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웰 주식회사 (남유하 소설집)

다이웰 주식회사 (남유하 소설집)

$12.00
Description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장르문학 분야의 빛나는 신예, 남유하 작가의 첫 소설집

“소중한 이에게 편안한 죽음을 선사합니다.
안락사는 다이웰, 주식회사 다이웰. 지금 바로 전화하세요.”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작가이자 장르문학의 떠오르는 신예 남유하 작가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저소득 노인층이 고통 없이 편안하게 마지막까지 존엄을 유지하며 죽을 수 있는 국립 센터,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에 있는 감염자들을 위한 국가 공인 안락사 기관, 임신중단수술을 받으려는 순간마다 미래로 호출되는 여자 등 삶과 죽음을 관통하는 기이한 상상력과 예리한 통찰력이 조화롭게 빛나는 SF 소설 네 편을 수록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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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남유하

SF와동화,로맨스,호러등다양한장르의글을쓰고있다.제5회과학소재장르문학단편소설공모에서「미래의여자」로우수상을받았고,「푸른머리카락」으로제5회한낙원과학소설상을받았다.단편「국립존엄보장센터」가미국SF잡지『클락스월드』에번역,소개되었다.『우주의집』,『꼬리가없는하얀요호설화』등여러앤솔러지작업에참여했다.한겨레교육에서‘페미니즘SF창작강의’를하고있다.

목차

국립존엄보장센터
다이웰주식회사
하나의미래
미래의여자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웰다잉시대의인간존엄에관하여
의학이발전하고초고령사회로넘어가면서전세계에서존엄사,안락사를둘러싼논쟁이치열하다.네덜란드를비롯해일부북유럽국가에서는안락사를합법화하고있는가하면,스위스에는‘디그니타스’라는안락사를돕는비영리단체도있다.우리나라에서도2018년에연명의료결정제도가시행되면서임종을앞둔환자에한해‘존엄사’를택할수있는길이열렸다.존엄사는“인간으로서지녀야할최소한의품위와가치를지키면서생을마감하도록하는행위”를말한다.존엄사든안락사든인간의존엄과관련한‘웰다잉’은고령화에1인가구증가,고독사등이맞물리면서우리사회의첨예한화두가되었다.한낙원과학소설상수상작가이자장르문학에서두각을나타내고있는남유하의첫소설집『다이웰주식회사』에서는우리사회가직면한이런‘죽음’의문제를정면으로다루고있다.
「국립존엄보장센터」나「다이웰주식회사」는제목부터가흥미로운작품들이다.저출생고령화문제로국가에서노인을관리하는세상.생존세를내지못하면‘국립존엄보장센터’라는국가기관에서24시간을보낸뒤죽음을맞아야한다.센터에입소한순간타이머가팔목에채워지고,24:00:00에서카운트다운을시작해시분초가모두0을가리키면본인의사와상관없이무조건죽게된다.시간을앞당길수는있지만피할수는없다.종이박스를주우며연명해나가는‘나’는생존세를체납해경고장을받고,자진신고로이곳에입소했다.안그러면센터에서제공하는혜택도못받고억지로끌려가죽기때문이다.새벽4시에집앞에도착한고급검은세단을타고헨델의사라방드를들으며센터에도착한나는고급호텔같은외관에카페,식당,피트니스센터까지갖춘초호화시설을둘러보며‘존엄하게’죽을준비를한다.704호를배정받은나는909호남자의제안으로함께산책을하다,이곳이노인들을해부해장기를중국에내다파는국립장기매매센터라는흉흉한소문을듣는다.생존세대납을거부한자식때문에이곳에오게된노인과직원들간의실랑이도목격하고,직원의바짓단에묻은피처럼보이는적갈색얼룩도눈에들어온다.
사망시간까지세시간남았다는909호남자의제안에따라나는그의방으로갔다가직원들이그를지하에있는‘안식의방’으로데려가는광경을마주한다.자신의이름이전형준이라며,자신을기억해달라고소리치는그는죽음이임박한순간혼자있기두려워거짓말을한것이다.나는방으로돌아와안정을취하지만안식의방에끌려가는악몽에시달리기도한다.다시센터를둘러보기로한나는피트니스센터에서러닝머신에올라걸어도보고,전시장을찾아그림을감상하기도한다.그러나러닝머신은이미30년전모델이고,그림들은싸구려종이에복사한모조품에,공연장은문이굳게닫힌채‘공연없음’안내판이세워져있을뿐이다.‘남은시간을즐겁게보내라’는직원의말에나는기분이묘해진다.사망시간을기다리며과연즐겁게보낼수있을까?나는어떻게해야‘존엄하게’죽을수있을까?「국립존엄보장센터」는곧우리에게닥칠현실같은기시감을주며,‘인간의존엄성’이무엇인지생각해보게한다.
표제작「다이웰주식회사」에도‘국립존엄보장센터’와비슷한시설이등장한다.후천성심정지증후군(ACAS,AcquiredCardiacArrestSyndrome)에걸린감염자들은심폐기능은정지되지만,뇌가완전히소멸할때까지식욕만남은상태로살아가야한다.다이웰주식회사는이른바좀비같은상태가된감염자들을위한국가공인안락사기관이다.하지만안락사비용은2천만원이넘어보통사람들로서는엄두도못내고,감염자의완전한죽음을원하는누군가(가족이나친구)가감염자의머리통을망치로내리치거나내다버려야만한다.
‘나’는다이웰주식회사의계약직직원으로모두가꺼리는안락사작업을맡고있는데,24개월계약만료를앞두고있는상태이다.라틴어로영원한죽음을뜻하는‘모르탈리스’라는거창한이름이붙은‘그방’에서안락사작업이진행되는데,파란색주사액을감염자의뇌에주입하면1분도채안돼뇌가녹으며감염자는영원한안식을얻게된다.그리고이과정을창너머에서감염자의가족이지켜본다.내가이일을하게된건대학교수였던아빠가산학비리에연루돼검찰조사를받다자살하고,경제관념이라고는없는엄마가모아둔돈을다날렸기때문이다.엄마와나는반지하방에살게되었지만,아빠의책들은오피스텔에고이모셔져보증금에비싼월세를내가며엄마의관리를받고있다.그러고도모자라나머지아빠의책들은반지하방바닥까지점령한상태다.나는엄마에대한애증으로출근할때마다아빠의책들을하나씩꺼내책장을찢어버리고껍데기만다시꽂아두곤한다.
김영호씨는내가안락사시킨시체를소각하는일을맡고있는데,회사에서유일하게나와사적인대화를나누는사람이다.사실김영호씨를제외하고는아무도내게말을걸지않는다.그런데그가자기딸이바이러스에감염되었다며‘그방’출입증을빌려달라고한다.

“딸을편하게보내주고싶은데,내가돈이없으니까.”
김영호씨가또한숨을쉬었다.나는모래가씹히는조개를냅킨에뱉어냈다.
“직원할인받아도이천만원이넘더라고.”
이천만원,누구에게는코트한벌값이겠지만,김영호씨나나같은사람에게는일년치생활비를훌쩍넘는돈이었다.-56쪽

돈이없으면갖고싶은걸못갖고하고싶은걸못한다는,초등학생도아는자본주의사회의상식을김영호씨라고모를리없다.돈이있어야잘죽을수있고남은사람들의마음도편해지는세상에서김영호씨는자식이썩어문드러질때까지지켜보거나자기손으로끝내야하는,인간으로서는도저히할수없는일을해야하는것이다.
엄마는내가그동안찢어버린책껍데기들을발견하고분노에휩싸여집을나가지만,나는엄마가아빠의유령이깃든오피스텔에서지내다밥값이떨어지면돌아올것을알고있다.하지만ACAS감염자센터에서엄마가감염되었다고알려온다.회사계약만료를며칠앞두고엄마를안락사고객으로맞아야할처지에놓인나는엄마와어떻게이별해야할까?

나는여전히,살고싶다
「국립존엄보장센터」나「다이웰주식회사」가‘죽음’에관한그로테스크한미학을보여줬다면「하나의미래」와「미래의여자」는‘삶’에관한집착을기이한상상력으로발현시킨다.
구청에이혼서류를제출하자마자임신사실을알게된‘나’는임신중단수술을받으러병원을찾는다.그런데수술대에올라마취주사를맞으려는순간마다미래로시간여행을하게된다.2024년현재에서2052년미래로순간이동해마주한세계는삭막하기그지없다.

“아시다시피,28년전그일-중국공장지대에거대운석이떨어진사건말이에요-이있고나서10년만에세상이이런지경에이르렀죠.전인류의40퍼센트이상이극심한우울증에시달리고있어요.일종의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죠.아,그보다오정식씨는가족이있으신가요?”-104쪽

헬멧을쓰지않으면미세먼지때문에질식하거나중금속에오염될가능성이높고,대다수의사람들이자살을하려하기때문에PCC(ProtectCenterforCitizen)라는시민보호센터에서순찰을돌며사람들을구조하고있는세상.나는미래로소환될때마다나와이름과얼굴이똑같은‘오하나’경위의구조로목숨을건진다.하지만미래에머무르는시간은단60분으로다시현재로돌아가면시간은그대로고,나는수술대위에서마취주사를맞을준비를하고있다.몇차례의타임워프끝에나는몇가지사실을알게된다.낙태수술을하려고만하면28년후의미래로넘어가28살의딸을만나고,이대로수술을못하면나는6개월뒤에딸을낳다가죽는다.이시간여행의의미는무엇이며,누가계획한것일까?과연오하나는어떤선택을해야할까.
「미래의여자」는어머니의실종이후아버지가돌아가시고나서유품을정리하던‘나’가아버지가남긴동명의소설을읽다어머니의정체를알게되는내용이다.어머니는50세생일에케이크의촛불을끄자마자온데간데없이사라진다.그리고소설가인아버지는어머니를찾지말라한다.어머니에겐어떤비밀이있는걸까?
시간여행이가능한시대,아버지는교통사고로아내를잃고괴로워하다시간여행자중에타임패러독스를일으켜흔적도없이사라진사람이있다는것을알게되고미래로시간여행을간다.그곳에서남자친구의아이를임신했지만낙태하라는강요를받는여성을만나그녀를현재로데려오는데,그가곧나의어머니이다.그러니까나는미래에서온여자의아이며,아버지는나의생물학적아버지가아닌것이다.나는그제야어머니아버지가사람들과떨어져외딴시골에서은둔생활을하며지낸이유와어머니가50세생일에갑자기사라진이유를깨닫는다.

바꾸어말하면소설「미래의여자」를실화라고믿을때,정육면체큐브는모든면이맞춰져균일한색상을갖게된다.그것은사라진어머니가갓난아이로‘태어나’어딘가에존재한다는의미이기도하다.-209쪽

나보다30년어린어머니가지금이세계어딘가에존재한다.나는아버지의소설을태워버리고머릿속에그내용을봉인하기로한다.하지만대학생이된아들의여자친구가임신했다는말에나는뭔가단단히잘못되었음을깨닫는다.하나의우주에동일한사람이존재할수없다는‘타임패러독스’장치를활용해현재의삶에끼어든미래로인해겪게되는지독한혼란을그린이작품으로작가는‘제5회과학소재장르문학단편소설공모’에서우수상을받았다.
삶과죽음을관통하는기이한상상력과예리한통찰력이조화롭게빛나는『다이웰주식회사』는작가남유하의이름을독자들에게각인하는데모자람이없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