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휴먼 : 장애 운동가 주디스 휴먼 자서전

나는, 휴먼 : 장애 운동가 주디스 휴먼 자서전

$17.00
Description
지하철역의 엘리베이터, 건물 출입구의 경사로, 텔레비전 방송에서 제공하는 수어 통역과 자막, 점자 보도블록, 장애인 활동 지원 제도 등은 어느 날 갑자기 사회의 인권 의식이 향상되어서 도입된 것이 아니다. 수많은 장애인 당사자와 운동가들이 자신의 삶을 걸고 온갖 비난과 모욕을 무릅쓰며 투쟁한 끝에 하나씩 겨우 마련된 것이다. 주디스 휴먼은 1970년대의 재활법 504조 투쟁부터 1990년 미국장애인법 제정에 이르기까지 소송과 시위, 조직과 점거를 불사하며 최전선에서 싸운 장애 운동가이자, 클린턴ㆍ오바마 행정부와 세계은행 등에서 장애인의 권리를 법과 제도를 통해 실현하려 한 장애 권리 행정가이다. 또한 모든 투쟁과 업무의 현장에서 겹겹의 차별과 배제를 돌파해나가야 했던 여성이자 유대인 이민자 가정 출신이기도 하다.

『나는, 휴먼』은 휠체어를 탄다는 이유로 학교에 갈 수 없었던 어린 시절부터 사회의 모든 영역에 장애인의 자리를 만들고, 소외된 이들의 시민권이 보호받는 사회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주디스 휴먼의 일대기를 그 자신의 말로 정리한 자서전이다. 이 책은 오늘의 우리가 다다른 장애에 관한 인식, 시민의 권리와 평등에 관한 생각들이 긴 시간에 걸쳐 수많은 사람이 저항하고 연대하고 협력한 결과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자, 공고한 차별과 배제의 벽을 결국에는 시민의 힘으로 무너뜨릴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하나의 증언이기도 하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주디스휴먼,크리스틴조이너

1947년뉴욕브루클린에서태어났다.생후18개월에겪은소아마비로인해휠체어를탄다.휠체어를탄다는이유로다섯살에학교입학을거부당하면서장애인의권리를위한긴투쟁을시작한다.1970년장애를이유로교사면허를불허한뉴욕시교육위원회를상대로소송을제기해교사면허를취득했고,1972년장애인시민권단체동료들과닉슨대통령의재활법개정안서명거부에항의하며맨해튼매디슨애비뉴의차선을점거했다.1977년재활법504조시행규정에서명하지않는보건교육복지부장관에항의하며100명이넘는장애동료들과샌프란시스코연방정부건물을24일간점거한끝에서명을이끌어냈다.1980년에드로버츠,조앤리언과함께세계장애인기구를설립하고,1990년미국장애인법이제정되기까지투쟁의최전선에섰다.1993~2001년클린턴행정부의특수교육및재활서비스국차관보,2002~2006년세계은행최초의장애와개발자문위원,2010~2017년오바마행정부의국제장애인인권에관한특별보좌관으로일하며세계장애운동의리더로활약했다.2020년이모든투쟁을함께한주디스휴먼과장애동료들의이야기를다룬넷플릭스다큐멘터리〈크립캠프〉가공개되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주디의메모
들어가며

1부뉴욕브루클린,1953
1장나비
2장반항하는사람
3장싸울것인가,싸우지않을것인가
4장비행공포

2부캘리포니아버클리,1977
5장억류
6장점령군
7장전쟁터의군사들
8장백악관

3부캘리포니아버클리,1981
9장결실
10장친고나,유능하고나쁜여자들
11장사람들
12장우리이야기

감사의말

옮긴이의글
추천의글
주디스휴먼연보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나는장애인이되었고,시민이되었고,결국내가되었다

1947년뉴욕브루클린에서태어난주디스휴먼은소아마비후유증으로사지마비장애를얻었지만,가족과이웃사이에서는장애를의식하지못한채자랐다.같은블록에사는친구들은자연스럽게휠체어를밀었고주디가같이할수없는놀이가있다고는생각하지않았다.그러나휠체어를타기때문에‘화재위험요인’이라며유치원과학교입학을거부당하고,지나가던아이에게“너아프니?”라는공격적인질문을듣고,장애인을위한특수학교에다니게되면서점차자신이남과다르다는것,할수없는일과갈수없는곳이있다는것을깨닫게된다.
특수학교,이어서일반고등학교에다니며장애인을위한여름캠프에참가하던휴먼은장애정체성을분명하게인식하는한편,장애인이동등하게누려야할기회와권리,먹고싶을때먹고자고싶을때잘수있는삶을위한싸움에도눈을뜨게된다.롱아일랜드대학교를졸업하고교사가되고자했던그는1970년장애를이유로교사면허를불허한뉴욕시교육위원회를상대로소송을제기해교사가되었고,그경험을바탕으로장애인들이주체가된시민권단체‘행동하는장애인’을설립한다.1972년이단체의동료들과함께“장애가있다는이유만으로연방정부의재정지원을받는프로그램이나활동에따른혜택에서배제,거부되거나차별받을수없다”고규정한재활법개정안에거부권을행사하는리처드닉슨대통령에항의하며맨해튼매디슨애비뉴의차선을점거한다.
이후휴먼은미국서부의대표적장애운동가에드로버츠의제안으로당시캘리포니아버클리에서성장하던자립생활운동에합류하고,장애동료들과미국장애인시민연합을설립하여보건교육복지부장관에게재활법504조시행규정에서명할것을요구한다.포드행정부에서카터행정부로넘어오는동안에도서명이이루어지지않자,1977년4월100명이넘는장애동료들과함께샌프란시스코연방정부건물을24일간점거하고청문회,언론보도,백악관방문등다방면의압력을가한끝에마침내보건교육복지부장관조지프칼리파노의서명을이끌어낸다.그러나서명이후에도장애인들의삶은크게달라지지않았다.보다포괄적인영역에서장애인차별을금지하고장애인의권리를시민권법의틀에서보장하는미국장애인법이제정되기까지휴먼은늘투쟁의최전선에섰다.1990년조지H.W.부시대통령이미국장애인법에서명하던순간을휴먼은이렇게썼다.“나는마흔한살에마침내동등한시민이되었다.”(246쪽)
이후휴먼은클린턴,오바마행정부에서장애권리행정가로일하며장애당사자로서정부최고위직에올랐고,세계은행최초의장애와개발자문위원으로활약하며세계장애운동의리더로활약했다.그는정부와기관의모든업무에서장애인의권리가배제되지않도록제도와인식개선에힘썼으며,자신을비롯한장애인들이어떤자리에서든일할수있도록시설과서비스를갖추는일에도노력을기울였다.이모든과정을회고하며휴먼은“나는내가되고자했던그사람이다”(289쪽)라고말했다.남과다르다는것을받아들이기위해애쓰던아이가부당한사회에맞서며스스로시민이되고,마침내자기자신으로살게된이긴이야기는오늘도거리에선장애운동가,당사자들의투쟁이향하는곳을짐작케한다.그것은바로나자신으로,내목소리를내며한사람의시민으로서사는것이다.

어떻게사람들을조직하고투쟁을이어갈것인가
24일간의점거농성,그안에서꽃핀소통과존중의문화

주디스휴먼의일대기를영화로만든다면,서사의정점에는1977년샌프란시스코연방정부건물을24일간점거한끝에보건교육복지부장관의재활법504조시행규정서명을이끌어낸과정이놓일것이다.아무런준비도없이점거농성에돌입한100명이넘는장애인들은서로의눈이되고,귀가되고,팔과다리가되어하루하루를버텨나갔다.각자의장애유형과건강상태,가능한소통방식을고려하여음식과약품조달,언론홍보등을담당할위원회를꾸리고,중요한의사결정은반드시모든사람의동의를거친뒤에야했다.회의는수어통역사없이는시작되지않았고,한사람도빠짐없이모두가발언을하기전에는끝나지않았다.느린속도,어눌한발음은문제가되지않았다.음식과약품반입이금지되고,온수와전화까지끊기며고립되어가던시위대가수어를통해창문밖의시위자들과소통하는모습은공통의목표아래모인사람들이각자가가진능력과자원을동원해협력을도모하는아름다운장면이다.

그때한가지아이디어가떠올랐다.우리는비밀병기를가지고있었다.수어였다.우리는모든발표자료와메시지를청각장애인시위자들에게주고,그들을우리의지지자들이철야농성을하고있는광장이내다보이는창가로데려갔다.바깥의청각장애인시위자들과수어통역사들이관심을보이자,그들은창문을통해수어로우리의메시지를전했다.바깥의청각장애인시위자들과수어통역사들이그메시지를받아다시전해야할사람들에게전했다.아름다운광경이었다.-167~168쪽

휴먼은목표한바를실현하기위해물러서지않는신념가였지만,성의를다해동료들을설득하고움직이는사람이기도했다.거창한약속을하기보다는“하루만더함께해주시겠어요?하루만더버티면우리는변화를만들어낼수있을거예요”(160쪽)라며시위대를독려했고,결국함께시위를시작한열개도시의시위대가운데샌프란시스코의시위대만유일하게100명이넘는인원을유지한채끝까지버텼다.
상호소통과존중을통해운동내부에강력한유대감을형성한휴먼은장애운동을바깥의다른시민권운동과연결해야한다는것도분명히알았다.장애유형별로모이거나장애자녀의재활이나교육등한정된주제로만접근하던부모세대와달리,휴먼과동료들은그들의운동이강력한권력에맞서는약자들의연대여야한다고믿었다.그래서흑인,노동조합,게이커뮤니티,교회등다른시민권단체들과적극적으로협력하며장애인의권리도시민권이슈로다루어야함을역설했다.흑인운동단체블랙팬서가샌프란시스코연방정부건물안의‘불구자점령군’을위해매일밤따뜻한음식을가져다주는모습은더나은세상을위해다양한시민권운동이어떻게손을잡아야하는지를상징적으로보여준다.
1964년에제정된시민권법CivilRightsActs은인종,피부색,종교,출신국가에따른차별을없애기위한조항은포함하고있었지만장애에대한조항은없었다.장애인을시민의범주에넣지않은것이다.휴먼과동료들의오랜투쟁과설득,협력의결과1990년7월마침내장애인의권리를보장하는세계에서가장포괄적인시민권법인미국장애인법이제정되었다.이책은주디스휴먼이라는한인물의일대기이지만,동시에여러시민권운동이교차하는가운데성장한미국장애운동의역사로도읽을수있다.이와비슷한궤적을그리며성장해온한국의장애운동에는일종의거울역할을할수있을것이다.
장애여성은여성운동의도움을받지못했다
여성,장애인,운동가로서의아슬아슬한줄타기

주디스휴먼은장애인으로서뿐만아니라여성으로서도싸워야했다.정당한요구를하더라도여성이라는이유로타협을모른다거나이기적이라는소리를들었다.평등한세상을만들자며모인장애운동가들사이에서도비난을당하기일쑤였고,이유없이자리를빼앗기기도했다.재활법504조투쟁당시서부의샌프란시스코시위대가동부의워싱턴으로대표단을파견했을때,동부의시위대는여성이다수였던서부의지도부가싸우려고만들고시민적저항의관행을무시한다며불편해했다.동료활동가인에드로버츠,조앤리언과공동대표로세계장애인기구를설립했을때도몇년후이사회에서는아무런절차도설명도없이남성인에드로버츠를단독대표로세웠다.세계은행에서만난한비장애인남성상사는가장취약한존재였던‘장애인여성’휴먼을집요하게괴롭혔다.
휴먼은자신이늘같은문제에직면한다는것을,이것이매우근본적인문제라는것을깨달았다.어머니가장애를가진딸이동등한기회를얻는일에서는투사였지만아버지에게의지했던것처럼,휴먼자신도타협없는투쟁가이면서동시에착한딸이었다.사회운동의리더로서는강한모습을보여야했지만,여성으로서우호적이지않아보일만큼강해서는안되었다.모든여성이두가지진실을살고있었지만,휴먼을비롯한장애여성들은여성운동의지지를받지못했다.장애여성의80퍼센트가살아가는동안성적학대를당하는데도이는여성의문제로다루어지지않았다.여러겹의차별을돌파해나가야했다.

여성인우리는매번옳은일을하고,수천가지일을제대로해내고,모든약속을지켰다.우리는150명이샌프란시스코연방정부건물을점거하도록이끌었고,장애인을위한법을바꿔냈다.그러나우리는책임자의자리에있지않았다.사람들은우리가과도하게밀어붙인다고말했다.에드에게는단한번도그런말을한적이없다.
이런상황은내게적지않은영향을미쳤다.물론캘리포니아에사는내여자친구들은내편을들었다.그러나나는늘줄타기를하는기분이었다.우리모두가그렇듯이나는내면적으로성장해야했다.장애인여성인우리는여성운동의도움을받지못했다.늘우리의문제가여성운동쪽에서중요하게다루어지고지지를받도록애를썼지만대체로무시당했다.우리는기본적으로우리자신뿐이었다.-233쪽

그러나휴먼은모든취약하고소외된사람들이함께힘을모아야더평등한세상으로나아갈수있다고말한다.우리모두는여러가지정체성을가지고있고,누구나어떤면에서는취약하고소외되어있기때문이다.교차하는여러정체성사이에서아슬아슬함을느끼는사람이라면휴먼의이야기에서작은출로를발견할수있을것이다.

우리,그러니까모든사람,특히소외된사람들은함께일해야한다.넓은범위의시민권운동안에장애는늘없었고지금도그렇다.보이는장애와보이지않는장애는모든소수자들사이를가로지른다.우리는아프리카계미국인이고,라틴계혹은아시아계미국인혹은아메리카원주민이며,게이혹은이성애자혹은트랜스젠더이고,중산층혹은부유층혹은빈곤층이며,힌두교도혹은기독교도혹은무슬림이다.우리는어떤소외된집단이앞으로나아갈지선택할수없다.결국우리모두는가족과세상을돌보며함께앞으로나아가야한다.-300쪽

민주주의정부를소중히여겨라
선거에출마하고투표에참여하라

‘우리’와‘함께’는주디스휴먼이가장자주사용하는단어다.자신이이야기의중심에놓이기마련인‘자서전’의위험성을잊지않으려는듯그는“세상을바꾼이야기는어떤것이든항상많은사람이함께만든이야기”(20쪽)임을부단히강조한다.이책에서다루고있는1970년대이후미국장애운동의역사에서주디스휴먼,에드로버츠등몇몇운동가와정치인의역할이도드라져보이는것은사실이다.그러나그들의결단과행동뒤에는늘수많은장애인당사자와활동가들의협력과헌신이있었다.휴먼과같은리더는이싸움이나를위한싸움이라고생각하는사람들이모여들어행동할때비로소탄생한다.

내가이책에서언급한각각의이름뒤에는바깥으로뻗어나가는수천명의다른사람들이있다.우리는위원회를만들고만들고또만들었다.모든사람에게자기역할이있었고,모두가주인이었다.왜그랬을까?우리한사람한사람이변화를만들어내는일에서해야할역할이있다고믿었기때문이다.우리는우리의성공이협력에달려있다는것을알고있었다.우리의힘은오로지운동과일체감을느끼고주인의식을갖는사람들에게서나왔다.지금도나는여전히이런방식으로일한다.-299~300쪽

사회의약자,소수자의권리가온전히보장받기까지는지난한투쟁의시간이필요하지만,그것이훼손되고퇴보하는것은한순간이다.도널드트럼프는대통령에당선된직후장애인을을위해마련된법과제도를대거축소하려들었다.취임첫날오바마케어를건드렸고,이어서백악관웹사이트에서미국장애인법에관한페이지를닫아버렸다.그의초대법무부장관은장애어린이의교육을지원하는장애인교육법을공격했다.이러한움직임에장애활동가들은상원의다수당대표의집앞에서‘죽은듯이드러눕는시위’를벌이는등다각도의저항운동을펼쳤다.오바마케어를폐지하려는시도는결국실패했다.
휴먼은트럼프당선이후에벌어진일련의사건을서술하며어떤사회를지향하는지,어떤정부를구성하는지는시민개개인의손에달려있다고말한다.그리고우리에게는사회를공정하게만들고,모든사람에게목소리를주고,소외된사람들의권리를보호할‘민주주의’라는수단이있음을강조한다.휴먼과장애동료들이꿈쩍도하지않을것같은사회를조금씩움직여오늘의모습으로만들었듯이,당장은아무런변화가없는것같더라도끈질기게함께목소리를낸다면결국에는변화를만들어낼수있다는것.이것이바로장애운동을넘어더나은세상을만들고자하는모든사람에게이책이증명하고호소하는바다.

우리정부는계속해서변화하고있다.정부는사람들이모여만들고,사람들이모여변화시킨다.이러한사실은우리에게한가지선택지를준다.신뢰할만한정부를창조하는사람이될것인가,아니면우리에게어떤일이닥치든그저수용하는사람이될것인가?(…)민주주의정부를소중히여기고,그것에지속적으로투자한다면우리는불평등문제를해결할수있다.그것이복잡하다고느껴질때포기하고싶은유혹에저항해야한다.민주주의는복잡하고그과정에는반드시시간이필요하기때문이다.(…)선거에출마하라.투표에참여하라.“당신의목숨이거기달려있다는생각으로투표하라.진짜로당신목숨이달려있으니까!”-292~299쪽