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모르는 아이 (학대 그 후, 지켜진 삶의 이야기)

생일을 모르는 아이 (학대 그 후, 지켜진 삶의 이야기)

$16.80
Description
살아남은 아이들의 ‘그 후’를 만나는 여행
학대당하다 죽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린다. 가해자를 향한 사회적 분노가 들끓고 재판 과정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며 어떤 아이는 무참하게도 법의 이름으로 남는다. 하지만 한 번쯤 떠올려본 적이 있던가. 뉴스가 되지 못한, 살해당하지 않고 살아남은 아이들은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를.

이 책은 엄마의 보이지 않는 학대를 겪고 자란 뒤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 맘으로 생활하며, 가족 살인과 아동 학대에 관심을 기울여온 작가 구로카와 쇼코가 생존자 아이들의 ‘그 후’를 정성스럽게 따라간 르포르타주이다. 패밀리홈, 유아원, 아동 양호 시설, 폐쇄 병동 등 아이들이 머무는 공간으로 찾아가 말을 건네고, 그들을 보살피는 위탁 부모, 시설 교사, 아동 복지사 등의 구체적 면면을 꼼꼼히 취재한 기록이다. 차분한 필치와 섬세한 묘사로 그려낸 여정 속 구로카와가 마주친 아이들은 학대 후유증에 괴로워하면서도 스물네 시간 곁에서 자신을 지지해주는 어른들 그리고 비슷한 모양의 고통을 겪는 또래와 살아가며, 웃는 법을 배우고 새로이 자라나는 시간을 보낸다.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이 장절한 논픽션은 아이가 버텨온 시간들을 가늠케 해 읽는 이를 비탄에 빠뜨리기도 하지만, 아동 학대 대응 현황과 복지 제도 등을 충실히 소개하여 양육자가 책임을 저버린 아이들을 길러내기 위해 이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선정 및 수상내역
- 제11회 가이코다케시 논픽션상 수상작
저자

구로카와쇼코

黒川祥子
도쿄여자대학졸업후변호사비서,요구르트판매원,데생모델,잡지기자등을거쳐지금은전업작가로활동하고있다.주로가족문제를다루며,가족이라는세계에서일어나는병리와아동학대에관심을쏟아왔다.이책은학대당한아이들이살고있는현장으로들어가의연하고따듯하게사람들을만나이야기를나누고지켜본기록으로,2013년제11회가이코다케시논픽션상을수상했다.쓴책으로『마음의제염이라는허구-후쿠시마현제염선진도시는왜제염을멈췄을까』,『공립고등학교의재도전』,『자궁경부암백신부작용과싸우는소녀와그들의엄마』,『싱글맘,그후』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제1장.미유-벽이된아이
제2장.마사토-커튼방
제3장.다쿠미-어른이된다는건괴로운일이잖아
제4장.아스카-노예가되어도좋으니돌아가고싶어
제5장.사오리-아무조건없이사랑할수있나요

맺음말
문고본을내며-뿌리내릴수있는곳을찾은지3년이지난지금
참고문헌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살아남은아이들의‘그후’를만나는여행
2010년어느여름날,구로카와는아동학대전문의스기야마도시로에게대리뮌하우젠증후군으로친자식셋을죽음으로내몬충격적사건과관련해의견을구하고자소아전문종합병원아이치소아센터로향한다.스기야마를따라심리치료과32병동에들어선그의눈엔환자복대신일상복차림의아이들이편히쉬는모습이포착됐다.그런데가만,무언가낯설다.그곳은ID카드를가진사람만출입가능한폐쇄병동이었다.소아과에폐쇄병동이라니?
피학대아동이원가정에서분리되기만한다면모든문제가깨끗이해결되리라여겼던저자는자신의무지에대한부끄러움과혼돈에휩싸여서둘러병원을빠져나오고,이듬해2월,다시센터를찾아폐쇄병동의존재이유에대한답을듣는다.학대당한아이들은안전하다고여기는장소에이르면분노와공포등봉인되었던다양한감정이풀려나와다른아이에게폭력을행사하기도하고,성적학대를당한아이는고스란히성화행동을한다는것이었다.이날맞닥뜨린아득한진실앞에구로카와는학대가아이에게어떤영향을미치고무엇을앗아가는지,직접피학대아이들의‘그후’를만나는여행을떠나자고결심한다.

사회적양호의현장을찾아가다
패밀리홈,새로운가족의탄생
이여정의행선지는유아원,아동양호시설,정서장애아단기치료시설등으로다양하다.구로카와의발자취를따라가다보면일본의사회적양호시스템이어떻게구성되었는지를엿볼수있으며,한국의상황과개선점은무엇인지돌아볼계기를얻는다.크게는위탁부모등이맡아키우는가정양호,유아원과아동양호시설등시설양호,지역소규모아동양호시설과소규모그룹케어등가정적양호세종류로나뉜다.유아원은신생아부터1세미만인아기의양육이주를이루며,보통3세부터아동양호시설로옮긴다.정서장애아단기치료시설은경증의정서장애를지닌아동을대상으로한시설로1명이상의의사와대체로아동10명당1명이상의심리치료담당직원을배치하여아이의심리케어를돕는다.
저자가가장중점적으로취재한곳은가정양호형태에속하는‘패밀리홈’(한국에서는공동생활가정또는그룹홈이라부른다)이다.패밀리홈은2009년부터시행된제도로정식명칭은‘소규모주거형아동양육사업’이다.양육자의‘집’에서5∼6명의보호아동을돌보는사업으로위탁부모경험등일정요건을갖춘사람이양육자가된다.아동양호시설이지닌폐해를극복하고,가능한한가정처럼안온한환경에서양육이이뤄지게끔하려는정부방침의일환이다.
구로카와는저마다의방식으로아이를품어내는요코야마홈,사와이홈,희망의집,가와모토홈네곳을방문한다.자립해집을떠나도언제든돌아갈수있는‘본가’처럼패밀리홈사람들도하나의‘가족’으로서부모-자식이라는관계를형성한다.더불어아이들은거울처럼같은상처를지닌형제자매와연대하며함께성장해간다.집밖에서는부모가없다는이유로,시설출신의아이라는이유등으로괴롭힘과놀림을당하는경우가허다했지만,적어도패밀리홈안에서만큼은유별나지않은보통아이가된다.저자는가족들과둘러앉아식사하고집안일을돕고잠을청하거나차를마시며자연스레그집속에녹아든다.르포르타주임에도불구하고에세이처럼술술읽히며글행간마다따스함이배어나는까닭은,밤낮으로배경도성별도연령도다양한아이들의갖가지사연을듣고,이들을보듬는어른들의마음과고뇌에깊이공감한태도에서비롯한다.

미유가아주작은목소리로말했다.“여기우리집아닌데.”(…)
새친구가와서신이나들뜬요코야마홈아이들은그말을놓치지않았다.먼저가오루가소리쳤다.“무슨소리야.나도원래는여기안살아.다른집이있는데야마무라(아동복지사이름)가날여기로데려왔어.모두같이밥먹고놀고자니까여기가이젠우리집이고우리가족이야.이집에오면모두이집의아이야.”(…)
놀란미유에게사키도신이나서소리쳤다.“나도옛날엔다른데살았어.멀리서왔는데이젠여기가우리집이야.”-「미유-벽이된아이」,45쪽.

피학대아이의몸과마음에새겨진후유증
아동학대라는‘제4의발달장애’
학대환경과양상등에관해서는비교적자주접하지만,정작아이가학대이후에커다랗고도짙은후유증을안고살아가야한다는사실은잘알려져있지않다.이는피부에남겨진담뱃불로지진흉터차원에그치지않는다.구로카와는전문의스기야마의입을빌려아이가‘제4의발달장애’를겪는다고밝힌다.태생적발달장애가아니라학대가낳은발달장애이다.
태어나면서부터공포,긴장속에지낸아이는밤에공격당할까잠들지못한채늘과각성과예민상태에놓인다.학대자의분노를사지않기위해감정스위치를끄는데익숙해지면서기쁨과슬픔따위의감정을알지못하는감정의빈곤상태에빠지거나,과잉행동,충동성,욕구불만에따른자제불능,인내력과집중력저하로생기는학습장애등과같은애착장애증상도발생하며,ADHD를갖게되기도한다.
“너같은애는불행해져야해”라는생모의환청과싸우고갑자기얼어붙고자신이한행동을기억하지못하는해리증상을겪는미유,밤이면알아듣지못할괴성을내지르고커튼뒤에숨어팔딱거리는도미를얼굴앞에치켜든채꼼짝않고쳐다보는마사토,선천적지적장애가아님에도전쟁터와같은시설에서살아남기위해늘경계하느라머리에구름이낀듯학습능력이저하된다쿠미.학대가할퀴고간흔적은이아이들모두의뇌깊숙한곳에선명히각인된다.

“살아있어서다행이야”라고
말할수있는사회를위하여
학대는인간의근간을뒤흔들고갈기갈기찢어놓는다.존재를부정당하며환대받지못한아이들은갓지은밥과된장국의냄새를맡아본적이없었다.먹어보지못한식재료가많기에하나하나골라냈다.볼일보고뒤처리하는법,머리감는법,속옷갈아입는법을몰랐다.구로카와는이런아이들의모습을통해자연히습득하는줄로알아온위생관념과기본감각경험들이사실은당연한것이아니며,모두하나하나어른이가르쳐주어야할돌봄의영역에속하는것임을역설한다.나아가학대당한아이를보호조치한데에서상황이끝나는것이아니라이제부터가시작임을,아이를온전한한인간으로서길러내는데얼마만큼긴시간과절실한노력을기울여야하는지를명징하게드러낸다.
“난지금학대받다죽은아이가부럽다.”자신을학대하던생모를죽여법정에선20대후반청년의외침이다.어린시절의학대경험은이토록깊고참혹하며평생떨쳐낼수없는것이다.그리하여구로카와는아동학대의현실을직시하자고,또한우리어른이,우리사회가생존자아이들을위해무엇을할수있을지고민하며아이들에게든든한손길을내밀자고말한다.살아있어서다행이라고,그리고훗날잘살아왔다고아이가스스로를자랑스럽게여길수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