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타지 없는 여행 - 환타 전명윤 여행 에세이

환타지 없는 여행 - 환타 전명윤 여행 에세이

$15.80
Description
가이드북 깎는 환타, 여행의 환상 너머 현실을 바라보다
대한민국 대표 여행작가 환타 전명윤이 가이드북에는 미처 다 쓰지 못한 이야기를 꺼냈다. 여행은 오직 기쁨만을 위해 준비된 비닐하우스가 아니라고 말하는 이 책은 우리가 여행에서 보고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 이른바 환타지의 다음 장을 펼친다.
20년 전 실연의 아픔을 뒤로하고 인도로 떠난 환타가 그동안 세계 곳곳을 누비며 깨달은 것은 딱 하나.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건 그들이 우리와 다른 역사의 길을 걸어왔음을 알고 이해할 때 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이다. 좋은 풍경만 눈에 담고 여행자 개인의 체험만 찾는 여행은 그곳의 사람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곳에 사는 이들을 만나고 그 땅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때 새롭게 드러나는 것들이 있으니, 『환타지 없는 여행』은 여행의 환상 너머로 난 또 다른 여행길로 독자를 안내한다.
이 책에서 환타는 천 년이 지나도 지금 그대로일 것이라고 믿었던 인도, 바다 위에 거대한 카지노 도시를 세운 마카오, 장수마을 신화가 산산이 부서진 오키나와, 시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억압에 맞선 홍콩 등 아시아 곳곳에서 바로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돌고 돌아 다시 일상의 자리로 돌아온다. 그는 말한다. 여행하는 삶이란 여행이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오는 삶이라고. 여행은 오직 이 전제 아래에서만 현실이 된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전명윤

저자:전명윤
일명환타.포털에“인도환타”라고검색해보시라.각지역별환타라고도불린다.예를들어홍콩을이야기할때는“홍콩환타”,오키나와를이야기할때는“오키나와환타”라고하는식이다.이책에서는“에세이환타”라고불러주시라.환타는幻打이다.환상을깬다는뜻이다.
1996년인도여행을시작으로여행의세계에푹빠졌다.수많은나라를여행하며특유의입담과삐딱한시선으로딴지일보인도특파원역할을했고,『시사저널』과『세계일보』등에여행,문화,국제분쟁등다양한주제의글을썼다.지금은정통시사주간지『시사인』에간택되어「소소한아시아」라는코너를연재중이다.EBS<세계테마기행>스리랑카편에출연했으며,각종방송과팟캐스트에서맹활약하고있다.
지은책으로『프렌즈홍콩·마카오』,『프렌즈베이징』,『프렌즈인도·네팔』,『프렌즈오키나와』,『상하이100배즐기기』등의여행서와에세이『생각으로인도하는질문여행』이있다.아!그리고『거의모든재난에서살아남는법』이라는응급상황매뉴얼북을함께쓰기도했다.한마디로정체불명.

목차

추천의말4
들어가며7

1장.천상천하환타독존
#01여행은기쁨만을재배하는비닐하우스가아니다…15
#02어디나환타가필요한곳이있다…23
#03가이드북이라는장르의역설…35
#04모터사이클다이어리…45
#05가짜환타대소동…55
#06랭킹의시대…65

2장.여행자의뉴스공장
#07국제뉴스의숨겨진진실…77
#08인도가세계2위의소고기수출국이라고…87
#09주연배우의코를잘라라…97
#10아리가토카레…107
#11인도발급행열차의종착역은어디일까…115
#12장수마을의몰락…125
#13환상속의미야코소바…133
#14사람을찾습니다…145
#15귀족은줄서지않습니다…153
#16홍콩거리의비밀…161
#17우산혁명이후…169
#18카지노칩으로우공이산…181
#19성바울성당앞에서…191
#20오리지널이라는환상…199

3장.여행자의인사법
#21그가듣고싶어하는이야기를하라…209
#22상전벽해…221
#23거리에서만난동화…229
#24베이징짜장면과교토짜장면…243
#25중화라오쯔하오는왜별로일까…253
#26오키나와음식은왜맛이없을까…261
#27자마미105스토어…271
#28지금은오지않는게좋겠어요…281

마치며290

출판사 서평

내가알던것은전부환상이었다
이책을가장먼저읽은박찬일주방장은이렇게말했다.“환타1리터쯤원샷한기분이다.시원하게뻥뚫리는데왜속에서눈물이나지?”그가원래부터환타를알고지낸건아니다.그저환타가언론에쓴글과SNS에올린‘썩개’의팬이었을뿐.그런데이책을보고알았다고한다.“가이드북이며여행작가에대해내가알던것은죄다환상이었다”는것을.
직업이여행작가인사람이여행에낀환상을걷어차겠다고나섰으니,이것말고도밥그릇을여러개쯤찬모양이다.그러다보니늘듣는소리가“재수없고,잘난척하며,싸가지없다”이다.
그런데이상하다.덩치크고털북숭이에말까지많은아저씨가들려주는여행이야기에책장이술술넘어간다.박찬일주방장의말처럼“말하자면톡톡쏘는데나중에눈물이나는글”이다.‘여행환타’에서‘에세이환타’로변신하겠다더니,이름값한번제대로했다.환타전명윤이쓴여행에세이『환타지없는여행』을두고하는말이다.

“여러분,여행이좋은건다아시죠?”
환(상)타(파)가필요한이유
휴가철은물론지쳤을때도여행을가라하고,삶도여행이고매일매일이곧여행이라는이야기까지,현대인은1년365일늘여행을꿈꾸며산다.그여행이우리에게주는효과는더대단해서기쁨은기본,인문학적통찰과삶의활력을주고,어떨때는영어도가르쳐주고,심지어인생까지바꿔준다고도한다.이른바‘여행구원론’이다.“일단떠나요!그러면모든게달라질거예요”라는환상이일상에지친사람들을빨아들인다.
『환타지없는여행』은구원을찾아,환상을좇아바깥으로향하는여행의방향을살짝비튼다.여행을마치고다시나의제자리로돌아올때그여행은비로소완성된다고말이다.이책은여행이우리에게모든것을주지는않는다고이야기하며,여행에대한환상이가리고있던또다른여행길로독자를이끈다.책을한장씩넘길때마다환상이한겹씩걷히며여행지의풍경안에갇혀있던사람들이확대된다.사는곳이다르고피부색과언어도다르지만결국그와나는비슷한고민을하며대동소이한삶을살고있음을느꼈을때,여행은환타지가아니라진짜현실이되어눈앞에모습을드러낸다.

내가영원히여행을하며살것이라고믿던후배들은예전에내가선배에게그랬던것처럼“형처럼살고싶어요”라고말하며나에게서확신을구하려고했다.그덕에한때는내가정말특별한사람인줄알았다.하지만이제나는여행을꿈꾸는이들에게이렇게말한다.(…)이것은지금까지내가여행을하면서찾아낸최선의답이다.여행하는삶이란,여행이끝나면일상으로돌아오는삶이다.여행은오직이전제아래에서만현실이된다._22쪽

“팬을거느린최초의가이드북작가!”
환타가말하는여행의윤리
이책은한여행작가의탄생기이다.자신의여행취향과여행작가라는직업사이의부조화,직업으로서의여행에필요한윤리의식과사회가요구하는것사이의갈등,그리고여행작가로산다는것의의미를들려준다.
“요즘누가촌스럽게가이드북을들고여행을다니느냐”라고말하는시대에,환타는가이드북은한지역을여행하는데필요한모든정보를종합한리뷰집이라는신념과가이드북의구매는저자와독자사이의신뢰를기반으로한거래여야한다는약속을세운다.그런데이약속을지키기가참어렵다.취재에공을들이면들일수록정보는정확해지지만,시대의변화앞에정보가오류가되는속도또한빨라진다.여행지의버스시간이바뀌고음식값이오를때마다가이드북에는‘틀린정보’가쌓인다.정확성을유지하기위해서개정에더많은발품을팔아야하는상황.누군가가귓가에대고“애초에정보를대충제공했으면됐잖아”라고속삭인다.이와같은타협에밀려곳곳에서공정함에금이가고있으니,이또한여행에낀짙은환상을걷어내야하는이유,환타가필요한이유다.

가이드북의역할에대해서고민이많다.아마이업계에종사하는모든사람이같은고민을하고있을것이다.내가정한방향은스토리텔링의강화다.나는가이드북작가가운데글을많이쓰는편이고다방면에관심을걸치고있다.(…)두번째는남과는다른큐레이션이다.종국에독자가가이드북을고르는기준은저자의독보적인전문성과그가수집한정보에대한신뢰라고여기기때문이다.(…)그런데서점에서이런저런가이드북을뒤적이다보면‘과연이책에담긴정보가인터넷에서찾은정보보다정확할까?’라는의심이들때가있다._73쪽

환타는“여행작가가지역의문제에왜그렇게관심이많으냐”는질문을받곤했는데,그때마다“잘만든여행책은그지역의시대와현실을여행이라는주제로기록한지역서이자민속지”이기때문이라고대답한다.관광도중요하지만현실과역사의무게에눈을감지않고,자신이쓴책을들고낯선여행지에방문한이들이곤란에빠지지않도록정확한정보를체계적으로전달하며,그여행길이안전할수있도록주의와당부를잊지않기.그가세운여행의윤리에는환상이낄자리가없다.

“2019년7월,환타가홍콩시위를찾아간까닭은?”
질문하고공부하는여행자의최신뉴스
또한이책은아시아곳곳의최신뉴스를전해준다.그에게있어서가이드북취재는단지호텔,맛집,유명관광지의정보를모으는일이아니다.그지역의사람들을만나그들이어디로향하고있는지듣는일이다.듣고또듣기를반복했더니그곳의삶이깊이를드러냈다.텔레비전뉴스는인도에서벌어진강간살인사건만보도했지만,여행자의뉴스는그로인해일어난인도사회의변화까지알려주었다.신문기사는오키나와가장수마을이라고알려주지만,여행자의뉴스는그곳의경제적피폐와위태로운생존을전한다.상하이인민광장한쪽에걸린수많은구혼자벽보와영화배우의코에현상금을건인도의극우정치인,아시아여행객을뙤약볕에줄세우는페닌슐라홍콩호텔은여행자의뉴스를통해서만들을수있는이야기다.

페닌슐라호텔에묵는투숙객만들어갈수있는로비라운지는권력의상징이다.그들은라운지에자리잡고앉아문밖에줄선이들을바라보며귀족이된듯한우월감을만끽한다.호텔의비싼가격에는이렇게상대적우월감을맛보는기회까지포함되어있다.세상은여전히잔인하고사람들은참속이없다._160쪽

여행지의사람들에게질문하고공부하기!이것이바로환타가환상을타파하는도구다.그래서일까?환타는카메라와노트북을챙겨들고2019년6월과7월뜨거운홍콩시위의한복판으로달려가기를마다하지않았다.그는또한번그곳에서서홍콩시민이왜거리로나섰는지,그리고무엇을바라는지직접묻고들었다(「#17.우산혁명이후」,169~180쪽에수록).

여행은기쁨만을재배하는비닐하우스가아니다
20년간의긴여행을돌고돌아환타가닿은곳은현실,바로지금이순간의이곳이다.1999년인도-파키스탄국경을넘으며인도측출입국사무소에서파키스탄을욕하고,파키스탄측출입국사무소에서인도를욕해야했던경험은환타에게“여행지에서는그곳의사람들이듣고싶어하는이야기를해주어야한다”는교훈을주었다.그런데얼마전한국의텔레비전의예능프로에한인도인이나와동해를일본해라고부르면안되는이유를친절하게설명해주는장면을보며그날의일이떠올랐다.제3세계를여행하며잘알고있다고젠체했던그의환상이깨진순간이다.
이처럼책에는현실이여행의기억을부르고,다시여행의경험이현실로이어지는이야기가여럿등장한다.그또한환상을가졌다깨트리기를반복하며발닿는곳을넓혀갔다.그는서울에서유행하는흑당카페라테를보며오키나와에짙게그늘을드리운사탕수수플랜테이션을생각했다.또한태풍이닥친제주에서아무일도없을것이니걱정할필요없다는펜션주인의말을듣고태풍때문에위험해질지도모르니지금당장섬에서나가라고했던오키나와케라마제도의민박집주인을떠올렸다.
이모든경험을통해환타는현실에는없는환타지를찾아여행을떠난이들에게이야기한다.여행은기쁨만을재배하는비닐하우스가아니라고.만약당신이지금여기에는없는유토피아를다른어딘가에서발견했다고느낀다면그곳의현재에머물지말고더깊이,더멀리들여다보라고.그리고거기에서부터다시시작하라고.
환타가세상곳곳에서배운건이게전부다.

시선이닿은그곳이당신의일상을다시시작하는출발점이될것이다.이제여행이끝났다.일상으로돌아갈차례다.당신이여행을시작한이유,그건바로이순간을위해서다._29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