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다의 목격 - 사계절 1318 문고 131

닷다의 목격 - 사계절 1318 문고 131

$11.00
Description
스토리텔러로서 최상희 작가의
모든 매력이 담긴 한 권
『그냥, 컬링』으로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델 문도』로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최상희의 새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닷다의 목격』이라는 제목으로 선보이는 이번 소설집은 최상희 작가 특유의 서정적이면서도 세련된 문장으로 ‘읽는 맛’을 느낄 수 있다. 각 단편은 하나의 소설로도 완벽한 작품성을 보여주지만, 한 권에 담아놓아 더욱 다채롭게 느껴진다.
일곱 편 모두 미래를 배경으로 한 환상적인 설정이지만 현 시대의 고정관념, 혐오, 차별, 부당함 등 지금도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것만 같은, 누군가는 겪고 있을 우리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더욱 깊이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눈앞에 닥친 현실에 힘들거나,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는 만화경 같은 일곱 편의 단편들을 최상희 작가의 새 소설집에 담았다.
저자

최상희

소설가.때때로여행하고글을쓴다.지금처럼제주여행이활발하지않던시절,훌쩍제주로떠나머무르는여행을했던얼리버드여행자.제주에서‘중간여행자’로머문700여일을담은여행서『제주도비밀코스여행』이제주도여행의바이블로떠오르며제주도여행의새로운바람을일으켰다.동생과함께작은출판사'해변에서랄랄라'를운영하며여행의기록을책으로만들고있다.

『그냥,컬링』으로비룡...

목차

닷다의목격7
제물35
사과의반쪽57
그래도될까71
국경의시장95
화성의플레이볼121
튤리파의도서관151

출판사 서평

닷다의눈에만보이는세상

닷다는남들에게는보이지않는것들을본다.오래된나무도마에깃든백발할머니라든지,영화관에서공포영화를보며즐거워하는하이에나떼라든지…….학생이된닷다는보이는것을보이지않는척하는데도가텄다.무언가보인다고말하면엄마가슬퍼하기때문이다.
어느날닷다는교복까지차려입고교실에떡하니앉아있는너구리를보게된다.보송보송털달린꼬리하며눈주변거무튀튀한무늬하며….분명너구리가틀림없었다.너구리가,교복까지입고,남의교실에,왜?의문이들었지만닷다는역시너구리를못본척하기로한다.어차피다른애들눈에는안보일테니까.나만못본척하면만사오케이니까.
그러던어느날,교내여자화장실에서몰카사건이발생하고몇몇학생들이몸싸움을벌인다.뒤늦게사건장소에간닷다는사건의일부만보게되고,한쪽구석에서이모든상황을지켜본너구리에게사건의전말에대해듣는다.이후폭행사건의피해자와가해자가뒤바뀌는사건이벌어지고,가해자가된피해자양다솔이닷다에게도움을요청하지만,닷다는‘못본’걸봤다고할필요는없으므로,외면한다.
피해자가억울하게누명을쓴뒤교실한구석에또다른녀석이들어왔다(물론닷다의눈에만보이는것이다).녀석은아주시커멓고흉측하게생겼는데,무엇을먹고자라는지몰라도아주징그럽고빠르게커진다.교실분위기를상징적으로보여주는듯한그녀석은점점커져서교실을넘어복도까지비어져나간다.몰카사건이후,교실에앉아있는아이들모두자각하지못하는사이괴물을키우고있는것이다.닷다는실체없는괴물이교실전체를압사시키기전에결심한다.자기눈에만보이는걸말하지않은지오래되었지만,이번만큼은말해야한다고말이다.

믿기어려울지도모르지만,양다솔,나는내가본것을너에게얘기하고싶어.너에게는.그리고어쩌면다른아이들에게도언젠가는._34쪽「닷다의목격」

낯설게하지만낯설지않은

일곱편의작품들모두낯선배경에독특한인물들을묘사해사뭇SF소설이나판타지소설로읽히기도하지만,그것들이상징하는것은결코낯설지않다.우리사회에서빈번히일어나고있는차별,혐오,분노에대해다루고있기때문이다.몇몇작품은현재우리주변에서일어나고있는일인듯기시감을느끼게한다.
남들이보지못하는것을보는닷다와그의눈에만보이는너구리바닐라빈의이야기는일면유머러스하면서도서늘하다.몰카사건이벌어지고,피해자와가해자가생기고,그피해자가다시가해자로뒤바뀌는등마치어른들사회의축소판인것같은학교안의이야기.작가는닷다의시선으로사건의본질을예리하게포착하고,때로는너구리의입을통해이러한상황을비꼰다.
그런가하면한몸에양성을갖고태어나는게‘정상’인사회에서여성성만가진채살아가는이안과그런그녀를세상의차별과혐오로부터지키고싶은엄마(혹은아빠)조의이야기(「사과의반쪽」)는,소수자들을대하는현사회의한단면을보여주고있다.주인공은어떠한행동도취하지않고,갈등역시해결되지않지만세상을향해변명하는대신이안과자신의내면이먼저단단해질것을다짐한다.지금도해소되지않은갈등에신음하는사회에서개개인의정체성을어떻게지키며살아낼것인가에대한조언이아닐까.
「화성의플레이볼」은친선팀으로뽑혀화성으로떠났던야구팀이다시는지구로돌아오지못한사건을그리고있다.어느미래,화성으로이주하는사람들이늘어나고,성공적으로정착하게된다.화성시민들의더나은삶을위해시작된‘화성야구’는,지구의야구와는전혀다른모습에우스꽝스럽기도하지만,이내지구에서도엄청난인기를끌게된다.양행성간친선경기를해온지10여년이흐르고,처음으로여성야구단이친선팀으로선발되어화성에방문한다.하지만어떤사건으로인해지구친선팀은다시는지구로돌아오지못하고,생사마저불분명해진다.최상희작가는이작품을‘홍콩시민들의범죄자인도법(송환법)반대시위가한창일때쓴소설이다.’라고밝혔다(「작가후기」).

소설이어떤사건이나인물을바로떠오르게한다면문학적메타포로는실패한것이다.하지만나는이소설을읽고홍콩시민들의시위를떠올려주기를바랐다.지금도세계곳곳에서불의와폭력에맞서싸우는사람들이있다.그들이부디포기하지않길,그리고모두무사하길빈다._187쪽작가후기

이렇듯소설집『닷다의목격』에는미래를배경으로한환상적인설정이지만혐오,차별,고정관념,부당함등어디선가일어나고있을것만같은,지금도누군가는겪고있을우리의이야기들일곱편을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