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길을 잇다 (한일 출판인 왕복 서간집 2009~2020)

책의 길을 잇다 (한일 출판인 왕복 서간집 2009~2020)

$12.00
Description
한국의 사계절출판사, 일본의 이와나미쇼텐 동시 출간!
일본 지성계를 대표하는 출판사인 이와나미쇼텐에서 편집자로 40년을 일하고 대표까지 지낸 오쓰카 노부카즈와 한국의 사계절출판사 대표 강맑실이 11년간 주고받은 편지를 모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05년 출범한 민간 국제회의 동아시아출판인회의와 2012년에 제정된 국제 출판문화상인 파주북어워드의 조직과 운영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교분을 쌓아왔다. 지리적 근접성과 일본의 식민지배라는 공통의 역사적 경험을 가진 동아시아를 단위로 독서 공동체의 형성과 출판인의 연대를 꿈꾼 이들은 회의나 상의 운영을 위한 업무 연락뿐만 아니라 일상의 대소사, 독서 경험, 인간과 자연에 대한 생각까지 삶의 많은 부분을 편지를 통해 나누었다. ‘남매 통신’이라 이름 붙은 이 사적인 기록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은 이 안에 지난 15년간 지속된 한일 양국, 나아가 동아시아 출판 교류의 현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일본어로 작성된 두 사람의 편지를 이와나미쇼텐에서 책의 형태로 묶고, 사계절출판사에서 편집 의견을 더하며 번역한 이 책은 그 교류의 구체적 결과물이기도 하다.
저자

오쓰카노부카즈

大塚信一
1939년출생.1963년이와나미쇼텐입사.
수많은단행본,강좌,총서,이와나미신서,잡지를편집했다.1997년부터2003년까지이와나미쇼텐사장으로일했고동아시아출판인회의이사,파주북어워드대표위원등을역임했다.『책으로찾아가는유토피아』,『호모이그니스,불을찾아서』등11권의단행본을출간했다.최근저작으로는『하세카와도시유키의그림-예술가와시대』가있다.

목차

프롤로그-편지는어떻게시작되었나

1장─‘남매통신’의시작
첫번째편지(2009년6월15일)~세번째편지(2009년7월3일)

2장─한국의출판인이만든국제출판문화상
네번째편지(2011년12월22일)~스물네번째편지(2012년11월2일)

3장─우정은국경을넘어
스물다섯번째편지(2013년3월18일)~서른여덟번째편지(2015년6월24일)

4장─서프라이즈의밤
서른아홉번째편지(2018년2월15일)~마흔아홉번째편지(2020년1월8일)

5장─코로나시대의책만들기
쉰번째편지(2020년1월10일)~일흔번째편지(2020년11월9일)

에필로그-동아시아출판인회의가키운꿈
후기
일본어판에부쳐
동아시아출판인회의(EAPC)개최기록
왕복통신일람

출판사 서평

이와나미쇼텐전대표오쓰카노부카즈,
사계절출판사대표강맑실
동아시아독서공동체를꿈꾸는
두출판인의국경을넘은우정의대화

한일양국의대표적출판인오쓰카노부카즈와강맑실(편지속에서는OㆍN과KㆍM).두사람이본격적인인연을맺은것은동아시아출판인회의라는민간국제회의가출범하고그운영을맡으면서부터다.1년에두차례씩회의자리에서만나며가까워진두사람은편지를통해공적인일들을처리하는한편으로출판인으로서의고민과사적인일상도함께나누었다.두사람이11년간팩스와우편으로주고받은편지모음인이책은동아시아의출판인들이공동의목표를세우고실현하기위해어떤노력을기울여왔는지를간접적으로확인할수있는자료일뿐아니라,출판을업으로평생을살아온두사람이어떤방식으로소통하며관계의깊이를더해가는지를엿볼수있는내밀한기록이기도하다.

[KㆍM]……출판이나책,EAPC,PBA등공적인내용을매개로개인적이야기를나눌수있었구나하는생각도들었고요.EAPC의지나온길을되짚어볼수도있었습니다.이런점에서말씀하신대로이것은사적으로귀중한자료이면서동시에양국간출판교류의흔적도담고있는기록이라는생각이들었어요.-143쪽

회의의경과와함께텃밭에열매를맺은오이와고추의소식을전하고,시상식축사를승낙하며초가을에어울리는시한수를슬쩍적어놓는두사람은때로는다정한남매처럼,때로는장단이잘맞는친구처럼오랜시간마음을주고받았다.각자의나라에서해협건너편의친구를생각하며쓰는글인만큼,잠시나마대표니위원장이니하는사회적이름을내려놓고생활속작은이야기들을진솔하게적을수있었던게아닐까?공식적인자리에서는보기어려웠던두사람의유머와자상함,빈틈과실수가읽는이를자연스레미소짓게한다.고령을이유로자리에서물러나길청하거나,갑작스러운수술과입원으로회의에참석할수없다는소식을전할때는행간을따라세월도함께흐르고있음을실감할수있다.

[OㆍN]최근10여년간매년연말연시가되면K·M에게는전화나팩스를,타이완의린짜이줴부부에게는전화를받는일이연중행사가되었습니다.이는서로무사함을확인하고새해에대한기대를주고받는소중한기회였지요.물론연말연시가아닌,다른시기에보내준모든편지도노인인저에게용기를주었습니다.전화와편지만으로도그러할정도였으니해마다몇번씩직접얼굴을볼때는정말기뻤지요.그렇다고는해도인간에게는정해진수명이있으니무엇이든영원히이어지는것은불가능합니다.그래서저는작년EAPC오키나와회의에서은퇴할것을밝혔습니다.PBA대표위원사퇴에관해서도요.-192~193쪽

한일양국의정치적,외교적긴장이고조될때에도시민사회의연대,우정은계속되어야한다고믿는두사람은공적으로는출판교류를통해,사적으로는마음교류를통해그가장아름다운사례를실현해보였다.

동아시아여섯개지역출판인들이이어온책의길
동아시아출판인회의와파주북어워드

이책의중심에는동아시아출판인회의와파주북어워드라는두개의조직이자리잡고있다.오랜교류와반목의역사를가진동아시아곳곳을‘책의길’로연결하자는뜻으로각지역출판인들이의기투합해운영하는국제적인활동이다.

동아시아출판인회의EastAsiaPublishersConference(EAPC)
2005년출범한민간국제회의로한국,일본,중국,타이완,홍콩,오키나와등동아시아여섯개지역의출판인들이매년두차례씩한자리에모여각국의출판현황을공유하고,공통의의제를발굴하여토론한다.‘동아시아독서공동체’형성을목표로꾸준히교류해왔으며,지난2009년에는‘동아시아100권의책’을선정하여각국의언어로번역,출간하기도했다.오쓰카노부카즈는이회의의발기인가운데한사람이고,강맑실은출범초기부터한국측주요참여자로활약한핵심멤버이다.

파주북어워드PajuBookAward(PBA)
아시아의출판발전에기여한출판인,저자,출판미술인의업적을기리고,아시아출판인의연대를도모하고자2012년에제정한국제출판문화상으로매년가을파주북소리축제기간에시상식을열었다.동아시아출판인회의와는별개의조직이지만,동아시아출판인회의주요멤버들이상의제정과운영에서중추적인역할을했다.2021년부터는아시아북어워드AsiaBookAward로이름을바꿔한국출판인회의가상의운영을주관하고있다.

오쓰카노부카즈와강맑실은이두조직을안정적으로운영하기위해각자의자리에서만반의노력을기울였다.일정을짜고숙소를잡는작은일부터의제를정하고예산을확보하는일,후보도서를하나하나읽고심사에참여하는일까지누구보다책임감있는자세로두조직을이끌어왔다.이책에는두사람을비롯한동아시아여섯개지역출판인들이공동의목표를실현하기위해어떻게솔선하고협력하고의지해왔는지가잘드러나있다.특별한이익이나명예가걸려있는일이아님에도이렇게장기간에걸친협력과연대가가능했던것은오쓰카노부카즈의말처럼“모두출판일-눈앞에없는어떤것을만들어내는일,즉보편으로이어지는일-에관여하고있기때문”(130쪽)일것이다.
두조직을매개로동아시아여섯개지역출판인들은이웃나라의중요저작들을자국에번역소개하기도하고,정치ㆍ경제ㆍ문화적상황에따라출판문화가어떻게달라지는지를상호비교하며자국출판계의난제를해결하기위한아이디어를얻기도했다.특히한국의출판인들이주도하여제정한파주북어워드는국경이나국적,언어와문자를초월하여뛰어난출판물과출판인에게시상하며동아시아전역에평화의메시지를발신해왔다.국제정세가악화되는가운데서도중단없이이어져온이연대의움직임은책이,나아가출판문화가사회속에서어떤역할을해야하는가를분명하게보여준다.국제사회의상호대립이극단으로치닫지않기위해서는함께읽고쓰고말하는시민들의공동체가단단히유지되어야하고,출판이할수있는일은바로거기에있다는것을말이다.

출판인들이나누는
책을읽고쓰고만들고권하는이야기

두저자는출판인답게책에관한이야기를끝도없이나눈다.특히오쓰카노부카즈의책『호모이그니스,불을찾아서』를사계절출판사에서번역출간하는과정이여러통의편지에걸쳐등장한다.사계절출판사편집부에서원서의오류를발견해문의하자저자인오쓰카노부카즈가깜짝놀라거듭확인하여답신하는모습이나,도판을추가하고제목을바꾸는등한국독자에게적합한형태로출간하기위해고심하는강맑실의편지에서저자,편집자,출판사가협력하여더나은결과물을만들어가는과정을엿볼수있다.
두사람이편지를주고받은11년동안오쓰카노부카즈는여러권의저작을출간하는데,사회가나아가는방향을지켜보며문제제기와대안제시를게을리하지않는원로출판인의노력에절로감탄하게된다.한편강맑실은오쓰카선생과일본독자를위해사계절출판사와벽초홍명희선생의관계를긴주석을통해설명하고,일본에서도번역출간된『마당을나온암탉』이출간20주년을맞아새로운그림으로특별판을내게되었다는소식을전하기도한다.그밖에도두사람은코로나시대를맞아자연에대한인간의태도를반성하며출판인의의무와책임을상기하는등오랜시간책을읽고쓰고만들어온사람들이나눌수있는좋은대화의예를여실히보여주고있다.

[OㆍN]일본의정치상황은정말로차갑게얼어붙어있습니다.오늘도오키나와에서는현민의의사를무시한현지사의결정이내려졌습니다.이역시아베정권이돈과힘으로압박한결과입니다.어제야스쿠니신사를참배한것도그렇고,정치적리더의무신경함에화가나어쩔줄을모르겠어요.
이런일도있고해서저는요즘친한정치학자마쓰시타게이이치선생의작업을정리해보려고노력하는중입니다.……마쓰시타선생은국가가아닌,시민을위한헌법이론을주장한『시민자치의헌법이론』(이것도제가1975년에만든신서입니다)으로도잘알려져있습니다.특정비밀보호법이라는위험한법률이강행체결된지금이야말로정말로시민을위한헌법을만들어내야한다고느꼈습니다.이런이유로노인인저도나름대로노력을하고있습니다.-94~95쪽

[KㆍM]선생님은그유명한정치학자마쓰시타게이이치에관한책을쓰고계시는군요.현재일본의어려운정치상황에서이책이가지는의의는클거라고생각합니다.……현재일본과한국은교묘한독재정권이라하겠습니다.한국의정치도점점심각해지고있는데요.한국에서도야당이아무런역할을하지못하고있답니다.반격할수있는기회를전부놓치고아무것도얻지못하고아무것도변화시키지않고있어요.그래서시민의힘을믿는수밖에없습니다.시민의연대가마지막희망인이유입니다.-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