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행성에서 너와 내가 (김민경 장편소설)

지구 행성에서 너와 내가 (김민경 장편소설)

$12.00
Description
“너는, 그날 나를 알아본 거야.”
지구라는 행성에서 누군가와 ‘마음의 밀월’을 나눠 본 적 있나요?
지석이는 새봄이가 선물한 『모비딕』을 하루빨리 읽어야 한다. 이 책을 다 읽어야 새봄이가 제주도로 전학 가기 전까지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새봄이는 엄마의 장례식 날짜가 세월호 참사와 겹쳐 힘든 시간을 보냈고, 4년 만에 돌아간 학교에서 우연히 『모비 딕』이라는 책을 접하고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을 느낀다. 엄마의 죽음과 사회적 죽음이 겹치면서 죽음에 대한 강박과 우울증을 오래 앓아온 새봄이는 세월호 참사처럼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사건을 ‘상(相)전이’로 볼 수 있다는 담임 선생님 말에 큰 울림을 받는다. 전이 전으로 되돌릴 수는 없기에, 그 변화를 인식하고 방향을 잘 이끌어 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으로 연결된 소녀와 소년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지금껏 봐 왔던 어떤 연애담보다 오히려 훨씬 더 참신하게 읽힌다. 이 책에는 『모비 딕』 말고도 여러 작품이 등장하는데 ‘책읽기’라는 행위가 독자에게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대신 경험하는 느낌이 들기고 하고 ,『모비 딕』에 대한 완벽한 해설서처럼 읽히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서로의 삶에 큰 변화를 일으킨 소년과 소녀의 진실한 마음은 지구 행성에서 수많은 종들과 살아가는 우리 인간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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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민경

삶이라는항해에서글쓰기와책이나침반이되어준다고생각한다.
그리고한권의책에깃든여러사람들의정성을신뢰한다.
작품으로청소년소설『앉아있는악마』와동화『우리동네에놀러올래?』가있으며,
그림책『나의구름친구』,『지금,바로여기』등을번역했다.
창작모임‘작은새’동인이며,2017년제2회새싹문학젊은작가상을받았다.
『지구행성에서너와내가』로2019년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받았다.

목차

1장.이슈메일을만나다
2장.이새봄……과이새봄!
3장.도대체왜이책을
4장.달릴수밖에없다
5장.거대한농담
6장.모비딕을발견하다
7장.아름답다는것
8장.내삶의상전이
9장.인간이라는종
10장.소멸과기억
11장.연극이끝나고
12장.살아있음에대한책
13장.D-6
14장.D-5
15장.D-4
16장.D-3
17장.D-2
18장.D-1
19장.D-day

작가의말
도움받은책

출판사 서평

인생의상전이,우리에게일어나는중요변수
연초만해도뭔가SF적인느낌이날것만같은2020새해였는데,본의아니게이새봄에정말그런광경들이연출되고있다.물론디스토피아아포칼립스물이라는게문제지만.코로나19로모든사람들의일상에이런급격한변화가찾아올줄과연누가상상이나했을까.현실이소설을넘어선다는말은바로이런상황에서하는말일것이다.사계절1318문고123번김민경장편소설『지구행성에서너와내가』(이하『지구행성』)엔‘상전이’(相轉移,phasetransition)라는단어가나온다.원래는물리학용어로,기체가온도에따라액체나고체로변하면서새로운특성이생겨나는것처럼온도나압력같은외부조건에의해‘상’(相)이바뀌는걸말한다.과학담당인새봄이와지석이의담임선생님은세월호참사4주기즈음수업시간에이렇게말한다.

“나는세월호참사가우리사회의상전이라고생각해.상전이가생기기전과후는달라.그만큼세월호참사는우리사회에커다란영향을끼쳤고지금도지속되고있어.한쪽에서는그만하라고하지만,어쩔수없어.상전이가일어나기전으로되돌릴수는없어.세월호는아마계속해서우리사회,우리국민들마음속에서끊임없이파도칠거야.그걸받아들이는사람과애써무시하는사람이있을뿐.그러면우린어떻게하면될까?상전이의변화를인식하고방향을잘이끌어가면돼.그러려면기억해야해.무슨말인지이해가돼?”-8장.내삶의상전이(95쪽)

한국전쟁은우리역사의상전이이고,제2차세계대전은세계사의상전이인것처럼,세월호참사는우리사회의상전이라는것이다.코로나19역시마찬가지다.우리는지금전지구가겪는상전이의중심에서있다.그래서지금이현실을잘인식하면서변화의방향을이끌어야한다.그런의미에서『지구행성』은우리에게여러모로시사점을안겨준다.

『모비딕』으로시작한사랑
1851년에나온허먼멜빌의『모비딕』은누구나다아는고전이지만,의외로완독에성공한사람은그리많지않다.도서관에책을반납하러가는길에난교통사고로엄마를잃은새봄이는그후도서관쪽으로는가지도않고,책은펼쳐볼생각도않았다.더구나엄마의발인날이세월호참사가일어난날과겹치면서죽음에대한공포와강박,우울증으로4년동안집과병원을오가다남들보다1년늦게고등학교에입학했다.새봄이는학교도서실문에학생들이적어놓은여러개의책속문장가운데“삶이갑자기죽음으로급선회할때뿐.”이라는『모비딕』의문장에꽂혀그책을빌린다.그리고거의두달가까이천천히두번을읽어내며그세계에매료된다.
세월호참사를두고마치신이우리에게거대한농담을한것같았다는지석이의말에새봄이는『모비딕』을선물한다.지석이는새봄이가선물로준『모비딕』을빨리읽으면새봄이와만날시간이늘어난다는희망하나로집중해서며칠만에단숨에끝낸다.입학식첫날자기소개시간부터새봄이가신경쓰였는데,점심시간이나쉬는시간,때로는수업시간에고통스럽게운동장을내달리는모습이안쓰러워어느날은용기를내어같이달리기도한다.
지석이는처음엔하고많은책중에바다와배와죽음이뒤섞여,어쩔수없이세월호를떠올리게하는책을선물한건지몰라새봄이가원망스럽기만하다.하지만135장이나되는책을스스로놀랄정도로몰입해서며칠만에읽어낸다.물론가장큰원동력은자신이처음으로좋아하게된여자,새봄이다.지석이는새봄이처럼마음의지옥을겪은적없는지극히평범한학생이지만역시나『모비딕』의매력에푹빠진다.마지막책장을덮고나서는결론을그렇게내버린작가에게화가나주체할수없는분노에사로잡혀도서관밖으로마구달려나가기까지한다.

지구행성에서살아가는인간의자세
『지구행성』은지석이와새봄이의시선에서번갈아가며진행된다.홀수장은지석이의이야기로『모비딕』을읽으며느낀생각과새봄이에대한연민과사랑으로가득하다.짝수장은새봄이의이야기로새봄이에겐상전이라할수있는‘엄마의죽음’과4년만에다시다니게된학교,그리고『모비딕』을통해어떻게죽음을극복하고살고싶어졌는지등을일기형식으로내밀하게보여준다.그리고13장부터는둘이함께하는,달콤하지만아쉬운마지막엿새의여정이그려진다.
새봄이가제주도로전학가기전까지둘은날마다만나같이하고싶었던일들을한다.산책도하고,바닷가에도가고,맛있는음식도먹으면서160년전모든차별과편견을뛰어넘어‘마음의밀월’을나눈백인이슈메일과식인종이교도퀴퀘그처럼서로에게마음을열어보인다.

“고맙다는말을하고싶었어.네가『모비딕』을다읽고연락하면,첫날,너를만나는첫날,꼭말해야지,생각했어.4월16일에같이운동장을달려준게정말고마웠어.너랑나란히숨쉬면서같이뛰니까든든하고기뻤어.나도몰랐어.혼자뛰는게버겁다고생각하고있는줄은…….그래서그날고마웠다고말해야지,생각했는데,하나더있네.”
“뭐가하나더있어?”
바보같은나는창피하게도새봄이의말을잘못알아들었다.
“날알아봐줘서고마워.나한테마음써줘서고마워.”-13장.D-6(159쪽)

지석이와새봄이는서로를처음알아본날에대한기억을공유한다.새봄이는엄마의소멸과죽음에대한공포,그리고혼자서겪어야했던길고긴시간등자신의상처를솔직하게털어놓는다.이제새봄이는자신때문에더힘들었을아빠를걱정하는여유도생겼다.그리고자신의삶의방향까지스스로찾게된다.

“죽은이를기억하는게다쓸데없는일처럼여겨졌어.기억해봤자그사람이살아돌아오는게아니니까.하지만이제는조금알겠어.죽음을기억하는게두려움을이기고용기를갖게하는것같아.그기억의힘이흔들리지않게,떳떳하게살아가게하는것같아.”-14장.D-5(174쪽)

이제새봄이는과거보다는현재에머무르며자신만의세계를만들어가고싶어한다.자신의눈으로바라보는세상과사람들,수많은종류의감정들을느끼며자신을채우고싶어한다.다른생명체들과더불어이지구에서살아가고싶은것이다.간절히.지석이는새봄이덕에자신에게도누군가를알고싶고누군가를좋아하는‘마음’이라는게있음을알게되었다.이제지석이의현실도그전과는다르다.

“그러다가아까생각이났어,네가우주선얘기했을때.우리는이제각자의현실로돌아가지만,지구에서서로에게의미있는존재가하나씩더생긴거야.이수많은생명체들중에서말이야.그러니이전의현실과는다를거야.”
지석이는꼭울것같은표정이었다.
“그렇네.인생의상전이까지는아니더라도……아니,어쩌면서로에게인생의상전이가될지도모르지.”-18장.D-1(233쪽)

이제둘은물리적으로는멀리떨어져있지만하나도외롭지않다.이우주에서이새봄별과정지석별이늘반짝이고,지구와달처럼가장가까운사이라는걸알기때문이다.

책읽기라는아름다운행위에대하여
지석이와새봄이를강하게묶어주는건역시나책이다.둘은더위를피하기위해돈없이오래있을수있는공간인도서관을찾아들어가고,서점에서시간을보내기도한다.이책에는『모비딕』을비롯해다양한책들이삶의방향을이끌어주는매개체로나온다.『중요한사실』이라는그림책과『바다,소녀혹은키스』라는소설집,그리고올리버색스의『고맙습니다』까지.책의마지막부분엔작가가본문에인용한책과도움받은책에대해기록해놓았는데,그것들역시독자들에게큰도움이될것이다.
각자의삶에서모두주인공이고,삶이라는항해에서책이나침반이되어준다고믿는작가의책에대한애정과신뢰가느껴지는이책은우리에게책읽기라는행위가얼마나아름다운지,책을통해우리의삶이얼마나더단단해질수있는지를생생하게보여준다.
올해는문체부에서지정한‘청소년책의해’이다.『지구행성』은“책은읽는사람에따라다른얼굴로다가오고,우리의마음을키워주고,우리를이어준다”는청소년책의해슬로건에걸맞은책이자코로나시대를더현명하고성숙하게헤쳐나갈수있도록도와주는책이다.
작가는이작품으로“진지한문학읽기가사회적죽음(세월호참사이후)에대한성숙한애도로승화되는과정이신선하다”는평가와함께2019년도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받았다.

책속문장
무슨책이이따위야.-1장.이슈메일을만나다(9쪽)

엄마는이봄,이환하고새로운봄에감탄해서내이름을지었지만,정작봄에는안좋은일이많았다.나에게도,아빠에게도,그리고우리사회전체에도.그래서봄이오는게늘조마조마했다.그래도이제는알것같다.엄마가내이름을지을때느낌표를붙여놓았다는것을.무슨일이일어나도기운내라는뜻으로말이다.-2장.이새봄……과이새봄!(28쪽)

나는지금까지살면서고맙다,고마워,고맙습니다,이런말을숱하게했다.그리고고맙다는말을들은적도많다.하지만내가그말을입밖으로낼때도이런진심이었을까.아니다.고맙다는말은이런진심을가지고하는말이구나,그날새봄이의눈빛과목소리에서처음깨달았다.그순간가슴이두근거리기시작했다.-5장.거대한농담(63쪽)

그순간나는알았다.내가슴속에이새봄심실이생겼다는것을.그렇다……나는새봄이를좋아하게된것이다.나도모르는사이,새봄이가내속으로들어와버렸다.심방보다심실이하나더많아서일까,늘콩닥콩닥뛰는이새봄심실의펌프질이느껴진다.-5장.거대한농담(64쪽)

그렇게영영책을보지않게될줄알았는데……지난주에순간이동서를쓴날,도서실문앞에서본노란포스트잇몇장이마치나비처럼마음속에서파닥거렸다.포스트잇에적혀있는건학생들이직접쓴,기억에남는책속구절이었다.제각기다른아이들의글씨모양이자꾸떠오르고,누군가가내귀에대고재잘재잘그문장들을소곤거리는것만같았다.-6장.모비딕을발견하다(75쪽)

나는모든이름들을잊고싶었다.아니다,엿새동안내가오르락내리락한천당과지옥을낱낱이,하나하나다기억하고싶었다.아니다,모비딕을모르던엿새전으로다시돌아갈수만있다면.아니다,『모비딕』을읽기전과후가분명다르지않은가.나는『모비딕』의모든것을기억하고소화해내고싶다.-11장.연극이끝나고(129~130쪽)

나는무슨말을해야할지몰랐다.새봄이는이미지옥을경험한아이다.그리고나의경험과추측과상상의스펙트럼을뛰어넘은아이다.그런아이가『모비딕』을읽고살고싶어졌다니,나또한허먼멜빌에게큰절을하고싶었다.멱살운운한걸아주정중하게사과하고싶었다.-13장.D-6(146쪽)

이책을먼저읽은청소년독자단의감상평

진정한위로는진심이라고생각한다.지석이가새봄이에게진심을다해해주는말과행동을보며아주아주건강한남학생이라는생각이들었다.새봄이가용감해지고밝아지고변화하는모습이참보기가좋았다.새봄이가제주도바다에서진짜로커다란고래를만났으면좋겠다.-이수민·서울동명여자중학교3학년

이책을읽고머릿속에떠오른키워드는죽음이아니라삶이었다.그것을먼저발견한건책속주인공새봄이다.이책은‘인생을거대한배라고가정한다면삶을살아가는것은항해와도같다’고말한다.인생의위기를맞을때지석이와새봄이처럼고인돌앞에가보고싶다.그앞에서나도마음껏감정을표출하며‘아픈기억묻기’를해보고싶다.아픈기억을묻는다는것은그기억을잊어버리는것이아니라자신의삶을온전히살기위해서인것같다.나의배를타고수평선을보며당당히바다를가로질러항해하는삶을살고싶다.-김수린·주엽고등학교1학년

『모비딕』이라는책으로줄거리를풀어나가며그것을세월호참사와연결시킨참신한책이다.사람들의기억속에잊혀지는세월호참사를환기시켜기억하는것의중요성을느끼게한다.이책을읽으며나또한그것을잊지는않았는지반성할수있었다.-윤0훈·동화고등학교1학년

지석이와새봄이는내가지금까지책에서본인물중가장따뜻한인물들이었다.두인물이주고받는한문장,한문장이너무순수하고아름다워서읽을수록마음에따뜻함이번졌다.이책을읽고기억에남는표현이두가지있는데,“마음의밀월”과“상전이”다.새봄이담임선생님이해주신‘상전이’에관한말씀을나는꼭기억할것이다.앞으로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