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여우의 북극 바캉스

빨간 여우의 북극 바캉스

$10.00
Description
찜통 같은 더위에 지친 여름날, 매화 이파리가 축 늘어질 만큼 푹푹 찌는 여름, 노을 항구의 여우 찻집 주인인 빨간 여우는 냉장고에 머리를 들이밀고 결심한다. ‘떠나는 거야, 북극으로!’ 그날, 빨간 여우는 북극으로 가는 고드름호에 숨어든다. 그런데 평범한 듯 보였던 고드름호는 어뢰에 실험실까지 준비된 수상한 배다. 빨간 여우는 무사히 북극 바캉스를 마칠 수 있을까?
한여름이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보았을 북극 여행을 정말 실행에 옮긴 것은 빨간 여우만이 아니다. 이 책을 쓴 오주영 작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쇄빙선 아라온호를 타고 북극에 다녀온 뒤 이 작품을 썼다. 창비 좋은어린이책 공모전에서 창작동화로 대상을 탄 오주영 작가는 어린이 교양서 분야에서도 흥미로운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빨간 여우의 북극 바캉스』는 막연한 동경을 품고 북극으로 간 빨간 여우가 ‘진짜 북극’을 보고, 듣고, 느끼는 과정을 아기자기한 에피소드와 사랑스러운 캐릭터들로 풀어 낸 창작동화다. 호기심 많은 과학자인 담비와 호랑이, 늑대 선장과 고래들, 주인공인 빨간 여우까지도 알고 보면 모두 멸종 위기 동물이다. 이들이 펼치는 아기자기한 모험 속에는 우리가 사는 세계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소중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오주영 작가와 빨간 여우가 북극에서 가지고 돌아온 사랑스러운 보물을 만나 보자.

[줄거리]
더운 여름날, 빨간 여우 씨는 멋진 바캉스 작전을 세웠습니다. ‘설탕처럼 하얀 눈이 폴폴 내리고, 빙수 같은 얼음산이 소복소복한 북극에서 새로 사귄 친구랑 매실차를 마시는 거야!’ 빨간 여우 씨는 정성껏 만든 매실청을 가지고 고드름호에 탔습니다. 그런데 이 배는 어딘가 수상합니다. 노랗고 커다란 어뢰에 실험 도구로 가득한 실험실까지! 빨간 여우 씨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저자

오주영

대학에서문예창작을공부했고,『이상한열쇠고리』로제13회창비좋은어린이책원고공모저학년부문대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한달간북극에다녀온뒤로사라져가는생명들에더관심이많아졌다.『거인이제일좋아하는맛』,『수학왕바코』,『제비꽃마을의사계절』,『다람쥐무이의봄』,『우주토끼의뱅뱅도는지구여행』,『빨간여우의북극바캉스』등을썼다.

목차

가자!북극바캉스
바캉스숙소가수상해
무서운비밀무기
예의바른북극곰
고래시합에심판보기
해적이나타났다!
그러니까보물
가자!집으로
그린이의말
글쓴이의말

출판사 서평

북극은어떤곳일까?

‘저바다너머에다른세상이있어.설탕처럼하얀눈이폴폴내리고,빙수같은얼음산이소복소복할거야.바다에뜬얼음위를동당동당뛰어다녀야지.거기서만난친구랑매실차를마실거야.’(13쪽)

바캉스를떠나기전,빨간여우가상상한북극은이런곳이다.독자들의상상도크게다르지않을것이다.어린이라면누구나좋아할흰눈이펑펑내리고,무척춥고,북극곰이사는곳.또‘북극’은‘미지의세계’를대표한다.가보지못한곳,어쩌면평생가보기어려울세계에대해어린이들이호기심과동경을품는것은당연하다.그런점에서빨간여우와어린이독자들은꼭닮았다.
그러나계획이들통나는바람에고드름호의청소를도맡게된빨간여우의바캉스는결코평화롭지않다.빨간여우는담비가애써채집한바닷물속미생물을한입에마셔버리고,호랑이가바닷속을탐험하기위해가져온노란어뢰를고래잡이무기로오해하기도한다.고드름호가사실은‘연구선’이라는것이밝혀지면서이야기는독자들의예상을즐겁게빗나가기시작한다.그다음에는어떤일들이펼쳐질까?

물범사냥꾼,해적이되다
마침내북극에도착한고드름호는굶주리고지친북극곰을구해준다.빨간여우와선원들은해빙이녹아물범을사냥하지못한다는북극곰에게음식을대접하고하룻밤재워준다.그런데그날밤,북극곰은고드름호의청어통조림을훔쳐서달아나버린다.배은망덕한북극곰때문에화가난호랑이에게담비는의미심장한말을한다.

“사냥할물범이있었어두통조림을훔쳤을까유?”
빨간여우는목덜미를긁적였습니다.
‘그런가.’
해진털옷같던북극곰의모습이아른거렸습니다.(60쪽)

달아났던북극곰은남은통조림들마저몽땅훔치기위해,남편곰과함께고드름호를습격한다.해적부부에게식량을빼앗기려는찰나,빨간여우는담비의미생물과자신이직접만든매실차를미끼로해적들을쫓아버린다.쫓고쫓기는추격전과유머러스한대사들은웃음을자아내지만,독자들의마음속에는한가지의문이남는다.물범사냥을할수없어서해적이된북극곰을무조건나쁘다고할수있을까?

우리가사는세계는하나로이어져있어!
빨간여우가고래들에게‘숨오래내쉬기’시합을제안하자,놀라운광경이펼쳐진다.고래들의입속에서온갖쓰레기들이튀어나오기시작한것이다.버려진우산,과자봉지,플라스틱병,비닐,하얀스티로폼까지!그광경을보며빨간여우는여우찻집의플라스틱컵이나오는건아닐까조마조마해한다.자신이무심코버린물건들을떠올리며얼굴이빨개지는것은독자들도마찬가지일것이다.

“고래들은밥먹을때바닷물을쭉빨아들이잖아유.그렇게먹는데바다쓰레기를어떻게걸러유.못하쥬.(중략)여우씨.바다는죄다이어져있구먼유.플라스틱은북극새우몸에서도,우리가먹는생선통조림에서도나와유.”
“새우랑물고기는플라스틱을삼키기에너무작은데요?”
“플라스틱이삭으면잘게부서지거든유.북극바닷물을깔때기로거르면뭐가나오게유?미생물,흙알갱이랑너무잘아서눈에보이지도않는플라스틱이나와유.그것들이다어디로가겠어유?”
(90-91쪽)

‘미세플라스틱’문제는최근뉴스와방송에자주등장하지만,어린이들의일상과거리가먼,어려운이야기로느껴지기도한다.『빨간여우의북극바캉스』는지구온난화로삶의터전을잃은북극곰이나고래들을소화불량으로만드는바다쓰레기,미세플라스틱등다양한환경이슈를이야기속에자연스럽게녹여냈다.빨간여우에게감정을이입한독자들에게이모든사건은‘내친구들에게얼마든지일어날수있는일’로성큼다가간다.

소중한것들을지키려면어떻게해야할까?
며칠내내어뢰로바다밑을뒤진호랑이는드디어보물을찾아냈다며기뻐한다.빨간여우도덩달아기대에부풀지만,호랑이가건져올린보물은‘진흙’이다.호랑이는진흙에서천연가스를찾는연구를하고있기때문이다.그런데어떤연료든쓸수록지구의공기는나빠진다는호랑이의말에여우는혼란스러워한다.

“사실,개발은환경을파괴해.북극에서천연가스개발을하면북극얼음은더녹을거야.”
“호대장님,북극을나빠지게하는연구를하고있어요?”
호랑이가곤란한얼굴로수염을찡긋댔습니다.
“개발하려고연구하는게아니야.지구를더잘알기위해연구하는거지.층층이쌓인연구는지구의비밀을풀고문제를해결하는열쇠가돼.나는더나은지구를만드는데내연구가쓰이길바라.”(101쪽)

『빨간여우의북극바캉스』는엄연히진행되고있는지구환경문제를판타지와뻔한교훈으로얼버무리지않는다.다만지구어딘가에서묵묵히자신의일을하며,모두가함께살아갈방법을고민하는존재들이있다는사실을보여준다.또빨간여우가사랑하는매화향기와귀뚜라미소리,아늑한집을그리워하며문득삶의터전을잃은북극곰을떠올리듯,우리가누리고있는평화로운일상을순식간에빼앗겨버린존재들이있음을기억하도록한다.

의미와재미를놓치지않는작가와화가의만남
사랑스러운표지그림의모티프는여우가상상한북극의모습이다.심보영화가는여우의독백에특유의상상력을더해,그릇가득소복이담긴눈꽃빙수와자기만의상상에폭빠진여우의모습을연출했다.그장면은빨간여우가상상한북극이얼마나비현실적인지를재치있게보여준다.『식당바캉스』,『대단한수염』등에서미지의세계에대한환상적인서사를선보인심보영화가는『빨간여우의북극바캉스』에서이야기안에숨은의미,지나치기쉬운요소들을그림으로절묘하게풀어냈다.본문안에미처담지못한이야기들을모은‘그린이의말’을실어,화가가숨겨놓은이야기속이야기들을찾는재미를더했다.
오주영작가는주제와의미를놓치지않으면서도독자들을웃게하는데에탁월한이야기꾼이다.빨간여우가항구에서손님들이버리고간플라스틱컵을줍는장면부터찌는듯한무더위,작품속동물들을모두멸종위기종으로정한섬세함까지……책을다읽은뒤곳곳에배치된복선을찾아내는것도이책을읽는또한가지재미다.

▶줄거리
더운여름날,빨간여우씨는멋진바캉스작전을세웠습니다.‘설탕처럼하얀눈이폴폴내리고,빙수같은얼음산이소복소복한북극에서새로사귄친구랑매실차를마시는거야!’빨간여우씨는정성껏만든매실청을가지고고드름호에탔습니다.그런데이배는어딘가수상합니다.노랗고커다란어뢰에실험도구로가득한실험실까지!빨간여우씨는무사히집으로돌아갈수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