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일본의 미래

한반도와 일본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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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분단과 갈등의 오랜 20세기를 끝내고
평화와 통일의 21세기를 향해 나아가라
한국전쟁이 발발한 해에 태어난 강상중은 자기 삶의 한가운데에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새겨놓았다.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한국인 2세라는 정체성과 남북으로 갈라진 조국이 서로 대치하는 상황이 그를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 위의 존재’로 만들었다. 그는 이 경계 위에 서서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 그 주변국에서 벌어진 사건의 의미를 밝히고, 그 속에서 벌어진 갈등과 평화를 위한 시도들을 정리했다. 그 결과 한반도와 일본을 둘러싼 갈등을 끝낼 방법은 한반도 분단 체제를 해체하는 길뿐임을 확인했다.
강상중은 이 책에서 한반도와 일본의 미래를 자신의 경험과 감각에 의지해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지난 70년간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이 벌인 외교 협상과 그 결과인 합의·조약들을 바탕으로 보다 객관적이고 설득력 있는 미래를 제시한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는 한반도와 그 주변국이 만들어온 협력의 조류가 마침내 한 방향으로 합쳐져 흐르기 시작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

강상중

저자:강상중
1950년규슈구마모토현에서재일한국인2세로태어나일본의근대화과정과전후戰後에대한날카로운분석을펼치며시대를대표하는비판적지식인으로자리잡았다.
재일한국인으로서일본이름을쓰고일본학교를다니며자기정체성에대해치열하게고민했고,와세다대학에다니던1972년한국방문을계기로“나는해방되었다”라고할만큼자신의존재를새롭게인식하게되었다.이후일본이름을버리고‘강상중’이라는본명을쓰기시작했다.
뉘른베르크대학에서베버와푸코,사이드를파고들며정치학과정치사상사를전공했다.재일한국인최초로도쿄대학정교수가되었고,도쿄대학대학원정보학환교수,도쿄대학현대한국연구센터장,세이가쿠인대학총장을거쳐현재구마모토현립극장관장겸이사장으로재직중이다.
지은책으로『떠오른국가와버려진국민』『만년의집』『나를지키며일하는법』『위험하지않은몰락』『악의시대를건너는힘』『구원의미술관』『고민하는힘』『살아야하는이유』등이있다

역자:노수경
일본어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브래디미카코의『아이들의계급투쟁』과강상중의『떠오른국가와버려진국민』『만년의집』『나를지키며일하는법』『위험하지않은몰락』『악의시대를건너는힘』『구원의미술관』등을번역했다

목차

들어가며4

1장.전환의위기
위기는기회다13
적대에서타협과협력으로15
차갑게식은한일관계18
두나라의관계를보는세가지관점21
내셔널아이덴티티의충돌24
한반도의오랜20세기25
이책의구성27

2장.북한은왜붕괴하지않았을까?
북한의한반도비핵화요구33
1994년:위기의시작,파멸의갈림길36
「제네바합의」와갑작스러운죽음40
북한은‘절대악’의화신인가41
‘북한조기붕괴’시나리오45
잃어버린기회47
북한의변화와김대중의햇볕정책49
북미국교정상화에다가간2000년51
흔들리는미국과흔들림없는북한53

3장.남북화합과‘역코스’의30년
문재인정권의역사적필연성57
서독과동독의통일이라는선행모델59
한미일의동상이몽61
1991년「남북기본합의서」의중요성62
김영삼정권의뒷걸음질63
우호적한일관계65
김대중이빚어낸통일프로세스67
유포리아로부터의암전70
고이즈미방북의배경71
업그레이드된「조일평양선언」72
잃어버린주도권73
2차핵위기와강경노선의실패75
「제4차6자회담공동성명」의핵심76
그림의떡이된세번째기회78
오바마와잃어버린10년80
30년동안변한것82

4장.전후최악의한일관계
탈아입구와순치보거85
한일관계의네가지한계87
애매모호한합의95
유상·무상5억달러와무역흑자99
‘판도라의상자’를열다101
희망에서갈등으로102
미국이불을지핀‘역사전쟁’104
어지러운일본정치와간담화106
이명박이밟은지뢰107
역사의귀태109
「위안부합의」의내막111
강제징용문제의역사적단층113
일본불매운동의영향115
지소미아파기의진의117
급증하는한국의국방비118
문재인에게는‘지일’이필요하다120
내셔널리즘의행방123
김대중과문재인의차이125
문재인의지지율126
「한일기본조약」을견지해야하는이유127

5장.코리안엔드게임
엔드게임133
남북통일을향한역사의나선형계단134
김정은은북한의무엇을바꾸었는가138
2017년의위기140
문재인의‘베를린구상’과북한의비난142
평창올림픽이라는전환점143
브레이크만밟는일본145
「판문점선언」과첫북미정상회담의의의147
이상한미국대통령,도널드트럼프149
트럼프의재선을기다리는북한151
군사적옵션의비현실성154
북한이핵을포기할가능성155
일본은핵을보유해야하는가158
납치문제해결을위하여159
한국의한계와일본의가능성161
남북한의통일은일본에게위협인가163
새로운세력균형,새로운기회164
한반도를둘러싼긴여정165

6장한반도와일본의미래
냉전형패권경쟁의종말169
적대적교리로부터의자유172
양자간/다자간교섭과일본의역할174

마치며181
옮긴이의말185
부록189

출판사 서평

“위기에서기회를,절망에서희망을찾아라”
북핵문제의원인과해법
북한이핵개발을포기하고국제사회로나올기회가몇차례있었다.가장대표적인예는미국과북한이「제네바합의」를발표한1994년과「조미공동성명」을발표한2000년이다.두번모두양국은국교를맺고평화보장을약속했다.그러나1994년의약속은김일성의사망이라는암초를만나좌초했고,2000년의약속은미국의정권교체(민주당클린턴정부에서공화당부시정부로)로인해뒤집어졌다.‘북한은정세변화를견디지못하고붕괴할것이다’라는오판이그동안쌓아온평화의시도를무산시켰다.이어진제재국면에서북한은생존을위해더욱맹렬하게핵무기개발에온힘을쏟았고,결국2017년11월“핵무력의완성”을선언하고사실상의핵보유국이되었다.
강상중은한반도를둘러싼위기의기원을냉전하에형성된한반도분단체제에서찾는다.그리고위기를해소하기위해서는분단체제를극복하는새로운질서,즉종전평화체제가출현해야한다고주장한다.그는갈등해결의모델로김대중의햇볕정책과,남북한과주변4대국이참여한6자회담,그리고독일통일의예등을차례로제시한다.남북한과전세계가이미거쳐온과정속에문제를해결할방법이존재한다는것이다.이어서“위기속에서기회를,비관속에서낙관을,절망속에서희망을찾는것이단순한망상이아니”라고말하며평화와통일을향해나아가라고말한다.

실력행사와공갈,일방적압력과강압적봉쇄는결국되돌릴수없는참화를초래하는반면,교섭과타협이라는비군사적프로세스를통한거래는아무리시간이오래걸린다하더라도보다평화적이다.또한인적·물적비용의측면에서도후자가더타당한접근법이아닐까?_150쪽

남북이유엔에동시가입한1991년부터벌써30년이흘렀다.2000년첫남북정상회담으로부터도20년이지났다.동서독일의통일은유엔동시가입후17년만에흡수합병의형태로이루어졌다.한국전쟁이라는‘열전’을겪은남북한의통일에그이상의시간이걸리는것은어쩔수가없다.하지만아무리험하고먼길이라해도걸어서돌파하는수밖에없다._165쪽

“평화는지키는것이아니라만드는것이다”
문재인의‘평화운전대’론과이상한미국대통령이만든기회
강상중은지난30년간한국이추진했던남북화합의시도를한선으로연결하면그끝에현재의문재인대통령이서있다고분석한다.2017년5월전임대통령의탄핵으로열린선거에서대한민국대통령으로선출된문재인은취임즉시트럼프를만나대북적대정책,전쟁및무력도발,정권강제교체및붕괴,인위적통일등을추진하지않겠다는합의를얻어냈다.이후그는김대중정부의햇볕정책을계승하겠다고선언하고,한국이직접운전대를잡고한반도문제를해결하겠다고천명했다.이후한국정부는북한,미국과물밑에서접촉하며대화의물꼬를텄다.
미국의제45대대통령을역임한도널드트럼프는의회의업무를방해하고내란을선동한혐의로두번이나탄핵소추되는오명을뒤집어썼다.하지만그의출현은한반도가평화로나아가는길의이정표로기록될것이다.‘아메리카퍼스트’를외치며전세계에보수의반동을초래한것과는별개로,그는역사상최초로북한의최고지도자를만난현직미국대통령이되었다.트럼프는김정은을만난뒤“완전한비핵화를이루기엔시간이부족했지만비핵화를향한과정은지금부터시작된다”라고힘주어말했다.이를두고‘재선을위한정치적쇼’라는비판이들끓기도했지만,강상중은직전까지서로의핵무기를자랑하며전쟁위험을고조시키던두정상이한자리에모여앉았다는사실자체가중요하다고말한다.
이제껏미국은‘북한이먼저비핵화를하면우리도제재를풀고체제유지를보장하겠다’라는일괄타결을고집했다.반면북한은미국을향해‘먼저제재를풀고체제유지를보장해준다면핵시설을동결하고핵무기를폐기하겠다’고맞섰다.그러던두나라의정상이두차례나직접만나서로의안전을보장하고한반도의완전한비핵화를약속하며,그를위해공동의노력과신뢰를쌓아가기로했다.이약속을어떻게실행하느냐에따라한반도의미래는달라질것이다.

“애국심경쟁에국력을낭비하지말라”
한일관계라는또다른난관
남북,북미의협상이소강상태에빠진사이에한국은바다를사이에두고얼굴을맞댄일본과마찰하기시작했다.그발단은2018년10월한국대법원이일본기업에게강제징용피해자에대한배상을확정한일이다.이후일본정부의무역보복조치와한국국민의일본산제품불매운동,그리고한국정부의지소미아파기검토등이잇달아벌어졌다.강상중은이흐름을한일양국이그동안분리해관리하던“경제,안보,역사의영역이한데뒤섞이며전면대립의양상을띠고있다”라고분석한다.2차세계대전종전후미국의계획에따라동북아시아의축과바큇살로세계에편입된두나라는,역사문제를제대로봉합하지않은채경제와문화분야의교류,협력을늘려왔다.그러나양국이2015년에맺은「위안부합의」가무산되고,이어강제징용피해자에대한확정판결까지나오면서,역사문제를봉인해놓았던판도라의상자가열렸다.

과거에일본이압도적경제우위를점하고있던상황에서는한국이그격차를의식하지않을수없었기때문에역사문제보다경제발전이더중요했다.하지만양국의국력차가줄어들면서상황은달라졌으며,바로이지점이세번째관점인‘내셔널아이덴티티’와관련있다.‘나는어느나라의국민인가’라는질문이주어지면서역사를둘러싼대립을피할수없게된것이다._23~24쪽

강상중은한국에게일본은북한및미국과의협상이교착에빠졌을때돌파구역할을할수있는중요한파트너라고강조한다.1980년대후반에나카소네야스히로내각이노태우의북방외교를지원하며남북한의유엔동시가입을지지했던일과2000년대초반에고이즈미내각이북일관계를진전시키며북미교섭을중재했던일등을예로든다.그에비해아베신조내각은압박일변도의대북강경책만고집하며한반도문제해결에서일본의역할을스스로축소시켰다고비판한다.

“더이상혐한과반일에갇혀있을여유가없다”
21세기를위한화해와협력,공존의청사진
강상중은한일반목의한원인으로,정치엘리트의세대교체를지목한다.과거에두나라는서로의문화적차이나국민감정을깊이이해하는정치인을중심으로두터운네트워크를형성하고있었지만,정계의세대교체를거치며연결고리가사라졌다는것이다.그결과양국은“긴밀한우호협력의파트너”이자“가장중요한이웃나라”로설정했던상호관계를격하시키고갈등에국력을소모하고있다.
이책은갈등의해결을위해상호이해를확대하고「한일기본조약」을더욱굳건히해야한다고주장한다.여기에서이해는역사와정체성에대한공감과미래의공존을위한협력을포괄한다.

되돌아보면남북화합을향해나아간한국의과거정권은항상일본과의소통에도외교적자원과에너지를할애했다.노태우가주도한1991년의남북화해도주변국의협력없이는남북관계가좋은방향으로흘러갈수없다는인식에서출발했다.김대중의햇볕정책또한남북통일의프로세스가주변나라,특히일본에도바람직한영향을주어야한다는점을명확히하고있었다.(…)남북의공존과통일은남북의내셔널리즘만이아니라넓게는동북아시아전체의냉전종결및새로운질서구축과연동되어있기때문에,이웃나라일본과의협력은한국에도아주중요한이익이걸린문제이다._125~126쪽

그다음으로「한일기본조약」은숱한문제를안고있음에도불구하고양국의관계를규정하는기초이자전부라고덧붙인다.만약어느쪽이든이를부정한다면한일관계는되돌릴수없다는것이다.강상중은한일양국이「한일기본조약」을상호준수하며,그위에서1965년(「한일기본조약」을맺은해이다)과현재의차이를다시해석하고설정해야한다고주장한다.한반도와일본의미래가진정으로평화와협력으로나아가기위한출발점은바로여기에있다.

끊임없이변화하는시대에서우리가마주하는질문은‘역사의용광로안에서무엇을끄집어낼것인가’이다.「청구권협정」에서모든것이해결되었다고양국정부가합의했다하더라도,1965년에는보이지않던다양한문제가이후에드러났다.고노담화,무라야마담화,간담화,혹은2002년의「조일평양선언」에담긴사죄와반성을비롯하여일본정부가표명해온사죄의뜻은결국「한일기본조약」을맺은1965년과는다른역사의흐름에대응한표현이다.(…)빛과그림자를똑똑히주시하면서끈질기게서로의입장을이해하고국민감정에발을맞추며앞으로나아가지않으면안된다.그러기위해서는「한일기본조약」의상호준수가필수적이며,이를바탕으로양국이타협하고협력해나가야한다._128~1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