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꺼내지 않았던 이야기들 (장애인의 성과 사랑 이야기)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꺼내지 않았던 이야기들 (장애인의 성과 사랑 이야기)

$17.00
Description
당신이 외면하고 있었을 장애인의 성 이야기
세상에는 수없이 많고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가 있다. 젊은 남녀의 사랑뿐 아니라 나이, 계급, 국적, 인종의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 나아가 성소수자들의 사랑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이 모든 사랑에 속해 있으면서도 없는 듯 무시되거나 특별한 미담으로만 소비되었던 또 하나의 사랑이 있다. 바로 장애인의 성性과 사랑 이야기다. 장애인은 신체의 일부가 손상되었을 뿐인데, 마치 그 손상과 함께 성적인 욕망이나 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고자 하는 갈망까지 제거되었다는 듯 무성無性의 존재처럼 취급되거나 일방적인 피해자로 여겨지기 일쑤다.

타이완판 ‘도가니’라 불리는 특수학교 성폭력 사건을 폭로했던 저널리스트 천자오루는 장애인 당사자와 그 부모, 돌봄 노동자와 사회복지사, 인권단체 활동가와 특수학교 교사, 장애인을 위한 성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등 전방위적인 취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오랜 세월 봉인되어 있던 장애인의 성과 사랑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지체장애인의 성적 욕구를 생각해본 일이 있는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연애를 색안경을 낀 채 본 적은 없는가? 부모가 되려 하는 지적장애인 부부를 지지할 수 있는가? 장애인 자녀의 성 문제를 막기 위해 성기나 자궁을 적출하는 부모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장애인을 위한 성 서비스는 국가나 기관이 제공해야 할 복지인가, 아니면 오히려 장애인에 대한 모욕인가? 가장 첨예한 질문을 안고, 가장 뒤늦게 찾아온 사랑 이야기가 여기 있다.
비장애인이 갖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가장 큰 편견 중 하나는 바로 "성적 욕구"일 것이다. 다양한 신체와 정신을 가진 사람들일뿐 그들은 비장애인과 결코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장애인들의 고유한 목소리로 사랑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장애인을 무성의 존재로 여기거나, 생존 이상의 가치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라고 질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한다. "장애인이 자신의 사랑과 욕망을 꺼내 보일 수 없는 건 단지 손상된 신체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것을 ‘이상하다’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사회의 편협한 시각 때문이다."
저자

천자오루

타이완대학교인류학과를졸업하고수도신문사,자립조간,슈퍼텔레비전등의매체에서기자로일했다.지금은자유기고가로활동한다.지은책으로『CALLIN!지하방송국』,『역사의농무에갇힌집단』,『물신숭배의우주를살다』,『포르모사의사랑에관한책』,『망각된1979년-타이완식용기름중독사건30년』,『침묵:타이완특수학교집단성폭행사건』등이있다.이책『사랑을말할때우리가꺼내지않았던이야기들』로타이베이국제도서전대상을수상했다.

목차

읽기전에|용기있는사람들의사랑과성에관한이야기-김원영

1.오명
2.깊은잠에빠진아이
생명의빛과그림자|아직열리지않은수문|그들이법정에설때
3.사랑할권리
도라,욕망에눈뜨다|몸을둘러싼첨예한질문들|책임과윤리
4.자기만의방
단지살아있기만한것이아니다|경계를뛰어넘는쾌감|이토록험난한사랑
5.장애,여성,연애
갈망하고상상하고말하는여성들|다들성욕은어떻게해결해요||내몸에맞는엄마되기
6.섹슈얼리티가빠진인권이라니
쇠신발을신은소년|손천사,장애인을위한성서비스|인간됨에대한도전
7.욕망의출로
성서비스,복지인가모욕인가|실험과논쟁,그리고해방

추천의글|암흑을걸어나오면서-황즈젠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내사랑이이상한가요?
다양한신체와정신을가진사람들이
온몸을힘차게밀어찾아나가는따뜻한체온과완벽한교감의순간

최근몇년간페미니즘을필두로차별과억압,배제의구조속에놓인소수자들의이야기가힘을얻으며,장애인들도고유한목소리를가진존재이자권리의주체로서사회의무대에등장하기시작했다.여전히다수의장애인들이일상생활을영위하는데많은어려움을겪고있지만,대중교통을이용하고교육을받으며참정권을행사하는장애인의삶이공적담론의장에진입한것은분명하다.그러나사랑과욕망의주체로서타인과육체적,정서적으로깊은관계를맺는장애인들의이야기는아직많지않다.“남자,여자분간도못하는데관심은무슨관심”(39쪽)이라며장애인을무성의존재처럼여기는편견이한쪽에있고,“잘먹고잘자면그것으로됐지.또무슨행복과즐거움을바라겠다고?”(74쪽)라며생존이상을바라는건과한욕심이아니냐는질타가다른한쪽에있다.
이책에는다양한신체와정신을가진사람들이사랑하고사랑받기위해꺼내는용기와짜릿한교감의순간,만남과이별의과정에서겪었던좌절과슬픔,신체의손상에서오는한계와도전이숨김없이그려져있다.본문에등장하는여러유형과정도의장애인들은저마다자기신체에어울리는방식으로다채로운사랑을펼쳐나간다.

“아이는어렸을때부터저절로자위를알더라고요.가르쳐준사람이없는데도할줄알았어요.”_황리야(지적장애인위위의어머니,사랑과연애교육전문가)

“사회복지사는최선을다해도울뿐,주제넘게나서서어떻게살아야할지를결정해서는안돼요.세상의일반적인가치관으로볼때두사람을가장부모다운부모라고할수는없지만,전그들이이미최선을다하고있다고생각해요.절대적으로책임을다하는부모죠!”_류쥔웨이(지적장애인부부의연애,결혼,출산을지원해온사회복지사)

“저에게사랑은신앙과같아요.몸을던져사회운동을하는것도사랑이제일중요하기때문이죠.사랑이없으면장애없는환경이갖추어진다한들무슨소용이있으며,사랑이없으면완벽한평생돌봄시스템이갖추어진다한들또무슨소용이있겠어요?”_샤오치(루게릭병으로인한지체장애남성,사회운동가)

“두번째남자친구도지체장애인이었어요.그사람과성관계를하려면얼마나번거로운지아세요?모든지지대를다풀기까지기다리는데만엄청오래걸려요,하하하!”_후이치(소아마비로인한지체장애여성)

“진짜안타까워요.스물아홉이되어서야동성애자그룹에합류했어요.아름다운육체를누군가에게선보일기회를갖지못했잖아요.저자신에게정말미안해요.젊고팔팔할때의몸은정말이지자랑스럽잖아요!”_황즈젠(소아마비로인한지체장애남성,성소수자)

이책의가장큰미덕은혐오와무지,논란의한가운데서이들의욕망과필요,절망과체념의심연을오롯이전하겠다는저자의뚜렷한의지다.섣부른비난이나옹호에앞서일단말하고듣고함께생각해보자는것이다.에두르지않고분명하게묻는저자앞에서장애인당사자들은어둠속에방치해두었던마음속의말을다꺼내놓았다.덕분에우리는자기가원하는것을분명히알고,그것을쟁취하기위해온몸으로분투하는용감하고매력적인사람들의생생한목소리를만나볼수있다.세상은그들을‘장애인’이라는하나의말로분류하지만,만명의장애인에게는만가지빛깔의사랑이숨쉬고있다.

성性은양다리사이에만있는게아니다
자아를탐색하고,관계를맺고,욕망과어울려살아가는
모든인간의생존방식이다

저자는장애인당사자뿐만아니라그들의부모와연인,돌봄노동자,사회복지사,특수학교교사,활동가등을폭넓게만나고,국내외제도와법률,사회문화적환경까지두루검토하며‘장애인의성과사랑’을모두가함께고민해야할사회적의제로제시한다.다른시급한문제도많은데왜‘그런’문제까지신경써야하느냐는비난도적지않지만,타인과신체접촉을통해더깊고장기적인관계로나아가고자하는것은모든인간이마땅히누려야할권리다.성은양다리사이의문제만이아니라자아를탐색하고,관계를맺고,욕망과어울려살아가는모든인간의생존방식이기때문이다.

성혹은성교육이야기를꺼내기만하면그룹섹스,동성애,근친상간,원나잇스탠드,수간등을떠올리면서성적욕구를전적으로문제시하고불안해하는태도야말로더넓고자유로운미래로나아가기위해반드시뛰어넘어야할마음의문턱이다.
신체는인류가자아를장악하는도구이자외부와소통하는수단이다.단지육신이존재하는곳일뿐만아니라,인간이세계로진입하는중요한통로다.타인의고통과기쁨에공감하고,사회의명과암을이해하는일은모든사람이반드시배워야하는과제다.머지않은미래에는모든사람의성이보장받거나해방될필요없이누구나다유일무이한육체를통해사랑과욕망의한가운데서속박이나족쇄,죄책감이아니라진실한쾌락을얻었으면한다.-303쪽

섹슈얼리티가빠진인권논의는고상한말잔치에지나지않는다.자신의신체와욕망을정확히알아야세상으로나아갈수있고,자신을지킬수도있다.지하철로이동하고,수어나문자통역을제공받으며,활동지원서비스를이용하는것만큼이나사적인공간에서자신의기쁨과슬픔,욕망을들여다보고,타인과신체접촉을통한교감을나누며,함께하는미래를꿈꾸는일도중요하다.이책에는세상의모든계단이사라지고,완벽한돌봄이제공된다해도누군가의신체를만지며마음을나눌수없다면삶에무슨의미가있느냐고말하는장애인들이여럿등장한다.이런목소리가없다는듯아무런논의도하지않는사이에무수히많은장애인들이성폭력에노출되거나자신의신체를혐오하며어둠속에서살아가고있다.
장애인이자신의사랑과욕망을꺼내보일수없는건단지손상된신체의문제만이아니다.그것을‘이상하다’거나‘중요하지않다’고보는사회의편협한시각때문이다.이책을읽는동안독자는장애인들이처한상황을이해하게될뿐아니라,우리사회가얼마나좁은범위안에서높은장벽을쳐두고사랑과성을이야기하고있는지를자연스레깨닫게될것이다.따라서저자의말처럼“장애인의성을이해하는것은……사회가어떻게‘정상’을규정하고‘차이’를대하는지를연구하는출발점”(273쪽)이기도하다.

“몸이야말로내싸움터이자가장큰무기죠!”
가장첨예한질문을안고,가장뒤늦게도착한사랑이야기

이책은장애인의성과사랑에관한거의모든논란과쟁점을소개하고있다.장애의유형이나정도에따라,성별혹은성정체성에따라,어떤제도와문화속에살고있느냐에따라장애인들이맞닥뜨리는장벽의모습도갖가지다.뿐만아니라이들에게돌봄이나지원을제공하는사람들이겪는갈등과선택의순간들,이들의문제를공적인장으로끌고나오려는활동가나연구자들사이의입장차도간단하게정리할수없는무수한결을보인다.이책에서제시하는몇가지쟁점을소개하자면아래와같다.

ㆍ부모가장애인자녀의성생활,출산과양육의권리를대신결정해도되는가?
ㆍ장애인과장애인,장애인과비장애인의사랑은왜늘유난스러운주목을감당해야하는가?
ㆍ성폭행피해를당한지적장애인의법정진술을어떻게받아들여야할까?그들을비장애인과동일하게심문해도되는가?
ㆍ지적장애인은성관계에서늘피해자이기만할까?그들의성적자기결정권은어떻게옹호할수있는가?그들에게적합한성교육은어떤방식인가?
ㆍ장애인을지원하는사회복지사나활동지원인,돌봄노동자는사생활의어디까지관여해야하는가?적극적으로피임이나낙태를권해야하는가?혹은성생활을돕는일까지해야하는가?
ㆍ장애인은부모가될자격이없는가?
ㆍ중증장애인에게국가나민간에서성서비스를제공하는것은꼭필요한복지인가?오히려장애인을예외로두는차별적시선인가?왜그이용자는거의언제나남성인가?
ㆍ장애인성소수자의존재는왜언급조차되지않는가?

이각각의질문에도장애의유형이나정도,성별등에따라미묘하게갈라지는여러하위질문들이따라붙는다.이책에등장하는장애인당사자와그곁의사람들은세상의선입견을뛰어넘는선택과도전을통해이가운데어느것하나도쉽게답할수없는문제임을보여준다.휠체어를타지만자기몸에맞게엄마역할을익혀가는샤오위,지적장애인을위한성교육을마련하기위해온갖비난에맞서싸우는린후이팡,수년에걸쳐지적장애인커플의연애,결혼,출산을지원해온사회복지사류쥔웨이,타이완최초로성자원봉사단체를설립한지체장애인이자성소수자인황즈젠,성자원봉사를이용한뒤자기비하에서벗어나새인생을시작한스티븐등각각의사례는독자를인간의신체가던지는첨예한질문앞으로데려간다.이책을읽은독자라면,이제사랑을말할때또다른차원의이야기를꺼낼수있게될것이다.

-책속으로추가

성서비스는오히려장애인에대한모욕이아닌가
나는비장애인이성매매를장애인의인권이나성적표현등과관련된의제로취급할때마다화가치민다.이런논점에는잘못된전제가내포돼있다.일테면장애인은성적매력이없다든가,그누구도무상으로그들과성관계하길원치않는다든가……장애인은친밀한관계나친밀
한성을위해매매춘제도가필요한게아니다.……장애남성의성욕이여성의평등에우선할수는없다.파트너식의섹스가인간의권리라할지라도성매매제도가정당화될수는없다.이는뿌리깊은불평등제도다.……설령장애남성이주도적으로성관계대상을찾을수없다해도가장소외된여성들을-그가운데는생리적,지적혹은발달장애를가진이들이많다-통해이‘서비스’를제공하는게정당한가?나는그렇게생각하지않는다.이두약자집단이서로이익을다투고맞서게하는상황은정말이지받아들일수없다.(중략)
“저는장애인은스스로사회에서멀어져서는안된다고생각합니다.정부가장애인을특수화해서타이완전체에서그들만한정적으로매춘을할수있게한다거나,전문가의평가를통해섹스대리인을찾을수있게하는것이야말로장애인에대한가장큰차별입니다!”-291~3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