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집 :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작가 작품집 - 사계절1318문고 124

우주의 집 :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작가 작품집 - 사계절1318문고 124

$12.00
Description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작가들의 웅장하고 따뜻한 SF 소설집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과학소설의 개척자 고(故) 한낙원 선생의 이름으로 2014년 제정한 ‘한낙원과학소설상’이 어느덧 7회 공모를 진행 중이다. 6회까지 수상 작가가 나왔고(이지은, 「고조를 찾아서」 올 11월 출간 예정), 1회부터 5회까지 수상 작가들은 국내 최초의 어린이청소년 SF 문학상을 널리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해, 한낙원과학소설상은 이제 명실공히 아동청소년 장르문학의 산실로 자리 잡았다. 『우주의 집』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수상 작가들의 SF 소설을 한 편씩 모은 앤솔러지이다. 최영희·고호관·윤여경·문이소·남유하, 이 다섯 명의 수상 작가는 우리 사회와 역사의 그늘에 가려진 특별한 주제와 존재들을 소환한다. 동물권, 장애, 노인 문제뿐만 아니라 탈북민,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이르기까지 SF적 재미와 상상력에 녹여낸 이야기들은 전복적 사고로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돌아보게 한다.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작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재미와 작품성을 모두 아우른 이 작품들은 SF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나, 청소년소설 독자들에게 풍성한 읽을거리를 선사한다.
저자

최영희,고호관,윤여경,문이소,남유하

걱정많은뻥쟁이.어릴적만화책으로한글을뗐다.떡볶이를사랑하고라면없이3일을못버틴다.강아지랑같이살고동네에아는고양이가많아심심할새가없다.삐삐롱스타킹과앤셜리를흠모한다.때때로그림을그리고가르치는일도한다.작은것의소중함을아는마음과서로에대한다정함이지구를구할것이라는믿음으로이야기를쓴다.

「마지막히치하이커」로제4회한낙원과학소설상을수상했다.청소년소설앤솔러지『극복하고싶지않아』,『희망의질감』,『외로움의습도』,『마구눌러새로고침』과SF앤솔러지『이토록아름다운세상에서』,『나의슈퍼걸』에참여했다.

목차

완벽한꼬랑내_문이소
우주의집_고호관
실험도시17_남유하
묽은것_최영희
문이열리면_윤여경
작품해설_오세란

출판사 서평

「완벽한꼬랑내」실험동물메이를구해내기위한사공태순자매의좌충우돌모험담
2012년탄생한복제견‘메이’는2013년부터5년동안인천공항센터에서검역탐지견으로일했고,은퇴후동물실험에무리하게이용되다죽음을맞았다.4월24일은‘세계실험동물의날’이라고한다.우리나라에서동물실험으로희생되는동물들이작년한해만400만마리를훨씬넘었다는데,이는세계최상위동물실험국가라는오명을얻을정도로높은수치라고한다.문이소작가는우연히접한실험동물‘메이’기사에서이작품을구상해냈다.실험실에서탈출한비글메이는젠더라는뇌파확장전달장치로인간의언어로소통할줄안다.“정직하고열정적인생의냄새”인완벽한꼬랑내덕에메이와연결된사공태순은언니와함께메이의은인을찾아주기로한다.실험실을탈출할수있게도와준은인이동진을찾아낸자매는메이를넘겨줘야하는데어째마음이편하지가않다.과연그는정말메이의은인인걸까?
문이소작가특유의유머와따스함으로이야기는실제사건과달리해피엔딩을맞는다.이또한작가가생각해낸메이를기억하는방식으로,독자들에게인권을넘어동물권,생명권이라는본질적인문제로의관심을이끌어낸다.

「우주의집」우주정거장이고향이자감옥이되어버린우주소년의친구찾기
SF의거장아서클라크의「요람을벗어나,우주로」가우주에서태어난최초의아기를다룬작품이라면고호관의「우주의집」은우주에서태어난최초의아기,서우주가우주에서살아가는이야기를그렸다.전지구인의관심대상우주는“사상최초로우주에서태어난소년”이라는타이틀보다는“사상최초로지구를밟아보지도못하고죽을인간”인자신의처지가못마땅하다.태어나서한번도우주정거장밖으로나가본적도없고모든말과행동이심리학자의관찰대상이되고신체발달과생리현상은과학자의연구대상이되는삶이라니.우주의우울한삶에유일한위안거리는인력비행으로,새의날개같은보조장치를달고비행하는것이다.그런데어느날부터우주의눈에한소년이들어온다.보통은견학생으로잠시머무르다가는데이소년은우주처럼전용날개를달고인력비행에매진하는것이아닌가.우주는에데르라는지구소년을배척하고경쟁자로여기며적대시하는데,둘은결국비행중에부딪혀우주가부상을입게된다.하지만이사건으로우주는에데르가청각장애를갖고있으며,멀미의원인이되는귓속기관이작동하지않기때문에그덕에우주적응실험임무를띠고이곳에왔음을알게된다.“우주에서는우리같은사람이유리할수도있대.”(66쪽)라는에데르의고백을통해우주는자기자신을새롭게성찰한다.지금껏다른이의눈으로세상을바라보고스스로를비관했던것에서벗어나자신의한계를새로운긍정의눈으로보게된것이다.작가는우리가일상에서자신의한계로받아들일수있는장애나콤플렉스등을SF적시공간에서새로운시각으로마주하게했다.서우주가우주라는광활한공간을비로소자신의집처럼편하게느꼈듯이,새로운눈으로자신을성찰한다면더깊고넓은세계를만날수있을것이다.

「실험도시17」평생을열일곱살로영원한젊음을누리며사는세상은과연행복할까
오스카와일드의『도리언그레이의초상』은도리언그레이라는미모의청년이화가가그려준자신의초상화에반해영원히그미모를유지하고싶다는욕망을실현하는이야기이다.그는세월이흘러도젊은시절의미모를유지하지만초상화는그의양심이라도되는듯늙고추하게변해간다.그런데정말모든사람이젊은시절의모습그대로살수있다면어떻게될까?헤베시는텔로미어칩을심으면평생을열일곱살의외모와신체그대로살수있는곳이다.에밀정은엄청난경쟁을뚫고헤베시의시민이될수있는자격을얻었다.하지만에밀은단순히젊음을유지하기위해지원한것은아니다.완치질병이라고여겨졌던치매가변형유전자로다시치료가불가능해져치매를앓는할머니때문에자신에게도유전된다는불안감과상류층이사용하는안전한노화억제제에버영을살수없는형편이기때문이다.작품은헤베시입주를앞둔에밀을중심으로실험도시1년차거주자,실험도시에서태어난아이,실험도시를반대하는모임,칩을개발하고칩을심는센터박사,뉴스속보등을활용해일종의방송국취재기록으로구성해독자들에게이문제에관해다양한선택지를제공한다.에밀이실험도시로들어가기바로며칠전에실험도시에서노인이목격되었다는속보가나온다.칩의부작용에대한문제제기와이사건을은폐하고이들을가두려는인권유린정황까지포착된다.에밀이칩을심는날,연구센터로향하는길에에밀은칩부작용으로노인의모습을한사람들의시위를마주한다.지금이라도차를돌려나가면된다는취재진의말에에밀은과연어떤결정을내릴까?그건과연옳은결정일까?책을읽는독자들조차도선뜻결정할수없는이난제를통해남유하작가는우리에게인간이란어떤존재인지를새롭게묻는다.

「묽은것」일본군성노예희생자의삶에관한이야기를SF로새롭게풀어내다
까치울의큰우물뒤편허공이출렁일때마다소용돌이에서사람이하나씩나온다.이들은누가알려주지않아도까치울의주민이되어자기할일을찾아한다.여문은까치울에도착한첫번째사람으로소용돌이가일본인을뱉어내면그를죽이는역할을맡았다.소용돌이에서튀어나올때사람들은모두빈손이었지만여문은처음부터칼을차고있었다.여문은소용돌이이전에자신이누구였는지를알고싶어까치울밖으로나간다.도시에서여문은깨닫는다.자신이남들과다르다는걸.자신을보고‘묽은것’이라고칭한노인의말처럼여문은자신의몸이옅고투명하다는걸처음으로깨닫는다.그리고기차역역사에서묽은소녀들을만나자신처럼묽은것이또있다는사실도알게된다.여문은묽은것들까지도전쟁의도구로이용하려는일본인교수에게서묽은것의과학적생성원리에대한가설을듣는다.여문은계절과상관없이복사꽃이피어나는까치울과자신을따라나서던꼬마가까치울을벗어난순간사라진것과소용돌이너머로보인희고야윈다리등을떠올리며자신의존재를재구성한다.
소용돌이너머의아이는일본군에게끌려간열다섯살의묽지않은여문이고까치울은실제의여문이만들어낸일종의이상향이다.진창같은현실을버텨내기위해,자기가빼앗긴삶이무엇인지되새기기위해빚어낸세계인것이다.

‘소용돌이너머의너는…….아마도맵떡과엿과메추라기구이를좋아하는아이겠지.저번날에는문득복사꽃이그리워져서까치울에복사꽃을피웠을거야.화강암절벽과침엽수림사이에이토록안전한마을을숨겨두고서너의분신인나를여기로보낸거야.묽은내손에칼을쥐여서말이야.’-131쪽

최영희는SF작가로서청소년소설가로서한번은마주해야한다고생각했던일본군성노예희생자들의삶을이렇게완벽하게아름답고새롭고독특한서사로탄생시켰다.그현실을어떻게견뎌냈을지를물으며(그래서주인공이름이‘여문-남은물음’이되었다)여전히우리에게숙제로남은이비극적현대사의상처를온전히우리의것으로되살렸다.‘여문의열다섯살인생을기억한다’는작가의단언처럼우리또한기억하고역사의주체로실천해야묽은것은사라지지않고우리삶의일부가될것이다.

「문이열리면」문을열고나가면다른시간대로연결되는탈북소녀연두의시간여행
북한이탈주민,탈북자,새터민등다양한명칭으로불리는이들은전지구적으로보면난민이고역사적으로는우리와한민족이다.세계정세와남북정세의소용돌이속에서이들을대하는태도역시변화하며요동치지만이제는이런흐름에따르기보다는우리스스로의마음가짐이더중요하지않나싶다.윤여경은‘시간발작’이라는독특한SF장치를통해사람들이갖고있던기존의통념을완전히전복시킨다.외계에서날아온정체불명의‘그것들’을목격한사람들이‘시간발작’으로알려진시간의허공속에빠졌다.며칠내로현실세계로돌아온사람들이있는가하면연두처럼아직돌아오지않은경우도있다.이럴경우주변인진술을통해사건을마무리하는데연두와보육원동기인태민이최면요법을통해연두의시간여행을목격한다.연두의시간과기억은문을통해재구성되는데문이라는공간을벗어나면그때마다과거,현재,미래가뒤죽박죽펼쳐진다.태민은연두의시간여행을통해탈북과정을체험한다.어린나이에쉽지않았을목숨을건여행은연두에게큰트라우마로남았고,남한에서의적응과정도고난의연속이었음을알게된다.탈북민에대한관심을새롭게환기하는작품이자“지금처럼모두가힘들때”주변사람들에게“한번은더관심갖고다정한친구로지냈으면”하는작가의마음을담은이소설에대해청소년문학평론가오세란은이렇게말한다.

이작품은여러분이만약갇힌공간에있다면,여러분의귀에들리지않을지라도누군가문밖에서끊임없이노크하며여러분을부르고있다고이야기한다.가장사랑하는친구의손을잡고힘차게문을열면갇힌공간에서열린세상으로나가자신의삶을만들수있다고태민의목소리를빌려호소한다.-175쪽

아주특별한존재들이들려주는우리모두의특별한이야기
오세란은「작품해설」에서한편한편에대한감상과함께SF장르로서의매력과청소년소설로서의가치를찬찬히짚어준다.지금껏주류로다루지않았거나납작하게만생각하던주제들을SF라는장르로가져오니사고의증폭을가져올정도로시야가확장되고생각이깊어지는기분이다.어떤틀안에갇혀서우리를사고하게했던소재들이선입견을벗고자유자재로변형하며생생한목소리를들려주니늘서있던자리에서바라보던세상이새롭게열리는경험을하게된다.오세란평론가는SF의매력을이렇게피력한다.

SF라는단어를들으면마천루가솟은미래도시,은하계너머로날아가는우주선,시간을되돌리는타임머신,로봇이나AI등과학적상상력에의지한그림이먼저떠오르지만좋은SF소설을읽고난뒤엔언제나사람,사랑,고독,슬픔,그리움,기다림같은인간내면을응시한단어들의여운이남곤했다.문학중심의독자이기때문인지인간이서있는자리를색다른시선으로살피면서도존재의근원에접근해가는것을나는SF의매력이라생각한다.-165쪽

한낙원과학소설상수상작가들이펼쳐놓는특별한존재들의이야기『우주의집』을통해독자들도이런매력을충분히느끼리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