하는 차별의 벽에 도전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가족 안의 갈등을 극복하는 일이기도 했다. 책에는 출신 배경으로 인한 결혼 차별을 극복하려고 해방운동에 뛰어든 사람이나, 온 힘을 다해 삶의 고비를 넘어가는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 등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출신과 성性이라는 겹겹의 차별 속에서 할머니-어머니-딸, 그리고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여성으로서 살아온 날들’이 날줄과 씨줄로 만나면서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던 시대의 단면이 드러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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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양지연

서강대학교정치외교학과를졸업하고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문화언론학을전공했다.공공기관에서홍보와출판업무를담당했으며지금은기획번역가로활동중이다.옮긴책으로『아빠는육아휴직중』,『체르노빌다크투어리즘가이드』,『어이없는진화』,『채플린과히틀러의세계대전』,『맨발로도망치다』,『왜전쟁까지』,『나무의마음에귀기울이다』등이있다.

목차

5추천의글열린친밀권의힘
8한국어판서문
12들어가며
16서문왜가족사진인가:젠더,민족적마이너리티와표현활동

1장재일조선인여성
30‘자이니치’가족의사진 황보강자
48어머니에게가족사진은어떤의미였을까 정미유기
62부모님에게배운것 이화자
72할머니의이야기로더듬어본가족사 김리화
81나의첫치마저고리 박리사
90어느재일조선인종갓집이야기 리향
100“치이짱,있잖아…”어머니의입버릇 양천하자
107타국에서마음의병을지니고산엄마 최리영

2장피차별부락여성
120순백의앨범 가미모토유카리
135엄마의메시지:무슨일이든스스로정하면돼 가와사키도모에
145가족이라는부스럼딱지 구마모토리사
161결혼후부락을만나다 다니조에미야코
172고무공장딸 니시다마쓰미
180그시절,가족의풍경 후쿠오카도모미
191부락밖에숨어산가족 미야마에지카코
202나의엄마 야마자키마유코

3장아이누.오키나와.필리핀.베트남여성
214엄마아빠이야기 하라다기쿠에
223필리핀에서일본으로:전쟁으로고국을떠난엄마 아라가키야쓰코
231내안의오키나와:할아버지의죽음을맞으며 오오시로쇼코
240오키나와를떠나아주멀리 나카마게이코
249이별이선물한만남 다마시로후쿠코
257말레이시아난민캠프부터현재까지 구티고쿠트린

265〈인터뷰〉하기와라히로코에게묻다
가족사진에찍히지않은것:사진의진실,혹은거짓

275감사의말
277가족사진으로본역사연표
307한국어판후기
310이책에참여한사람들

출판사 서평

[출간의의]

사진에찍힌것과찍히지않은것

고향에있는친척들에게보여주기위한사진이었다는점이가장인상깊었습니다.‘가족사진’은단지거기에찍힌사람들만을위한것이아니라누군가에게보여주기위한사진이라는점이요.사진이라는표현미디어는찍는행위만으로는완결되지않고보여줄때에야비로소의미가성립되는특징이있죠.사진을볼사람,보여주고싶은사람을위해찍은재일조선인의가족사진은그것을인화한뒤발생하는의미를상정하고있습니다._266쪽,하기와라히로코와의인터뷰중에서

사진은진실을드러낼뿐아니라진실을감추기도한다.일본에살고있는재일조선인들에게가족사진은매우중요한의미를지녔다.바다건너타국으로삶의터전을옮겨온그들은조선에남은가족들에게소식을전할수단으로가족사진을택했다.직업을구했을때,결혼을했을때,아이가태어났을때등그들은가족의대소사를사진에담아조선으로실어보냈다.이때가족사진에는그것을받아보게될조선의가족들에게하고자하는말이담겨있었다.‘저는여기에서잘지내고있습니다.이곳의생활은괜찮아요.부디제걱정은하지마세요.’그러나이말은어디까지가사실일까?그들은정말로안전하고넉넉한삶을꾸릴수있었을까?『보통이아닌날들』(원제‘가족사진을둘러싼우리의역사家族寫眞をめぐる私たちの?史’)은이러한질문으로부터시작되었다.

마이너리티여성의삶으로쓴역사
일본은1995년국제인종차별철폐협약에가입했지만근대에일본제국에의해강제로편입된아이누와류큐?오키나와의사람들,식민지배를받았던조선및타이완출신자와그자손들,그리고필리핀과베트남등동남아시아지역에서이주해온사람과난민에대한차별은지금까지이어지고있다.‘재일특권을허용하지않는시민모임(일명재특회)’의재일조선인을향한헤이트스피치는날이갈수록그수위가높아지고있고,기업이직원을채용할때피차별부락의지명과주소,상호등이적시된‘부락지명총람’을이용했다가적발되는사건이여전히빈번하게벌어진다.그속에서여성은출신과성性이라는이중의사슬에묶인채살아가고있다.
『보통이아닌날들』에는여성이살아온삶의생생한순간들이담겨있다.나이도다르고태어난곳과자라온환경도달랐지만,이들은각자의앨범에서가족사진한장을꺼내와할머니에서어머니로,그리고자신으로부터다시딸에게로이어지는현실의문제들을함께이야기하기시작했다.그들이일상에서겪는차별은개인의생명과소수자공동체전체의생존을위협하기도했고,때로는자신안에존재하는차별의식을마주하게하기도했다.
일본사회에서마이너리티로살아온재일조선인,피차별부락,아이누,오키나와,베트남,필리핀출신여성22명의이야기가세대와출신지를뛰어넘어서로교차하기시작하면서일본안에존재하는차별의구조가선명하게드러났다.여기에더해책을통해하나로묶인이야기들은그자체로‘근현대여성사’의일부가되었다.누구나아는역사가아닌피차별여성의삶을바탕으로새로쓴역사는책말미에실린「가족사진으로본역사연표」에서한눈에확인할수있다.

여전히‘보통이아닌날들’
책속의이야기중에서눈에띄는부분은마이너리티공동체내부에‘일본인되기’에대한열망이존재했다는점이다.그들에게일본인이된다는것은일본사회에서평범한수준의생활과안전에도달한다는뜻이었다.이열망은그들이가진정체성을배신하는일이라기보다는그것을유지한채생존하기위한수단인동시에마이너리티정체성을다져가는과정에서겪은시행착오였다.가족앨범안에들어간‘기모노를입고찍은사진’에대한묘사가이런상황을잘보여준다.“기모노차림의사진을나뿐만아니라많은자이니치들이가지고있었다.‘조선인처럼보이지않는다.일본인같다’는말이자이니치들사이에선칭찬이기도했다.일본인인척할수있다는것은일본사회에서어느정도성공했다는증거이기때문이다”,“어쩌면값비싼기모노를살수있을만큼성공한자신의삶을확인하고싶었는지도모른다”,“나는기모노차림의어머니가자랑스러웠고,사진을앨범에붙이면서‘자,이제난일본인이될수있어’라는생각에가슴이부풀었다”등여러장면에서‘일본인되기’의열망이나타났다사라지는과정을확인할수있다.
재일조선인의‘조선국적’은국가가구성원에게제공하는사회?경제?교육의혜택을제한했다.그들은일본에‘특별히영주할수있는자격’만을부여받았기때문에언제라도강제퇴거당할지모른다는불안에시달렸다.민족성이소거된재일조선인은조선식이름과일본식이름사이에서갈등해야했고,항상외국인등록증을휴대한채생활하며손가락10개의지문모두를국가에제출해야했다.모국인한국의정치상황이혼란스러울때마다간첩조작사건의희생양이되었던것도바로이들이다.2010년에는일본의고등학교무상교육대상에서조선학교가제외되었을뿐만아니라,바로이순간에도거리곳곳에“조센징이냐.꺼져라朝鮮人かよ.朝鮮人は?れ”따위의위협발언이넘치고있다.‘부락지명총람’으로대표되는피차별부락에대한부조리,일본방위를이유로섬전체가거대한미군기지로변한오키나와,조상의유골을대학박물관과연구실에빼앗긴채지금도돌려받지못하고있는아이누민족등일본곳곳에서어처구니없는억압과차별이계속되고있다.각각의마이너리티공동체는때로는따로때로는힘을합쳐일본정부와사회를향해반성과변화를요구하지만,이들의일상이‘보통의날들’이되기까지는아직도가야할길이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